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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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5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59화
159화. 빈 손으로 갈 수는 없으니까
더구나 처참한 꼴을 하고도 명색이 관리라고 위세가 당당했다. 실제로 금의위의 남북진무사라면 그럴 만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흥분한 놈은 입을 열기도 쉬웠다. 흥분이 지나치면 제 입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니까. 놈들의 악에 바친 고함을 깨끗이 무시하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럼 지금 너희들의 대장인 제갈현기는 금의위에 있다는 말인가? 제 집에 불이 났는데도?”
“네놈들의 빤한 수작을 도독께서 모를듯 듯싶었느냐!”
역시 놈들은 함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 그럼 제갈현기는 지금 금의위에 있다는 말이군.”
“누, 누가 도독께서 계시다고 했다는 말이냐!”
“인마! 그게 뭐 대단한 비밀이라고 그렇게 정색을 해. 잠시 우리끼리 의논할 게 있으니 조용히 하고 있어.”
놈들에게 수혈을 짚어 재워놓고 혈화선녀와 사황삼선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선녀님, 아무래도 우리계획이 알려진 듯합니다.”
사황삼선의 호법을 받으며 운기요상을 하고 있던 혈화선녀가 고개를 끄떡이며 대답했다.
“그런 듯하구나! 그럼 이젠 어떻게 할 생각이냐? 가지도 치지 못하고 괜히 놈들을 건드리기만 했으니 말이다. 약이 바싹 오른 놈들이 무슨 짓을 벌일지는 빤하지 않느냐?”
“쩝! 아마 오군도독의 사저도 실패했을 확률이 큽니다. 이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곧 추격조가 구성될 것입니다.”
“추격조야 상대하면 그만이지만 괜한 화풀이가 무림의 문파로 미치지 않겠느냐?”
우리를 잡지 못하면 그렇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잡혀 줄 수도 없는 일. 아무래도 이젠 전면전밖에는 남지 않은 듯했다.
“선녀님, 이렇게 된 이상 우리가 오군도독부를 치는 것은 어떨까요?”
“오군도독부를?”
“예, 금의위야 황궁에 있지만 오군도독부는 궁밖에 있으니까 말입니다. 일단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 합니다. 일을 크게 벌여놓고 빈 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흐음........나쁘지 않은 생각인 듯하구나. 그럼 먼저 마교 아이들의 상황을 알아봐야겠구나.”
“예, 이번에는 모두 함께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놈들에게 혈마인이 있는 이상 만만치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혈화선녀가 사황삼선에게 명령을 내렸다.
“삼선은 마교 아이들을 이곳으로 데려오게.”
“예, 선녀님.”
삼선이 마교 봉공들과 상 장로를 데리러 떠나자 혈화선녀가 말을 건넸다.
“어린놈이 벌써 화경을 넘보다니 성취가 대단하더구나.”
“과찬이십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이놈! 화경이 어디 운으로 넘을 수 있는 경지더냐? 네게는 어울리지 않는 겸손은 그만 두어라. 그나저나 명문대파 출신도 아닌 너를 화경까지 길러낸 은사가 누군지 궁금하구나.”
또 다시 골치 아픈 화제가 나왔다. 상 장로가 한 말도 있어 되도록 피하고 싶은 화제였다. 상 장로와 손속을 나눴다면 무적권왕의 무공을 알아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알아봤다고 해도 결국 끝까지 우기겠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는 못할 것이다.
해서 혈화선녀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으로 화제를 돌렸다.
“가전무공에 기연이 더했을 뿐입니다. 아차! 선녀님께서도 혈마인에 대해서는 아시고 계시겠지요? 혹시 아는 얼굴일지도 모르니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래? 말은 들었지만 이지를 잃고서도 어떻게 무공을 유지하는지 궁금하기는 하더구나. 놈들의 무공으로 보아 평범한 놈은 아닐 테니 잘 하면 네 말대로 아는 인물일 수도 있겠구나.”
다행히 말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혈마인의 복면을 벗겼어도 정체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얼굴을 확인한 혈화선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아는 얼굴이 한 명도 없구나.”
