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38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32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38화
38. 그럼 신세지겠소이다
흥미진진하게 창밖을 보고 있는데 점소이가 술과 안주를 가지고 와 말을 걸었다.
“공자님, 죄송하지만 저 소저들과 합석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응?”
아는 사람인가 하고 고개를 돌려 보았다. 점소이가 가리키는 곳에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인 둘이 미소를 짓고 서 있었다.
당연히 난 처음 보는 여자들이다. 수란과 혜 누이를 쳐다보며 아는 사람들이냐고 묻자 고개를 저었다.
주점을 둘러보니 정말 빈자리가 없었다. 상대가 남자라면 남자라서 싫지만 여자는 여자대로 곤란했다. 더구나 젊고 예쁜 여자라 더 난처했다.
쯧! 차라리 아줌마였으면 덜 했을 텐데.
정중히 거절했다.
“저분들의 사정은 딱하지만 이 자리는 사인용이 아니오. 우린 셋이고 빈자리는 하나뿐인데 저 소저들은 둘이 아니요.”
“헤헤, 공자님. 허락만 해주시면 의자를 하나 더 준비하겠습니다.”
다시 거절하려는데 수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가가, 주루에 자리도 없는데 그렇게 해주세요.”
“두 사람은 괜찮겠어?”
“호호! 상관없어요. 원래 주루에서는 합석도 하고 그러는 거 아닌가요?”
무슨 주점 풍운이라도 기대하는지 신이 난 수란의 말에 혜 누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거절할 수도 없어 허락했다.
“그럼 저 소저들에게 좁더라도 함께 자리하자고 전해주게.”
“감사합니다, 공자님!”
점소이가 물러가자 마주 앉아있던 수란이 냉큼 의자를 들고 내 옆으로 옮겼다. 혜 누이도 엉덩이를 들어 빈자리로 이동했고.
점소이가 빈 의자를 하나 더 들고 와 맞은편에 놓으며 소저들을 안내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들에게 포권하며 간단히 소개했다.
“어서오시오, 난 소주에서 온 황 공자라고 하오. 이 두 사람은 내 아내들이오.”
수란과 혜 누이를 아내라고 소개하자 잠시 놀란 듯이 보이더니 바로 신색을 회복해 마주 인사했다.
“자리를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조난정이에요. 여긴 동생 난희라고 하고 이곳 무한에 살고 있어요.”
이곳에 사는 상당한 미모의 자매라.
일부러 접근해왔다는 냄새가 나긴 했지만 크게 궁금하진 않았다. 뭔가 의도가 있다면 먼저 말을 꺼낼 테니까.
“오, 어쩐지 두 분이 많이 닮았더라 했더니 자매셨군요. 아무튼 반갑습니다. 저흰 무당도사님들의 행사를 구경할 예정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고 아내들과 두 여자가 서로 소개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황 방주님, 전 하오문의 무한지부장 조난정이에요. 자리를 옮겨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조난정의 전음이 들려왔다. 역시 의도적인 접근이었다.
하오문이라...알아둬서 나쁠건 없겠지. 그렇지만 단번에 승낙하는 건 조금 없어 보이니까.
-난 오늘 무당도사들의 활약을 보러 왔소이다.
-호호! 제가 마련한 자리가 더 잘 보일 거예요. 그리고 무당비검대武當秘劍隊가 도착하려면 아직 반시진은 더 있어야 하고요.
-흠! 그렇다면 더 이상 사양하는 것도 실례겠군. 안내하시오.
-예, 이 주로 3층이니 저희를 따라오세요.
-그러면 신세지겠소이다.
조난정이 일어서며 혜 누이와 수란에게 말했다.
“동생들, 더 좋은 자리가 났으니 그리 옮기자?”
수란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난 더 놀랐다. 만난 지 일각도 되지 않아 언니 동생이라니.
“저희들도요?”
“그럼, 낭군님 모시고 따라와. 오늘 만난 기념으로 내가 한 턱 낼 테니까.”
그러자 수란과 혜 누이가 날 쳐다본다.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그렇게 하지.”
“예, 가가.”
안내받아 간 3층은 조용한 밀실로 되어 있었다. 10명은 충분할 자리에 술과 안주가 준비되어 있었고.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어요. 하오문의 무한분타주인 조난정이에요.”
