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51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03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51화
51. 가지고 노는군
이곳은 광서의 마지막 던전인 폐쇄형 3성 바위산이었다. 60-80레벨 대의 스톤 골렘이 나오는 돌산이었다.
지구에선 가성비가 나빠 소멸시키거나 건설용 석재를 채석하기 위해 한두 곳만 남기는 정도였다.
일반적인 각성자는 골렘류의 몬스터에 어려움을 겪어 기피 대상이었다.
골렘의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골렘은 핵을 찾기 전에는 처치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부서져도 부서져도 다시 일어서 언데드보다 더 골치 아픈 놈이다.
거대한 덩치의 골렘은 핵을 부술 때까지 죽지 않았다. 처치하기 위해서는 핵을 찾을 때까지 지속적인 공격이 필요한데, 그 전에 체력 및 마력 고갈로 물러나기 쉬웠다.
그나마 지금은 덩치가 큰 만큼 민첩하지 못한 약점과 핵의 위치가 어느 정도는 알려져, 큰 피해 없이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골렘 던전이 계륵임에는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무림인은 일단 공략법부터가 달랐다.
지구의 공략대는 몸빵을 맡은 탱커가 전위에 서고 근거리 딜러, 원거리 딜러가 주공격을 맡는 형태다. 힘민체의 부족은 사제와 힐러가 담당하고.
무림은 구별이 없었다. 전원 탱커에 전원이 근거리 딜러였다.
애초에 탱커라는 개념이 없어 모두 병장기를 이용해 흘리거나 받아친다. 정 힘들 것 같은 공격은 피하고.
최소한 일류 고수 이상이라 그 정도의 실력은 갖췄다.
지구에서는 공략 중에 탱커가 공격을 피하면 공격대는 그대로 아웃이다.
한데 무림은 다르다.
앞 사람이 피하면 뒷사람도 피한다.
만일 피하지 못하고 다쳐도 누구도 욕하지 않는다. 남들 다 피하는 것을 못 피한 놈만 병신인 거다.
사제나 힐러 등, 버퍼의 개념이 없어 아예 다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까 다른 직업은 다 필요 없었다.
간혹 원거리 딜이 가능한 무인도 있지만, 그들 역시 기본은 근거리 딜러였다.
그냥 일제히 와! 하고 달려들어 죽이겠다고 공격했다.
그런 식으로 공략이 가능한 곳이다.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
그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경신술과 보법에 있었다.
무림인이라면 필수로 익히는 경신술과 보법이라는 무공은, 지구의 각성자는 절대 따라 하지 못할 비기였다.
이런 신법은 골렘처럼 덩치가 큰 대형몬스터에 특히 유리했다.
일단 적의 공격과 거의 부딪히지 않았다. 피하면서 때리기만 한다.
다구리에 장사 없다고 골렘이 일방적으로 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다.
또 하나, 골렘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이유는 기감에 있었다.
기감에 익숙한 절정급 고수들은 마력에도 금방 적응했다. 그들이 기감을 응용해 골렘의 내부에서 마력이 집중된 핵을 찾아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찾아내면 그냥 피하면서 때린다. 그러면 골렘은 쓰러졌고.
허! 확실히 무림인은 공략법이 달라. 완전히 가지고 노는군!
바위 골렘의 공략은 남녕파의 소문주 주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함께 참관하고 있던 조건양이 뭔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말을 걸었다.
“방주님, 대원들에게 진법을 익히게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대단한 진법은 무리지만 기본적인 진법은 금방 적응시킬 수 있습니다.”
“오! 그거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제가 진법에 무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진법陳法이라....
말은 들어 알지만 직접 보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했다.
조건양이 별 것 아니라는 투로 설명했다.
“방주님, 제갈 세가나 귀곡자의 고차원적인 대형진법은 별 소용이 없을 겁니다. 준비에 시간도 걸리고 익히기도 어렵습니다. 전투에서 진법이란 얼마나 효율적으로 협공을 하느냐 하는 방법일 뿐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서 진법은.......”
조건양의 설명은 간단했다.
기본적으로 진을 구성하는 인원이 세 명이면 삼재三才, 네 명은 사상四象, 다섯은 오행五行, 여섯은 육합六合, 일곱은 칠성七星, 여덟은 팔방八方, 아홉은 구궁九宮, 열 명은 십방진十方陳이라 부르며, 구성원이 맡는 방위를 뜻한다고 한다.
조건양이 말을 이었다.