“과연 세상은 넓고 기인이사는 많은 듯합니다. 이렇듯 고강한 무공을 지닌 자들이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것을 보면 말입니다.”
“너 역시 그 중의 하나가 아니더냐?”
잘못하면 화제가 다시 내 무공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하는 찰나에 인기척이 들렸다. 때마침 사황삼선이 마교 봉공과 상 장로를 데리고 돌아온 것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들에게 달려가 검마에게 물었다.
“어르신, 가신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오면서 들어서 알고 있네만 그쪽도 마찬가지였네.”
“그럼 혈마인이 나타났다는 말씀이십니까?”
“혈마인은 보이지 않았지만 백여 명의 군사를 베어야 했지.”
혈흔이 묻은 그들의 모습을 보아하니 한차례 드잡이가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혈마인도 없는데 당할 그들이 아니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역시 오군도독은 오지 않았고 말입니까?”
검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상당한 실력을 지닌 놈들이긴 했지만 오군도독은 없었네.”
“상당한 실력이라면 어느 정도를 말하시는 겁니까?”
“놈들이 펼친 군진이 그렇다는 말이네. 무림의 합격진과는 또 달라 처음에 잠시 고전했으니까 말일세.”
“그렇습니까? 봉공들께서 잠시라도 당황할 정도의 군진이라면 사람들에게도 알려 경계를 해야 할 듯하군요. 그건 그렇고 추격조가 구성되기 전에 오군도독부를 칠 생각입니다. 어르신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단 예의상 물어본 것이다. 혈화선녀가 있는데 반대하지는 못할 테니. 생각대로 검마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혈화선녀를 향해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
“노선배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노인네가 중년미부에게 노선배라 하는 모습은 상당히 이질감이 느껴졌다. 혈화선녀는 고운 아미를 찡그리며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노선배라 하지 말라니까! 난 한 장주의 의견에 찬성이다. 이곳까지 와서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럼 저희도 찬성입니다.”
결국 마교와 사황련의 절대고수들로 이루어진 일행은 오군도독부를 습격하기로 결정했다. 이들로 오군도독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혈화선녀와 부딪치는 것이 껄끄러운 상 장로는 혈마인을 지키라고 남겨 두었다. 나머지 전력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길잡이는 백호기에 당한 남북진무사 두 명이 맡았다. 오군도독부에는 늦은 밤중임에도 불구하고 비상이 내려진 모양이었다. 병장기를 든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었다.
오군도독부를 눈앞에 두고 혈화선녀가 지시를 내렸다.
“내가 한 장주와 검마와 함께 수뇌부를 칠 테니 너희들은 놈들의 주위를 끌고 있어라!”
“예, 선녀님.”
“소란이 벌어지면 한 장주는 오군도독에게 안내해 주게.”
“예, 선녀님.”
나와 검마의 손에는 흐릿한 눈동자의 남북진무사가 잡혀 있었다. 그들이 우리를 오군도독에게 안내하게 될 것이다.
혈화선녀의 명령을 받은 사황삼선과 세 명의 마교 봉공들은 지체 없이 오군도독부의 정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다 죽여!”
“받아라!”
슈와악!
쌔애액!
경비를 서는 오군도독부의 군사들이 놀랄 틈도 없이 그들의 손에서는 막강한 공격들이 쏟아져 나왔다.
콰광!
펑!
우지끈!
그들의 공격에 먼저 정문이 종잇장처럼 갈라지고 담장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삐이익!
적의 침입을 알리는 경시가 날았고 곧, 경비중인 군인들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침입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아니었다. 여섯 명의 화경고수에서 쏟아져 나오는 무공에는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퍼벙! 퍼버벅!
“끄아악!”
“끄윽!”
일절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는 그들의 공격에 오군도독부는 금세 아비규환의 참상이 펼쳐졌다. 비명이 난무하고 팔다리가 잘린 시신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지켜보던 혈화선녀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우리도 가자! 앞장서라.”
“예, 선녀님.”
휘리릭.
오군도독의 거처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가장 크고 화려한 전각을 찾으면 되었으니까. 불이 환히 밝혀진 전각에는 완전무장을 한 군인들이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앞서 몸을 날리던 검마가 혈화선녀에게 보고했다.
