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53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82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53화
53. 첫 끗발이 개 끗발이 아니기를....
중년미부로 보이는 강 교주는 50대 후반으로 알려져 있었다. 정확한 나이는 교의 극비사항 중의 하나였고.
천주회의 때는 날카로워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는데 이곳에서 보니까 전혀 달랐다. 넉넉해 보이는 미소와 푸근한 인상이 큰엄마 같다고나 할까.
일행이 마련된 자리에 앉자 강 교주가 입을 열었다.
“어때요? 황 방주. 꽃길 속을 걸은 기분이.”
“예? 아! 하하하! 살기도 없는데 왠지 진땀이 나더군요. 처음 해본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요. 황 방주가 젊은 사내라서 일부러 해봤어요. 왜 여자와 노인, 아이를 조심하라고 했는지 알 것 같나요?”
“예, 아주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주제넘은 참견일 수도 있지만, 황 방주는 젊고 뛰어난 사람이에요. 정면에서 날아오는 칼은 피하기 쉬워도 향기 속에 감춰진 독은 피하기 어려운 법이에요. 항상 방심하지 말고 긴장하시라는 뜻이었어요. 황 방주의 일신에 사황련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명심하겠습니다, 교주.”
그제야 강 교주가 교도들을 물렸다.
“그만 물러가라!”
“충!”
교도들이 물러나자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황 방주, 산서의 일은 들었겠지요?”
“예, 곤산에서 들었습니다. 새로운 소식이라도 들어왔습니까?”
“괴물사태가 벌어진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피해도 상당하고. 이러다간 태원부까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정말 이상하군요. 산서성에 있는 기존 문파의 전력도 상당할 텐데 말입니다. 더군다나 주변 구파일방이나 오대 세가에서도 상당한 전력을 보낸 것으로 아는데 말입니다.”
“괴물의 수가 너무 많다고 하네요. 괴물이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수십 만이라구요?”
과장과 허풍이 심한 사람들이라 백 분의 일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수천 마리의 괴물이 우글거리면 그 상태로 공황에 빠질 테니까.
내 표정에 믿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는지 강 교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네요, 황 방주. 절대 과장이 아니에요. 항산, 오태, 산음 지역만 해도 괴물이 십만이 넘어요. 그 외의 지역까지 생각하면 수십만이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군웅들이 밀리고 있는 것이고.”
사실이라면 큰일이었다. 숫자가 주는 압박감은 실로 대단해서 자칫 고립이라도 되면 초절정고수라도 답이 없었다. 화경이나 되어야 자기 한 몸 빠져나올 수 있을 거다.
한데 이런 일에 귀하신 화경 고수분들께서 움직였을 리가 없었다. 무림인들은 아직 괴물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반증이었다.
7성급 이상 던전이 나타나 봐야 괴물 무서운 줄을 알겠지!
사실 몬스터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화경 고수는 물론 뒷방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늙은이들이 나서야 했다.
더구나 아직 무림인은 마법저항력이 없었다. 수십만이나 되는 괴물 중에는 틀림없이 마법을 사용하는 괴물도 있을 터이고.
그 정도 수를 상대하려면 무림도 어느 정도 쪽수를 맞춰 계획적으로 토벌해야 상대할 수 있었다.
무림인들의 대처가 궁금해 물었다.
“그럼 지금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다고 합니까?”
“산서성에 있는 무인들은 일단 모두 태원부로 집결할 계획이라고 들었어요.”
“다른 지역은 포기하는 겁니까?”
“아니에요. 일단 인명피해가 적은 곳은 나중으로 미루고 도시 위주로 토벌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다행이네요. 누군가 중심을 잡아주면 차츰 나아질 것 같습니다. 토벌대의 증원 소식은 있습니까?”
“일단 구파일방이 속속 도착하는 중이고, 오대 세가를 비롯한 명문 대파에서도 토벌대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모든 일이 일반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관官의 개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한데 아무래도 늦은 듯했다. 이 정도로 일이 커졌으면 관에서도 움직임이기 시작했을 테니까.
