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65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6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65화
65. 어우야
한참을 나무 하나, 풀 한 포기까지 샅샅이 찾았다. 녹단의 반지는 징그러울 정도로 던전이 있다고 징징대고 있어 더욱 황당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승연 누이의 천진난만한 한 마디가 나의 빡침에 불을 댕겼다.
“가가, 정말 이곳에 던전이 있기는 있는 거예요?”
“제기랄! 있어. 누이, 날 믿지 말고 이 아이템을 믿으라고. 진짜 이래놓고 일반 던전이면 완전히 사람 빡치게 만드는 거지.”
“호호! 가가, 원래 기를 쓰고 찾으려 하면 안 보이는 법이에요. 마음을 진정시키고 조금 떨어져서 차분히 살펴봐요.”
그래놓고 승연 누이는 정말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곤 알려준 곳만이 아닌 주변 지형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가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던 누이는 히든 던전을 찾아내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뒤지고 있는 날 불렀다.
“왜? 뭔가 발견했어?”
“혹시 그 숨겨진 던전이라는 것이 기관이나 진법으로 감춰져 있을 수도 있나요?”
“으음! 솔직히 나도 잘 모르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 아니 그래야 숨겨진 던전이 아닐까? 왜? 뭔가 찾았어?”
승연 누이가 눈에 이채를 띠고 한 곳을 바라보며 나를 불렀다.
“가가, 잠깐 이리 와 보시겠어요?”
“뭔데 그래?”
“가가, 이곳에 환상미로진幻像迷路陣이 설치되어 있거든요. 이상하지 않아요?”
“환상미로진? 그럼 이 주변에 진법이 설치되어 있다는 말이야?”
“예, 가가께서 말씀하신 주변이 전부 진의 범위에 들어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과연 누가 미궁 속에 진법을 설치했을까요?”
나도 궁금했다.
그리고 진법이라니?
진법이라면 무림에나 있는 것 아닌가? 몬스터는 판타지였고.
그럼 환상미리진이 아니라 환영마법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당장 급한 것은 누가, 왜 설치했냐는 것이 아니었다.
또, 무림이냐, 판타지냐가 중요한 것도 아니었고.
마침내 히든 던전을 찾았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이, 파훼할 수 있겠어?”
“예, 가가. 사실 환상진 계열은 이름과는 달리 파훼가 어려운 진이 아니에요. 특히 이곳에 설치된 환상미로진은 환상진의 기초나 다름없어 파훼가 간단해요. 단지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이에요.”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대답에 실실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진법에 감춰진 던전이라면 히든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
“누이, 어서 들어가 보자.”
“예, 가가. 두 눈을 감고 정면으로 11보, 좌로 3보, 정면 7보, 우로 1보, 다시 정면 11보를 걸으면 되요. 제 손을 잡고 따라 오세요.”
“응, 알았어.”
승연 누이의 보드라운 손을 잡고 알려준 대로 걸었다. 마지막 걸음을 걷자 승연 누이의 탄성이 들려왔다.
“아! 가가, 이제 눈을 뜨세요.”
“어우야! 정말 던전이네!”
눈앞에 많이 보던 마력장이 보여 재빨리 던전 정보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이번 던전은 승연 누이의 도움이 필요할 듯해 정보를 소리 내어 읽었다.
“누이, 잘 들어. 이건 5성의 돌발형 던전이야. 던전 이름은 5관문의 지배자. 입장 인원은 5명 이하, 시간제한 내에 대장을 찾아 처치하면 되는 거야. 제한 시간은 두 시간. 그러니까 한 시진이야. 진입하는 순간부터 시간이 흘러가니까 준비되면 말해.”
“예, 가가. 근데 돌발형이 뭐죠?”
“일회성이란 거야. 우리가 처리하든 못하든 사라지는 던전이라는 뜻이지. 그러고 보면 우리 꽤 운이 좋은 편인가 봐.”
“그럼 역시 이 던전이 숨겨진 던전이라는 건가요?”
“응, 그런 것 같아. 보통 대장을 처치하면 끝나지만, 일부러 대장을 찾으라고 언급한 걸 보면 대장을 찾기가 쉽지는 않은 모양이야.”
승연 누이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혹시 내부에 기관이나 진법이 설치되어 있을 수도 있겠군요.”
