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74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02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74화
74. 푸하하하
“가가! 이건 또 뭐죠?”
“방주님, 아깐 보이지 않던 것입니다! 조심하십시오!”
계단을 전부 내려오자 중앙에 돌기둥이 떡하니 세워져 있었다. 기성이의 말대로 계단 위에선 보이지 않았었다. 한데 난 보는 순간 알아봤다.
어! 이건 미니 오벨리스크네!
입으로 떠들 수는 없었지만 내심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라미드의 망령이라는 이름의 히든 던전은 철저히 이집트 쪽의 설정인 듯했다. 그렇다면 공략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터였다.
미니 오벨리스크는 높이 3미터 정도로 아래는 정방형에, 첨단 부분은 깎은 연필심처럼 뾰족했다. 원래의 크기는 20에서 30미터정도로 무게도 200에서 300톤이 넘었다.
그에 비해 미니 오벨리스크는 십 분의 일밖에 되지 않았으나 화강암 하나를 통째로 깎은 제작 방법과 모양은 같았다. 표면에는 상형 문자 같은 고대의 글자로 보이는 글자가 음각되어 있었다.
오벨리스크는 원래 신전 입구에 한 쌍으로 세웠다고 하는데 이곳에는 한 개뿐이었다. 갑자기 설정을 뒤튼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넘어갔다.
승연 누이가 미니 오벨리스크를 가리키며 물었다.
“가가, 이건 석비石碑에요? 아니면 석탑石塔인가요? 혹시 뭐 아시는 거라도 있나요? 사방이 막힌 것으로 보아 이 기둥에 뭔가 단서가 있을 듯해요.”
“탑은 아니고 비석에 가까운 건데 그냥 통짜 돌로 만든 기둥이야. 보통 신전 입구에 세우는 건데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네. 어쨌든 내가 문장해석이라는 기술이 있으니까 적혀 있는 글자를 읽어 볼게.”
“부탁해요.”
오벨리스크의 문자는 위에서 아래로 읽는다고 들었다. 문자인지 도형인지는 모르지만 새로 얻은 고유스킬 문장해석을 실험할 기회였다.
과연 문장해석의 스킬을 사용하자 문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읽어줄 테니 모두 잘 들어. 두 자매가 있다. 서로서로 낳는데……. 푸핫! 하하하!”
글을 읽는 도중 혹시나 하다 역시였기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일행의 실성한 사람 보는듯한 시선에 웃음을 멈췄다.
“아, 미안, 미안. 서로서로 낳는데 누구일까 하는 수수께끼야?”
“이번에도 수수께끼에요?”
승연 누이의 물음에 일행의 시선은 다시 수란에게 향했다. 하지만 승연 누이의 다음 질문이 다시 내게로 향했다.
“혹시 가가께선 이미 수수께끼를 알고 계신가요? 알고 있는 문제라서 웃으신 거 아니에요?”
승연 누이의 적절한 어시스트로 이번 문제는 지킬 수 있었다. 수란을 힐끗 쳐다봤더니 조그맣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세 번째가 되니까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던 듯했다.
일행의 기대에 찬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니 애태웠다간 한 소리 들을 것 같았다.
“흐흐! 맞아. 이번 문제의 답은 해와 달이야.”
정답을 들은 수란이 탄성을 터뜨리며 물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문제에는 왜 자매라고 해서 사람 헛갈리게 만들고…….”
“그건 옛날 사람들은 해와 달을 여성으로 생각해서 그런 거야. 그런데 문제는 풀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네? 연 누이, 문제를 푸는 것이 해결방법이 아닌가 봐?”
“잠깐만요, 가가. 이쪽에 해와 달 그림이 있어요. 이걸 동시에 누르면 변화가 일어날 것 같아요.”
정말 뒷면에 여러 가지 상형문자들 속에 해와 달도 있었다. 글자들은 떨어져 있었으나 한 사람이 충분히 누를 수 있었다.
“그래? 일단 해보자. 모두 조심하고 한 곳에 모여 있어.”
“예, 조심하세요.”
“충!”
휘릭! 턱!
기긱! 쑤욱!
양손으로 음각된 해와 달을 누르자 정말 안으로 들어갔다.
“모두 내 곁으로!”
얼른 착지해 일행들을 모았다. 곧 이어 일어날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그그긍!