흐음! 지구에서는 몬스터 발생 이후, 국가권력이 극도로 약해졌는데 여기는 어떻게 되려나?
국가권력이 약해진 이유는 현대의 병기가 몬스터에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무력은 국가에서 각성자로 옮아갔다. 권력은 애초에 무력에서 나오는 것이라 자연히 약화되었고.
무림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몇백만의 대군을 동원해도 몬스터를 상대하진 못할 테니까.
그러나 이곳에는 하나의 커다란 변수가 있었다.
지구에서는 국가의 군사력을 자국민에게 투사하지 못하지만, 이곳은 충분히 가능했다. 명분을 만들기도 쉬웠고. 아니, 황제의 명이라면 명분 따윈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국민의 무력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 마교를 비롯한 구파일방 등, 무림인이 힘을 합해 관군이라는 공동의 적을 상대한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
단지 힘을 합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문제였다.
앞장서야 할 구파일방이나 오대 세가가 관과 가깝고 작위까지 받은 세력도 있었다. 이들이 중립을 지키거나 관에 붙을 가능성이 컸다.
어쨌든 관군의 개입은 누구에게도 달갑지 않은 문제였다. 관은 항상 무림을 노렸지만 먼저 문제를 일으키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공무원이었다.
“강 교주님, 관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병부상서가 금위군의 출병을 건의했다고 들었습니다.”
“금의위를요?”
금의군은 황제의 친위대이자 비밀경찰이다. 이들을 보낸다는 것은 토벌이 목적이 아닌 정보수집이라는 뜻이었다.
강 교주의 말이 이어졌다.
“일반병사들로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니면 직접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려는 것일지도요.”
“흐음! 아무튼 골치 아프게 생겼습니다. 다른 천주님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아직은 지켜보자는 의견입니다. 지금 토벌대를 구성해 보낸다고 해도 시간상으로도 애매하니까 말이에요.”
산서까지 가는 데만 한두 달이었다. 미리 보냈으면 몰라도 가는 도중 해결되기 쉬웠다.
“제 생각도 마찬가집니다. 우린 지금처럼 할 일을 하면서 지켜보시지요.”
“그래요. 련주에게 황 방주님의 의견을 참고하라고 전할게요.”
“그럼 바로 선발에 들어갈 예정인데 준비는 되셨습니까?”
“호교신녀들이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 수가 많아 황 방주가 고생되겠어요.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하세요.”
“알겠습니다. 먼저 절정 이상급으로 준비된 방으로 10명씩 들여보내 주세요.”
“알았어요. 수고해 줘요.”
호교 신녀는 일류 이상의 고수로 구성된 옥화교 최고의 무력집단이다. 그 숫자가 무려 3천 명에 이른다.
때문에 여인들의 문파지만 8천주가 되었고 강서성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번에 10명씩 10분간 본다고 해도 3천 명이면 무려 3천 분이다.
시간으로 50시간.
쉬지 않고 본다고 해도 이틀이 넘었다. 자고 먹고 하다 보면 최소 사일은 필요했다.
그렇다고 남들 다 해주면서 이번엔 못 하겠다고 할 수는 없는 일.
다행히 교단이 있는 옥화산에 돈전이 하나 있었다. 먼저 돈전 정보를 살펴보고 나 없이도 공략이 가능할 것 같으면, 일행에게 1일 차에 선발된 인원과 함께 공략시킬 생각이었다.
그래서 옥화산 던전 정보를 열람한 바.
[폐쇄형. 3성 서큐버스의 궁전. 제한 인원 50명, 시간제한 없음. 서큐버스 여왕의 처치.]
다행히 3성 던전이고 마족이긴 해도 약한 편이고 옥화교와는 상성이 아주 좋은 던전이었다.
도가의 심법을 익힌, 전원 여인으로 구성된 공략대는 서큐버스의 매혹에 대처하기엔 더할 나위 없었다.
