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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69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7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69화

169화. 혈로를 걷다

 

 

 

 

자금성의 전각들을 보이는 대로 쑥대밭으로 만들며 전진하기를 일각 여. 일행 대부분이 탈출해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동안 기관에 의한 공격은 받았지만 금의위나 동창이 나타나지는 않았던 것이다. 황궁경비대의 모습도 볼 수 없어 그야말로 사람의 씨도 구경 못하고 있었다.

놈들의 대응에 기가 막혀 남궁 노괴에게 물었다.

“정말 대단한 놈들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사람구경을 할 수 없을까요?”

“글쎄 말이다. 이 정도 부셨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다는 것은 아직도 진법이 작동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더냐?”

“그래도 부순 전각만 해도 벌써 십여 챕니다. 놈들도 아니다 싶으면 뭔가 반응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이렇게 주구장창 기관하고 싸우고 있어야 하니 답답해서 그럽니다.”

남궁 노괴가 하늘을 가득 채우며 날아오는 화살 비를 쳐내며 대답했다.

“그걸 내게 물어 어쩌겠느냐? 나도 이런 것들만 상대하려니 환장하겠다.”

그렇게 두세 채의 전각을 더 부수며 전진했을 때 드디어 변화가 생겼다. 새로 나타난 광경은 처음의 정원과 비슷했다.

걸음을 멈추고 당가 노인에게 물었다.

“여긴 맨 처음에 만난 만화기환진萬花奇幻陳 아닙니까? 설마 우리가 처음으로 돌아온 겁니까?”

꽃과 나무로 가득한 정원에 환영과 미로가 복합된 매복과 기관이 함께 설치된 진법이었다. 조금 전에 탈출해 합류한 당가 노인이 전방을 주시하며 대답했다.

“그건 모르겠지만 확실히 만화기환진과 비슷하구나.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헛짓거리만 한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저길 보거라.”

당가 노인이 가리킨 곳은 하얀 운무가 자욱하게 끼어 있는 화원이었다. 원래라면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어 일행을 놓치고 고립되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운무는 겨우 무릎정도까지였다. 때문에 미로처럼 구불구불 나 있는 길도 훤히 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십 층짜리 거대한 전각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그렇군요! 확실히 황궁전체에 펼쳐진 천금봉쇄진天擒封鎖陣이 타격을 받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일이 좀 더 쉬워지겠습니다.”

“그렇구나. 하지만 목표에 가까워진 것 같으니 긴장을 풀어 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위의 공격이 시작될 테니 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가시죠! 먼저 진의 중심이 되는 전각을 파괴해야겠습니다.”

“그게 좋겠구나.”

일행은 일제히 전각을 향해 정원으로 뛰어들었다.

스스슥.

치직. 치지직.

정원으로 뛰어들자 역시 풍경이 변했다. 그러나 화면이 흔들리듯이 한차례 일렁거리더니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더구나 일행의 모습도 훤히 보였다.

“확실히 진이 영향을 받아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놈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 테니 다른 대책을 세우기 전에 파괴하는 것이 좋겠다.”

“예, 어르신.”

일행은 저마다의 절기를 펼치며 중앙의 전각으로 향했다.

쾅! 쾅!

펑! 우르르. 부스스.

일행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기관에 의한 공격을 파괴하며 중앙 전각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우리를 맞이하는 일련의 무리가 전각을 보호하듯 포진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복장의 두 집단으로 얼핏 보아도 수백이 넘는 인원이었다. 절반쯤은 금의위를 나타내는 황색장삼을 입었고 나머지는 흑색장삼을 걸친 사내들로 흉험한 기세를 드러내고 있었다.

힐끗 놈들의 복장을 살핀 남궁 노괴가 일행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하하! 처음으로 제대로 된 놈들을 만난 듯하구나! 복장을 보니 금의위와 동창의 놈들인 것 같다. 어디 놈들의 실력을 구경해 보자꾸나!”

“그렇군요. 겁에 질려 도망친 줄 알았는데 전부 여기에 숨어 있었군요.”

우리 도발에 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놈들의 뒤에서 지체 없이 공격 명령이 떨어졌다.

