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3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화
1. 무림에 몬스터가 나타났다.
홍택호와 태호, 소주로 유명한 강소성의 작은마을 하현에 독고검문獨孤劍門이 있다.
독고검문이라는 말에 김용의 무협소설 ‘소오강호’에 등장하는 독고구패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거다.
누구에게도 패하지 않아 자신을 패배하게 만들 자를 찾아 지었다는 별호. 독고구패. 하지만 죽을 때까지 찾지 못했다는 절대강자.
사실 나도 조금은 기대했다.
설마 내가 독고구패의 후인?
별안간, 현대에서 무림으로 차원 이동했으면 그 정도 버프는 기본 아닌가?
버프는 개뿔, 그냥 독고라는 성을 쓰는 사람이 세운 삼류 중에서도 저 아래쪽 문파일 뿐이었다.
뭐, 사실 독고검문의 대사형이란 입장에서 이런 말까지 하기에는 조금 부끄럽다.
하지만 사실인걸.
좀 더 까놓고 말하면, 가장 고수인 문주님이 이류 무인이고, 총 문도수 다섯 명의 초라한 문파가 독고검문의 실체다.
결국, 나도 말만 대사형이지 이런 곳의 대사형이 무슨 소용이겠나.
실제로 위상은 명문대파의 문지기만도 못한 것을.
빨리 탈출하는 것만이 답이다.
비루한 삼류 문파 생활을 하면서 기대는 희망이라곤, 차원이동을 하면서 동시에 ‘각성’까지 했다는 것이다.
차원이동 하기 전, 내 이름은 황대정.
대 헌터 시대.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반건달, 반백수로 몬스터 대신 허송세월을 사냥하며 지냈다.
키 195에 몸무게 110킬로로 각성자보다 각성자 다웠지만, 각성하지 못한 쭉정이였다.
그게 마음에 스크래치라도 냈는지, 유유상종하며 비슷한 놈들과 어울리다보니 자연히 반건달이 되어 있었고, 독하지도 못해 조폭까진 되지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 내게도 각성의 손길이 뻗어 왔다. 밝고 웅장한 빛무리가 나를 감싸온 것이다.
이제 고생 끝 행복시작?은 깨뿔.
헤벌레 하다가 눈 떠 보니 이곳이었지. 빌어먹을! 생각만 해도 열 받네.
더욱 황당한 일은 이곳에도 나와 똑같은 21살 황대정이 있었다.
키도 체격도. 얼굴에 이름까지 똑같은 독고검문의 대사형 황대정이.
마치 도플갱어처럼 말이다.
그런데 더 웃긴 건, 도플갱어가 하나로 합치듯이 그 놈의 지나온 21년 기억까지 온전하게 내게 있었다.
차원이동에 각성에 도플갱어에 환장의 콜라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환생 트럭에 치인 일도 없고 절벽에서 떨어지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환생이나 전생과는 상관없고.
내 몸 그대로 가지고 이동했으니 빙의도 아닐 거다.
그래서 대체 뭐냐고?
나도 몰라 시벌!
독고검문의 대사형 황대정이란 놈도 죽은 기억이 없었으니까.
사정이야 안타깝지만 이미 벌어진 일.
언제까지나 어리버리하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다행이 독고검문의 문주나 사제들은 날 여전히 대사형으로 알고 있어, 나만 잘 처신하면 문제 될 건 없었다.
뭐, 얼굴이나 체격도 똑같고 기억도 있는 마당에 문제돼봐야 별일 없을 테고.
아무튼 당혹, 분노, 실망, 체념은 밤에 이불차며 했고, 낮엔 대사형 황대정으로 지냈다.
한편으로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방법을 모색하면서.
최소한의 단서는 있었으니까.
상태창!
이름-황대정
이명-골든레벨러(비활성)
나이-22세
고유능력-공방일체(비활성), 인장술(비활성)
에너지회로-골든서큘레이터(비활성)
레벨-1(비활성)
스탯-육체10, 감각5, 내공10, 마력1(비활성)
그 단서란 게 모두 비활성화라는 게 문제지만.
