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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인 무림 25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7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25화

25. 앞장서겠으니 따라오십시오.

 

 

 

 

 

대정 일행이 안민도로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려한 마차 한 대가 태호에 도착했다.

 

서른 명 정도의 날카로운 기세를 뿜어내는 검수들이 호위하는 마차.

 

지붕에는 남궁세가를 뜻하는 ‘의기천추’ 라고 적힌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마차의 문이 열리며 조손이나 부녀로 보이는 일남일녀가 내렸다.

 

사내의 머리는 희끗했지만 안색은 붉고 피부에 광택이 흘러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에 비해 함께 내린 여인은 눈이 번쩍 뜨일만한 이십 대의 청초한 미녀였다.

 

 

 

 

 

호위하는 무사 중의 하나가 달려와 사내에게 읍을 하며 보고한다.

 

 

 

 

 

“장로원주님! 태화방주가 얼마 전에 안민도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사내는 바로 남궁세가의 장로원주 의기천검 남궁 벽이었다.

 

남궁 벽은 올해 일흔 살로 태상방주 남궁 혁의 친동생이다. 십 년 전, 화경의 벽을 넘기 위해 폐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가 오늘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보았다는 의미였다.

 

 

 

 

 

물안개가 낀 안민도를 바라보던 남궁 벽이 나직이 혀를 차며 부하에게 지시했다.

 

 

 

 

 

“쯧! 우리가 한 발 늦었군. 태호에서 기다릴 것이니 숙소를 잡아라.”

 

“예, 원주님.”

 

 

 

 

 

남궁 벽의 곁에 있는 미녀가 뜻밖이라는 듯이 놀라더니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호호! 바로 따라 들어가지 않으시네요? 이렇게 되면 소손이 따라올 이유가 없어진 것 같아 조금 서운한걸요.”

 

“하하! 설아야. 그놈 소문을 들어보니 자존심이 무척 강한 놈이더구나. 더구나 그 놈이 어디 보통 놈이더냐? 태화일로를 일장에 쳐 죽이고 전광석화처럼 태화방을 장악한 놈이야. 태호는 엄연히 태화방의 영역. 만약 허락 없이 뒤를 쫓았다가는 놈이 살아있는 한, 남궁세가는 소주를 밟지 못할 것이야.”

 

“호호! 설마 그렇게까지 하려고요. 하지만 확실히 보통은 아니라는 점에는 동감이에요. 사황련의 콧대 높은 정보각주 반 여월의 이마를 깼으니까 말이에요. 세상에 누가 그럴 수 있겠어요. 아마 사황련주도 하지 못할 걸요? 호호호! 그러고 보니 어쩌면 작은할아버지의 말씀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무림오화 중, 남궁세가의 대공녀 천추검화 남궁 설이 그녀였다.

 

 

 

 

 

“그래, 그런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을 건드려선 결코 좋은 꼴을 보지 못하는 법이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아. 똥이 무서워서 피한다더냐?”

 

“호오! 그래도 평가는 꽤 후하시네요?”

 

“그놈이 한 짓을 봐라. 본가에 창천검대의 시신에 괴물의 사체까지 보내지 않았더냐? 단순한 호의가 아니고, 다시는 허튼 수작 부리지 말라는 경고였느니라. 대 남궁세가를 상대로 말이야.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이라도 그런 놈을 우습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치는 게야. 죽은 막내처럼.”

 

“호호호! 그래서 저도 흔쾌히 따라 온 거예요. 대체 어떤 사람이 대놓고 본가를 무시할 수 있나 궁금해서요. 나이도 저보다 어리다고 들었는데 말이에요.”

 

 

 

 

 

남궁 벽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호오! 이제 보니 설아가 다른 마음을 품고 따라나선 게구나? 하긴 이제 너도 밤이 외로울 나이가 되긴 했구나. 요즘 밤이 무섭더냐?”

 

“호호호! 설마요. 아직은 밤에도 할 일이 많답니다.”

 

“흐흐흐! 그거야 두고 보면 알 일이지. 아무튼 난 사파라도 상관없다.”

 

“어머! 천추검대 무사들이 깜짝 놀라는 것도 보이지 않으세요?”

 

“흐흐흐! 그래도 싫다는 소린 하지 않는 구나.”

 

“참 나, 작은할아버지도......”

 

 

 

 

 

조손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물안개가 낀 안미도에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남궁 설이 이제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참! 작은할아버지, 그 때문에 당문도 급히 태세를 전환한 모양이에요. 사절단이라니요? 호호호! 그렇게 빤한 수를 쓸 줄이야.”

