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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53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3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53화

153화. 중구난방이란

 

 

 

 

 

화산에 대한 공격과 갑작스런 병장기 휴대 금지령이 가져온 파장은 실로 컸다. 배신을 망설이던 이들에게는 쐐기를 박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때문에 내적갈등을 숨기지 못해 눈에 띄게 동요하는 것이고.

‘흐흐흐! 초짜들 같으니라고.’

사실 태연하게 동료를 배신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이들은 명예를 중시하는 정파의 장문인들이다. 세간의 평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높다.

때문에 웬만큼 뻔뻔하지 않고는 동요하며 티를 내기 마련인 것이다. 청성 장문인과 모용 세가주처럼 말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이들 중에서 반드시 배신자는 나온다고 봐야하니까.’

이들 중에 첩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대책을 세우는 편이 여러모로 안전했다. 뒤통수는 맞는 것이 아니다 치는 것이니까.

‘흐흐흐! 그렇다면 차라리 잘 된 일인 건가?’

배신자는 모르고 뒤통수를 맞을 때 뼈아픈 법이지 미리 알고 있으면 전혀 위험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거꾸로 이용할 경우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

‘어차피 오늘 내가 앞에 나설 일은 없을 테니 일단은 지켜보다가. 흐흐흐!’

놈들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결정적인 한 방을 먹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에 잠긴 사이 장문인들은 목소리를 높여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청성과 모용 세가주를 살피며 귀를 기울였다.

“........무림 역사상 황제가 병장기를 금지한 예는 단 한 번도 없었소. 더구나 상호 불가침의 암묵적 약속마저 깨뜨리고 벌써 두 문파나 공격했소이다. 본인은 우리도 더 이상 묵과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오이다.”

화산의 지척에 있는 종남 장문인은 마음이 급한 모양이었다.

‘어라? 종남이 관부로 진출한 제자가 제일 많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아닌가?’

종남은 원래 도교계열의 문파였다. 하지만 지금은 종교적인 색채를 벗어내 구파 중에는 유일한 속가문파였다. 때문에 제자들은 사문의 제약 없이 군부에 진출할 수 없었다.

비천이 회유를 한다면 도가계열의 청성보다는 종남이 먼저였을 것이다. 그런데 제일 먼저 황제와 싸울 결의를 밝히고 나섰다.

‘다음이 종남이라는 위기감 때문일까? 아니면 무림인 황제에게 반기를 들게 만들기 위한 기만전술?’

일단 황군이 계속 무림문파를 공격한다면 다음은 종남이 분명했다. 한데 기만전략이라고 보기에도 곤란한 것은 황제나 비천의 입장에서 볼 때, 무림이 한데 뭉쳐서 좋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담이 되는 일이지. 병장기 금지령을 내린 의미도 없고.’

내가 종남 장문인의 진의를 고민하고 있을 때, 무당 장문인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종남 장문인의 의견에도 일리가 있소이다. 하지만 황군에 대항하는 일은 역모를 뜻함이 아니오이까. 종남 장문인의 뜻은 우리가 역모라도 일으키자는 말씀이시오?”

“그건 아니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말이오이다.”

“허면 어쩌자는 말씀이시오?”

“그럼 장문인께선 화산이 멸문을 당해도 지켜보고만 있자는 뜻이오? 화산 다음은 우리가 아니라 무당일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할 것이오.”

자칫 감정싸움으로 벌어질 것은 걱정한 소림 방장이 나섰다.

“아미타불! 두 분 시주는 잠시 진정하시기 바라오. 지금 중요한 일은 화산이 이대로 멸문 당하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이냐가 아니겠소이까?”

“하지만 지금 도우러 달려간다고 해도 늦지 않았소이까?”

“빈승은 아무리 오십만 황군이라고 해도 화산이 그리 쉽게 멸문당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소이다. 허니 지금은 종남 장문인의 말씀대로 대책을 강구할 때라고 생각하오이다. 아미타불.”

“결론은 이미 정해진 것과 다름없지 않소이까? 아무리 황군이라고 해도 손 놓고 당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오.”

곤륜 장문인의 말에 남궁 세가주가 덧붙였다.

“맞소이다. 또한 모든 문파가 연판장을 돌려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오. 혹시 자기만 살겠다는 자가 나올 수도 있으니 말이외다.”

황제나 역모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항전하는 쪽으로 굳어지는 듯했다. 여전히 청성과 모용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러다 먼저 청성 장문인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연판장을 돌려 황군과 결전을 벌이기전에 먼저 특사를 황실에 파견해 보는 것이 좋겠소이다.”

이때다 싶었는지 모용 세가주가 고개를 끄떡이며 동의하고 나섰다.

“본인 역시 황제의 뜻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오이다. 황제의 뜻도 모른 채 경솔한 행동을 벌였다간 자칫 역모로 몰려 구족이 죽임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오.”

“아니! 모용 가주! 더 이상 무슨 뜻이 있다는 말씀이시오? 그럼 황제의 뜻은 전혀 다른데 황군이 제멋대로 움직이기라도 한다는 말이시오?”

어이없다는 듯한 황보 세가주의 말에도 모용 세가주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도 황군과 대적하는 일은 역모나 다름없는데 사실관계는 확인해 봐야 하지 않겠소? 만일 황제에게 다른 뜻이 있는데 우리가 오해함으로 역모로 몰린다면 황보 가주께서 모든 책임지실 수 있겠소이까?”

“우리가 찾아간다고 하면 황제가 흔쾌히 만나주기라도 한다는 말이오? 오히려 그 자리에서 참수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오. 정 그리하고 싶다면 모용 세가주께서 대표로 찾아가는 것은 어떠시오?”

