던전 인 무림 92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86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92화
92. 추리를 해보자
제길! 내가 지쳤으면 놈은 더 지쳤겠지. 더 끌어봐야 좋은 꼴 보긴 어려울 것 같으니까 여기서 끝을 보자!
그동안 아껴두었던 공방일체 버프를 걸었다. 그것도 3분짜리로. 이제 3분 동안은 공격과 방어 능력이 50% 상승한다.
그동안 화룡은 내 공격에 익숙해졌다. 공격을 받으면 같은 힘, 같은 방식으로 막을 것이다.
그때 50% 상승한 능력이면 확실히 승기를 잡아, 3분 동안 죽기 살기로 몰아치며 놈을 잡을 수 있을 터였다.
“손자병법! 삼국유사!”
지친 육신을 일깨우는 우렁찬 기합과 함께 몸을 날렸다. 화룡은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꼬리를 휘둘러 접근을 막으려 했다. 지금까지는 막혔으니까.
부와악! 부욱!
꼬리에 닿기 전, 삼 장 정도였던 검강이 일 장 이상 늘어났다. 굵기도 반 이상 굵어졌고.
사정없이 흔들리는 놈의 시선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껴 용서 없이 잘랐다.
서걱!
끼이이잉!
놈의 구슬픈 비명은 내겐 진군가였다. 세 자루의 검을 놈의 후방으로 돌리며 난 시퍼런 검강을 앞세워 눈코입을 찔러 갔다.
돌연 놈의 눈빛이 변했다. 흔들리던 동공이 제 자리를 잡으며 결연한 빛을 띠었다. 마친 자살특공대가 적의 화망으로 돌진하기 전의 눈빛이었다.
난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에 호신강기를 일으켰다. 호신강기의 위력도 50% 상승이다.
순간이었다. 여태 보호막을 치는 데나 사용하던 뿔이 총알처럼 쏘아졌다.
쐐액!
“허걱!”
안면을 공격하느라 너무 근접해 피하기는 늦었다. 감을 믿고 끌어 올린 호신강기가 이름값을 해주기를 바랄 뿐.
꽈꽝!
바위에 얻어맞는 듯한 둔탁한 통증이 전신을 엄습했다. 충격파에 내 몸은 가랑잎처럼 날리며 뒤로 날아갔다. 놈의 득의에 찬 시선과 마주쳤다.
롱소드를 잡지 않은 왼손 가운뎃손가락을 곧추세웠다. 뿔을 쏘아낸 자리에는 주먹만 한 구멍이 뻥 뚫려있었다.
흐흐! 법큐다 이 자식아! 나에겐 아직 세 자루의 청강검이 남아있단 말이다!
덥석.
롱소드를 공중에 던지며 맹렬히 회전하며 가슴으로 밀고 들어오는 뿔을 감싸 안았다. 손가락으로는 진기가 끊겨 땅으로 떨어지는 세 자루의 청강검에 진기를 연결했다.
쐐액! 쌕! 쌕!
세 자루의 청강검이 일렬종대로 나란히 놈의 등을 타고 날아 뻥 뚫린 이마로 향했다. 아직 놈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움찔움찔! 부르르.
그래도 뭔가 불안감을 느꼈는지 뿔을 회수하려 했다. 난 이제 왼손을 제외한 양발까지 써서 뿔이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왼손을 꼼지락거리며 최후의 공격을 시작했다. 마지막은 역시 타격감 있는 기합이 필요했다.
“삼십육로 타구봉법!”
쐐액! 퍼억!
맨 앞의 청강검이 뿔이 빠진 구멍에 반쯤 틀어박혔다. 그 뒤를 두 자루의 검이 연달아 박혀있는 검자루에 망치질을 가했다.
쐐액! 쉭! 캉! 깡! 퍽! 퍽!
크아아아악!
털썩. 데구르르.
화룡은 땅을 구르며 검을 빼내려 했으나 이미 두 자루는 두개골을 가르고 뇌를 헤집고 있었다.
끼이이이이-
부르르르.
화룡은 괴상한 비명과 함께 한 차례 육중한 몸을 떨고 나서 움직임을 멈췄다. 부군의 자리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거다.
화룡의 사체를 잠시 지켜보며 숨을 골랐다.
휴우! 설마 이놈보다 더 센 놈이 나오는 건 아니겠지?
꼬르륵.
밥 먹다 말고 쌈박질을 했으니 뱃속에서 죽겠다고 난리를 칠 수밖에. 아공간 주머니를 열어 삼선짬뽕에 재도전했다. 원래 먹다 쏟으면 더 아쉬운 법이니까.
후루룩. 후루룩. 쩝쩝쩝!