미니 오벨리스크가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빈틈이 하나도 없어 밑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돌기둥이 내려가요!”
“모두 뒤로 물러서!”
일단 전부 들어간 뒤에 뭔가 벌어져도 벌어질 듯해 뒤로 대여섯 걸음 물러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봤다.
철컥. 철컥. 촤르륵.
미니 오벨리스크는 뾰족한 부분만 남기고 지하로 꺼지듯 들어갔다. 남은 뾰족한 부분이 갈라지며 펼쳐졌다.
그러자 그 좁은 첨단 부분이 벌어지며 지름 10미터 되는 넓은 구멍이 생겨났다. 구멍 안은 온통 검어 볼 수가 없었다.
츠츠츠츠츠-
끼기기기기-
묘한 소리가 구멍 안에서 들려왔다. 쇠를 긁는 소리 같기도 하고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 같기도 했다. 어쨌든 무언가 구멍 속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 일행에게 전투 준비를 시켰다.
“전투 준비!”
“충!”
솔직히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쉬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내가 아는 수수께끼들이 나온 것도 공교로웠고.
막말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예전에야 난문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요즘에는 초등학생도 알 법한 문제였으니까.
혹시?
어쩌면 우리가 관문을 돌파한 것이 아닌 유인을 당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그긍! 쿵! 쿵!
아까는 그렇게 천천히 열리던 공동이 눈 깜짝할 사이에 굳게 닫혔다. 네 군데의 계단도 함께 사라졌고. 덕분에 우린 공동 밑에 갇혀버렸고.
“방주님!”
“가가!”
일행의 당황한 목소리로 나를 찾았다.
“당황하지마! 침착하게 사태를 지켜보자고!”
“예, 가가.”
“충!”
일행은 다행히 곧 진정했다. 당소려가 귀를 쫑긋하며 물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 황 서방,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들립니다만 저도 모릅니다. 그런데 왠지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저 시커먼 구멍 안에서 나와 봐야 친구는 아닐 듯하고 말입니다.”
당소려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은 듯했다.
“나도 그렇네. 소름이 돋는 것 같아.”
당소려와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일행들은 저마다 병장기를 꺼내 들고 구멍을 노려보았다.
내 감을 믿고 선방을 날리기로 했다. 왕소소와 원섭이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소매와 원섭이는 구멍 속에다 한 방씩 먹여!”
“충! 열화탄!”
“예, 가가! 섬전뇌격!”
화륵! 지지직!
화염탄과 뇌전이 시커먼 구멍을 향해 날아갔다.
퍼엉! 지지직!
화염탄과 뇌전이 마침 구멍 속에서 머리를 내밀던 괴물들을 덮쳤다. 괴물의 정체는 내 팔뚝만 한 전갈이었다.
수백 아니 마리는 될 듯한 전갈떼가 꼬리를 빳빳하게 쳐들고 구멍 속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전갈이야! 공격! 십방진천!”
슈슉! 쐐액!
퍼벅! 퍼버벅!
일행의 일제 공격이 전갈 떼를 향해 날아갔다. 무수한 전갈이 곤죽이 되어 죽어 나갔으나 계속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그러나 일행의 전력은 이 정도에 물러설 전력이 아니었다. 한 마리도 구멍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듯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때였다.
-띠링!
-만독지체가 흑갑사갈黑甲沙蠍의 독을 감지해 해독했습니다.
전갈이 죽으며 독낭毒囊이 터진 듯했다. 노란 독무가 흙먼지처럼 피어오르며 지하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공동이 닫히면서 이곳은 폐쇄된 공간이 되었다. 독이 퍼지면 일행은 장시간 버틸 수 없었다.
“모두 호흡을 멈춰! 이모님, 전갈 독입니다. 방법이 있겠습니까?”
“불로 태우든지 흡수해야지! 황 서방, 내가 흡수하겠지만 너무 많아.”
다행히 우리에겐 불과 뇌전이 있었다.
“저도 흡수하겠습니다. 소매와 원섭이가 공격하고 기성이와 하 소저는 두 사람을 도와! 다른 사람은 공격을 멈추고 이모님을 보호하고!”
“예, 가가!”
“충!”
“충!”
일행은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당소려의 곁에 수란과 소빙빙이 호법을 섰다. 나머지는 내 곁을 지켰다.