 

“당가는 손해 볼 일이 전혀 없으니까. 잘 난 조카사위 하나 얻은 셈이니 말이다. 그놈도 참.,.....”

 

“왜요?”

 

“아무리 정사에 구분 없는 삼류 문파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냉큼 사파로 전향할 줄이야.”

 

“그만큼 태화방이나 구양 혜가 매력적이었단 뜻이겠지요. 그리고 말씀대로 삼류 문파에 정사가 어딨어요. 원래 그쪽 성향이었을 수도 있고 말이에요. 얘길 들어보니 문주의 복수로 하현의 유가장은 아주 씨를 말렸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금혈문도 마찬가지고.”

 

“발악하는 게야. 하지만 놈의 입장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게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달려들 테니. 벌써 당문이나 우리부터 달라지지 않았더냐? 놈에게 물리면 골치 아프다고 말이야.”

 

 

 

 

 

남궁 설이 동감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인데 아무래도 이번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래, 그래서 널 데려온 거고, 네 책임이 막중하다는 게다.”

 

“호호! 전 연하에는 관심 없네요. 더구나 유부남에게는. 나이도 어린데 벌써 부인이 둘이에요, 둘.”

 

 

 

 

 

남궁 설은 대정보다 다섯이나 많은 스물일곱이다. 여자 나이 스물일곱이면 벌써 애 둘셋은 있어야 하는 나이였고.

 

 

 

 

 

“이놈아, 잘난 놈은 혼자 차지할 수 없는 법이야. 네 애비만 해도 벌써 삼처 사첩이 아니더냐? 그 놈 나이에 네 애비는 콧물이나 흘리고 다녔어. 알기는 알아? 그러다가 평생 혼자 살게 되는 게야.”

 

“호호호! 글쎄요.”

 

 

 

 

 

남궁 설의 짜랑한 교소가 태호변에 울려 퍼졌다.

 

 

 

 

 

@

 

 

 

 

 

던전 입구에 가까워지자 정보열람이 던전 정보를 읽었다.

 

 

 

 

 

[보링거의 탄식(4성 폐쇄형 던전)]

 

 

 

 

 

설명을 듣기도 전에 입구로 빨려 들어갔다.

 

 

 

 

 

수욱!

 

 

 

 

 

예상대로 혜 누이와 난 마력장을 통과했다.

 

 

 

 

 

“사, 상공! 여긴 대체!”

 

“혜 누이, 일단 진정해!”

 

 

 

 

 

나도 놀란 척,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당 소려를 기다렸다.

 

 

 

 

 

“어어어! 이거 뭐야! 어라! 황 방주! 혜아! 무사했구나!”

 

 

 

 

 

던전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의 반응은 거의 비슷할 거다.

 

당황하다 경악하고 때로는 감탄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여주는 당 소려에게 물었다.

 

 

 

 

 

“이모님, 독룡대주는 같이 오지 않았습니까?”

 

“아! 그렇지. 독룡대주. 걔는 들어오지 못하고 튕겨 나는 것 같던데? 어떻게 된 일이지?”

 

“저라고 알겠습니다. 이모님도 우선 진정하세요.”

 

“으, 응. 그렇긴 한데 여긴 동굴이 아니네?”

 

 

 

 

 

그랬다.

 

절벽 중간에 있는 던전 입구는 동굴이 아닌 안민도의 선착장이었다. 선착장 끝, 호수위에 덩그러니 떠 있다.

 

 

 

 

 

혜 누이와 당 소려가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던전의 정보를 읽었다.

 

 

 

 

 

[보링거의 탄식(4성 폐쇄형 던전)]-리치가 되어 영생을 얻은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보링거의 영혼이 잠든 던전. 단발 이벤트 던전. 입장 인원 5인 이하. 입장 제한시간 5분. 재입장 대기시간 12시간.

 

 

 

 

 

리치가 나오는 4성 던전이라고? 그런데 이벤트 던전이고!

 

 

 

 

 

리치는 기본적으로 8서클 이상의 마법사다. 살을 주고 뼈만 남아 영생을 얻은 불사의 마법사가 리치다.

 

 

 

 

 

만일 필드에서 만나면 죽었다고 보면 된다. 8서클 마법사의 공격도 공격이지만 라이프베슬을 찾지 못하는 한 죽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쇄형 던전의 보스몹 리치는 다르지. 그래서 4성밖에 안 되는 거고.