더구나 전투 사제인 한승연이 데뷔하기에도 좋은 무대였고.
물론 조건영과 기성, 원섭은 공략에서 제외했다. 여자에 대한 내성이 부족한 그들에겐 10성 던전이나 마찬가지니까. 조건영은 이미 삼처사첩을 가진 놈인데도 그런다.
던전을 확인하고 나서 가벼운 마음으로 선발을 시작했다. 첫날 되도록 많이 봐야 즉시 공략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그룹은 50대 정도의 원로그룹이었다. 특별히 수호신녀라고 부르며 타문파의 원로원과 같은 역할이었다. 구성원은 최소 절정이고 초절정도 상당수 있었다.
열 번째 수호신녀의 상태창을 확인하고 말을 건넸다.
“좋군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나가주시고 다음 분들 들어오시라고 해주세요.”
“수고하셨습니다, 황 방주님.”
첫 시작이 좋았다. 초절정에서 두 명이나 나왔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마력 보유자는 여자의 비율이 확실히 높았다.
어쩌면 옥화교가 8천주 중에 가장 많이 나올 수 있을 듯싶었다.
첫날 10시간에 걸쳐 600명을 봤다. 거의 원로들이거나 교단에서 중추적인 위치에 있는 신녀들이었다.
절정 이상이 35명이라..... 일류에서도 31명이나 나왔고. 그런 것치곤 비활성 각성자가 적어. 겨우 한 명이라니. 내심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쩝!
이미 마력 보유자의 기록은 넘었다. 초절정이 3명, 절정이 32명, 일류가 31명으로 총 66명이 나왔다. 1할이 조금 넘는 비율이었다.
남은 2천 4백여 명에서 같은 비율로만 나온다면 300명이 넘는다는 뜻이었다.
이제야 대형 길드다운 인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제발! 첫 끗발이 개 끗발이 아니기를....
둘째 날, 아침 식사에 강 교주가 입이 귀에 걸려 찾아왔다.
“호호호!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는요. 다 교주님의 홍복이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닙니까? 황 방주에게 너무 수고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네요.”
“하하! 별말씀을. 많으면 많을수록 사황련의 전력이 올라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 같이 기뻐할 일입니다.”
“호호! 맞는 말씀이에요. 이건 기운 내시라고 드리는 거니 꼭꼭 씹어 드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강 교주가 내민 기다란 목갑에는 장백삼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옆에 붉은 글씨로 100이라고 적힌 것은 100년 근이라는 뜻일 테고.
먹으면 못해도 20년의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영약이었다. 그런 영약을 박카스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건네고 있는 거다.
“아니, 이렇게 귀한걸. 교도들에게나 주시지 않고......”
입으로 나온 말과는 달리 내 손은 어느새 목갑을 받아 챙기고 있었다.
“호호호! 양기가 많은 영약이라 교도들에겐 잡념만 불러일으킨답니다. 영약은 주인이 있다고 쓸데가 많은 사람이 취하는 것이 여러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지요.”
“어쩐지 오늘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군요. 하하하!”
말이 씨가 되고, 입이 화를 부른다는 속담이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도 있는데 입방정을 떨고 김칫국부터 마셨나 보다. 겸연쩍어 한 섣부른 립서비스가 화를 불렀다.
심기일전해 무려 16시간을 넘게 1천 명을 봤는데 33명에 그쳤다. 비활성 각성자는 한 명도 없었고.
솔직히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한데 내가 한 말도 있고, 어제와 비교해 너무 차이가 나서 괜히 미안했다.
너무 미안해하니 오히려 강 교주가 위로해줬다. 그래도 절반밖에 보지 않았는데 벌써 99명이나 나온 게 어디냐고 하면서.
그 후로 무리하지 않고 삼 일에 걸쳐 157명을 더 찾았다. 첫날 끝나고 예상한 300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56명을 발굴한 것이다.
그에 비해 비활성 각성자는 단, 한 명에 그쳐 초라한 성적을 보였지만.
[연재]던전 in 무림 5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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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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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