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75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8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75화
75. 문제를 풀란 말이다
한 줄기 뇌전이 해룡창을 때렸으나 물의 창이라고 약하지는 않았다. 표면에 약간의 수증기만 일으켰을 뿐 끄떡없이 진격했다.
마침내 힘 대 힘으로 밀어붙인 해룡창은 뇌전을 뚫고 양두하마의 턱을 강타했다.
콰광!
크아아앙!
해룡창이 양두하마의 장갑을 뚫고 박히진 않았으나 물리적인 충격은 충분히 가했다. 묵직한 어퍼컷에 양두하마는 달리는 상태에서 그대로 고개를 처박으며 고꾸라졌다.
털썩!
때는 이때다 싶어 롱소드를 뽑아 들고 화연의 머리 위를 뛰어넘었다. 쓰러진 양두하마의 머리를 향해 검을 타고 날았다. 일검파천황의 1초식이 펼쳐진 거다.
“어검비행!”
푸욱!
검극에 맺힌 푸른 검강이 양두하마의 두꺼운 이마를 뚫었다. 마치 잘 익은 감자에 젓가락을 찌르는 것 마냥 아무 저항 없이 두개골을 지나 뇌를 찔렀다.
양두하마는 억 소리도 못 하고 부들부들 떨며 쓰러졌다. 130레벨 대의 몬스터가 100레벨에 불과한 나의 일 검도 받아내지 못했다.
그때부터는 학살이었다. 경공을 펼쳐 질주하는 양두하마의 등을 옮겨 다니며 머리를 콕콕 찌르기만 했다. 그러면 전부 푹푹 쓰러졌다.
화경이 되며 검강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없어졌다. 근처의 기가 전부 내거라서 내공이 딸릴 이유가 없었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검강을 십 장까지 뽑아낼 수도 있었다. 아무리 두꺼운 장갑이라고 해도 검강 앞에는 얄짤없다. 국군이 자랑하는 흑표전차도 일도양단할 수 있었다.
흐흐흐! 푸하하하하!
이상한 고양감이 들어 속으로 대소를 터뜨렸다. 세상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바로 내가 진짜 화경이라고!
일행을 살펴보자 제일 먼저 당소려의 경악한 얼굴이 보였다. 내가 뽑아낸 검강에 놀란 눈치였다. 이토록 검강을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것은 화경의 경지라는 뜻이었으니까.
설마 내가 당명환과 동급일 줄은 몰랐겠지. 흐흐흐!
어쨌든 가장 위협적이었던 양두하마를 내가 처리하자 남은 몬스터는 시간문제였다. 특별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손속을 멈추고 공동을 탈출할 방법을 생각했다.
나가는 방법은 간단했다.
닫힌 천정을 다시 열면 된다. 아니면 몬스터가 나온 벽을 부수든지.
하지만 몬스터가 나온 곳으로 들어가는 일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닐듯했다. 그리고 닫혔으면 다시 여는 장치가 분명히 있을 터.
이럴 때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다. 다시 십방진의 중심으로 몸을 날렸다. 혼자 생각해 봐야 머리만 아프니까.
휘리릭.
“승연 누이, 아무래도 여기서 탈출해야 할 것 같은데 뭔가 좀 알아냈어?”
“아직은요. 가가는요?”
“흐흐! 없어. 누이가 아니면 누가 우릴 여기서 빠져나가게 해 주겠어.”
“가가는 참……. 하지만 일단 괴물들을 전부 처리한 다음에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아요.”
너만 믿는다는 소리에 승연 누이는 몸을 배배 꼬며 부끄러워했다. 마누라 중에서 가장 연상이지만 귀여운 맛이 있고 놀리는 재미도 있는 여자였다.
“그래? 그럼 잠시 후면 알 수 있겠군. 그래도 계속 이렇게 끌려다니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아. 뭔가 방법을 찾아야겠어. 아예 이곳을 전부 부숴버린다든가 말이야.”
일을 시켰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수수께끼를 풀었으면 뭔가 보상이 있어야 했다. 한데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보상은커녕 오히려 공격받았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을 겪고도 화가 나지 않는다면 성인군자일 것이다.
이번 기회에 파천황破天荒을 시험해봐?
내가 가진 유일한 S급 검법이자 미완의 검법이었던 일검파천황.