 

 

 

 

 

폐쇄형 던전에서는 전체적인 능력치도 저하되지만 라이프베슬이 반드시 보스룸에 있기 때문이다.

 

 

 

 

 

해서 리치는 보스룸을 벗어나지도 않으며 찾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클리어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지.

 

 

 

 

 

비록 다운그레이드 되었다고 하나 리치와 그의 사역마가 만만할 리는 없다.

 

특히 보스룸의 입구를 지키는 대표적인 사역마인 데스나이트는 S급 헌터와 대등하게 취급된다.

 

 

 

 

 

결국, S급의 데스나이트와 동급의 리치를 연달아 상대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림으로 치면 초절정고수 둘을 연달아 격파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대일이라면 할 만하지. 흐흐흐!

 

 

 

 

 

그리고 이건 단발 이벤트 던전이다. 클리어 하면 던전이 사라진다는 말.

 

또, 공략과정에 자잘한 보상이 일체 없다. 던전으로서의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말. 어차피 일회성이라 사라지지만.

 

 

 

 

 

대신 클리어 보상이 상당히 짭짤하지. 스킬북이 나오니까. 그것도 공략자 맞춤으로.

 

 

 

 

 

때문에 헌터들 사이엔 로또던전으로 불린다. 그만큼 발생 확률이 낮지만 터지기만 하면 대박이라는 뜻.

 

 

 

 

 

그걸 내가 여기서 보네. 가만있자......4성 던전이면 스킬북이 A급 정도는 나오겠지?

 

 

 

 

 

정말 운이 좋으면 S급이 나올 수도 있다. 공략에 집중할 때다.

 

 

 

 

 

우선은 당 소려에게 던전에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려야 했다.

 

던전 입장 시간이 5분인데 거의 다 됐다.

 

시간이 지나면 마력스탯이 있는 사람이라도 들어올 수 없고, 1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던전 출입구는 그대로다. 다만 입장시간이 지나면 출입이 제한될 뿐이다.

 

 

 

 

 

심각한 척, 굳은 표정을 하고 당 소려에게 말했다.

 

 

 

 

 

“이모님, 독룡대주 일도 그렇고 우리도 먼저 출입 여부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출입 여부를 알아야 조사를 해도 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역시 그러는 게 좋겠지?”

 

“예, 앞장서겠으니 따라오십시오.”

 

“사, 상공. 조심하세요.”

 

“조심하게 황 방주.”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앞장섰다.

 

몇 발자국 되지 않는 거리를 신중하게.

 

내게 연기자의 소질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마침내 제한시간이 다 되었다. 던전 출입구 앞에 서서 녹색 물결을 향해 손을 뻗었다.

 

 

 

 

 

투웅!

 

 

 

 

 

“이럴 수가!”

 

 

 

 

 

경악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서자 혜 누이와 당 소려가 급히 물었다.

 

 

 

 

 

“상공, 왜 그러세요?”

 

“황 방주, 무슨 일이야!”

 

“밖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들어올 때 빨아들이던 이 녹색 물결이 이젠 몸을 밀어냅니다.”

 

“그럴 리가!”

 

“통과하지 못하게 밀어내는 것 외엔 특별히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직접 시험해 보시겠습니까?”

 

“그래, 내가 한 번 해보지.”

 

 

 

 

 

이구동성으로 놀라는 여인들에게 자리를 비켜 줬다.

 

 

 

 

 

“이런!”

 

“정말 이상하네요!”

 

 

 

 

 

그녀들 역시 손으로 밀어 보고 몸으로 부딪혀 봤지만 튕겨 나왔다.

 

 

 

 

 

이제 대미를 장식할 때다.

 

 

 

 

 

“제가 장력을 날려 볼 테니 모두 뒤로 물러서십시오.”

 

 

 

 

 

혜 누이와 당 소려는 두말없이 물러섰다.

 

사실 마력장은 공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뒤로 물러설 필요는 없었다.

 

 

 

 

 

“십방만천장!”

 

 

 

 

 

우우웅!

 

 

 

 

 

선명한 열 개의 장영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로써 당 소려는 내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거다.

 

 

 

 

 

빠아앙!

 

 

 

 

 

“오! 과연!”

 

 

 

 

 

열 개의 장영이 떠올라, 녹색물결을 향해 쏘아졌다.

 

곧 벌어질 광경을 기대하며 당 소려와 혜 누이의 눈이 빛났다.

 

 

 

 

 

그러나 기대했던 굉음과 화려한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힘없이 바람 빠지는 소리뿐.

 

 

 

 

 

퓨슉.

 

 

 

 

 

“헉!”