“맞아. 진법으로 던전을 숨겼는데 내부라고 평범하겠어? 아니면 일부러 대장을 찾으라곤 안 했겠지.”
“그렇네요.”
잠시 던전 입구를 쳐다보며 숨을 고르던 누이가 손을 잡고 말했다.
“가가, 이제 준비 됐어요. 들어가요.”
“알았어.”
스륵!
“으음!”
“와아! 가가, 이런 던전은 처음이에요!”
던전 안은 넓은 공동이었다. 몬스터의 기척은 없었고 10개의 문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다른 알림이나 설명은 일절 없었다. 벌써 시간이 흐르고 있어 알아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누이, 내 생각엔 10개의 문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 같은데?”
“호호! 열 중의 하나라니. 처음부터 꽤 난이도가 높아 보이네요.”
하지만 말과는 달리 왠지 여유 있어 보이는 승연 누이의 표정에 안심이 되었다. 조건양이 기관, 진법의 대가라고 입이 마르게 칭찬한 사람이 누이였으니까.
“난 모르겠으니까 누이가 좀 살펴봐.”
“호호! 이건 진법이네요. 십방미리진十方迷離陣이라고 고급 진법은 아니에요. 절 따라오세요.”
승연 누이는 일정한 보폭으로 앞 또는 좌우로 움직이며 앞으로 나갔다.
그렇게 앞으로 10보 전진했다.
그리곤 우리 앞에 와 있는 문을 망설임 없이 열었다.
문을 통과하자 다시 원형의 동공이 나왔다.
이번에는 바닥이 문제였다.
100장 정도 길이의 바닥이 검고 흰 바둑판무늬로 되어있었다. 그 끝에는 문이 있었고.
경공을 사용하면 한 번에 15미터 이상을 날 수 있었다. 중간에 한 번 바닥을 차면 지날 수 있는 충분한 거리였다.
“누이, 여기서 경공을 사용하는 건 아무래도 안 되겠지?”
바닥의 무늬를 살피고 있던 누이가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그러면 아마 기관이 움직일 것 같은데요? 가가, 바닥이 전부 81칸이에요. 제가 말하는 곳만 밟고 가면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거예요.”
“오! 그럼 이것도 진법이야? 아니면 기관?”
“진법을 이용한 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이건 구궁멸절진九宮滅絶陣을 이용한 기관이에요.”
“그래, 아무튼 누이가 안다는 거지? 시간 없으니까 빨리 가자.”
“예, 그럼.”
누이가 폴짝 뛰어 등에 업히며 말했다.
“가가, 오른쪽 3번째 검은 칸이요.”
“알았어.”
휙.
“왼쪽 8번째 흰칸이요.”
“응!”
정확히 아홉 번 움직이자 중앙에 있던 문이 눈앞에 와 있었다.
누이를 업은 채 그대로 문을 통과했다.
우리가 통과하자 문이 사라지고 세 번째 공동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우리 주위에는 수십 개의 촛불이 일렁이고 있었다.
누이가 펼쳐진 광경에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
“흐응! 64개의 촛불이라....가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어떤 관문이 나올지 대충 알겠네요.”
“그럼 이것도 진법이라는 말이지?”
“예, 팔괘환우진八卦寰宇陣이에요. 이 역시 기본적인 진법이고 말이에요.”
“어떻게 파훼하는 거야?”
“순서에 맞춰 촛불을 꺼서 진을 구성하는 여덟 개의 촛불만 남기면 되요.”
“어서 해봐.”
“예, 가가.”
누이가 몸을 움직이며 하나하나 촛불을 껐다. 모두 꺼지고 여덟 개의 촛불만이 남자 사라졌던 문이 다시 나타났다.
누이가 문을 열며 말했다.
“가가, 다음 관문은 칠성七星에 관한 기관이나 진법이겠네요.”
이제 나도 누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그다음은 육합六合이고. 오행五行, 사상四象 순으로 나온다면 일원一元에서 대장이 나오겠네. 맞지?”
“호호! 예, 맞아요. 그럴 것 같아요.”
“그럼 빨리 가자고. 해결 조건이 대장을 처치하는 거니까.”
그다음 관문부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승연 누이의 예측대로 육합에서 양의兩儀까지 순서대로 나왔으니까.
나 역시 시간 단축을 위해 쓸데없는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문 앞에 섰다. 이제 눈앞의 문을 열면 보스가 나올 차례였다.