시장이 반찬이고 아차 했다간 또 엎을까 봐 게 눈 감추듯 비웠다. 물까지 마신 후에 화룡의 시체로 다가갔다.
이제 기대하고 기다리던 루팅의 시간이었다. 강한 몬스터 일수록 쓸만한 부산물이 많은 법. 일단 이빨, 발톱, 뿔 등의 딱딱한 건 전부 쓸 만할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루팅할 필요는 없었다. 빙궁에서 빌린 A급 아공간 주머니에 넣어가면 되니까.
그래도 마석은 따로 챙겨야지. 뇌 속에 박힌 검도 뽑아야 하고.
화룡 정도의 몬스터라면 최상급의 마석이 분명할 것이다. 줄 때 주더라도 품에서 꺼내 주는 것과 사체 통째로 주는 건 차이가 있으니. 당연히 품에서 꺼내며 ‘오다 주웠어’가 먹힌다.
마석은 주로 심장이나 뇌에 들어있었다.
우우웅!
검강을 일으켜 조심스럽게 두개골을 갈랐다. 눈알도 혹시 모르니까 온전히 챙겨야 했다.
서걱서걱.
사체는 확실히 살아있을 때보다는 강도가 떨어져 쉽게 자를 수 있었다.
덜컥.
“제길! 망했다.”
심장과 뇌에 마석이 존재할 확률은 9대 1로 압도적으로 심장이 높았다. 그런데 화룡은 하필이면 뇌에 있었고, 하필이면 검이 뚫고 들어간 자리에 있었다.
배구공만 한 마석이 청강검에 의해 반으로 쩍 갈라져 있었다.
“어! 어?”
프스스.
더욱 심상치 않은 상황은 화룡의 두개골을 열자 붉은 연기가 새어 나왔는데 마석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어어 하는 사이에 배구공이 야구공으로 다시 테니스공에서 탁구공으로 급격히 줄어들어 끝내는 사라져 버렸다.
스스스스!
다행이라면 붉은 연기가 완전히 흩어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저벅저벅.
신기한 현상에 홀리기라도 한 듯 붉은 연기를 따라갔다.
공동이 하나 나왔다.
빈 공동인데 몬스터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붉은 연기가 공동을 지나고 있어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여긴 돌아오며 살펴야겠다.
공동을 지나자 새하얀 반투명한 막으로 에워 쌓인 더 커다란 공동이 나왔다.
공동 안에는 두 개의 단상이 마주 보고 있었다. 각각의 단상에는 경차만 한 크기의 희고 붉은 구체가 놓여 있었다.
츠츠츠츠!
붉은 연기는 반투명 막을 그대로 통과해 붉은 구체로 흘러 들어가는 중이었다.
퉁!
“어라?”
반투명 막은 나를 거부했다. 흡사 미궁의 경계를 이루는 불투명 막과 같은 느낌이었다.
모든 것을 흡수해 버리는.
그렇지만 절대 통과시키지는 않는.
클라크의 롱소드로 반투명 막을 건드렸으나 역시 무반응이었다.
흠……! 추리를 해보자.
답은 간단했다.
붉은 구체와 백색 구체가 결계를 유지하는 핵심일 거다. 근데 화룡이 나타나 붉은 구체의 일부를 흡수했고. 따라서 결계에 이상이 발생한 거다.
이제 화룡이 죽어 흡수된 기운이 원래 자리를 찾아간 것이고. 그렇다면 이제 결계가 스스로 복구되던지 더는 나빠지지 않을 거다.
그렇게 된다면 1건 낙찰이다. 난 이대로 보고하고 부군이 되면 된다. 확인은 밖에서 해야 할 테니까. 어쩌면 벌써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고.
과연 구체들의 정보가 보일까?
믿져야 본전이니까 정보열람을 시도해봤다.
-만년빙정萬年氷晶
-만년화정萬年火晶
만년된 얼음의 정수와 불의 정수란다. 설명은 그게 전부였다. 누구 건지 왜 여기에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쩝! 아무리 빙궁을 얻었다고는 해도 보상이 너무 없네. 삼박사일 노동의 대가도 안 나왔어.
던전이 아닌 이상 보상을 기대할 수는 없다. 어쩌면 화룡은 몬스터가 아닌 영수靈獸나 영물靈物일 지도 모르겠다. 돌아가서 사체를 꼼꼼히 살펴야겠다.
적백 구체가 탐난다고 해서 반투명 보호막이나 적백赤白 구체를 손상하는 일은 섣부른 짓이다.
설령 시도한다고 해도 결계와 빙궁의 상황을 확인하고 나서 해야했다.
터덜터덜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았다.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이 한 장 남았으니까.