 

“아니! 이런!”

 

 

 

 

 

경악하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쯧! 이모님, 장력을 흡수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의 공격은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비켜봐. 황 방주, 나도 한 번 해볼게.”

 

 

 

 

 

당 소려가 팔을 걷어 부치며 나설 때였다. 그녀의 등 뒤, 마을 쪽에서 흐느적거리며 괴물들이 나타났다.

 

 

 

 

 

좀비! 무림에 강시도 아닌 좀비가 등장하다니.

 

 

 

 

 

고블린이 나타나고 트롤이 나오는데 좀비라고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

 

좀비들의 복장으로 보아 안민도의 주민이거나 유람 온 관광객인 듯했다.

 

과거가 어쨌든 지금은 그저 좀비일 뿐.

 

 

 

 

 

정보열람으로 살펴보니 레벨 10대의 좀비들이다.

 

 

 

 

 

이건 혜 누이가 잡아야겠군.

 

 

 

 

 

좀비의 레벨이 워낙 낮아, 37레벨의 혜 누이도 서너 마리 이상을 잡아야 레벨업을 할 수 있다.

 

58레벨인 나와, 88레벨인 당 소려에겐 경험치도 되지 않을 거다.

 

 

 

 

 

문제는 그 사실을 당 소려는 모르고 있다는 것이고.

 

그래도 혜 누이에게 몰아줄 방법은 있었다.

 

 

 

 

 

좀비 공략법은 목이 아닌 머리를 자르거나 부수는 것.

 

 

 

 

 

무림인인 당 소려는 목을 베지 머리를 자르지는 않을 거다. 확인사살을 핑계로 혜 누이에게 막타를 몰아주면 된다.

 

 

 

 

 

“혜 누이, 이모님! 마을 쪽을 보세요. 괴물입니다.”

 

“뭣이!”

 

“괴, 괴물이라고요!”

 

 

 

 

 

혜 누이가 오크에게 당한 경험이 떠오른 듯,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과민반응을 보였다.

 

 

 

 

 

얼른 다가가 안아주며 안심시켰다.

 

 

 

 

 

“혜 누이, 진정해! 잘 봐. 돈두괴물이 아니야. 그리고 그 돈두괴물을 해치운 사람이 바로 나야. 걱정하지 마.”

 

“사, 상공. 고마워요.”

 

 

 

 

 

진정이 됐는지 그제야 고갤 돌려 뒤를 쳐다본다.

 

그 사이 당 소려는 벌써 좀비들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혜 누이, 이모님 혼자 괴물과 싸우게 할 거야? 어서 도와주자. 나만 믿어!”

 

“.....예, 상공.”

 

 

 

 

 

우리도 검을 뽑아 들고 당 소려의 뒤를 쫓았다.

 

 

 

 

 

이런!

 

 

 

 

 

세상이 내 뜻대로만 돌아가진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거의 백여 마리에 이르는 좀비를 본 당 소려는 검 대신 비도를 날리고 있었다.

 

그녀의 성명절기인 천엽비도술을.

 

 

 

 

 

“삼십육 비뢰도!”

 

 

 

 

 

슈슈슈슈슈슉!

 

퍼퍼퍼퍼퍼퍽!

 

 

 

 

 

서른여섯 자루의 얇은 비도는 하나같이 그림처럼 날아가 좀비들의 머리에 틀어박혔다.

 

 

 

 

 

백여 마리의 좀비는 우리가 손쓸 사이도 없이 쓰러져 버렸다.

 

 

 

 

 

비도를 회수한 당 소려는 가볍게 몸이라도 푼 것처럼 손바닥을 탁탁 털며 물었다.

 

 

 

 

 

“강시도 아닌 시체 괴물이라니.....이건 원! 아, 저건 황 방주도 처음보는 괴물이지?”

 

“예, 이모님. 그런데 복장을 보아하니 안민도의 주민들 같습니다. 마을에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괴물이 되었는지 조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흐음!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일단 마을로 가 보자고.”

 

 

 

 

 

혜 누이가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령술이에요. 누군가 사령술로 죽은 시체를 조종한 거예요.”

 

“사령술? 정말이니?”

 

“예, 이모님. 누군지 몰라도 대단한 사령술사가 있는 것 같아요. 조심하세요.”

 

 

 

 

 

맞는 말이다. 8서클 마법사인 리치가 있으니까.

 

 

 

 

 

“혜 누이의 말대로 조심해서 가보시죠.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그래, 황 방주도 조심해. 그 놈이 이런 흉측한 일을 벌인 원흉 같으니까.”

