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43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0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43화
143화. 성녀가 공주라네
두두두두두!
혈왕유전이 아직 소오태산을 빠져나가지 못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하북에 발을 들여놓았다.
소오태산을 빠져나가지 못한 것은 전부 소림과 황보 세가가 발 빨리 움직인 덕분이었다. 두 문파가 소오태산의 외곽을 넓게 포위해 북경으로의 진입을 막고 있었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소오태산의 정황이 속속 들어오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청천벽력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독자적인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던 금련이 사색이 되어 달려와 소식을 알렸다.
“총대장님, 천산天山 마교 총단이 공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뭐라고요! 대체 누가 있어 마교를 공격한단 말입니까?”
“그게.......황군皇軍이라는 정봅니다. 50만의 황군이 화포를 앞세워 마교 총단을 쑥밭으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확실한 정보요?”
도저히 믿기지 않아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곧 이어진 백리산산의 다급한 보고에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총대장님, 마교 총단이 황군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도대체 갑자기 황군이 왜?’
의아심이 들었지만 길게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 사실이라면 우리가 더 이상 소오태산을 향해 진입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하북은 북경을 둘러싸고 있는 지형이었고 소오태산은 북경과 지척이었다.
황군이 마교를 공격한 이유와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전에는 가능한 북경에서 멀어져야 했다. 단순히 마교 뿐이 아닌 무림인에 대한 추살령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럼 그렇지. 이곳에 와서는 일이 술술 풀리기만 하더라니.’
말고삐를 잡아채며 모두에게 명령했다.
“모두 말을 멈춰라!”
히히힝!
푸르. 푸르르
오백여 필의 말이 일시에 멈추며 흙먼지가 일대를 뒤덮었다. 단주와 대주 등을 불러 명령을 내렸다.
“우리는 일단 황보 세가로 이동할 것이오. 황보 단주는 즉시 선발대를 이끌고 세가로 달려가 사정을 얘기하고 부대가 머물 준비를 해 주시오.”
“충!”
사태의 위급함을 인지한 황보진진은 곧 인의단을 이끌고 출발했다. 그들이 출발하자 각 대주들에게 지시했다.
“대주들은 대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 주시오.”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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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황보 세가는 삼일 거리에 있었다. 황보 세가주 역시 혈왕유전 쟁탈전에 참가한 상태라 소가주가 우릴 맞아주었다. 사십대 중반의 소가주는 황보진진의 큰 오라비이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부탁에도 그는 정중하게 우릴 맞아주었다.
“어서 오시오, 총대장.”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아니오. 그렇지 않아도 한 번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라도 만나게 돼서 반갑소이다.”
이어지는 의미심장한 인사에 소가주의 곁에 있던 황보진진이 민망한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하하! 저 역시 황보 세가를 방문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얘기는 천천히 하고 먼저 여장을 풀도록 하시오.”
“감사합니다. 그럼 염치불구하고 신세지도록 하겠습니다.”
황보 세가 무인들의 안내로 대원들은 숙소를 정해 휴식을 취하게 했다. 그러고 나서 각 대주들과 단주들은 내가 있는 전각으로 모였다.
이곳으로 이동하는 동안 모아진 정보를 토대로 대책회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은 단편적인 정보뿐이고 그 마저도 부족했다.
대주들과 단주들에게 각 자의 문파와 연락을 취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라고 요구하고 회의를 마쳤다.
자리에는 황보 세가의 소가주 외에 내 주변인물 들만이 남았다. 그 중 백리산산을 향해 질문했다.
“백리소저는 황군이 마교를 공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오.”
“아직은 속단할 수는 없지만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사교를 몰아낸다는 기치 하에 공격했다고 합니다. 이는 태조 때부터 이어져온 일관적인 정책입니다. 본래 광동성에 있던 마교가 신강으로 쫓겨난 것도 그때였으니까 말입니다.”