여긴 던전이 아니니까 보상은 없더라도 기연奇緣은 기대해도 되겠지?
무림 하면 기연의 보고가 아닌가. 더욱이 빙궁은 몇백 년이 역사가 묻힌 곳. 화룡의 방해로 최소 2백 년은 아무도 발을 들이지 못한 곳이다.
그런 곳에 기연 하나 정도는 묻혀 있다고 해서 전혀 이상하지 않은 거다.
가장 유력한 장소는 곳은 구체가 있는 공동과 붉은 연기를 쫓느라 지나친 공동이었다. 구체가 있는 곳은 진입 불가능해 보이니 남은 곳은 지나친 공동뿐이었다.
공동에 도착해 꼼꼼하게 둘러 봤다. 특히 인공조형물이나 상자가 떨어져 있나 살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공동이었다. 그러나 실망은 아직 일렀다. 이번에는 공동 전체를 크게 살폈다. 나무만 보다가 숲을 봤다는 말이다.
흠.......!
공동 한쪽 벽면에 날카롭게 패인 흔적이 있었다. 검기나 도기에 의한 흔적일 수도 있어 자세히 살피자 그을음이 있는 듯했다.
-띠링!
-열화마제烈火魔帝의 천겁겁화도天怯劫火刀(SSS)의 심득을 발견했습니다. 고유능력 절대종사의 효과로 심득을 얻었습니다. 장착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오랜만에 듣는 무공 발견의 알림이었다.
그래! 이거지! 예, 예스, 당근 예스, 땡큐!
벽면의 도결에서 금광이 번쩍였고 일련의 특수효과와 함께 무공이 장착되었다. 문양은 오른손등에 작은 칼이었다.
무공이 장착되었으나 벽면의 도결刀訣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저 안에서 또 심득을 얻어야 하는 거다.
그러니까 저걸 보고 어떻게 심득을 얻냐고? 나야 고유능력 절대종사가 있어 가능했지만. 쯧쯧!
혀를 차며 다른 흔적을 찾았다.
적백 구체도 한 쌍이었고 여긴 빙궁이었다. 그런데 빙氷이나 설雪이 들어가는 별호가 아닌 극성인 열화마제가 이곳에 도결을 남겼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에 비견되는 빙과 설이 들어가는 존재의 흔적도 있다는 뜻이었다. 열화마제 혼자 미쳐서 살풀이한 것이 아니라면.
있다면 반대쪽일 것이다. 서로 자해하진 않았을 테니까.
있다!
역시 반대 벽면에 매끄럽게 파인 흔적이 있었다. 검의 흔적은 아닌 것 같은데 칼의 흔적보다 매끄러웠다.
과연 무슨 무공일까? 수강手剛?
무공의 종류를 추측하며 한참 바라보자 알림이 울렸다.
-띠링!
-빙백마제氷魄魔帝의 빙백마라강氷魄魔羅剛(SSS)의 심득을 발견했습니다. 고유능력 절대종사의 효과로 심득을 얻었습니다. 장착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흐흐! 예. 물론 예스!
현란한 효과와 함께 왼손바닥에 자고 귀여운 손바닥 문양이 생겼다 흡수되었다. 빙백마제의 빙백마라강은 소수공素手功이었다.
이로써 난 극음과 극양의 두 가지 절기를 얻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함께 익히기 어렵지만 나는 가능했다. 골든서큘레이터의 기능 중 하나가 존재하는 모든 기운을 치환해 주는 것이니까.
이 정도 기연이라면 적백 구체에 손대지 않아도 만족할 만했다. 그래도 결계와 상관없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뜯어올 생각이었다.
두 사람에 대한 정보가 더는 없어 빙백마제와 열화마제 관계는 알 수 없었다. 대충 별호로 봐서 라이벌이거나 사형제일 거다.
라이벌이라면 적백 구체를 놓고 다퉜을 수도 있고 화룡때문일 수도 있다. 이도 저도 아니고 그냥 시비붙어 싸웠을지도 모르고.
문제는 사형제의 경우였는데 제발 치정癡情문제가 아니길 바랐다. 사형제도 형젠데 여자 때문에 싸우는 건 비난받기 딱 좋으니까.
어쩌면 빙궁의 선조일 지도 모르는 사람이 파렴치한이면 부군인 내가 얼마나 쪽팔릴까.
그러나 그것도 내겐 별로 중한 일이 아니라 관심을 껐다. 그보다는 혹시 모를 기연 부스러기라도 놓쳤나 살펴보는 것이 중했다.
천정에서 바닥까지 샅샅이 훑어보고 만져보며 확인했다. 더는 없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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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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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