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41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2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41화
41. 그래 진주를 찾아보자!
“하아! 미치겠네.”
“가가, 너무 걱정 마세요.”
“그래도 사람이 많으니까 뭔가 대단해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수란은 긍정의 아이콘인가 보다.
“그래 인해전술이 특기니까.”
눈앞의 광경이 너무 암담해 혜 누이와 수란의 따뜻한 위로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와 혜 누이, 수란은 지금 총단 연무장에 모인 사황단원들 앞에 서 있었다.
이유는 당연히 당분간 내 직속 무력부대가 되어줄 부하들의 수준과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에 먼저 사황련주의 만사방에서 지원할 절정고수들을 만나봤다. 만사방은 사황련 8천주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답게 서른다섯의 절정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력 스탯을 가진 자는 한 명도 없었다. 비활성 잠재 능력이 뛰어난 자도 없었고.
하긴! 상태창에 비활성으로 표기될 정도면 특별한 각성자란 뜻이니까.
그런 인재가 쉽게 나타날 리는 없었다. 그래서 깨끗이 포기하고 사황련주가 추천한 다섯 사람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기대인 사황단을 점검하러 나온 것이다.
사황단은 총원이 무려 700명이나 된다. 원래 정원은 800명인데 태화방의 100명이 빠져 지금의 인원이었다.
거기에 사정상 빠진 자를 제외하고도 눈앞에 집결한 인원이 대략 600명이 넘었다.
솔직히 처음 연무장을 가득 메운 인원을 보는 순간 가슴이 웅장해진 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내가 이렇듯 절망하는 이유는 이들의 무공 수준 때문이었다.
쓰벌! 사황단이 사황련을 대표하는 무력집단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절정고수 한 명이 없냐고!
거기에 단주도 없었다. 일곱 명의 대주가 각각 지휘하는 체계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 점은 이류무사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전부 일류 무사로만 700명이라는 말이다.
물론 이들의 잘못은 아니었다. 전부 천주들의 잘못이니까.
말했듯이 사황단은 각 천주들이 추렴해서 만든 집단이다.
한 마디로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 파견이라는 뜻이다.
한데 어떤 천주가 비정규직 파견병 보직을 고급 인력으로 보내겠는가?
그래도 사황련 제일의 무력집단이라는 체면 때문에 이류 이하는 제외하고 일류 무사로만 구색을 맞춘 거다.
모든 천주들은 같은 생각을 했고, 그 결과 700명 사황단이 전원 일류 무사로 이루어지게 된 슬픈 뒷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쓰벌! 얼굴로만 보면 전부 최소한 화경급인데.
말했지만 우린 사파다.
알다시피 사파의 무공은 얼굴에서부터 시작되고.
그러니 지금 내 앞에는 600여 명의 칼 든 깍두기가 서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얼굴을 보고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에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더니.”
수란이 절망하는 내 손을 꼭잡아주며 말했다.
“가가,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면 되잖아요. 소첩처럼 말이에요.”
긍정의 아이콘 수란의 위로에 번뜩 정신이 들었다.
아! 맞다. 내겐 아직 98알의 각성환단이 남아 있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절정 이상의 고수를 찾았었지만, 사실 잠재 능력이 높은 사람이면 일류면 충분했다.
막말로 수란이도 일류에 불과하지만 각성한 이후 최강의 힐러로 거듭났으니까 말이다.
그래 수란이 같은 진주를 찾아내자! 지금 내 눈앞에 600개의 긁지 않은 복권이 있지 않은가!
마음을 다잡고 열을 맞춰 서 있는 단원들을 향해 이동하며 찬찬히 살폈다.
사황단에도 파벌은 존재해 7열로 줄이 만들어졌다. 각 소속 문파별로 모인 거다.
각 대의 명칭도 성의없게 출신 문파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해 태화대, 파검대, 만상대 등등이었다.
그래! 이 정도로 확실히 파벌을 만들어 놓으면 나름대로의 이점이 있을 수도...이점을 개뿔! 망가지는 지름길이지.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뭐, 어차피 재편은 확정이니까 그러려니 하며 정보열람에 신경썼다.
