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3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8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3화
3. 나도 몰라!
나와 버프를 받은 대산이 철웅과 수란에 합세하자, 어렵지 않게 나머지를 처리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난 다시 세 번의 알림을 들었고.
헤벌쭉 풀어지는 안면근육을 간신히 통제하며 현수도사를 도우려 했다.
하나 현수도사의 제지로 지켜보기만 했다.
현수도사는 처음 트롤의 질긴 가죽과 재생력에 의해 당황했지만 곧, 신법과 검기를 이용한 공격으로 효과적으로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롤의 한 쪽 다리를 잘랐다.
서걱.
쿵!
바닥에 쓰러진 트롤에겐 다시 기회가 없었다.
어렵지 않게 트롤의 목을 자른 현수도사가 지친표정으로 검을 거두며 우릴 보고 중얼거렸다.
“흐음! 내가 잘 못 보았나?”
아마 생각보다 우리 사형제가 잘했다는 뜻일 거다.
빤히 우리 사형제를 쳐다보던 현수도사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다가왔다.
“생각보다 자네들이 잘해줘 도움이 되었네. 무량수불!”
“아닙니다. 도사님이 가장 큰 괴물을 막아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겸양은 됐네. 실제로 자네들이 기대이상으로 잘해주어 안심하고 상대할 수 있었으니까. 이제 이 변고를 무림맹에 알리고 올 테니 괴물들의 사체를 장원 안으로 옮겨주게.”
“알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스르릉!
대답을 마치고 난, 바로 검을 뽑아들고 쓰러져 있는 트롤에게 달려갔다.
완전히 베어지지 않은 트롤의 목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었던 거다.
오오! 이게 왠 떡이냐. 굴러들어온 막타를 놓친 순 없지!
트롤의 재생력은 나밖에 모르고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았다면 절호의 레벨업 찬스였다.
서걱!
확실히 확인 사살을 하고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현수도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목이 다시 붙으려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잘했네. 무량수불!”
현수도사가 미심쩍은 시선을 거두며 돌아섰고, 천둥처럼 들리는 알림음이 울렸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이번에는 총, 다섯 번의 알림음이 울렸다.
트롤의 막타로 5레벨이나 올랐단다.
더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5레벨과 10레벨을 달성한 구간 보너스 스탯도 받았다.
[5레벨 달성 보너스 자유스탯 5를 지급합니다.]
[10레벨 달성 보너스 자유스탯 10을 지급합니다.]
[15레벨 달성 보너스 자유스탯 5를 지급합니다.]
이건 또 무슨 일이냐?
상태창을 보니 5구간에 자유스탯 5와 10구간에는 10을 받는 듯하다.
이것도 골든레벨러의 위엄이란 말인가!
일반적으로 10레벨에 자유스탯 5를 보너스로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난 5구간 마다라는 뜻.
그것도 10구간에는 5가 아닌 10이란다.
이렇게 막 퍼줘도 되는 거냐?
아직 추측일 뿐이라 나중에 확인해 보아야겠다.
“대산아, 장원 일꾼들을 불러와. 이 사체들은 우선 비어있는 창고로 운반해야겠다.”
“예, 대사형.”
다이어울프는 몰라도 트롤의 무게는 우리들만의 힘으로 운반하긴 어려웠다.
트롤의 피가 줄줄 세어나가는 게 보인다.
쩝! 까비. 트롤 피 아까워 죽겠네...값비싼 재료로 쓰인다고 했던 것 같은데. 다이어울프 가죽도 값이 괜찮았던 것 같고. 부산물이야 그렇다 쳐도 마석은 챙겨야 할 텐데.
한국에서 마석은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덕분에 가격이 상당했다.
헌터가 몬스터를 잡는 이유였기도 하고.
하나 이곳에선 아직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가죽이나 피가 어떻게 연구가 될지 몰라도 전기도 없는 무림에서 마석의 가치를 발견하기는 어려운 일.
그렇기는 해도 왠지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당장 전기를 발명할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아냐, 결국 이곳에서도 용도를 찾아 낼 거야. 그게 사람이니까. 어쩌면 내공에 도움이 있을 수도 있고.
한국에서도 흡수하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하나 흡수되는 양보다 손실되는 양이 많고 불순물이 섞여 마나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해서 꼭 필요한 경우에는 마석을 특별한 방법으로 가공, 정제한 뒤, 흡수하곤 했다.
정제 및 가공 기술이 없는 무림에선 흡수는 썩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아니야! 그건 또 모르는 일. 반대로 이곳이 무림이라 가능할 수도 있어. 온갖 해괴한 심법이나 무공이 존재하는 곳이니까. 또, 아무렇지 않게 사람 목숨 갈아 넣으면서 실험하는 곳이니. 역시 마석은 포기 못 해.