더 열받는 건 능력치가 왜 이렇게 빵빵한건데?
비활성이라 뭔지 몰라도 그 어렵다는 이명도 붙었고 고유능력도 두 개나 된다.
어디 그뿐이랴?
골든레벨러, 골든서큘레이터 이렇게 골든이 둘이나 붙어있다.
알다시피 골든이 붙은 것 치고 나쁜 건 없는 법이다.
최소한 못해도 중상 이상은 간다는 뜻.
그러니 더 욕이 나올 수밖에! 이대로 한국에 있었으면, 헌터 업계에 슈퍼루키가 등장했다고 개난리가 났을 거다.
이렇듯 상태창에 나타난 이명이나 고유능력, 스탯의 특별함으로 보아 내가 보통 각성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럼 뭐하냐고! 로또는 맞았는데 돈을 찾을 수가 없는데.
더욱이 무림 생활이 1년여가 지난 지금, 시도 때도 없이 열어 봐서 그런지 상태창이 점점 희미해져 간다.
어느새 반투명해져서 이제 열어보기도 겁난다. 어느날 원래 그랬다는 것처럼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아서.
상태창이 사라지는 그날, 소설 ‘마지막 잎새’처럼 나도 같이 사라지지 않을까? 한심한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나는 그저 로또 한 장 없는 삶이지만, 로또에 맞는 날을 기다릴 뿐이었다.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를 바라보듯.
정작 로또를 맞은 녀석은 따로 있었다.
오늘은 막내 사제가 대기업인 무당파로 탈출(?)하는 날이었다.
뭐 나랑 지지고 볶고, 겉으로만 정상인인척 하는 사이코패스라 경사스런 날이었다.
막내사제가 정문 앞까지 배웅나온 사형제들과 나를 향해 정중히 포권하며 인사했다.
눈앞에서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는 가증스런 어린 놈은, 이제 방년 18세의 내 막내사제 유석중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아니지만.
인성과 재능은 별개라고 막내새끼는 옆에 있는 무당파 일대제자 현수라는 매화검수의 눈에 띄었다.
저 새끼도 그렇지. 업계 상도덕도 없는 나쁜 새끼!
무당의 현수도사는 불쑥 찾아와 부상으로 골골 앓고 있는 문주에게 막내새끼를 제자로 삼겠다고 요청 아닌 통보를 했다.
물론 현대사회라면 능력 있는 놈을 스카우트하거나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적하는 일은 흠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는 현대가 아닌 무림이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문파라도 사제관계를 함부로 맺지는 않는다.
특히 사문의 절기를 배우는 직전제자의 경우 문파를 옮기는 일은 배신과 같은 말이다.
지들은 단전을 폐하는 것도 모자라 사지를 자르는 주제에.
무림에서 사문을 배신하는 대가는 무척 가혹하고 엄중했다.
명문대파에서는 명예살인이라는 파문장은 물론이고 심한 곳은 문파대전까지 벌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상대는 구파일방의 하나인 무당파.
우리 독고검문같은 삼류문파에게 무당파는 천외천의 존재.
일대제자의 말이라도 감히 거스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니들 제자가 무당의 제자가 되니 영광이 아니냐고 하면서 뻔뻔하게 군다.
문주는 씁쓸한 표정으로 허락했고 싹수없는 어린 새끼는 만세를 부르며 좋아했다.
그래. 어차피 싹수가 노란 놈, 무당에 똥 치운다고 생각하자.
사실 말 뿐인 대사형이라 무슨 말을 해도 놈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 거다.
비록 수련기간이 제일 오래되었지만 내공으로 발린지 오래였으니까.
나이도 많은데 왜 내공으로 발리냐고?
유석중은 원래 하현의 유지인 유가장의 외동아들이다.
유가장이 비록 무림 문파는 아니나 돈이 많아 일류고수를 초빙해, 유석중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런 놈이 5년 전에 독고검문의 제자가 되었다.