원래 마교 총단은 광동과 광서에 걸쳐 있는 십만대산十萬大山이라는 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태조에게 쫓겨 현재는 신강의 천산산맥天山山脈에 자리를 잡았다. 실로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른 대탈주였던 것이다.
천산에 들어간 마교를 더 이상 쫓지 않았던 이유는 산세가 너무 험해 대규모 군세가 공격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고 상황이 달라질 건 없는데 이번엔 천산을 공략했다는 것이지. 아직 멸망했다는 소식은 없지만 말이야.’
어쨌든 지리적인 불리를 극복하고 대군을 동원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의문은 그 한 가지만이 아니었다.
“한데 무려 50만의 대군이 움직이는데 어찌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단 말이오?”
“무림과 관은 서로 관여치 않아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 옥문관玉門關의 교대 병력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난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았다. 보통사람에게도 안 좋은 예감은 잘 맞는 법이다. 한데 육감이 발달한 난 백발백중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침 청해로 향한 사황련 배신자들의 행방이 떠올랐다.
“곤륜에서 들어온 소식은 없소이까?”
백리산산이 즉시 대답했다.
“성도인 서녕까지는 확인했지만 그 후엔 청해성을 벗어나 대설산大雪山으로 들어가 뒤를 밟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설산이라면 무림맹이 있는 감숙성이 아니오? 그럼 맹에서는 그들에 대한 정보가 있소이까?”
대설산은 무협소설에도 자주 등장하는 빙궁氷宮이라는 문파가 있는 곳이다. 감숙성에서도 성도인 난주보다는 신강에 가까운 곳이었다.
백리산산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현재 무림맹이 정보능력은 평소의 삼 할밖에 되지 않아요. 그것도 대부분이 혈왕유전의 행방을 쫓고 있고요.”
결국 사황련의 배신자들을 놓쳤다는 뜻이다. 정보능력이 떨어진 원인 제공이 내게 있는 만큼 질책할 수도 없었다.
“백리소저는 즉시 무림맹에 연락해 가용한 인원을 총 동원해 놈들의 행방을 추적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금련에게 시선을 돌려 물었다.
“반 각주 쪽으로 들어온 새로운 정보는 없습니까?”
“련주께서도 사태가 심각하다고 보시고 사황련으로 돌아간다는 전언이 있었습니다.”
“다행이군요. 황보 단주, 세 어르신으로부터는 연락이 없습니까?”
“세가에서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세분이 직접 혈왕유전을 쫓고 있다고 합니다.”
“흐음! 너무 오래 걸리지 말아야 할 텐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황군의 진정한 목적이니까 말이오.”
남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혹시 총대장께서는 무림말살정책을 걱정하시는 것인지요?”
“그렇소이다. 어째 단지 마교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드오.”
“지나친 기우가 아닐 지요? 군부에는 구파와 세가에서 상당수의 무인들이 요직에 진출해 있습니다. 그들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면 다행이지만 우리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 합니다. 만일 비천이 황군을 돕고 있거나 그 자체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야 할 것이오.”
“황군이 비천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까?”
“아직은 가정일 뿐이오. 그러나 단기간에 그만한 세력을 만들려면 수많은 재물과 인력이 필요한 일이오. 황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니오?”
비록 이들에게는 가정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매우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주체가 황제가 아니기만 바랄뿐이지.’
만일 황제가 주체라면 실로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설득이 통할 상대도 아니고 대적할 수도 없는 존재니까 말이다.
더욱이 이 나라 사람도, 이 시대 사람도 아닌 나였다. 과연 누굴 위해, 무엇을 위해 황제를 상대해야 하는지 모르겠으니까.
‘그렇다고 무작정 지켜볼 수도 없는 일이고.’
마교가 무너지고 무림말상정책이 내려지면 대책을 세울 틈도 없을 것이다. 마교를 친 황군이 회군하며 무림맹을 칠 것이고, 구파와 세가는 일시에 공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봉문封門으로도 피해갈 수도 없겠지?’