그렇다고 당장 몬스터 심장을 파헤칠 수는 없었다.
실력이 좋다면 작은 흔적만 남기고 깔끔하게 채취하겠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고 내 실력으론 걸레짝을 만드는 게 더 쉬울 것이다. 그럼 의심살 건 분명하고.
그렇다고 무림맹을 상대로 사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는 일이다.
별수 없지. 옮기기 전까지 창고에 보관할 테니 나중에 기회를 보는 수밖에.
@
저녁 식사 전이다.
몬스터의 사체에서 언제 어떻게 마석을 꺼낼까 고민하고 있는데, 장원의 정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쾅!
이런 시발! 이건 또 뭐야!
시골 동네 삼류문파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법이다.
웬만해선 시비를 걸지 않고 거는 곳도 없으니까.
아까 벌어진 차원 균열과 몬스터 등장 같은 특별이벤트는 1년에 한 번이면 족하다.
그런데 같은 날 정문이 박살나는 소리가 들리다니.
후다닥 검을 챙겨 들고 정문으로 달렸다.
역시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오는 철웅이 날 보고 묻는다.
“대사형, 무슨 일입니까?”
“나도 몰라! 인마!”
금방 알게 됐다.
정문으로 가는 도중 마주쳤으니까.
유가장의 장주, 죽은 막내 사제 유석중의 아버지가 무서운 얼굴로 식객들을 앞세우고 걸어오고 있었다.
대충 싸한 느낌이 오는데 설마? 아무리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있다지만 그건 아니겠지?
만일 내가 생각하는 그 일 때문이라면 우린 엿 된 거다.
척보니 유가장주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해결될 놈이 아니다.
상식이 있는 놈이라면 이 자리에 없었을 테니까.
그래도 말은 들어봐야 하고 명색이 대사형이라 내가 나설 수밖에.
솔직히 쫄리지만 앞을 가로막고 물었다.
“유 장주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놈! 비키지 못할까! 문주는 어디 있어!”
“무슨 일인지 말씀을 하셔야 문주님께 보고할 것 아닙니까?”
“다 필요 없다. 이놈들도 모두 죽여! 오늘 내 아들을 죽인 독고검문의 씨를 말린다! 쳐라!”
시발! 내 이럴 줄 알았지. 왜, 뭣 땜에 죽었는지 묻지도 확인도 않고 사이코패스같은 소리를 한다.
하지만, 여기는 무림.
그 사이코패스 소리가 진심이란 것이다.
유가장에는 이류 무사도 있다고 들었다.
가만히 있다간 몰살당할 것이었다.
실력으론 안 되고, 기선을 잡아야 한다.
처음 보고 감이 와서 나도 은밀히 준비하고 있었다.
유 장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버프를 걸었으니까.
일단 원흉인 유 장주만 먼저 죽이면 된다.
뒤탈이야 있겠지만 먼저 칼을 뽑은 것은 유 장주.
마침 보는 사람도 많다.
유 장주가 먼저 죽는다면, 따라온 유가장의 식객들도 괜히 피를 볼 이유가 없어지고.
쌔액!
망설임 없이 검을 뽑아 유 장주의 심장을 찔러갔다.
채앵!
시발! 막혔다. 이젠 진짜 엿 된거다.
“삼류 문파라더니, 칼 솜씨도 삼류구나!”
유 장주 옆에 있던 식객 중주삼흉의 첫째가 검을 막았다.
놈은 이류고수.
공방일체를 걸었는데도 검이 막혔다.
재챙! 챙!
유 가장 식객들과 달려온 사제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이제 바야흐로 살육의 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차원이동 1년 만에 겨우 상태창이 열리고 폭업을 한 오늘.
하필이면 내 스물두 살의 짧은 생이 막을 내리려 한다.
시발! 여기서 죽으면 한국에서 깨어나려나? 제발 그랬으면 좋겠는데.
마지막이란 생각에 나를 따라 검을 뽑아든 사제들의 얼굴을 쳐다봤다.
새끼들! 나 같은 놈도 대사형이라고...
둘째와 수란에게도 공방일체를 걸어주고 놈들에게 달려들려고 할 때였다.
“현수도사님!”
구세주가 현신했다.
하늘에서 아니, 정문에서 황금 동아줄이 걸어오고 있었다.
내 목소리에 유 장주와 식객들의 고개가 돌아갔다.
놈들도 무당 단복인 도복을 걸친 현수도사를 봤다.
유 장주의 얼굴이 썩어 들어가며 일그러진다.
시발! 쌤통이다 새끼들아!
“유 장주, 대체 이게 무슨 일이오! 무량수불!”
몰라서 묻는 건 아닐 거다.