일류고수를 초빙해 개인과외를 받던 놈이 겨우 이류가 문주인 독고검문에 말이다.
이건 분명히 불손한 의도가 있다는 뜻.
알고 보니 문주의 딸인 독고수란에 한눈에 반한 거다.
당시 13살이던 꼬맹이 새끼가 말이다.
그것까진 좋다고 치자. 무림에서 13살이면 알 건 다 알고 시집 장가도 가는 나이니까.
문제는, 새파랗게 어린 것들과 내가 이상한 삼각관계에 엮인 것이다.
독고수란이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온 듬직한 체구의 대사형을 좋아했대나 어쨌대나.
쓸데없는 사랑의 짝대기가 나에게 향한 것이다.
어린 놈은 일차원적으로 방해가 된 원인인 날 없애기로 마음먹고, 눈에 보이지 않게 시비를 걸었다. 나이도 많고 몸집도 내가 컸지만, 내공이 너무 딸리니 비무란 이름으로 뼈가 부러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떠나는 마당이니, 마지막 엿은 먹여야 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어린 놈은 막상 독고수란을 두고 떠나려고 하니 불안한가 보다.
무당 제자가 되면 수란의 마음이 변할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게 마음대로 되겠냐?
“하하! 대사형이라 부르는 것도 이제 마지막이겠군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래도 금방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무당검수가 되어서 말입니다.”
놈이 비꼬는 소리에 녀석의 하나뿐인 약점을 건드렸다.
“그래, 막내사제. 무공에 정진해서 꼭 훌륭한 무당검수가 되길 바라마. 수란 사매는 내가 많이 아끼고 보살펴 줄 테니. 걱정말고. 현수도사님. 많이 도와주십시오.”
“당연한 일일세. 무량수불!”
“흐으! 이 새......”
놈이 발작하려는 순간 현수도사가 돌아서며 말했다.
“석중아, 그만 가자. 갈 길이 멀다.”
“....예, 사부님. 황 사형, 지금 그 말 반드시 책임져야 할 거요!”
“알았으니까 걱정 말고 어서 가거라. 현수도사님과 무당이 널 부르고 있지 않느냐.”
나는 승리의 세레머니로 독고수란의 어깨에 팔을 척 걸치며 당겼다.
마지막으로 염장을 질렀더니 놈이 차마 소리는 내지 못하고 입 모양으로만 욕한다.
읽어보면.
‘개새끼! 죽여버릴 거야!’
‘응! 그러던지. 나도 수란이 죽여줄 건데? 흐흐흐!’
나도 입 모양으로 대꾸하며 옆에 있던 수란의 어깨를 더욱 세게 감싸 안았다.
수란은 이게 왠 기회냐 싶었는지 냉큼 안겨들어 팔짱까지 끼었고.
놈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발을 떼고 있었다.
“떠나기 아쉽나 보구나. 허나 무당검사가 되겠다는 놈이 벌써 눈물을 보이면 되겠느냐?”
내가 막타를 치고 놈을 보니, 놈이 분에 차 이를 꽉 물며 검을 뽑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발을 굴렀다. 나를 베려고.
어? 뭐야? 진짜?
야, 무방비 상태인데 갑자기, 아...원래 저런 놈이었지.
나 이렇게 죽는 거야?
그때,
끼이잉-쩌저적-!
칠판을 긁는 듯한 기분 나쁜 굉음과 함께 유중석의 머리 위 공간이 길게 찢어졌다.
그리고 찢어진 공간에서 대여섯 개의 시커먼 그림자가 무서운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퍽!
그 중 하나의 몸체가 유중석 위로 떨어졌고, 유중석은 억 소리도 내지 못하고 머리가 산산조각이 나 뒈졌다.
마치 쥐포라도 된 듯이.
저게 왜 여기서 나와?
생각을 이어갈 틈도 없이 상태창이 강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연재]던전 in 무림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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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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