“지붕위에 여덟입니다.”
“처리하게.”
“예, 선녀님!”
검마와 나는 전각위로 날아오르며 숨어있는 여덟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그들이 있던 자리에 몸을 숨기고 놈들을 살폈다.
어지러운 발소리와 함께 당황한 군인들의 고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대장님, 무림인의 습격입니다. 놈들의 무공이 보통이 아닙니다. 경비인력을 총 동원했지만 상대도 되지 않습니다. 정문은 곧 뚫릴 것입니다.
-침입자는 모두 몇 명이냐? 아니다, 일단 동원할 수 있는 전 병력을 다 투입하라! 도독님께는 내가 보고하겠다!
-충!
“선녀님, 이곳에서 지켜보면 될 듯합니다. 놈이 나오면 이 놈들이 알려줄 테니 말입니다.”
“아니다. 기다릴 필요 있겠느냐? 전부 해치우고 놈을 찾는 편이 빠를 것이다.”
탁! 휘릭!
말릴 사이도 없이 혈화선녀가 전각 내부로 떨어져 내렸다. 아무래도 혈마인에게 당한 일로 상당히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었다.
슈악! 펑!
“컥!”
혈화선녀는 눈에 보이는 대로 살수를 펼치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검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저 성미는 죽을 때까지 고쳐지지 않을 걸세. 자네가 이해하게.”
“쩝! 우리도 가시죠. 가능하면 놈은 생포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혈화선녀가 발군의 활약을 펼친 덕분에 어렵지 않게 제갈진한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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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군도독부의 도독 제갈진한을 사로잡고 수뇌진을 처지한 뒤 곧바로 북경을 벗어나 황보세가로 향했다. 소림과 무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문인들이 아직 황보세가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보에 의하면 장문인들은 아직 갑론을박하고 있지만 황군과의 결전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다. 단지 장소와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듯했다.
그런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우리가 벌인 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가 벌인 일로 인해 황궁에서는 대대적인 무림인 추살령을 내렸으니까.
그로 인해 이미 몇 군데의 군소문파는 관군의 공격을 받아 멸문했다. 처음에는 대항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멸문 당했으나 쥐도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이빨을 드러내는 법이다.
하나 둘 관군에 대항하는 문파가 생겨난 것이다. 어차피 망할 것이면 싸우다가 죽겠다는 무리들과 세력을 모아 대적하자는 자들로 나뉘어져 각자의 방식으로 대항하고 있었다.
때문에 각 지방의 명문대파에는 지역의 군소문파 무인들이 집결하고 있었다. 그들은 다시 구파와 오대세가, 사황련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때문에 구파 역시 이젠 싫든 좋든 구심점이 되어 대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다시 황보세가로 돌아온 것은 떠난 지 꼭 한 달이 지나서였다. 남아있는 장문인들과 대책을 의논하기 위해서였는데 그만 한 발 늦고 말았다.
남아있던 황보세가 총관의 말에 의하면 일주일 전에 모두 무당을 향해 떠났다고 했다. 황군의 다음 목표가 무당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무당에서 무림맹의 기치아래 황군과의 결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반격을 꾀하고 있는 듯했다.
소식을 들은 나로 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큰일 났군! 이젠 무당이 아니라 소림이나 황보세가일 텐데!’
처음에는 나 역시 무당이 다음 목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황궁 주변에서 벌인 일로 인해 바뀔 확률이 높았다.
황제가 수백만 명의 군사를 동원할 수 있다고 해도 대부분은 어중이떠중이일 수밖에 없다. 그들로 자기 집을 지키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정예 중에 정예인 오십만 군사를 불러 들여 재정비해 공격에 나설 것이 틀림없었다. 황제에겐 아직 명분과 시간이 충분하니까.
‘위협을 느낀 황제는 이제 집 주변부터 정리하려 들 텐데.’
그렇다면 황보세가와 소림사가 유력했다. 그런데 모두 호북의 무당으로 떠났으니 황보세가는 텅텅 비고 말아 공격을 받는 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