그래서인지 현수도사의 노한 목소리에 유 장주가 대답하지 못한다.
“.......현수 도사님.”
시발! 도호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현수도사의 등장으로 일단 상황은 종료되었다.
유 장주는 사과 한마디 없이 식객들과 함께 돌아갔다.
“허어! 사람 참! 그렇게 안 봤는데. 무량수불.”
“그만 들어가시지요. 도와주셔셔 감사합니다.”
이 사람아. 당신 사람 보는 눈 없어. 난 당신이 어린새끼를 제자로 삼았을 때부터 알아 봤다고. 그나저나 저 새끼, 반드시 사고를 칠 텐데.
아쉽게도 당장 막을 힘이 없었다.
빨리 강해져야 하는데 과연 그때까지 기다려 줄지는 모르겠다.
뭐 그래도 밥은 먹어야겠지?
식사를 마치고 현수도사가 무림맹에 연락한 결과를 아쉬운 얼굴로 통보했다.
아마도 괴물사체를 가져가고 싶었나 보다.
“괴물들의 사체는 무림맹으로 가져가기로 했네. 끝까지 독고검문에서 수고해 주었으면 하네. 무량수불!”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거다.
무당으로 가려면 안휘와 하남을 거쳐야 하는데, 하남에는 소림과 개방이 있다.
하니 억지로 무당으로 가져가면 구설수에 오를 것이 뻔한 일.
울며 겨자 먹기로 무림맹으로 옮기는 거다.
결국, 사체를 옮길 준비를 하는 동안 현수도사는 본문에 머물기로 했으니, 유 장주의 행패도 당분간은 없다는 뜻.
일단 시간은 번 셈이다. 목숨도, 마석을 챙길 시간도.
‘한 시가 급하다. 시간 끌 것 없이 마석은 오늘 밤 처리하자.’
사체를 옮기려면 마차가 필요하다.
그런데 다이어울프는 몰라도 3미터가 넘는 트롤의 사체를 싣고 갈만한 마차는 없다.
결국 잘라서 실어야 한다는 말. 꼭 머리와 팔다리로 자를 필요가 있나?
허리 대신 좀 더 위를 자른다고 뭐랄 사람은 없을 거다.
머리, 팔, 다리 짝만 맞춰 가져가면 되니까.
병중인 문주를 대신해 마차 수배를 지시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밤이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상태창을 정리할 생각이다.
“휴우! 오늘은 정말 긴 하루였다. 근데 현수도사 상태창은 나랑 많이 다르네.”
밥 먹으며 열람한 현수도사의 상태창을 떠올려 본다.
이름-현수(말똥이)
나이-47세
에너지회로-양의무적신공(SS)
레벨-90
스탯- 힘54, 민첩82, 체력72, 감각31, 내공51
자유스탯-45
고유스킬-태극혜검(SS), 칠성둔형(S), 양의검(A), 무당면장(A), 태극권(A)
역시 구파일방.
과연 무당이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정말 화려한 상태창이다.
그리고 이상한 점도 많은.
우선 이명도 없고 고유능력도 없는데 무지막지한 스킬로 도배했다.
저 정도 스킬이면 S급이나 마찬가지야.
심법을 뜻하는 에너지회로가 SS급이고 같은 SS급인 태극혜검을 비롯해 S급이 하나, A급 스킬을 무려 세 개나 가졌다.
한국의 A급 헌터는 SS급은커녕 S급 스킬이 하나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대부분 A급 스킬 한두 개가 전부일 거다.
고급 스킬로 도배하고 경험과 숙련도마저 높다.
이런 식이면 한국의 A급 헌터는 명함도 못 내밀 것이다. 그리고 또, 이상한 점이 있다.
현수도사는 스킬에 등급이 붙었는데 난 붙지 않았다는 거다.
등급외라면 EX라도 붙어야 하는데.
물론 내 경우, 힘, 밑, 체의 종합버전인 육체라는 것은 이미 이해했다.
무림인에게 마력 대신 내공일 것이라는 것도 이미 유추한 사실이고.
근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왜 자유스탯을 저렇게 쌓아 놓은 거냐고?
45나 되는 자유스탯을 일부러 쌓아 놓지는 않았을 터.
무공으로 보면, 아마 ‘벽’을 뛰어 넘지 못해 정체한 상태일 듯 싶었다.
만약 내가 현수도사라면, 전부 내공에 밀어 넣을 거다.
그렇게 되면 현수도사는 얼마나 더 강해질까? 상상하긴 힘들었다.
바로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 상상이나 하고.’
아니, 이상하다니, 내 존재 자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잖아?
나도 모르게 떠올린 모습에 등골이 오싹해 졌다.
무림에 수많은 각성자가 등장하는 모습을.
[연재]던전 in 무림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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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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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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