“태화방주 황대정이오. 내 부인들이 언제 동생들이 됐는지 모르겠군.”
“호호호! 여자들의 일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그러려니 하면 편하니까 말이에요. 전 부 분타주이자 친동생인 조난희에요. 위명이 대단하신 황 방주님을 실제로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물론 두 분 부인들도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길 바라겠소. 한데 우리에게 접근한 이유는 뭐요?”
심사가 불편한 듯이 보이려고 말을 점점 짧게 하자 조난정이 나섰다.
“황 방주님, 절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사실 최근 무림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니는 황 방주님을 뜻하지 않게 만나서 반가웠을 뿐입니다. 의도치 않은 만남이라 준비도 부족했고 해서 성의를 보이고자 신분과 실명을 알려드린 것입니다.”
“뭐 그렇다면 나도 구태여 하오문과 척을 질 생각은 없으니 개념치 않겠소. 하지만 하오문에선 본 방이 사파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오.”
“호호!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더는 불편하게 생각하실 일을 저지르지 않겠어요.”
대충 서로의 생각은 말한 듯해서 조난정의 말중에서 의문을 가진 것을 물어보았다.
“아까 조 분타주가 말하길 무당비검대가 반시진 후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난 무당에 비검대가 있다는 소리를 처음 듣소이다. 괜찮다면 설명해 줬으면 좋겠소.”
“호호! 태화방에 아직 정보기관이 복구되지 않은 모양이군요. 그리 새로운 소식도 아니니 말씀드리겠어요. 비검대는 무당이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 신설한 검대라고 해요. 말은 그렇지만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죠.”
“어떤 점이 의심스럽소?”
“의심이라뇨! 감히 무당의 행사에 의심을 가질 수가 있나요. 단지 100여 명에 이르는 검대에 널리 알려진 무당검수가 몇 안 된다는 점과 50명의 절정검수가 갑자기 튀어나왔다는 문제가 걸리긴 하죠. 한데 저렇듯 보란 듯이 실력행사를 하고 다니니 모두 ‘과연 무당이군!’ 하고 마는 거예요.”
“50명의 새로운 절정검수라니. 과연 무당이군.”
긴장을 풀어주려 농담을 했더니 조난정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호호! 봐요. 모두 황 방주님처럼 생각한다고요. 아참! 그럼 방주님은 소림내원이나 마교 비마대에 관해서도 모르시겠네요?”
“소림내원? 비마대? 혹시 그것도 비검대처럼 괴물을 상대하기 위한 조직이오? 신설조직?”
“호호호! 예, 맞아요. 그들 역시 막강한 신설조직이지요. 마치 몇 십 년을 투자해서 기른 조직처럼 말이에요.”
조난정의 말이 맞았다. 각성자라면 몰라도 무공고수는 단시간에 찍어낼 수 없다. 최소한 몇 십 년 투자한 결과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소림과 무당, 마교는 수십 년 전에 괴물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뜻이고.
과연 괴물뿐일까? 독고검문에 있는 녹단의 동굴처럼 던전을 숨겨두고 있을 수도 있지. 아마 그쪽이 더 설득력이 있으니 그렇겠군.
무림에 지금 처음으로 균열과 던전이 생긴 것은 아니다. 그 증거 중의 하나가 녹단의 동굴이니까.
쩝! 그럼 나만 알고 있다는 건 아니네.
사람 생각이란 다 비슷해 알고 있으면 비슷한 대책을 세우기 마련이다.
내가 무력집단을 만들려고 한 것처럼 그들도 시도했을 것이고, 그 결과물이 비검대나 비마대, 소림내원인 거다.
대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어느 정도 결과를 만들어 내었을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그리고 과연 알려진 문파뿐일까?
삼류문파인 독고검문도 십여 년 이상 비밀을 유지했다. 타파라고 그런 일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법.
역시 세상일은 내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조금 더 알아봐야겠다. 과장된 몸짓으로 진심으로 놀랐다는 듯이 물었다.
“이거이거! 과연 소림과 마교로군. 그 외에도 비슷한 조직이 또 있소?”
“항간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모용세가와 보타암, 곤륜도 비슷한 성격의 무력집단을 양성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럼 사황련은 어떤가요? 아니, 태화방이 제일 궁금한데 알려주실 수 있나요?”
