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55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7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55화
55. 내가 잘할게
“산산아,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전혀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는 없을게다. 그러니 강요는 하지 않으마. 단지 조금이나마 후회가 덜 할 수 있는 선택을 하기 바랄 뿐이다.”
강 교주가 자상하게 얘기하는 상대는 산산이라는 20대 초반의 미녀였다.
“.......예, 교주님. 잠시 소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아무렴 그래야지. 네 인생이 걸린 문제를 이렇게 갑자기 말을 꺼내 정말 미안하구나.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고민 해 보거라.”
“예, 교주님. 장고 끝에 악수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리 많이는 필요 없으니 소녀에게 1각만 주세요. 그것으로 충분해요.”
“그래? 알겠다. 그럼 우린 잠시 나갔다 오마.”
“아니에요, 교주님. 계셔도 상관없어요. 아니, 두 분이 계시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알겠다.”
두 여자와 함께 자리하고 있는 나는 지금의 상황이 무척 어색하고 거북했다. 하지만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피할 수도 없었다.
하필이면 소교주 후보야. 쩝!
옥화교는 세습이 아닌 12명의 소교주 후보가 10년의 교육과정을 거쳐, 그중 한 명이 교주가 되는 시스템이었다.
옥화교는 교주에게 순결을 강요하진 않았다. 다만, 혼인을 할 수 없으며 당연히 자식도 가질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옥화교의 교주는 모든 신도의 어머니가 되어야하기 때문이었다.
만일 교주에게 친자식이 있다면 모정母情은 당연히 친자에게 기울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강 교주도 독신이었고, 자식이 없어 나와의 정략혼을 추진할 수 없었다. 실제로 교주와 혈연이 아니라면 정략혼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나로서는 여자가 한 명이라도 줄면 다행이었지만 문제는 그녀가 단 한 명 있는 비활성 각성자라는 점이었다.
기성이나 원섭이처럼 마력도 보유했다면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마력 보유자가 아니라 그녀를 데려갈 명분이 없었다.
그녀가 일반적인 능력의 비활성 각성자라면 아쉽기는 해도 포기할 수도 있었다.
쩝! 그런데 바로 연금술이란 말이지. 비록 S급이 아니라 아쉽기는 해도 A급이면 어디야! 연금술산데!
몬스터의 부산물은 여기저기 넘쳐 흘렀다. 아직 쓰임새를 찾지 못해 쌓여만 가는 중이었다.
그게 다 마법사와 연금술사, 마력을 다루는 대장장이가 없기 때문이었다. 각성자가 많은 지구에서도 연금술사, 대장장이는 귀한 존재였다.
이들이 아니면 아무리 쌓아놓으면 뭐하나.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는데. 잘해야 검이나 만들고 가죽으로 멋이나 부릴 거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나 마찬가지였다.
마법도 없고, 과학도 없는 무림에서 올바른 활용까지는 정말 많은 시일이 필요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던 차에 고유능력으로 연금술을 가진 인재를 발견했는데 내가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최근 조심스럽게 예상되는 것이 있어 나를 더욱 조급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어쩌면 무림에는 자연 각성자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
신은 한 사람에게 몰빵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구는 과학이 있었지만 몬스터에게 무용해 대응할 수단으로 각성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무림은?
무공이라는 강력한 대응수단이 있었다.
그렇다면 몰빵하지 않는 신이 과연 각성까지 더해줬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내공이라는 정체 모를 기운을 만들어낸 무림인이었다. 마력을 찾아내고 몸에 쌓는 일은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당소령은 벌써 마력을 찾아냈다. 몸에 쌓은 마력 심법을 만드는 것도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초절정에 불과한 그녀는 어려울지 몰라도 당문에는 당명환이란 괴물이 살고 있으니까.
어쩌면 마교, 소림, 무당은 이미 만들었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무림에 각성까지 더해주지는 않을 듯했다.
그리고 또 하나.
나는 비활성 각성에서 차원 균열이 발생하며 각성했다. 지구에서도 초기에는 균열과 던전이 발생할 때 많은 사람이 각성했었다.
그런데 무림에는 아직 나 같은 자연 각성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만 해도 1만이 넘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가이아가 내게 100개의 각성단환을 줬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었다.
비활성 각성자가 자연히 각성한다면 필요 없는 약이니까. 단순히 시간을 단축하라고 주진 않았을 것 같았다.
이런 이유로 난 무림에 자연 각성자는 나오지 않는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런 특수 능력자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거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강 교주에게 솔직히 말했다. 그녀를 데려가 각성하게 해주겠다고.
솔직히 쉽게 허락받을 줄 알았다. 당문에선 호위로 네 명이나 내어주었으니까. 귀양 조가에선 남매도 내어주었고.
하지만 강 교주의 대답은 애매하고 모호했다.
“우선 자네가 산산이를 처첩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해야 할 걸세.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내가 아닌 그녀가 동의해야만 한다는 것이네. 자네가 이를 약속하면 의사를 물어봐 주겠네.”
강 교주가 처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그녀 왕산산의 신분 때문이었다. 그녀는 12명 소교주 후보 중의 한 명이었던 것이다.
단순히 21살에 무공은 일류인 호교신녀 중의 일인인 줄 알았던 내 잘못이었다.
때문에 강 교주는 그녀가 허락한다는 가정하에 처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야 처음부터 그녀를 받아들일 생각이었기에 바로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나와 강 교주와의 합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의사가 가장 중요했다. 그녀가 싫다고 하면 말짱 다 꽝이었다.
시간은 말년병장의 시계처럼 지루하게 흘렀다. 때때로 나와 강 교주를 쳐다보는 그녀와 시선을 마주쳐 조금이라도 어필해 보려고 눈을 부릅떴다.