불과 뇌전으로 태우고 나머지는 나와 당소려가 빨아들이자 급격히 독무가 줄어들었다.
그그긍!
“가가, 벽이 열리고 있어요?”
수란의 말대로 사방의 벽면이 갈라지고 있었다.
이런 제길! 완전히 포위됐잖아!
아무래도 우린 관문을 돌파한 것이 아니라 함정으로 찾아온 듯했다.
“헉! 돈두괴물!”
“가가! 이쪽은 타면鼉面괴물이에요!”
“여긴 처음보는 괴물들이 나타났어요.”
사면의 벽이 열리며 괴물들이 나타났다. 돈두는 오크, 타면은 리자드맨이다.
아니! 무슨 사막에 오크와 리저드맨이 나와! 갑자기 이렇게 설정을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더구나 양의 머리에 하마의 몸통을 가진 몬스터와 뱀의 머리를 가진 쌍봉낙타 괴물은 나도 처음 보는 몬스터였다.
아! 어쩌면 망령은?
놈들을 본 순간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어쩌면 설정 파괴가 아닐 수도 있었다.
피라미드의 망령이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세트라면 말이다. 전갈과 악어, 그리고 영양과 하마, 낙타는 세트를 추종하는 자들의 변신이니까.
그렇다면……?
이 던전의 주인은 세트라는 뜻이었다. 설마 신이 직접 강림했을 리는 없을 테니 세트의 대리자나 관련자가 최종 보스일 터였다.
쩝!
아무튼, 이제 천정에서 몬스터만 나타나면 우린 사면초가가 아니라 육면초가에 빠진 거다. 말이 씨가 될까 봐 생각만 하고 있지만 말이다.
“모두 침착하고 나와 수란, 이모님을 가운데 두고 십방진을 펼쳐 상대한다.!”
“충!”
“예, 가가!”
몬스터의 수가 많기는 해도 우리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재빨리 십방진을 펼친 일행은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쿠오오오!
끼이이이!
크와앙!
취이익!
쿵쾅쿵쾅!
사면 아니 오면의 몬스터도 우릴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오크와 리저드맨은 일행이 이미 상대해본 몬스터였다. 일행에 비해 레벨도 높지 않아 크게 위협이 되진 않았다.
하지만 양두하마와 사면쌍봉낙타는 처음 보는 몬스터여서 약점 등의 정보가 전혀 없었다. 다행히 사면쌍봉낙타는 80레벨대로 크게 엘리트 오크와 리저드맨 수준이었다.
한데 문제는 양두하마였다. 130레벨대로 비교적 높은 레벨과 철갑과도 같은 피부에 양 머리에 달린 두 개의 뿔에선 뇌전이 발사되는 이능까지 갖춘 놈이었다.
무엇보다 백 톤은 넘어 보이는 육중한 체구를 이용한 질주는 보는 사람을 질리게 했다. 양두하마가 열 마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공방일체!”
재빨리 일행에게 50% 공방 상승의 5분짜리 버프를 걸어 주었다. 유비무환이라고 역시 사전에 문장을 새겨두길 잘했다.
나와 당소려는 중앙에서 일행을 살펴보며 밀리는 사람을 도울 생각이었다. 수란도 일행을 도우며 혹시 생길지도 모를 부상을 치료할 것이고.
그렇다고 구태여 밀릴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는 법.
갈화연을 도와 가장 위협적인 양두하마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양두하마의 질주를 맞이한 화연은 허공에 열 자루의 해룡창을 만들어 냈다. 길이 2미터, 지름 15센티 정도의 청색의 창으로 전혀 용 같지는 않은데 해룡창이란다.
화연은 상대의 덩치가 크다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열 자루의 창이 배배 꼬이며 한 자루의 창으로 만들어졌다. 이젠 창이라기보다는 나선형의 굵은 물기둥이 되었다.
“해룡나선창!”
갈화연의 뾰족한 음성과 함께 나선형의 굵은 물기둥이 맹렬히 회전하며 진격하는 양두하마의 정면으로 날아갔다. 이제야 조금 용같이 보였다.
크오오오!
질주하던 양두하마의 두 뿔이 번쩍였다. 한 줄기 뇌전이 일어나 해룡창에 직격했다.
콰지지직!
[연재]던전 in 무림 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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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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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