서로 감정이 격해져 이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주고받는 장문인들이었다. 나야 덤덤하지만 이들에게 황군을 상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실패하면 말 그대로 구족이 참수당해야 하니까 말이다.

‘쯧쯧! 이런 상황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무림맹준데 저러고 있으니.’

맹주는 장문인들의 기세에 눌려 입도 뻥끗하지 못하고 눈만 끔뻑이며 눈치만 보고 있었다. 백리산산이 아버지는 딱 그 정도의 크기라고 한 말이 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장문인들의 치태를 보다 못한 사황련주가 결연한 표정으로 나섰다.

“우리 사황련은 이대로 당할 생각은 조금도 없소이다. 비록 상대가 황제라고 해도 무림의 안녕을 위해 결연히 일어서 대적할 것이오!”

“천마신교 역시 사황련주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소교주마저 나서자 정파에선 가장 다혈적인 황보 세가주가 처음으로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좋소! 우리 황보 세가 역시 동참하겠소이다.”

“종남도 힘을 보탤 것이오.”

“사천 당문도........”

“아미도 힘을 ........”

장문인들이 연이어 동참할 것을 천명했지만 정작 중요한 소림과 무당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자연히 장문인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향했다.

한동안 고뇌에 찬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던 무당 장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무량수불! 소나기는 피하라고 했소이다. 빈도는 모용 세가주의 의견대로 먼저 황제의 의중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오이다. 최악의 경우 봉문 할 각오를 하고 황제를 알현하는 것이 좋을 듯하오. 무량수불!”

“아니 그럼 황제가 봉문 하라고 지시하면 무림 전체가 봉문이라도 하자는 말씀이시오? 만일 황제가 십년 봉문을 하라고 해도 그대로 따르겠다는 것이오?”

십년 동안 일체의 외부활동이 금지당하고 새로운 제자도 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몇몇 명문대파를 제외하곤 전부 망하게 된다. 구파나 오대세가 정도나 되어야 버틸 여력이 있을 것이다.

‘흐흐! 니들은 상관없다는 것이겠지. 오히려 그 후에 세력을 넓힐 수도 있고. 뭐, 아직은 똥줄이 타지 않은 모양이니 계속 그렇게 떠들어대고 있어라. 그래야 놈들이 안심하고 공격을 멈추지 않을 테니까.’

지금의 회의 내용도 비천에 그대로 알려질 것이 틀림없었다. 장문인들이 모여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이 봉문을 걸고 황제를 알현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놈들은 희희낙락할 것이다.

‘여차하면 인심 쓰는 척 봉문 시키고 끝내면 되니까.’

그러고 나서 십년이라는 시간 안에 황제가 무림을 말살하려면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회유와 각개 격파를 적절히 병행하면 때리는 대로 맞는 수밖에 없을 것이고.

‘무림은 그렇게 서서히 말라가다 사라지는 것이지.’

 

@

 

소득없는 장문인 회합을 마친 뒤, 소교주와 함께 사황련주의 거처를 찾았다. 반갑게 맞아 주는 련주에게 소교주가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건넸다.

“예상대롭니다. 정파는 꼭 뜨거운 꼴을 당해야만 정신을 차릴 모양입니다.”

사황련주가 동감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도 그렇지만 무당과 소림의 반응이 너무 뜻밖이지 않았나?”

“원래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쉬운 법입니다. 무당과 소림은 황제의 권위에 눌려 봉문 한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역모보다는 그 편이 낫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내 대답에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것 같지 않은데도 뭔가 크게 착각을 하고 있은 듯한 점이 안타까운 일일세.”

“만일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연주님께서는 어찌하실 요량이십니까? 아까 하셨던 말씀대로 황군과 대적할 생각이십니까?”

소교주의 질문에 사황련주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안 그러면 다른 방법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사파인 우리나 천마신교가 봉문을 한다고 하면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네.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하하하! 그렇군요. 정파와 달리 사황련과 본교는 이미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하하하! 이제야 깨달았나? 싫으나 좋으나 귀교와 우리는 이미 한 배를 탄 것이라네.”

농까지 주고받을 정도로 여유로운 두 사람이지만 알아야 할 사실이 있었다.

“전력이 보존된 천마신교와 사황련이 힘을 합친다면 황군을 상대하는 일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정파를 꼭 끌어들여야만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정파 역시 적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크니까 말입니다. 안팎으로 적을 두면 아무리 두 분이라도 꽤나 벅찬 일이 될 테니까 말입니다.”

사황련주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이해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나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다네. 천마신교의 교주 역시 그래서 소교주를 이곳을 보냈을 테고. 황제가 좋아하는 병법이 바로 이이제이以夷制夷가 아니던가? 골칫거리인 무림인들을 서로 상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네.”

“맞습니다. 아무리 단속해도 배신자야 나오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정파를 참여시켜야만 합니다.”

“자네가 소림과는 인연이 깊다고 들었는데 한 번 설득해 보는 것이 어떤가? 소림이 참가하게 되면 무당도 더는 빼지 못할 것이네.”

“예, 저도 그럴 생각입니다. 두 분도 인연이 있는 장문인을 만나 설득해 주시기 바랍니다.”

“암! 그래야지.”

“알겠소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에게 생각났다는 듯이 물었다.

“만에 하나 이번에 실패하면 뒤는 없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동안 숨겨 놓은 전력을 이번에는 아끼지 말고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머릿수로는 상대할 수 없으니 우린 질로 승부를 봐야합니다.”

“알겠네. 나 역시 이번에는 금분세수를 하신 원로들도 총 동원할 생각이네. 그 점은 걱정 말게.”

“본교에서도 곧 교주님이 정예를 이끌고 참가하실 것이니 염려 마시오.”

“두 분의 말씀을 들으니 한 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래서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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