“쳐라!”

채챙! 챙!

“충!”

복명과 함께 일행을 향해 수백 명이 일시에 날아들었다. 보기에는 꽤 멋있고 장엄해 보였지만 우리 눈에는 하루살이처럼 보였다.

“쯧쯧! 어린놈들이 제 무덤을 제가 파는 구나!”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는다고 욕하지는 마라. 강호는 원래 비정한 곳이니 말이다.”

일행들도 저마다 한 소리씩 하며 놈들을 맞아 날아올랐다.

“상 장로, 이곳은 어르신들께 맞기고 우린 뒤에 숨어 있는 지휘관부터 처리합시다.”

“예, 장주님. 제가 길을 트겠습니다! 차핫!”

“아니오, 같이 갑시다! 백호출동!”

슈와악!

펑! 펑!

상 장로 함께 허공으로 솟구쳐 전각을 향해 날아가며 놈들을 공격했다. 상대도 마주 공격을 해왔지만 역시 역부족이었다. 일류나 절정의 수준으로 우릴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펑!

“끄아악!”

서걱서걱!

“아악!”

곧 장내는 일행들에 의한 일반적인 학살이 벌어지며 놈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놈들은 머리수를 이용한 인해전술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마치 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끊임없이 공격해 왔다.

만일 일행이 일반적인 사람들이었다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일행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묵묵히 베어 나갔다. 마치 연무를 하듯이 전혀 망설이지 않고 기계적으로 살수를 펼쳤다.

‘상대가 안 되는 줄 알면서 이렇게 무모한 짓을 벌이는 이유가 뭐지?’

몇 명의 적을 날려 버리던 중 불현 듯 드는 생각이었다. 놈들도 뇌가 있다면 후퇴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황제의 명령이라도 제 목숨 아까운 건 알 텐데 말이야.’

그런데도 하나같이 비장한 표정으로 목숨을 도외시한 채 공격하고 있었다.

‘이거 원! 마치 약 빤 놈들처럼 달려들고 있으니.......’

순간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설마! 이놈들 진짜로 약 빤 것 아니야?’

과거 무협지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자신의 몸을 폭발시켜 상대를 공격하는 자살공격 방법을. 소설마다 위력은 다르지만 한 결 같이 상당히 위험한 공격이라고 서술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워낙 많은 숫자라 놈들은 차츰 일행과 섞여 들어 혼전을 유도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실력의 차이가 변하는 것은 아니어 놈들이 일방적으로 쓰러지고 있었다.

그때였다.

삐이이익!

돌연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동시에 백호기도 날카로운 경보를 울렸다.

애애애애앵!

서둘러 호신강기에 백호강기까지 끌러 올리며 일행을 향해 소리쳤다.

“위. 위험합니다! 피햇!”

그러나 내 경고는 한 발 늦고 말았다.

부르르.

퍽! 퍽! 퍽!

호각소리에 놈들의 신형이 한 차례 부르르 떨리며 폭죽 터지듯이 터지기 시작했다. 산산조각이 난 놈들의 육편은 강기에 쌓여 마치 크레모아처럼 사방으로 비산했다. 새빨간 핏방울과 조각난 뼈 조각까지 강기가 되어 쏘아져 날아 닥쳤다.

퓨슉! 슉! 슉!

쌔액! 쌔애애액!

지근거리에서 터져 피할 곳이 없는 일행은 모두 호신강기를 끌어올려 허공으로 솟구치며 몸으로 막아야 했다. 하지만 워낙 가까운 거리에서 일어난 폭발이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투둥! 투두두둥!

퍼벅. 퍼버버벅!

강기가 된 놈들의 피륙은 호신강기를 두드리고 충격을 안겨줬다. 그 중에는 호신강기를 뚫고 백호강기까지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크윽!”

나 역시 근래 처음으로 느끼는 충격에 몸을 휘청거리며 신음을 흘려야 했다.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자살공격이 멎고 난 광경은 그야말로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시산혈해屍山血海.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가 바다를 이룬다는 말처럼 주변은 온통 시뻘건 선혈과 육편으로 산을 이루었다. 내력을 잃은 핏방울은 핏물이 되어 대지를 시뻘겋게 물들였다.

