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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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1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42화
142화. 혈왕갑이 아닌 무적갑이라네
“흐음! 그것도 나쁘지 않군. 한데 련주는 혈왕유전이 가짜라는 것을 모르고 계시오?”
“예? 혈왕유전이 가짜라고요?”
광견이와 금련이 깜짝 놀라 묻는데 상 장로의 전음이 들어왔다.
-알릴 수가 없어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했습니다, 장주.
제 입으로 혈왕사노의 철노라고 밝히지 않는 이상 근거를 제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라도 알리면 되는 일이고 나 역시 증거를 제시하진 못한다.
“그렇소. 비천의 음모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오.”
금련은 뭔가 눈치 채고 입을 다물고 있는데 오랜만에 광견이 순백의 뇌를 자랑했다.
“하지만 진짜 혈왕유전일 수도 있잖아요?”
“그럼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사황련의 비천 세력들은 어떻소? 그들도 이번 혈왕유전 쟁탈전에 참가했소?”
“아! 그러고 보니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요.”
광견의 말에 금련이 보충했다.
“하지만 다섯 방파가 공동으로 대처하려 한다는 정보가 있어요.”
“흐음! 그건 더욱 이상한 일이군. 혈왕유전이 진짜라면 공동대처 따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오? 아무래도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듯하오.”
무림인에게 절세비급이란 권력과도 마찬가지다. 형제와도 나누지 못하는 것을 방파가 연합한다면 말이 안 된다.
“그럼 가가께서는 왜 이 많은 병력을 데리고 나온 것이에요?”
“사상자가 더 이상 늘어나기 전에 회수해 없애려는 것이오.”
“자칫하면 사황련의 배신자들과 만날 수도 있겠군요. 혈왕유전을 핑계로 가가를 공격할 수도 있겠고요?”
광견의 말이 맞았다. 어쩌면 놈들이 그를 노릴 수도 있었고.
“만일 그 쪽이 공격한다면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괜히 쓸 데 없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연주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좋겠소.”
“그렇게 하겠어요.”
금련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시 사황련주에게 전서를 보냈다.
그날 밤.
저녁 식사 후 모두 잠자리에 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상 장로의 전음이 들려왔다.
-장주, 잠시 시간 좀 내어 주시겠습니까?
공적인 자리에서는 총대장이나 단주라고 부르지만 원래 상 장로는 장주라는 호칭을 좋아했다. 아마 나와의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아니면 진심으로 천하제일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 물론 지금이 아닌 미래의 천하제일장에 말이다.
아무튼 나 역시 상 장로에게 묻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단지 둘 만이 있을 시간이 없어 아직 묻지 못하고 있었기에 흔쾌히 승낙했다.
-좋소. 산 정상에서 봅시다.
-예, 장주. 먼저 가 기다리겠습니다.
-곧 가리라.
또 밤중에 나가려면 여자들 단속부터 해야 했다. 또 누가 밤 고양이가 되어 부뚜막을 찾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먼저 소림과 남궁에게 말했다.
“잠시 상 장로와 할 얘기가 있어 다녀올 테니 먼저들 자고 있으시오.”
“예, 다녀오세요.”
소림의 대답으로 소림, 남궁, 광견, 금련의 네 명은 끝난 거다. 황보와 백리산산에게는 전음으로 알려줬다. 따라오지 말라고.
여자들을 단속하고 산을 올랐다. 기다리던 상 장로가 평평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앉으시지요, 장주.”
“제갈 세가 건은 고생 많았소이다.”
“별 말씀을. 그보다 제게 궁금한 것이 많으시겠습니다.”
“그렇소이다. 사실 내가 상 장로를 우연히 발견하고 직접 치료하지 않았다면 비천의 인물로 의심했을 것이외다.”
“하하! 만일 저희들이 그렇게 암중에 숨어 계략을 꾸밀 줄 알았다면 이미 천하는 저희들 수중에 있었을 것입니다.”
“하하하! 물론 그 점이 결정적인 고려사항이었소. 상 장로를 보면 혈왕과 사노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으니까 말이오. 그런데 설마 그 때문일 리는 없고 날 보자고 한 이유가 무엇이오?”