“태화방주님께 경례!”
“충!”
열을 지날 때마다 각 대주의 선창으로 경례를 한다. 그나마 내가 8천주의 한 명이라 대접받는 거다.
실망으로 시작한 발걸음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벼워졌다. 진흙 속의 진주가 정말 있었던 거다.
오오! 재능과 얼굴은 별 상관이 없는 모양이네! 얘도 괜찮은데?
600여 명의 사황단원 중에 마력 스탯 보유자는 세 명밖에 건지지 못했다.
하지만 꽤 훌륭한 비활성 잠재 능력 보유자를 두 명이나 발견해 기분이 좋아졌다.
세 명의 마력 스탯 보유자는 모두 옥화교 출신이었고 여성이었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체질과 심법 사이에 조금은 관련이 있는 듯했다.
두 명의 뛰어난 잠재 능력 보유자는 전형적인 깍두기 같았다.
한 명은 복건의 구화파 소속의 성은 없고 이름이 기성이라는 놈이다.
다른 한 명은 광서 남녕파의 일권무적 양원섭이라는 놈이고.
푸훗! 일류 주제에 일권무적은 무슨 일권무적!
당연히 자칭이겠지만 나보다 별호는 좋았다. 질투는 아니지만 눈꼴신 건 사실이다.
놈이 아직은 뜨거운 주먹맛을 보지 못한 모양이다.
그나마 두 놈 모두 30대 초반이라 아주 무재武才가 없지는 않은 듯했다. 여기 모인 600여 명 모두가 40대 중반이었으니까 젊은 고수다.
내가 하도 절정, 절정 타령을 해서 그렇지 사실 구파일방이나 오대 세가의 2, 30대는 거의 일류에 불과하다. 이들이 실제 무림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파의 1대 제자나, 오대 세가의 직계 정도는 되어야 절정 이상을 찾아볼 수 있고, 그들의 평균 나이는 대략 40대였다.
이들이 무림에선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다니는 족속들이다.
그러니까 기성이나 원섭이처럼 30대의 일류는 평범 이상이라는 거다. 명문대파 수준의 실력이니까.
두 사람처럼 구파일방이나 세가에서 행해지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 개인의 무재가 없었다면 결코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가 일류였다.
실제로 독고검문의 사제들과 나 역시 삼류에 불과했으니까. 그게 평범한 수준인 거다.
아! 그나저나 이 새끼들이 인성이라도 괜찮아야 할 텐데. 쩝!
솔직히 처음에는 많다고 생각한 98이라는 숫자가 이젠 묘하게 다가왔다. 많다면 많은 숫자는 분명한데 나한텐 왜 이리 작은 숫자로 느껴지는지.
그런 심정에 각성환단을 인성이 더러운 놈에게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게 있어 인성이란 천륜을 어기는 짓만 하지 않고 날 배신하지만 않으면 합격이었다.
허들이 상당히 낮아 보이겠지만 사파의 깍두기들에겐 그것도 높은 거다.
일단 옥화교의 세 명을 따로 불러 수란과 혜 누이의 호위로 붙여 줬다.
기성과 양원섭의 잠재 능력 두 명은 내 호위로 삼았고.
일단 곁에 두고 지켜보며 인성을 파악할 생각이다.
보직을 받고 뚱한 표정으로 한 걸음 뒤에 서 있는 두 놈에게 물었다.
“불만 있나?”
기성이 황송하다는 듯이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방주님!”
“근데 표정들이 왜 그래?”
“예? 저희 표정이 어떻다는 말씀입니까?”
“지금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잖아?”
기성과 양원섭이 서로 마주보고 나서 맹렬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예? 절대 아닙니다, 방주님. 저놈 지금 긴장하고 있는 겁니다.”
“맞습니다, 방주님. 저희는 전혀 불만 따위 없습니다. 원래 저희 얼굴이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럼 웃어봐. 크게 웃지 말고 은은한 미소 알지?”
“예, 방주님!”
기성과 원섭의 나름 얼굴 근육을 움직이며 미소를 표현했다.