“진법은 협공과 차륜. 딱 두 마디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수로 보다 오래 싸울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을 진법이라고 합니다. 이를 응용해 공략대를 구성하면 괴물의 종류에 따라 적절히 상대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럼 한 공격대에 열 명이면 되는 겁니까? 소림의 18나한진이나 무당의 36천강진도 마찬가진가요?”
“예, 방주님. 18나한진은 구궁진이 두 개, 36천강진은 네 개가 중첩된 것입니다. 한데 그거 다 쓸데없는 짓입니다. 구성원이 많은 만큼 진로 또한 복잡해 익히기에 어렵고 숙달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다가 구성원 중에 단 한 명이라도 빠지면 말짱 꽝이 아닙니까? 죽거나 사정이 있어 빠지게 되면 말입니다. 또 36명이나 되는 인원이 싸울만한 장소도 거의 없고 상대가 병신이 아닌데 진을 구성하게 놔두겠습니까? 그래서 가장 흔히 쓰이는 진이 십방진까집니다. 열 명까지는 어디서나 비벼볼 수 있거든요.”
강남 일타강사같은 명쾌한 설명이라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호오! 그렇군요. 매형이 진법에 그렇게 밝으신지는 몰랐습니다. 공략대 구성 문제는 매형이 한 번 해보시겠습니까?”
“하하, 저는 그저 상식 정돕니다. 진법에 대해서라면 다음에 들리실 곤산 권문에서 찾으시기를 추천하겠습니다.”
“곤산 권문에 진법에 능한 사람이 있나 보군요. 한데 한 문주께서 그런 인재를 내어줄지요.”
“하하하! 그건 걱정마십시오.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방주님은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잡수시면 됩니다.”
“하하하! 그렇게 자신하시니 매형을 믿어보겠습니다.”
“그런데 방주님.”
조건양이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왠지 가슴이 철렁했다.
“예, 왜 그러십니까?”
“방주님께선 연상의 여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니, 이미 연상이 둘이나 있으니 그건 말하지 않으셔도 알 것 같고. 그럼 위로는 몇 살까지 범위십니까?”
역시나 하는 생각에 물었다.
“혹시 그 진법의 대가라는 분이 여자십니까?”
“하하하! 제가 방주님께 무얼 감추겠습니까? 한 문주님의 막내딸이 올해 딱 서른입니다. 진법은 물론 미모도 제가 보장합니다. 당연히 초혼이고 말입니다.”
“하아! 매형.”
어이없어하는 내게 조건양이 얼굴에 장난기를 싹 지우고 말했다.
“방주님께는 꼭 필요한 인잽니다. 어차피 권문에 따로 마음에 두신 소저가 있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하아! 정말....전 모르는 일입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당연히 모르셔야죠. 이름도 모르시지 않습니까?”
“좋습니다. 한데 매형은 왜 이런 일까지 돕는 겁니까? 미매의 친 오라버니가 아니십니까?”
“그전에 방주님의 가신입니다.”
조건양이 진중한 얼굴로 대답해 나 역시 진지하게 물었다. 조건양과도 어떻게든 매듭을 지을 필요가 있을 듯했다.
“이미 매형이시잖습니까?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닙니까?”
“매형은 미미와 아버님이 만들어 주신 이름입니다. 이젠 저도 제 능력으로 뭔가 이룰 나이가 아니겠습니까? 방주님 덕에 미망에 잡혀있던 눈을 떴습니다. 이젠 곁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부탁하니 받아 들여주십시오.”
“우리 앞에 어떤 고난과 난관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함께 헤쳐나갈 각오가 되었다면 같이 갑시다.”
조건양이 포권하며 말했다.
“주군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부탁하겠소.”
조건양을 받아들였다. 충성이나 사람을 믿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나였지만 한번 믿어보려고 한다. 무림이란 그러한 가치가 있는 세상이기를 바라며.
갑자기 뻘쭘해져 농담을 건넸다.
“대체 미매의 원망을 어찌 감당하려는 게요?”
조건양이 난처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주군, 그녀는 여자가 아닌 꼭 필요한 인재여서 추천한 건데 공교롭게 여자였을 뿐입니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할 말이 없군. 미매의 원망은 알아서 하시게.”
“미아가 철이 들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쎄, 과연 철이 든 것과 상관있는 일일지 궁금하군.”
“.......주군, 좀 더 어린 여자를 찾아볼까요?”
“.......”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다시 전투지로 돌렸다. 이제 막 마지막 골렘을 쓰러뜨리는 순간이었다.