상 장로가 주저하듯이 입을 열었다.
“사실은 지난번 서신에 장주께 알리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흐음! 알리지 않았다라? 좋소. 일단 들어보고 얘기합시다.”
상 장로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입을 열었다.
“혈왕유전이 가짜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혈왕갑 아니 혈왕갑은 원래 무적갑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무적갑無敵匣은 진품일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무적갑이 진짜일 수도 있다는 말이요? 그런데 어째서 혈왕유전은 가짜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이오?”
“무적갑은 무적권왕께서 대성을 하시고 병장기에 의존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권노拳老에게 하사한 물건입니다.”
“허면? 혈왕유전은?”
“장주께서는 무적권왕이 혈왕유전이라고 남길 분으로 보이십니까?”
오히려 되묻는 상 장로였다.
‘하긴! 광오하기로는 이미 천하제일인 사람인데 남겼으면 천하제일유전이나 무적권왕유전이었겠지. 더구나 혈왕이라는 별호는 다른 사람이 붙인 거잖아? 그대로 받아들일 인간이 절대 아니지.’
내가 생각에 잠겨 있자 다시 상 장로가 말을 이었다.
“더구나 무적권왕께선 책자를 남길 만큼 부지런한 분이 아니십니다. 죽을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팔팔한 나이였습니다. 자신의 무공이 완성이라 생각하지도 않는 분이셨고 말입니다.”
상 장로는 미사여구로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결론은 게으로고 귀찮아서 책자를 남길 놈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의문은 단번에 날아갔다.
“과연 그렇구려. 그렇다면 상 장로는 무얼 걱정해 말하지 않았던 것이오?”
“그게........확실치는 않지만 반혼인이나 혈마인을 본 후에 혹시 권노가 불행한 일을 당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차마 말씀드릴 수 없었습니다.”
혈왕사노 중에 시신이 확인된 것은 둘이었다. 확인이 되지 않았던 둘 중에 하나가 권노였던 것이다.
그런데 진품일 수도 있는 무적갑이 출현했다는 것은 권노의 신상에 변화가 있다는 뜻이었다.
‘권노가 반혼인이나 혈마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겠지. 내게 털어놓는 이유는 혹시 권노를 만나더라도 죽이지 말아달라는 뜻이고.’
상 장로의 심정과 참담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너무 심려하지 마시오. 전 무림이 연구하고 있으니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오.”
실제로 마교, 사황련과 소림 등지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장주.”
상 장로를 위로하며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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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다시 하북을 향해 길을 떠났다. 새로운 일행이 늘었지만 수가 적어 이동속도에는 차이가 없었다.
며칠 휴식을 취한 덕에 행군은 순조로와 마침내 혈왕유전의 첫 발견지인 오태산에 도착했다. 이제 산을 넘기만 하면 바로 하북성에 진입하고 소오태산이 나온다.
서둘러 노숙지를 정하고 지휘부에 모여 대책회의를 시작했다. 대부분 백리산산과 금련의 정보를 취합해 부대의 다음 일정을 결정하는 과정이었다.
오늘도 금련은 전서응을 통해 사황련의 배신자들의 행적을 살피고 있었다. 오늘따라 유독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어 궁금해 물었다.
“무슨 일이오?”
“놈들이 움직이는 방향이 이상해서요. 꿍꿍이가 무언지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네요.”
“어느 쪽으로 이동하는 중이오?”
“사천을 통과해 청해성으로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어요.”
“청해성? 일단 하북으로 오지 않는 것을 보면 혈왕유전이 가짜라는 것을 놈들도 알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오. 청해라면 곤륜파가 있는 곳이 아니오? 혹시 놈들이 곤륜을 노리고서?”
청해 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문파가 구파의 하나인 곤륜이었다.
“에이, 설마요! 그들이 정말 운 좋게 곤륜을 멸문시켰다고 해도 청해성을 벗어나기도 전에 몰살당할 걸요? 무림맹이 지척에 있으니까 말이에요.”
금련이 말도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지만 혹시나 해서 물었다.
