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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41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2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41화

141화. 풀 죽은 백리산산

 

 

 

 

 

‘저게 내숭은?’

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황보진진을 보고 모른 척 하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알면서도 모른 척 할 필요가 있었다.

“백리 소저가 아니시오? 늦은 시간에 어찌 이곳까지?”

“호호호! 저 역시 두 분과 같은 마음이 아니겠어요. 무림의 안녕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앞에 두고 있어서인지 쉽게 잠이 오지 않네요.”

‘흐흐! 개소리 하고 있네. 아무튼 여우가 따로 없다니까.’

하지만 민망해하는 황보진진을 위해서 장단을 맞춰줬다.

“그러시오? 백리 소저도 총 부대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받았으니 그럴 만도 하겠소이다.”

백리산산은 비어있는 옆자리에 풍만한 엉덩이를 붙이며 말했다.

“호호호! 맞아요. 두 분과 함께 자리해도 괜찮을까요?”

“그렇게 하구려.”

아무래도 황보진진은 보기보다 뻔뻔하지 못한 듯했다. 나는 물론 어린 백리산산과도 똑바로 눈을 맞추지 못했다. 이 자리와 상황이 불편한 듯 땅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꽃같던 여자가 갑자기 순한 양이 됐네. 아마 제발이 저려서 그러는 모양인데 얜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고!’

아무튼 백리산산이 옆자리에 앉자 전대와 현재의 무림제일화를 양 옆에 끼고 앉은 위업을 달성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이 불편했는지 황보진진이 일어서며 말했다.

“총대장님, 전 이제 그만 들어가 쉬어야겠어요. 먼저 들어갈 테니 두 분은 천천히 대화를 나누다 돌아오세요.”

“어머? 황보 단주님, 벌써 들어가시게요? 혹시 제가 두 분을 방해한 건가요?”

“아, 아니에요. 아,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단지 조금 피곤해서 그래요.”

백리산산이 계속 놀렸으면 나도 피곤하다고 일어서려 했다. 다행히 눈치가 빠른 백리산산은 선을 넘지는 않았다.

“그래요? 그럼 다행이구요. 내일도 힘든 여정이 될 테니 피곤하시면 어서 들어가 쉬세요.”

“그, 그럴게요. 그럼 두 분은 얘기 나누세요.”

“예, 저희도 금방 들어갈게요.”

“조심해서 돌아가시오. 황보 단주.”

“예, 총대장님. 그럼.”

황보진진이 산 아래도 사라지자 백리산산은 어이없다는 듯이 물었다.

“황보 단주와는 언제 부터에요? 아니 도대체 여자가 몇 명이나 더 있는 거죠?”

“하하! 영웅은 호색이라고 하시 않소이까. 대체 언제부터 지켜보고 있었던 거요? 설마 약속을 지키라고 날 따라 온 것이오?”

“흥! 누구 좋으라고. 물어볼 말이 있어 따라 왔더니.......설마 황보 단주와 그러고 있을 줄 제가 짐작이나 했겠어요?”

아무리 정략적인 사이라도 다른 여자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흐흐! 그래 백리소저가 내게 물어볼 것이 무엇이요?”

“흥! 불리하다 싶으니까 말 돌리는 것 좀 봐. 아무튼 남자는 다 도둑놈이라더니.”

역시 호락호락한 애는 아니었다. 하지만 자리를 뜨지 않는 이상 내가 끌려갈 필요는 없었다. 더구나 반쯤은 잡아놓은 물고기였다. 더 이상 공대도 필요 없을 듯해 편하게 말했다.

“흐흐, 백리소저가 호기심이 많을 나이라는 것은 이해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훔쳐보는 건 조금.......남녀사이의 일은 아무리 본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어머! 제가 언제 훔쳐봤다고 그래요. 돌아갈 시기를 놓쳤을 뿐이에요.”

“그래, 그래. 그렇다 치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해보는 건 어때?”

넘어오는 듯싶었는데 백리산산은 들이민 얼굴을 손으로 밀어내며 말했다.

“어휴! 됐어요. 처음을 이런 곳에서 하고 싶진 않으니 그만 놀려요.”