기성은 170정도의 단신이고 양원섭은 180이 넘는 거구다. 뭐 무림에서 170이 단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두 놈 모두 시커먼 피부에 나란히 얼굴에 한두 개의 자상이 있는 데다 찢어진 날카로운 눈이 더 고약한 인상을 만들었다.
더군다나 키도 작은 기성은 앞머리에 깊숙한 M자 탈모마저 있어 매우 안타까웠다.
그래도 ‘돼지 얼굴 보고 잡아먹는 것은 아니니까.’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솔직하게 말해 근접경호로 두기에는 심각하게 과한 얼굴들이다.
내 명령에 억지로 만들어 낸 미소는 아까보다 더 험악하고 무서웠다. 아마 얘들은 얼굴로는 화경 급이 아닐까 싶다.
“쩝! 안되겠다. 그냥 긴장하고 있자.”
“예, 방주님!”
미소를 풀자 한결 덜 매서운 표정으로 쳐다본다. 확실히 이게 더 나았다.
“두 사람은 원래부터 구화파와 남녕문 소속인가?”
“아닙니다, 계약직입니다.”
“저도 계약직입니다.”
실제로 사황단의 절반 이상이 낭인 출신의 계약직 근로자였다.
무림 삼대세력 중의 하나인 사황련의 대표적인 무력집단으로선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이것이 연합체의 현실이었다.
이 역시 천주들의 꼼수로, 최대한 자파의 정규직 인원을 차출하지 않기 위해 고용한 방법이었다. 사황련보다는 자신의 문파가 중요한 법이니까.
“그래? 그럼 오늘 중으로 소속 문파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태화방과 계약하도록. 내일 바로 출정할 테니 각자 소속으로 돌아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찾아와라.”
“충! 명을 따르겠습니다.”
옥화교의 세 명과 두 놈을 돌려보내고 나머지 600명은 적당히 세 개로 나누었다.
각 대주들을 불러 먼저 호남성에 나타난 던전 세 곳으로 200명씩 나누어 보냈다. 먼저 가서 경계나 서고 주변 정리나 해놓으라고.
만사방이 다스리는 호남성에는 현재 세 개의 던전이 발견되었다. 세 곳 모두 산지에 있어 아직 민간인에게 위협을 주진 않았다.
총단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악록산이고 천자산과 형산에 던전이 생겨났다.
형산은 형산파가 있으니 나중으로 미뤄 두고...
형산파는 과거 구파일방에 속한 적도 있었던 명문 대파다.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는 노쇠한 문파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역사와 전통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 만사방도 시비는 걸지 않고 서로 닭 보듯이 지낸다고 한다.
형산을 제외한 공략 경로를 결정하기 위해 지도를 보자 간단히 결정되었다. 혜 누이와 수란에게 결정사항을 전했다.
“먼저 가까운 악록산 던전을 해결하고 천자산을 거쳐 사천에 넘어갔다 오자고.”
함께 지도를 살펴보던 수란이 울먹이는 얼굴로 물었다.
“히잉! 그럼 동정호에 못가는 거예요?”
“아니, 나중에 들린다니까.”
“꼭 들려야 해요?”
“알았어. 약속할게.”
수란과 혜 누이가 손을 잡고 좋아한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나중에 들리지 못하면 난리 나겠다.
“호호! 고마워요, 가가.”
호남에는 동정호와 악양루라는 고사에도 유명한 명승지가 있었다.
일반인에겐 단순한 관광지였지만 무림인에겐 특별한 곳이었다.
특히 강호 초출에게는 성지처럼 여겨진다.
명문 대파든 중소 문파 출신이든 일단 무림에서 칼밥을 먹고자 칼을 차고 나서면, 반드시 악양루에서 동정호를 바라보며 술 한 잔 기울여야 ‘아! 나도 이제야 무림인이 됐구나!’ 하고 각오를 다진다는 거다.
그런 곳을 지척에 두고 가지 못해 수란이 아쉬워하는 것이고.
동정호는 사황련 총단에서 그리 멀지도 않았으니까.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가는 곳을 우린 이동 경로상 돌아가야 했다.
쩝! 나도 동정호는 가보고 싶다고.
[연재]던전 in 무림 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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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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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