“비천과의 협공이라면?”
“하지만 지금까지 비천의 방식과는 너무 달라요.”
비천은 반혼인과 혈마인을 앞세워 공격했지 정체가 드러날 만한 문파는 동원하지 않았다.
‘혹시 영세옥이 무너져 혈마인이나 반혼인의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당장 더 제조할 수도 없고.’
혈마인을 하루아침에 만들 수는 없을 터. 충분히 가능한 추측이었다.
‘하지만 이제와 왜? 그것도 하필이면 곤륜을?’
곤륜이 있는 청해성은 중원이라기보다는 새외塞外에 가까운 곳이다. 더구나 신강의 마교와 가까워 마교침공이 일어날 때마다 제일 큰 피해를 입는 곳이었고.
한마디로 중원무림을 정복하기 위한 전략적인 요충지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곤륜이 아니라면 혹시 비천의 본거지가 청해성에 있는 걸까?’
이번 가정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다. 일단 무림맹과도 가깝고 지금까지 비천이 일으킨 혈겁과는 멀리 떨어진 곳이다.
‘아무리 그래도 무림정복을 꿈꾸는 집단이 본거지로 삼을 만한 곳은 아니지.’
교통과 통신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달한 현대에도 입지조건을 까다롭게 따진다. 하물며 성 하나를 벗어나는데도 보름 이상이 걸리는 중원대륙이다. 제 정신을 가진 집단이라면 청해에 본거지를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본거지도 아니고 곤륜도 아니라면? 설마!......에이! 그건 아니지. 미치지 않고서야 그 정도 전력으로 마교를 치려하지는 않을 테니까.’
청해성을 지나면 바로 마교였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아도 상대도 안 되는 전력이다.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차라리 무림맹을 친다고 하면 믿을까.’
결국 사황련 배신자들의 의중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지켜보기만 하려니 찝찝했다.
‘쩝! 신녀에게 이런 소식을 전하면 장난치는 줄 알 텐데. 그렇다고 소교주에게 보냈다가는 마교에 미친놈으로 소문나기 딱 좋고.’
물론 비밀로 할 성질의 정보도 아니다. 그리고 겪어본 바로는 마교 소교주 천무학이 그리 입이 무거운 놈은 아니었다.
“아! 그러면 되겠다.”
잔머리를 굴리다 꼼수가 생각나 나도 몰래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날 쳐다보고 있던 금련이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말씀이에요?”
“아! 놈들의 의중을 알 수 없으니 곤륜과 마교에 연락해 놈들을 살펴보라고 부탁할 생각이오.”
“그게 좋겠네요. 그럼 혹시 모를 일에 대비도 할 수 있고.”
“하하! 내 말이 그 말이오.”
곁에 있던 황보진진에게 명령했다.
“지금 이 사실을 천무단의 일운자를 통해 곤륜에 전하도록 하시오.”
“충!”
마교와의 연락은 내가 직접 할 것이다. 다음의 현안은 가짜 혈왕유전의 행방이었다. 백리산산을 쳐다보며 물었다.
“가짜 혈왕유전의 행방은 변함이 없소?”
“예, 총대장님. 그게 이상하게 소오태산에서 행적이 끊긴 상태로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어요. 아무래도 북경과 가까운 곳이라 수색에 조심스러운 점도 있지만 만에 하나 북경으로 들어가면 큰일이라 성의 경계에 대부분의 군웅들이 몰려 있다고 해요.”
무림인에게 북경은 금지나 마찬가지였다. 관이 아닌 이상 병장기를 휴대할 수도 없었고, 일정 수 이상이 몰려다니면 즉시 체포당한다.
때문에 가짜 혈왕유전을 가진 자는 북경으로 들어가려 할 것이고 군웅들은 필사적으로 막고 있을 것이다.
“마침 세 어르신이 그곳에 계시니 연락할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시오. 제대로 된 정보가 없이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으니 말이오.”
“충!”
황보, 남궁, 소림이 대답했다.
“아무튼 아무리 사소한 정보라도 소홀하게 취급 말고 수집하도록 힘써 주시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소.”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