곧 소문주가 무인들과 함께 다가와 칭찬을 기다리는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이 사람이 장인이라 한마디 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장인어른. 알다시피 처음에 이 돈전은 소멸시키려 했습니다. 한데 장인어른과 남녕파 무인들의 공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쉽게 공략할 수 있다면 앞으로 이곳을 채석장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장인어른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하하하! 감사합니다. 방주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앞으로 무인들에게 삼재나 사상진 등을 이용해 좀 더 효율적으로 상대하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십시오. 그럼 적은 인원으로도 돈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까? 참고하겠습니다.”
소문주와 남녕파 무인들을 잠시 기다리게 하고 조건양을 데리고 던전 보스를 찾아갔다.
아직은 최초 클리어 보상을 남에게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바위골렘 던전의 보스가 왜 보석골렘인지는 나도 모른다.
아무튼, 이마 한가운데 머리통만 한 사파이어를 박아넣고 나온 놈이 보스였다. 놈은 사파이어를 통해 마나포를 쏘아댔다.
꽤 위력적인 공격이었지만 맞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 간단히 제거하고 최초 클리어 보상과 사파이어를 얻었다.
보상은 바위 골렘 소환 스킬.
혜 누이 당첨이다.
앞에 바위 골렘 세워놓고 보르도로 썰고 다니면 무쌍을 찍을 수 있을 듯.
보상을 챙기고 각성단환 하나를 멍한 얼굴의 조건양에게 건넸다.
“이거 아주 귀한 약이니 삼키도록.”
“충!”
조건양은 일말의 의심도 없이 즉시 받아 삼켰다.
쏙. 스르륵. 꿀꺽.
그리고 잠시 기다리자 환한 빛무리가 그를 감쌌다가 사라졌다. 잠시 기다렸다 말을 건넸다.
“각성자가 된 것을 축하하네.”
“주, 주군.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이 뻔뻔한 양반이 얼마나 놀랐으면 말을 더듬을까. 씩 웃어주며 상태창을 띄우라고 말했다.
“원래 뇌리로 떠올리기만 해도 되네. 처음이니까 따라서 외쳐보게. 상태창!”
“.....상태창!”
이름-조건양
나이-39세
에너지회로-옥황심법(A), 실버급 마력회로(B).
레벨-78
스탯-힘61, 민첩45, 체력60, 감각47, 내공68, 마력11
자유스탯-40
고유스킬-옥황천화검법(A), 천리안(A)
스킬-마력탄시(A), 옥황신법(A), 천화빙폭장(A), 천화보(B), 천화지(B)
역시 능력자가 아닌 조건양은 이명이나 고유능력이 없었다. 마력 회로 역시 B급이었고.
쯧!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스킬하곤...뭐, 실제로도 외양과는 다른 성격이니 맞는 것일 수도.
조건양이 얻은 고유 스킬 천리안은 새로 얻은 스킬과 궁합이 좋았다. 천 리 밖의 목표도 백발백중할 수 있을 테니까.
먼저 상태창과 스탯을 보는 방법을 설명하고 물었다.
“자네 궁술은 익혔나?”
“하하! 남에게 빠질 정도는 아닙니다.”
“좀 더 열심히 연습해야 할 걸세. 좋은 스킬을 얻고 실력이 부족해 써먹지 못하면 억울하지 않겠나?”
“하하하! 사실 제가 겸양을 떨어 그렇지 백발백중의 명사수가 접니다. 아마 주군께서도 제 실력을 보고 나면 감탄하실 겁니다.”
“그래? 어디 두고 보면 알겠지. 그럼 스탯에 대한 설명은 들었으니 자유 스탯을 옮겨 보게. 조언하자면 새로 얻은 마력 탄시를 유용하게 쓰려면 마력에 전부 투자해야 할 것일세. 마력 회로 운용도 심법만큼 수련해야 할 것이고.”
“알겠습니다. 방주님.”
두 눈을 지그시 감는 조건양을 보다 퍼뜩 떠오른 생각이 있어 급히 말렸다.
“잠깐! 멈춰!”
“예? 왜 그러십니까?”
“아! 생각해 보니 자네 민첩과 감각이 다른 스탯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더군. 스탯은 고르게 올리기 힘드니까 우선 민첩과 감각을 60으로 올리고 나머지를 마력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어.”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주군!”
조건양이 다시 눈을 감고 자유 스탯을 배분했다.
[연재]던전 in 무림 5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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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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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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