그 세 번째 초식을 화경에 오르면서 복원했다. 정확히는 복원인지 창안인지 모르지만 세 번째 초식을 완성한 건 사실이었다.
아직 인세에 한 번도 드러난 적이 없었던 초식이다. 그 위력이 초식의 이름과 같다면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어렵지 않을 터.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았다.
시발! 히든이면 뭐해? 보상을 주지 않는데. 고생만 하고 빈손일 바에야 깽판을 치고 말지.
내심 흉흉한 생각을 품고 일행의 전투를 지켜보았다.
호오! 진법이 생각보다 유용한걸. 다수로 상대를 핍박하는 다구리라고만 알았는데 실제로는 소수가 다수를 상대하는 방어에 더 효과적이야.
물론 일행 각각의 실력이 뛰어난 점도 있었다. 그러나 수백에 이르는 몬스터를 상대하면서도 조금도 위기를 겪지 않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일행 중에서 가장 고수는 나와 수란, 당소려였다. 우리 셋이 빠진 상태임에도 전혀 위태롭지 않은 이유는 분명히 십방진의 효과였다.
예상대로 몬스터를 전부 처리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황 서방, 괴물 시체가 사라지네!”
“어! 그러면 안 되는데!”
당소려의 말대로 여기저기 널려있던 사체가 한 줌의 연기로 화해 사라졌다. 덕분에 신종 몬스터가 두 종이나 있었는데 부산물을 조금도 얻지 못했다. 정말 화나고 짜증이 나는 던전이었다.
그 순간 참고 있던 인내의 끈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시발! 이런 식이라면 깡그리 부숴주지!
내심 이를 갈고 있던 찰나에 기다리던 변화가 일어났다.
그그긍!
미니 오벨리스크가 첨단 부분만 남기고 사라진 공동 중앙의 검은 구멍이었다.
슈욱! 슉! 슉! 슉!
두둥. 둥.
구멍을 통해 무언가 쏘아졌다.
“가가, 저기!”
“황 서방, 저건 관 같은데?”
피라미드의 주인은 미이라다. 미이라는 관에 담겨 있고. 드디어 기다리던 보스가 등장한 거다.
“예, 이모님. 관이 맞고 아마 던전의 대장이지 싶습니다!”
“그래?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사이 관이 전부 나왔는지 검은 구멍이 스르륵 메꿔졌다.
검은 구명에서 튀어나온 관은 전부 13개.
허공에 12개의 관이 제일 화려한 관 하나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당연의 중앙의 관이 보스일 터.
곧 무언가가 벌어질 것만 같은 일촉즉발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미 꼭지가 돌아버린 난 기다리지 않았다.
검 끝에 시퍼런 검강을 불어넣으며 일행에게 명령했다.
일행도 열세 명. 관도 열세 개.
한 사람이 하나씩만 맡으면 되니까.
“내가 중앙의 관을 맡을 테니 각자 하나씩 맡도록. 전원 공격! 어검파천!”
중앙의 관을 향해 몸을 날리며 일검파천황의 1초식을 펼쳤다. 나의 빡침을 대변하듯이 수십 개의 강기 다발이 꼬리를 물고 중앙의 관을 향해 날아갔다.
그 살벌한 광경에 중앙의 관 안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잠깐! 무, 문제를.......]
“시발, 문제는 얼어 죽을 문제! 몰라 새까! 그냥 죽어!”
강기 다발은 그대로 관에 박혀 들었다.
콰직! 콰과광!
커다란 굉음과 함께 관이 폭발했다. 먼지가 사라지자 너덜너덜한 붕대를 휘날리며 낭패한 몰골의 미이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놈인지 년인지 확실하진 않았다. 붕대 속에 알몸이 아니라 몸에 꼭 끼는 가늘고 흰 줄무늬의 레깅스 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
부서진 황금가면 속에 드러난 초록색의 얼굴에, 머리에는 새의 깃털이 달린 관을 썼고 목에는 빨간 끈을 매어 강조해 패션을 완성했다.
사람의 손과 같은 모양의 양손에는 회초리와 갈고리 모양의 홀忽을 들고 있었다.
나름 위엄있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다만 지금은 다 풀어헤쳐 진 붕대에 가슴과 팔다리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처참한 몰골이었다.
투욱.
마침 그때 놈의 반쯤 갈라진 황금가면이 떨어지며 얼굴이 완전히 드러났다.