 

 

 

 

 

좀비들은 전부 나왔는지 마을까지 가는 동안 더는 보이지 않았다.

 

 

 

 

 

삐꺽. 삐끄덕.

 

 

 

 

 

그 대신 레벨 20대의 스켈레톤이 나왔다. 궁수가 둘에 나머지는 일반병사로 숫자는 열두 마리다.

 

 

 

 

 

이것까지 당 소려가 처치하게 할 순 없었다.

 

 

 

 

 

“이모님, 이놈들은 안휘성에 나왔던 해골병삽니다. 이, 삼류 수준이라 상대하기 어렵지 않으니, 이번에는 혜 누이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혜아에게?”

 

“예, 이 기회에 괴물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줘야 합니다.”

 

“아! 맞아! 그런 일이 있었지. 좋아! 혜아야, 낭군님도 있고 이모도 지켜볼 테니 아무 걱정말고 해 치워라. 할 수 있지?”

 

 

 

 

 

혜 누이도 나와 당 소려의 마음을 이해했다. 본인도 넘어야 할 벽이라고 생각하는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할게요.”

 

“혜 누이, 궁수와 나머지는 적절히 떨어뜨려 놓을 테니 한 마리씩 확실하게 처치해.”

 

“알았어요.”

 

“이모님은 궁수를 견제해 주십시오. 전 병사들이 모이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알았어. 맡겨 두라고.”

 

 

 

 

 

장력으로 스켈레톤을 밀어내, 처음에는 한 마리를 상대하게 했다.

 

 

 

 

 

혜 누이는 한 마리에도 당황했으나, 특별히 위협적인 공격이 없자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전투방식을 지켜보니 헌터와 무림인의 차이가 극명하게 보였다.

 

 

 

 

 

무림인이 헌터보다 나은 점은 보법이었다. 일단 상대의 공격을 피하거나 흘리며, 바로 반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실한 강점이었다.

 

 

 

 

 

한 마리를 처치한 혜 누이는 자신감을 얻어, 바로 두 마리. 세 마리까지도 어렵지 않게 처리했다.

 

 

 

 

 

한 마리씩 쓰러뜨릴 때마다, 내 귀에는 띠링! 하고 혜 누이의 레벨이 올라가는 알림음이 들리는 듯했다.

 

 

 

 

 

혜 누이의 활약으로 스켈레톤은 쉽게 정리되었다.

 

 

 

 

 

“혜 누이, 수고했어. 어렵지 않았지?”

 

“예, 고마워요, 상공. 이모님.”

 

 

 

 

 

당 소려가 혜 누이의 어깨를 안아주며 물었다.

 

 

 

 

 

“그런데 황 방주, 이전에도 지금처럼 한 번에 여러 종류의 괴물이 나타난 적이 있었나?”

 

“저는 물론 제가 아는 한도에선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균열과는 또 다른 종류라고 볼 수 있겠군,”

 

“예, 그리고 아직 끝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차츰 강한 놈이 등장하는 것 같으니 긴장을 풀지 마십시오. 혜 누이도.”

 

“예, 상공.”

 

 

 

 

 

크르르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을에서 지옥의 똥개로 불리는 헬하운드가 나타났다.

 

 

 

 

 

지옥의 수문장이라는 켈베로스처럼 입에서 불을 뿜지만, 딱 차력쇼 정도의 화력이다. 오히려 물리거나 할퀴는 공격이 더 위협적이다.

 

 

 

 

 

수는 대략 20여 마리. 레벨은 30대.

 

이번이 혜 누이의 광렙 찬스였다.

 

 

 

 

 

당 소려가 헬 하운드의 앙상한 몰골에 혀를 찬다.

 

 

 

 

 

“하이고야, 세상에 뼈다귀만 남은 개도 있네. 쯧쯧!”

 

“이모님, 이번에도 놈들의 약점이나 관찰하며 혜 누이에게 몰아주죠?”

 

“으음......가능 할까? 아까보단 강해 보이는데?”

 

“저랑 이모님이 있는데 문제가 생기겠습니까? 이 기회에 괴물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없애주고 싶습니다.”

 

“혜아는 할 수 있겠어? 괜히 무리할 필요는 없단다.”

 

“아니에요, 이모님. 해보겠어요.”

 

 

 

 

 

아암! 그래야지. 버스타고 가라는데 걸어가겠다면 사람 돌아버리니까.

 

 

 

 

 

[연재]던전 in 무림 25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전 화 | 070-8861-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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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우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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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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