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24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1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24화
24. 진심으로 바란다
결국 당 소려와 당문사절단 열 명을 데리고 태호에 도착했다.
태화방의 방기幇旗외 당문의 가기家旗가 나란히 꽂힌 두 대의 마차를 서른 명의 시커먼 사내들이 둘러싸고 수행했다.
이를 위해 철사파 강인은 부하 서른 명을 이끌고 직접 마부석에 올랐다.
수행원을 흑도의 철사파로 정한 이유는 단순 수발은 무림인보다 낫기 때문이다.
소주에서 태화방과 당가의 기가 꽂힌 마차에 시비 걸 사람은 없을 테니 경호인력은 필요없다.
당 소려와 당가 사절단은 처음 이들을 보고 못 마땅해했지만 채, 반나절이 지나지 않아 엄지를 척 세웠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 싫어하려야 싫어할 수가 없었던 것.
사실 윗사람 눈치 보고 입속의 혀처럼 구는 데는 누구도 이들을 따라가기 어려울 거다.
형님이 시키는 온갖 치사하고 잡다한 일을 군소리없이 해나가는 것이 깡패들의 일상이니까.
무림의 흑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난 이번 일정을 전부 강인에게 일임했다.
숙소 섭외부터 경비지출까지 전부.
흑도인이 언제 태화방과 당가를 수행할 기회가 있었을까.
없다.
수행은커녕 태화방 산하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다. 이름에 먹칠한다고 난리다.
때문에 이번 일은 강인과 철사파에는 평생의 자랑으로 남을 거다.
그러니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며 비위를 맞추는 거다.
마차가 부드럽게 멈추고 문이 열렸다.
마차를 몰던 강인이 어느새 달려와, 문을 열고 허리를 반으로 접으며 보고 한다.
“방주님,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태호루라고 태호에서는 가장 유명한 객잔입니다. 삼 층에 차를 준비해 놨습니다. 내리시지요.”
“수고했다.”
마차에서 내려 숙소를 보니 태호루라는 객잔이다.
태호가 바로 보이는 자리에 세워진 삼 층 전각에는 언제 준비했는지 태화방기와 당가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태호루를 전부 빌린 건가?”
“전체를 사용하지만 빌린 것은 아닙니다, 태호루도 방주님의 사업장입니다.”
“그렇군.”
뒤를 이어 내리던 당 소려가 태호루의 전경을 보고 감탄한다.
“오오! 그러니까 이 객잔도 황 방주 거란 말이지. 우리가 통째로 쓰는 거고.”
“예, 이모님. 그렇다는군요.”
“아까 강인이가 당가기를 잠시 빌려달라고 했던 이유가 저기에 있었군.”
“괜한 시비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 아니겠습니까? 삼 층에 차가 준비되어 있다니 오르시지요, 이모님.”
“그래, 우리 조카사위 말이 맞아.”
삼 층에 올라 태호를 바라보며 차를 마셨다. 한낮인데도 태호 중앙에는 자욱한 물안개가 끼어 있다.
당 소려가 물안개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가 안민도라는 곳이지?”
당 소려도 오면서 들었다. 멀쩡한 귀를 막을 수도 없어 내버려 두었고.
“그런 것 같습니다.”
“가볼까?”
“저길요?”
“궁금하지 않아?”
오는 길에도 계속 호기심을 보였다.
“글쎄요.....멀리서 보는 물안개 자체로도 장관이지 않습니까? 꼭 가까이 가서볼 필요까지는......”
“어머! 서운하게. 재건으로 한창 바쁜 시기에 태화방주가 방을 비우고 태호까지 왔는데 관광이나 하러 온 거라고? 에이, 너무 날 물렁하게 보는 거 아냐?”
쿨럭!
지상 최강의 생명체가 아줌마란 사실을 간과하나니......
내가 너무 무림 아줌마를 무시했나보다. 아줌마 레벨이 어디 갈 리 없는 데 말이다.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그에 비해 혜 누이의 말에는 서운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상공, 이모님 말씀이 사실이에요?”
구양 혜는 정말 놀러온 줄 알았나 보다.
처음 만났을 때, 꽤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더니, 아랫도리에 깃발 꼽힌 뒤론 영 나사가 풀린 모습이다.
긴장이 풀린 건지, 처녀를 잃으며 총기도 전부 빠진 건지......뭐, 던전에서 구르다 보면 달라지겠지.
네크로멘서도 마법사.
나사 풀린 마법사는 곤란하다.
정신력과 지능이 마법사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소양이니까.