철퍽철퍽.

걸음을 옮기면 흥건한 핏물로 인해 질퍽거리는 소리가 났다.

“대, 대체 이게 무슨........! 우욱!”

험한 꼴에는 이골이 났다고 자부하던 나도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간신히 참으며 일행들을 찾아봤다. 마침 비틀거리는 상 장로가 보여 상태를 물었다.

“상 장로, 괜찮으시오!”

“장주님은 괜찮으십니까?”

“내력이 진탕한 정도요.”

“다행입니다, 저도 괜찮습니다만........”

상 장로가 어두운 표정으로 한 곳을 가리키며 말꼬리를 흐렸다. 상 장로가 가리킨 곳에는 황보 노인이 입가에 피를 흘리며 죽은 듯이 쓰러져 있었다.

“황보 어르신!”

얼른 달려가 부축하며 이름을 부르자 힘겹게 눈을 뜨며 말했다.

“크윽! 포, 폭멸공爆滅功이라니........푸핫!”

황보 노인은 힘겹게 입을 열다가 검붉은 피를 뿜어내며 기절했다. 한데 검붉은 피에는 잘게 잘려진 장기 조각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

황급히 내력을 불어 넣으며 내부를 살펴보니 상당히 위급한 상황이었다. 비록 적진의 한 복판이지만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어 단전에 손을 대며 말했다.

“상 장로, 호법을 부탁하오!”

“예, 장주님.”

백호기를 불어 넣어 응급치료를 하자 혈색이 돌아오며 검붉은 피는 차츰 선혈로 바뀌어갔다.

‘곤란한데? 어떡한다?’

치료를 하는 도중에 주변을 살펴보았더니 황보 노인 외에도 절반이 넘는 일행이 쓰러져 있었다. 상대적으로 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었다.

비교적 상태가 좋은 무광 스님과 남궁 노괴 등이 달려들어 구급조치를 하고 있었지만 심각한 표정으로 보아 상황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놈들이 더 이상 공격해 오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시간이 있고 목숨만 붙어 있으면 대부분 구할 수 있었다. 일행은 모두 각 문파에서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이라 질 좋은 요상약을 지니고 있다. 더구나 이번 거사를 위해 숨겨놓은 영단도 한두 알씩 얻어 나왔을 터였다.

응급조치를 받고 요상약이나 영단을 복용해 충분히 운기를 할 수 있다면 문제없을 일이었다.

‘이거 곤란하게 됐는데.’

하지만 이미 놈들의 기척이 느껴지고 있었다. 더욱이 이번에는 지금까지 상대한 놈들과는 전혀 다른 고수들이었다. 그 숫자도 최소한 오십은 넘어보였다.

“으음! 나, 나는 됐네. 다른 사람들을 돌봐주게.”

다행히 황보 노인이 정신을 차렸다. 단전에서 손을 떼며 황보 노인에게 물었다.

“움직이실 수는 있으십니까? 더 강한 놈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으음! 내 몸뚱이 하나는 지킬 만하네.”

“일단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상 장로, 부상자를 한 곳에 모아 주시오.”

“예, 장주.”

황보 노인을 부축해 아미의 전대장로인 수향스님을 살피고 있는 무광스님 곁으로 데려갔다.

“무광 스님, 수향스님은 어떠십니까?”

“대부분의 심맥이 끊어져 좋지 않아. 아미타불!”

“제가 살펴보겠습니다. 스님께선 상 장로를 도와 부상자를 모아주십시오. 곧 놈들의 재공격이 시작될 것입니다.”

“알겠네. 아미타불!”

수향스님의 명문에 장을 붙이고 백호기를 주입해 끊어진 심맥을 이어갔다. 운기를 할 수 있도록 중요 심맥을 이어놓자 한 모금의 선혈을 뱉어내며 정신을 차렸다.

울컥.

품속을 뒤져보니 역시 아미의 비전 영단이 나왔다. 입속에 넣어주며 말했다.

“스님, 어서 운기를 하십시오.”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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