과거 마교가 신강으로 쫓겨날 때, 정파의 태산북두인 소림과 무당이 각기 삼 년간의 봉문을 선언한 일이 있었다. 태조를 돕지는 않지만 반대하지도 않겠다고 스스로 꼬리를 내린 것이다.
당시는 건국 초기라 태조 역시 부담이 있어 넘어갔지만 지금은 달랐다. 무림을 향해 칼을 뽑았을 때는 승리를 확신한다는 뜻이니까.
‘아직은 섣불리 단정하지 말자. 우선은 정보를 모으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아무래도 이번 일은 나 혼자 결정하고 해결할 일이 아닌 듯했다. 비록 허명뿐이지만 무림맹의 가치는 이럴 때를 대비해 존재하는 것이다.
“백리 소저, 맹주께 연락해 즉시 구파와 세가의 장문인을 소집해 달라고 부탁해 주시오. 장소는 이곳 황보 세가가 좋겠소. 모든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은밀히 진행해야 할 것이오.”
“알겠어요. 하지만 장문인들이 맹주님의 말을 들으려고 할 까요?”
“그들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 절대 거절하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나 역시 따로 요청을 드릴 것이오. 반 각주께서는 사황련주에게 전해 주시구려.”
“예, 알겠어요.”
백리산산과 금련이가 전서를 띄우려 나가자 장내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저마다 생각에 잠긴 것이다.
아까부터 말없이 골똘히 앉아 있는 소림을 보고 있자 그녀가 주 씨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주 씨라면 황실의 정보를 알 수 있을 터.’
하지만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묻기는 어려웠다. 더구나 아직 그녀의 진실한 신분도 모르고 있었다.
‘설마 황제의 딸은 아니겠지. 무림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면 곤란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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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돌려보내고 소림과 남궁만 남기자 소림이 묘한 시선으로 날 보며 물었다.
“가가, 어째 우리 둘만 남으라고 하셨는지요? 설마.......?”
아무래도 얘가 이상한 상상을 하는 듯해 모른 척 물었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유머마저 잃으면 너무 삭막한 인생이니까.
“설마 뭐?”
“아, 아니에요.”
당황하며 말을 더듬는 모습이 재미있어 더 놀렸다.
“흐흐! 주매는 점점 음탕해지는 것 같소이다. 혹시 성녀聖女가 아니라 성녀性女가 아니야?”
“호호, 성녀聖女를 성녀性女로 만든 사람은 상공이 아닌가요? 안 그래, 화매.”
“언니, 제가 뭘 했다고 저한테 그래요.”
마냥 순진한 소림은 아니었다. 이런 쪽에 숙맥인 남궁이 오히려 당황해 고갤 돌렸다.
“하하! 그렇게 정색하면 재미없잖아. 사실은 주매에게 궁금한 것도 있고 부탁할 게 있어서 남으라고 했어.”
“제게 부탁이요?”
“응, 주매가 황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진정한 신분은 알지 못해. 주매의 신분이 뭐든 난 상관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역시 황군 때문이겠죠?”
소림의 질문에 솔직히 대답했다.
“응, 솔직히 말해 지금은 황실의 정보가 필요할 때니까.”
“혹시 저를 의심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의심하는데 이렇게 면전에서 묻겠어? 솔직히 상관이 있었더라도 난 신경 쓰지 않아. 과거가 어떻든 신분이 어떻든 지금은 내 편이잖아? 내 말이 틀려?”
“휴우! 맞아요. 전 상공 편이에요. 그렇다고 저희 상친왕부上親王府가 관련이 있다는 말은 아니에요. 이번 일로 제일 당혹스러운 사람은 저니까 말이에요.”
상친왕은 현 황제의 형으로 영하성寧夏省에 임지를 가지고 있다. 대충 짐작은 했지만 친왕부의 공주라는 말엔 솔직히 놀랐다.
“상친왕부! 그럼 주매가 공주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