“하하하! 알려주지 못할 이유는 없소. 한데 나도 새로운 무력집단을 조직할 생각인데 쉽지 않구려. 누구처럼 새로운 절정고수를 만들어낼 재주가 없으니 말이오.”
“하긴 방주님께선 인재 영입이 제일 문제겠네요. 혹시 무림대회라도 개최해 보시면 어떨까요? 크게 기대할 순 없지만 혹시 모르잖아요? 방주님이 운이 좋다면 대어를 건질 수 있을지.”
“흐음! 고려해 보겠소.”
흐흐! 대어는 눈앞에 앉은 난희가 대어지.
상태창을 살펴본 결과 언니 조난정은 평범했다. 자매 모두 마력 스탯은 없었고.
하지만 동생 난희는 홍염의 마녀라는 이명과 화염술사라는 고유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직 전부 비활성 상태였지만.
따라서 조난희의 경우 각성만 시키면 화염마법사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라 절로 군침이 돌았다.
일단 화염마법은 대 몬스터전과 광역마법에 최적화된 마법이니까.
물론 전격 마법과 함께 대인전에서도 활약할 수 있고.
내가 미남계를 쓸만한 얼굴은 안 되니까 수란과 혜 누이에게 친하게 지내라고 해야겠다. 나중에 기회를 봐서 들이대 봐야할 것 같았다.
쩝! 그래도 언니가 걸려, 언니가.
사문을 나오게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혈연까지 얽혀 있어 쉽지 않은 작업이 될 듯했다.
여자는 남녀문제로 얽는 게 최고로 빠른 방법인데.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듯이 혈연도 사문의 정도 팽개칠 수 있는 것이 여자다. 단,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 문제다.
힐끔힐끔 곁눈질로 난희를 쳐다보는데 난정이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황 방주님, 무당비검대가 도착한 듯해요. 곧 괴현상을 일으키는 만상루에 진입할 거예요.”
30명 정도의 청송검을 차고 회색무복을 입은 자들이 무당속가제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만상루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오와 열을 맞춰 질서정연하게 이동하는 것으로 보아 오랜 시간 함께 훈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 저자들이 그 유명한 무당비검대인 모양이군. 과연 지부장의 말대로 대단한 기세로군.”
“호호! 아무렴 방주님만 하겠어요?”
“아무래도 조 지부장은 날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아. 나야 고맙지만 말이네.”
“단신으로 비검대나 소림내원의 비밀고수들이 처리하는 일을 벌써 네 곳이나 해결한 방주님이 대단하지 않으면 누가 대단할까요. 호호호!”
“조 지부장은 이런 일들이 왜 벌어진다고 생각해?”
“정말 제가 황 방주님께 묻고 싶은 말이에요.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어느새 말을 편하게 놓게 되었다. 조난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무림에서의 위치로 보면 당연한 일이니까 말이다.
“글쎄 처음에는 사이한 집단의 흉계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 그래서 이젠 천재天災라고 생각하고 대처하는 중이지.”
“흐음! 천재라는 말씀이시군요. 하긴 저희도 오래전에 멸망한 혈교라든지 심지어는 마교까지 의심하고 조사했어요. 하지만 역시 방주님과 같은 결론을 내렸죠. 그러면 과연 언제까지 이런 일이 계속될까요?”
“그걸 알면 내가 흑막이게? 하하하!”
“호호! 얘기가 그렇게 되나요? 어쨌든 앞으로 본문과는 좋은 관계를 맺었으면 해요. 제가 본문을 대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하하! 하오문 역시 동도의 형제가 아니오. 친하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지. 나 역시 하오문이 아니더라도 조 부장 자매와는 친하게 지내고 싶어.”
“고마워요. 황 방주님. 아! 지금 들어가네요.”
과연 무당비검대가 만상루에 생성된 던전의 출입구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아직 던전정보는 모르고 있는 것 같군.
20명 정원에 30명의 무당비검대가 전부 진입하려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20명이 진입한 후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쪽팔릴만한 일인데 그 정도는 알고 있었는지 태연한 표정이다. 더 이상 진입을 시도하지도 않고.
그저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모여서 기다릴 뿐이다.
[연재]던전 in 무림 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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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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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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