아! 이래서 옛날 사람들이 일각이 여삼추라고 했구나! 이렇게 가만히 넋 놓고 기다릴 때가 아닌데...차라리 매혹이라도 걸어봐?
이런저런 망상을 거듭하고 있는데 잠시 감겨있던 그녀의 눈이 떠지며 입이 열렸다.
“교주님, 소녀 결정했습니다.”
“그래, 네 행복을 우선했길 바라마. 그래서 어떻게 하겠느냐?”
왕산산은 한 번도 내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교주를 똑바로 보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자신의 선택을 믿는다는 듯이 조금도 미안해하는 표정도 슬퍼하는 표정도 아니었다.
“교주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소녀는 교와 교주님의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그래, 정말 잘 결정했구나. 행복하길 바라마.”
“........”
왕산산이 왜 날 따르겠다고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나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왕산산은 나와 함께 옥화교를 나섰다.
그녀의 상태창은.
이름-왕산산
나이-21세
고유능력-연금술(A, 비활성)
에너지회로-태극무위심법(A)
레벨-43
스탯-힘35, 민첩37, 체력35, 감각31, 내공30
자유스탯-20
고유스킬-천라신조(A)
스킬-구궁신행(A), 태을무영보(A), 십방천라검(A), 청풍비접장(B)
연금술을 빼고는 전부 일류다운 고만고만한 스탯이었다. 연금술만 빼고는.
왕산산과 첫날밤을 보내고 왜 나를 따라나섰냐고 물었다.
“그것만이 교와 소첩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소첩 때문이라도 상공께서 옥화교에 신경 써주실 테니까요. 소첩 역시 상공 덕분에 처음으로 세상 구경을 하게 되었고 말이에요.”
“상공이라 하지 말고 아직은 가가라고 불러. 정식으로 혼인식을 올리고서 상공으로 고쳐 부르고.”
“예, 상, 가가.”
“앞으로 내가 잘할게. 산매가 후회하지 않도록.”
“믿어요, 가가.”
왕산산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앞으로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협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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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를 정리하고 복건, 절강성까지 끝내고 소주의 태화방으로 돌아오기까지 다시 4개월이 걸렸다.
사황련 천주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외유를 떠난 지도 벌써 1년이 넘어있었다.
태화방의 총단은 몰라볼 정도로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내원의 불타고 무너진 건물은 산뜻하게 신축되었고, 낡은 곳은 개축되어 있었다.
변변한 건축 장비나 기계도 없이, 불과 1년 만에 이 정도 공사를 해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역시 돈과 사람을 갈아 넣은 것이 정답이었다.
새롭게 태어난 총단 건물을 보니 절로 가슴이 웅장해졌다.
태화방 총단 정문 앞에는 염 총관을 비롯한 간부들이 그 뒤로는 총단 무사들이 도열 해 기다리고 있었다.
마차에서 내리자 염 총관과 간부들이 일제히 부복하며 반겨주었다.
“바, 방주님! 방주님의 무사 귀환을 강축 드립니다!”
“강축 드립니다!”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염 총관과 간부들이 고생 많았소. 새로운 총단 건물이 아주 훌륭하구려.”
“저희는 그저 방주님의 지시에 따랐을 뿐입니다.”
“아! 염 총관, 이미 들어서 알겠지만, 일행이 있으니 쉴 곳을 정해주구려. 나도 피곤하니 씻고 난 후에 염 총관을 부르겠소.”
“알겠습니다, 방주!”
왕산산에 이어 복건의 구화파에서 문주의 손녀인 은미령을, 절강의 파검문에선 문주의 딸인 왕소소를 맞아들였다.
그녀들 역시 비활성 각성자로 각성단환을 통해 각성했다. 벌써 각성단환도 15개나 썼다.
구화파의 은미령은 A급 식물지배를, 파검문의 왕소소는 A급 뇌전의 고유능력 보유자였다.
또, 강서, 복건, 절강의 던전 10개를 정리하며 최초 보상으로 B급 아공간 주머니 3개, 최상급 포션 3개, 마법 스킬북 4개, 무공서 1개, 마나환 1개 등, 총 12개의 보상을 받았다.
이밖에도 구화파에서 57명, 파검문에서 61명의 마력 보유자를 발굴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정작 태화방에서는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제 한창 문도를 모집 중인 독고 검문에 기대를 걸어야 할 듯했다.
저녁 전에 잠시 간부들과 만나 지시를 내리고 염 총관을 따로 불렀다.
곧 독고 검문에 들려 산서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이번 길도 최소한 반년은 걸리는 여정이었다.
방주라는 놈이 몇 달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매일 싸돌아다녔으니 위로와 당부를 해야했다.
염 총관에게 차를 권하며 입을 열었다.
“며칠 머물지 못하고 다시 외유를 나가야 할 것 같네. 다시 자네에게 무거운 짐을 지게 해서 미안하군.”
“아닙니다, 방주님. 한데 이번에는 어디로 가시며 얼마나 걸리십니까?”
“본가에 들렸다 산서를 둘러볼 생각이네. 최소한 반년은 걸릴 테지. 그래도 총관이 있어 내 마음이 편하다네.”
“그럼 지금처럼 운영하면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게. 그리고 파검문의 왕 문주와는 이미 얘기가 됐으니 항주와 서호의 목 좋은 곳의 토지를 매입하게.”
“토지는 무엇을 하시려고?”
강호 출도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동정호와 소주, 항주였다. 항주 옆의 서호 역시 반드시 들리는 곳.
이곳에 당문과 합자한 돈전상회의 상점을 세울 생각이었다. 동정호 역시 사황련주의 지역인 호남에 있어 그곳에도 출점할 계획이었고.
[연재]던전 in 무림 5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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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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