동화 속의 마녀와 같은 길고 꼬부라진 코에 귀도 네모나게 잘려져 있었다. 놈은 꼬리도 달려 있었는데 끝부분이 갈라져 있었다.
“헉! 뭐 이렇게 생긴 놈이 다 있어!”
인신공격을 받은 놈은 기분이 상했는지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너는 어째서 문제를 풀지 않고 다짜고짜 공격하는 것이냐? 어서 일행을 멈추게 하라!]
“시발놈아, 그걸 몰라서 물어! 망령이면 망령답게 그냥 뒈지면 돼! 일검멸천!”
잠시 멈췄던 검을 휘둘렀다. 시퍼런 검강이 머리를 향하자 놈은 급히 홀과 회초리를 휘둘렀다.
우웅!
빠지지직!
콰광!
놈의 홀과 회초리에서 파란 강막과 번개가 일어나 검강을 막았다.
“오! 일검파천황의 2초식을 받아 내다니 제법 믿는 구석이 있었구먼!”
[이, 이놈! 이제 문제를 낼 테니 어서 문제를 풀어라!]
알고 보니 놈은 수수께끼 성애자였다. 저 꼴을 하고도 문제를 풀라니.
솔직히 말해 그깟 대수롭지도 않은 수수께끼 얼마든지 풀어 줄 수도 있었다. 충분한 보상만 주어진다면 말이다.
하지만 대가 없는 노동은 절대 사양이었다. 잘못하면 빈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어 꼭지가 돈 상태였다.
놈의 말을 무시하고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파천황!”
놈도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툭 튀어나온 주둥이를 쩍 벌리며 회초리와 홀을 분주하게 흔들었다.
[우아아아아! 이놈! 문제를, 최후의 문제를 풀란 말이다!]
츠츠츠츠.
놈의 주둥이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졌다. 놈의 전신에서 거센 바람이 일어나며 삽시간에 검은 연기가 해일처럼 밀려왔다.
꽈릉! 꽈르릉!
쩌저저적!
홀과 회초리가 번쩍이며 연신 벼락을 뿜어내며 파천황에 맞섰다.
그리고 마침내 파천황과 뇌전, 검은 폭풍이 부딪혔다.
번쩍! 팍!
섬광과 함께 잠깐 세상이 멈춘 듯했다. 곧 검은 연기 폭풍에 횡으로 길게 실선이 그려졌다.
검은 연기가 반으로 쪼개지며 서서히 사라지자 상, 하체가 분리된 미이라의 시신만 남았다. 미이라가 원래 시체였으니까 시체 유기였다.
유기된 시체는 곧 푸스스 소리와 함께 연기처럼 흩어지며 사라졌다. 동시에 일행이 상대하던 미이라들도 재로 화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그긍!
천정이 굉음을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가가, 천정이 열리고 있어요!”
“이제 다 끝난 건가요?”
“가가, 보상은요?”
일행을 둘러보며 결연한 의지를 담아 말했다.
“일단 탈출구는 찾았으니 잠시만 기다려 보자고. 정말 아무것도 안 나오면 다 때려 부수고 갈 거니까.”
그러고 보니 아직 클리어 알림도 들리지 않았다.
설마 놈이 보스가 아니었다든가 그런 말은 아니겠지?
불안한 생각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 알림이 울렸다.
-띠링!
-히든던전 피라미드의 망령을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으로 전승傳承의 관棺을 얻었습니다.
화악!
알림이 끝나자 시체가 사라진 곳에 관이 생겨났다.
관의 숫자는 이번에도 열세 개.
다시 관이 나타나자 일행은 패닉을 일으켰다.
“가가, 다시 관이 생겼어요!”
“가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에요?”
흥분한 일행을 진정시키며 대답했다.
“아니, 이건 보상으로 전승의 관이라는 거야. 각자 앞에 놓인 관에 들어가면 능력이나 보물 등의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아! 정말이요? 다행이네요.”
“근데 하필이면 왜 관이에요? 찝찝하게.”
“글쎄 말이네. 나도 관에 들어가야 한다니 영 찝찝하다네.”
“흐흐! 저도 그렇지만 꽝보다야 낫지 않습니까? 전 다 포기하고 있다가 나오니까 기분 좋기만 하네요. 정 찝찝하면 한 사람씩 들어가 볼까요?”
[연재]던전 in 무림 7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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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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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