이제야 긴장하기 시작하는 승연 누이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수고했어, 누이! 누이 덕분에 여기까지 빨리 와서 아직 시간은 여유 있겠어. 이제 들어갈 준비는 됐어?”
“예, 가가. 저도 빨리 끝을 보고 싶어요.”
“알았어. 들어가자.”
스륵!
문은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이 열렸다. 역시 커다란 동공이 나타났다.
하지만 당연히 우릴 기다리고 있어야 할 대장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지금까지 헛지랄 한 건 아닐까 하며 누이를 쳐다보았다.
누이 역시 황당하기는 마찬가지.
흔들리는 시선으로 사방을 둘러보다 무언가를 발견하고 나를 불렀다.
“가가, 저기 뭔가 있어요!”
누이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어! 이건 또 뭐야?”
한쪽 벽면에 회전판이 있었다. 그 앞에는 화살을 쏠 수 있는 화살대가 있었고.
이건 뭐 2000년대 주택복권도 아니고...
회전판에는 1부터 5까지의 숫자가 로마자로 쓰여 있어 더욱 웃겼다.
아무튼 화살대와 회전판이 있다는 건 활을 쏘라는 건데....
어떤 숫자가 좋은 것인가는 알 수 없는 상황.
그래도 내심 1 아니면 5가 좋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왕 운을 시험하는 관문이라면 나보다는 누이가 나을 듯했다.
“누이, 아무래도 화살을 쏴야 하는 모양인데?”
“그런 것 같아요.”
“그럼 누이가 쏴.”
“아무래도 가가께서 쏘는 것이 낫지 않겠어요?”
“아냐, 운을 시험하는 관문이라면 누이가 나아. 난 그쪽하곤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거든. 어떤 수가 좋은 건지는 알 수 없으니까 부담 없이 쏴봐.”
누이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발사대로 올라갔다. 그러자 회전판이 맹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누이가 나를 돌아보며 망설이고 있어 큰 소리도 응원했다.
“누이, 아무 걱정말고 쏴!”
“예, 가가!”
피융! 팍!
스르륵.
“가가, 5에요.”
“응, 5네.”
서서히 돌아가던 회전판이 멈추고 드러난 숫자는 5였다. 1 아니면 5를 원했으니 모 아니면 도였다.
스스슥.
회전판이 완전히 멈추자 공동 중앙에 환한 빛에 휩싸인 거대한 물체가 나타났다.
“가가, 저기!”
“누이, 저놈이 대장인 것 같으니까 준비해!”
“예, 가가!”
빛이 완전히 사라지자 윤기 나는 검은 광택이 좔좔 흐르는 아이언 골렘이 서 있었다.
골렘을 확인한 누이의 안색이 눈에 띄게 밝아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가가, 흑철거인黑鐵巨人이 나와 정말 다행이에요.”
“하하! 그러네. 역시 누이가 쏘길 잘했어. 내가 쐈으면 이상한 놈이 나와 꽤나 고생했을 거야.”
눈앞의 아이언 골렘은 키가 7미터가 넘었다.
레벨은 120.
통짜 철로 만들어진 피륙은 웬만한 검기로는 흠집도 내지 못했다. 마법 저항도 높아 상대하기 어려운 몬스터로 나름 상당히 강한 놈이었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골렘은 무인에겐 그냥 밥이었다. 거대한 체구로 인해 동작이 느렸고 핵이라는 약점을 훤히 드러내 놓고 있으니까 말이다.
놈은 보스답게 듀얼 핵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상체에서 움직였고 하나는 하체.
클라크의 롱소드를 뽑아 들고 칠성둔형을 펼치며 달려들었다.
“누이가 상체를 맡아!”
“예, 가가!”
놈의 핵이 허벅지를 지날 때 롱소드에 검강을 불어넣었다.
우우웅!
새파랗게 빛나는 검극으로 놈의 핵을 찔렀다.
“클라크 1식, 섬전!”
쐐액! 퍽!
“진천풍뢰!”
퍽! 콰직!
누이 역시 창해비연으로 날아올라 내가 중수법인 진천풍뢰권으로 등을 지나던 핵을 터뜨렸다.
보스라고 나타난 놈이 우리들의 합공 1초식을 받아내지 못하고 파편으로 화해 사라졌다.
[연재]던전 in 무림 6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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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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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