“태호도 본방의 관리지역이니까 민원이 발생하면 해결하는 것도 우리 책임이지. 특히 지금은 태화방이 살아있다는 걸 알려야 할 때고.”
단박에 뽀록났지만 조금 포장해 대답했다.
당 소려는 씨익 웃으며 알면서 넘어가준다.
“그래서 안민도에는 언제 가보려고?”
“원래는 내일이나 모레쯤 혼자 가볼 생각이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미룰 필요 있겠습니까. 물론 이모님도 같이 가실 거죠?”
“호호! 나는 언제든지 좋아.”
입구 쪽에 대기하고 있는 강인을 쳐다보자 바로 달려왔다.
“방주님, 배를 준비할까요?”
“사공은?”
“노련한 사공으로 이미 수배해 두었습니다. 바로 부를 수 있습니다.”
“한 척이면 될 걸세. 준비되면 알려주게.”
“예, 방주님.”
강인이 물러가자 당 소려의 시선이 강인의 뒷모습을 따라가며 말한다.
“참! 강인이 일 잘해. 흑도에 있기 아까운 인재야.”
얼마나 인상이 깊었으면 당문의 직계가 이름까지 기억한다.
“흑도라서 잘하는 겁니다.”
“그런가? 나도 다음부터 수행원 중에 한 둘은 꼭 흑도에서 뽑아야겠어.”
“좋은 생각이십니다. 한데 저들은 떼로 있어야 더 잘합니다.”
“그래? 그렇군. 좋은 거 배웠어.”
“그럼, 혜 누이. 이모님 모시고 방에 갔다가 준비하고 내려와.”
“얘, 상공. 이모님, 같이 가요.”
한 척이면 된다고 했더니 강인은 화선을 구해왔다. 수행원까지 전부 타고도 남을 만한.
철썩철썩.
담수호라 파도는 아니고 노 젖는 소리다. 물안개가 짙게 낀 안민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사공의 말에 의하면 물안개는 안민도에서 대략 십 장정도 퍼져 있다고 한다.
멀지는 않은데 섬 안을 전혀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던전이 아닌가? 가보면 알겠지.
물안개 속에 숨겨있을 던전 입구를 찾아야 한다. 던전탐기 기능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거다.
오히려 반응이 없을 때가 더 문제네!
그럼 정말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다. 그건 그대로 흥미로운 일이다.
어쩌면 지구로 귀환할 방법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
마력을 사용해 던전탐지 거리를 100미터로 넉넉하게 늘려 맞췄다.
일행을 태운 화선은 물안개에 접근하지 않고 안민도를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지이잉지이잉
반응이 있다. 확실히 던전이다.
기쁨과 실망이 교차하는 미묘한 느낌이다.
“이모님,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습니까?”
“......아니, 자네는?”
“저도 마찬가집니다. 사공, 다시 한 바퀴 돌아주게!”
“예, 방주님.”
나야 던전 출입구인 녹색 자기장의 물결을 찾았다. 호수로 이어진 절벽 중간에 부자집 대문만한 크기로 생성되어 있었다.
단지, 바로 입구를 찾으면 당 소려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한 바퀴 더 도는 거다.
그리고 당 소려가 먼저 발견하기를 기다렸지만 이번에도 지나치려 한다.
급히 절벽 쪽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모님! 저기 절벽에 녹색 문처럼 생긴 이상한 물결이 보이십니까?”
“어디......그게 보인다고?”
당 소려의 능력이면 뚜렷하게 볼 수 있는 거리다. 물안개가 방해를 한다고 해도 못 볼 정도는 아니다.
그렇지만 보지 못하는 듯하다.
“일단 가까이 접근해 보겠습니다. 사공 절벽 쪽이다. 절벽으로 선수를 돌리게.”
“......예, 방주님!”
사공이 꺼리는 이유는 접근을 해도 다가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거역할 수 없어 화선은 서서히 던전입구가 있는 절벽으로 나아갔다.
철썩철썩.
화선이 안민도를 둘러싼 물안개에 닿기 직전에야 당 소려도 발견했다.
“아! 과연! 자네 말이 맞았어. 이제야 보여.”
“아! 그러네요.”
이제야 보이는 듯. 혜 누이도 발견한 듯 하지만 다른 사람은 무슨 소리를 하나 하며 고개를 갸웃한다.
이번 던전은 마력이 없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그때였다.
지지직.
TV화면이 잠시 흔들릴 때처럼 잠깐 시야가 흔들렸다.
“어!”