“쩝! 너무 똑똑해도 재미없어. 이럴 땐 모른 척 하고 넘어가는 것도 방법이야.”

그래도 순진한 구석이 남아있는지 먼저 화제를 돌리는 백리산산이다.

“됐네요. 그건 그렇고 제갈 세가는 어떻게 된 거예요. 총대장님이 벌인 일이죠? 어쩐지 가까운 제갈 세가를 놔두고 혈왕유전을 먼저 찾는다고 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봤더니 벌써 일을 꾸미고 있었던 거네요?”

이제야 소문이 난 모양이었다. 짐짓 모른 체 하며 물었다.

“제갈 세가라니? 무슨 일인데?”

“정말 이러기에요! 총대장님 말고 누가 있어 제갈 세가를 멸망시키겠어요.”

“하하, 산매는 그동안 나와 함께 있었잖아. 그런데 내가 무슨 재주로 호북성까지 가서 제갈 세가를 멸문시킬 수 있겠어? 안 그래?”

“........”

백리산산이 갑자기 얼굴만 붉히고 대꾸가 없어 다시 물었다.

“왜 그래?”

“.........지, 지금 저에게 산매........라고 하셨어요?”

백리산산은 볼을 빨갛게 붉히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수줍어하며 물어보고 있었다.

‘아하! 흐흐흐, 귀여운 구석도 있네!’

씩 웃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듣기 싫으면 다시 백리 소저라고 불러 주고.”

“아, 아니 괜찮아요........”

“그럼 산매는 어째서 내가 멸문시켰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거야 가가께서 제갈 세가를 눈엣가시로 생각하고 계시니까.......그런데 정말 어떻게 하신 거예요?”

“흐흐, 그럼 쥐뿔도 없는 놈이 산매가 맹주를 만들어준다고 덥석 물었겠어? 안 그래?”

“하지만 천하제일장의 무사들로 제갈 세가를 멸망시킬 수는 없을 텐데요?”

백리산산의 정보망은 맹 내의 정보는 쓸 만 해도 외부 정보는 아직 부족했다.

“흐흐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지.”

“휴우! 가가께 그만한 방조 세력이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에요.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한 숨과 함께 말끝을 흐리는 백리산산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평소와 달리 의기소침해 보이는 그녀가 안 돼 보여 물었다.

“걱정? 무슨 걱정?”

“가가에게 그만한 세력이 있다면 제가 준비한 것들은 우습게 보일 것 아니에요.”

“하하하! 별 걱정을 다하네. 다다익선이라는 말도 있는데 무슨 상관이야. 더구나 완전히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세력이 아니야. 아직 산매의 소용가치는 중대하니까 쓸데없는 걱정은 말아.”

“정말이지요?”

“그럼, 그따위 것 없어도 산매만 있으면 충분해. 세상에 누가 감히 산매를 무시할 수 있겠어?”

덥석.

“아! 고마워요. 가가.”

백리산산이 품으로 파고들며 가슴에 머리를 묻었다. 머리와 등을 쓰담쓰담 해주며 말했다.

“아직도 여기선 싫어?”

“.......”

백리산산은 대답 없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휘유! 오늘 나 살아있는데!’

하룻밤에 두 여자의 몸과 마음을 훔쳤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늘은 절대 좋은 일만 연거푸 주진 않는다.

말랑말랑한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또 다른 인기척이 들려왔던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올 사람은 남궁밖에 없었다.

‘이크!’

안고 있던 백리산산을 떼어내며 급히 전음을 보냈다.

-산매, 머리채 잡히지 않으려면 당장 떨어져야 해. 화매가 이곳으로 오고 있어!

딸꾹!

“어, 어떡해요?”

얼마나 당황했으면 갑자기 딸꾹질을 하며 물었다.

-뭘 어떡해. 들키지 않게 먼저 내려가던지 아니면 태연하게 있던지 해야지.

-아, 아무래도 먼저 내려가야겠어요. 지금은 태연히 있을 자신이 없어요.

뻔뻔하기가 나만한 애가 갑자기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한다. 낮까지만 해도 은근히 남궁을 견제까지 했으면서.

-왜?

팟! 휘릭.

-왠지 지금은 지봉 언니를 똑바로 못 볼 것 같아요. 가가, 먼저 돌아갈 테니 들키지 않게 조심하세요.

전음이 끝났을 땐 이미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흐흐! 애도 제발에 저린 모양이군.’

아무리 맹랑한 백리산산도 어쩔 수 없는 본처와 후처사이의 숙명이 아닌가 싶다. 소림이 광견이와 금련이를 동생 삼듯이 말이다.

“가가, 여기 계셨군요.”

백리산산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곁으로 남궁의 신형이 떨어져 내렸다. 여자의 감이 발동했는지 경공으로 달려온 모양이다.

“먼저 자고 있으라고 했는데 왜 나왔어?”

“그게.......꽤 시간이 지나도 오시지 않기에 걱정되어서.......”

아마 관제묘에 황보진진도 보이지 않고 백리산산도 보이지 않자 불안해서 달려왔을 것이다. 선발대로 간 소림이 단단히 주의를 줬을 테니까.

“하하! 그래? 잠시 머리를 식혔을 뿐이야. 그만 내려갈까?”

“예, 가가.”

남궁을 달래주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산길을 내려왔다.

‘쩝! 화산까지 계속 노숙을 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무슨 수를 쓰긴 써야 할 것 같네. 이러다가는 내가 피가 말라 죽게 생겼으니 말이야.’

 

@

 

예상대로 비천의 공격은 없었다. 별 다른 사건사고 없이 화산에 도착한 건 열흘이 지나서였다.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인원이 많아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피 말리는 밤이 무서워 밤에는 절정제조 공장을 풀가동했다. 하루에 열 명씩 절정고수를 찍어내고 있어, 하북에 도착할 즈음이면 오백의 절정고수를 거느릴 수 있을 듯했다.

물론 금제와 부귀영화를 약속하며 충성 서약을 받아내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그것도 부족해 낮에는 정신교육을 하며 이동해야 했다.

화산파에는 화산신룡이 미리 연락해 보급품과 편안한 숙소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장문인과 장로들은 혈왕유전으로 인해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화산에서 삼일 간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를 하고나서 출발할 예정이었다. 또한 이곳에서 상 장로 일행도 합류하기로 했다.

기다리던 상 장로 일행은 출발 하루 전에 도착했다. 단주들과 아침 식사를 하는 중에 화산 제자가 반가운 소식들 들고 나타났다.

“산문에 총대장님을 찾는 분들이 계셔 일단 접객청으로 모셨습니다.”

“오오! 고맙소이다. 누구라고 하던 가요?”

“특감단의 상 장로님이라 하셨습니다.”

“감사하오. 지금 당장 만나겠으니 안내해 주시겠소?”

“따라오십시오.”

밥숟가락을 놓고 버선발로 달려 나갔다. 힘든 일을 시켰으면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하니까.

상 장로 일행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광견이와 금련이가 요조숙녀인 척 얌전을 떨고 있었던 것이다.

한바탕 인사를 나누고 무림맹의 인원을 배제하고 일행들과 마주 앉았다.

“수고들 많았소이다.”

“별 말씀을. 우선 총대장으로 승격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하하!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아무튼 고맙소.”

“총대장님, 이번 일에는 사황련주와 사황련 무사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상 장로의 말에 광견이와 금련이를 보며 말했다.

“그래요? 큰 신세를 졌구려. 나중에 뵙게 되면 감사드리리라.”

그러자 금련이 품속에서 서찰을 꺼내 건네며 말했다.

“가가, 연주님의 서찰이에요.”

“내게 서찰을?”

“예, 읽어 보세요.”

서찰은 사황련의 위기를 알려준 것에 대한 감사와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났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혈왕유전을 회수해 돌아가는 길에 잠시 만나는 것이 좋을 듯하오. 어떻소?”

“예, 하지만 연주님 역시 혈왕유전에 관심을 가지고 계세요. 저희와 헤어져 하북으로 향하시면서 기회가 되면 보자고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금련의 말을 들어보니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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