“음!”
바로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왠지 위화감이 느껴졌다.
뱃머리가 어느새 다른 방향으로 돌려져 있고 던전 입구와는 멀어지고 있었던 거다.
“이게 무슨!”
“......으음! 황 방주, 아무래도 진법이 설치된 듯해.”
“이모님! 진법이 아니라 사환술이에요. 비슷하지만 조금 달라요. 아! 안민도 전체에 사환술을 펼치려면......최소한 백 명의 영혼이 필요해요. 아아! 이 안에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 같아요.”
“혜아야, 사환술이라니? 설마 네가 사환술을 베웠단 말이냐?”
당 소려는 안민도에 벌어졌을 참사보다 혜 누이가 사환술을 익혔다는 것이 더 놀라웠나 보다.
“예, 어머님께.”
“아니! 언니는 왜 멀쩡한 혜아까지! 하아!”
“......죄송해요. 이모님. 상공.”
“혜 누이, 어째서 이모님이 저리 화를 내시는 거야?”
“.......”
혜 누이가 대답하지 못하자 당 소려가 설명했다.
“당문의 여식이 데릴사위를 맞는다는 것은 자네도 알겠지?”
“그렇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지 않습니까?”
“아니, 직계는 전부 그래야 해. 하지만 좌도방문의 비술을 익힌 혈족은 직계, 방계를 불문하고 출가시킨다네. 가뜩이나 정사중간으로 알려진 본가가 아닌가? 좌도방문의 비술까지 품고 있으면 구파나 다른 세가들이 용납하지 않아. 그래서 특히 경계하고 있지만.....무슨 뜻인지 알겠지?”
“예, 하지만 이젠 상관없습니다. 태화방은 사파니까 말입니다. 혜 누이, 이제는 더 떳떳하게 수련해도 좋아.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얘기하고.”
태화방이 사파라서 다행이다. 대놓고 익혀도 시비 걸 사람 없으니까.
네크로멘서는 무림에서도 경외시 되는군. 참 아이러니한 일이야.
아마 시체와 영혼을 다룬다는 점과 공포스러울 정도의 강력한 힘이 그렇게 만들었을 거다.
그런 그렇고.
“혜 누이, 그럼 저 물안개를 뚫을 수 있는 거야?”
“지금 제 실력으로 화선이 통과할 때까지 유지할 수 없어요.”
어쨌든 가능하다는 말이다. 전부를 데려가봐야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럼 어느 정도 가능한 거야.”
“......서너명 정도가 한계일 것 같아요.”
“네 명이 시도해보죠? 이모님이 한 명 더 뽑아주시고, 강인, 너는 나룻배를 내려라.”
“예, 방주님.”
결국 당문의 사절단 중 무공이 가장 높은 독룡대주를 포함 네 명이 나룻배로 옮겨 탔다.
혜누이와 당 소려가 뱃머리에 앉고 나와 독룡대주가 선미에서 배를 움직이기로 했다.
서서히 배를 몰아 다시 물안개에 접근했다.
혜누이가 긴장한 얼굴로 입술을 앙 다물고 뱃머리에 섰다.
두 손을 합장하고 중얼거리며 검지에 피를 내 입으로 가져간다.
흐미! 아프겠는거.
혜 누이는 하늘을 향해 활짝 벌리며 물안개를 향해 입에 머금은 피를 뿜어냈다.
푸화악!
화우! 모세도 아니고......
바닷물 대신에 눈앞의 물안개가 쩍 갈라졌다. 갈라진 거리는 십 장이 채, 안 된다.
“상공! 어서 배를 움직이세요!”
나도 말하기 전에 직감적으로 가야 한다고 느껴 장력으로 수면을 치며 앞으로 달렸다.
펑! 펑! 펑!
좌악좌악!
나룻배는 쏜살같이 갈라진 물안개 속을 달렸다.
혜누이는 다시 피를 뿜어내어 절벽까지 길이 생겼다.
펑! 펑!
촤악촤악.
절벽 밑에 도착했을 때, 처음에 갈라졌던 물안개가 이미 합쳐지고 있었다.
“이모님, 혜누이와 먼저 갑니다.”
혜누이를 허리에 끼고 나룻배를 박차, 던전 입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뒤이어 당 소려와 독룡대주가 날아올랐다.
아! 독룡대주, 괜찮겠지?
우리 넷 중에 유일하게 마력스탯이 없는 사람이다.
우리가 나올 때까지 무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연재]던전 in 무림 24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야우사,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480-3
정가:비매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