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39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4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39화
139화. 단 1초의 감성感性
대단위 이동은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또 식사나 숙소의 문제도 있어 난주성에서 하루 묵을 생각이었다.
난주를 벗어나면 거의 육백에 이르는 인원을 분산해서라도 수용할 만한 객점이 없었다. 그 정도의 도시인 평랑까지는 최소 일주일은 노숙을 해야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혀 처음부터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뭐? 난주에서 머물 수 없다고?”
내 계획을 들은 남궁과 백리산산이 한심하다는 듯이 입을 모아 반대했다.
“난주성에서 머물 수는 없습니다.”
“안된다니 어째서 안 된다는 말이오?”
황당하다는 내 표정에 남궁이 조곤조곤 대답했다.
“아무리 무림맹이 있는 곳이라고 해도 중무장을 한 무인이 육백이나 됩니다. 백성들이 불안에 떠는 것은 물론이고 가만히 있을 성주는 없습니다.”
“허어! 무림맹이 있는 난주성인데도 말이오?”
이번엔 백리산산이 대답했다.
“총대장님, 관인들은 무림인을 칼 든 무뢰배로 여기고 있습니다. 괜한 일로 그들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많은 소설들도 무림과 관官의 관계를 견원으로 표현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대단위의 병력을 이끌어 본 적이 없는 나의 실수였다.
‘하긴 이 정도 인원이라면 가만있어도 위협적이겠지. 또 술 처먹고 실수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처음에 말했듯이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무인은 조폭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놈들에게 바른생활을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다.
‘한 놈이라도 실수하면 전부 내가 책임져야하니까?’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욕을 먹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일이다. 하지만 지휘자의 책임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니 미연에 방지하려면 쥐 잡듯이 잡는 수밖에 없었다.
‘흐흐! 짜식들, 지금부터 죽었다고 복창해라.’
일단 난 쓸 데 없이 우기는 성격은 아니라 깨끗이 포기하고 말에 박차를 가했다. 많은 인원이 쉴 수 있는 곳을 찾으려면 서둘러야 했으니까.
난주성을 벗어난 이상 당연히 노숙을 해야 했다. 천막이 있기는 해도 모든 인원이 사용하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마저도 햇빛이나 이슬 정도를 피할 정도였고.
하지만 대륙 어느 곳이나 존재하는 관제묘나 사당 등이 있어 비를 피할 수는 있었다. 물론 이런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순 없지만 말이다.
만인에게 평등한 세상은 없는 법이라 조금이라도 편한 곳은 지휘부가 차지하기 마련이었다. 지휘부는 관제묘에 들었고 일반대원은 옹기종기 저마다의 잠자리를 마련했다.
일반 대원들이 분주히 식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각 대주와 단주가 관제묘로 모였다. 특별히 지시할 일은 없지만 부하들이 바쁘게 움직이니 회의라도 하는 척 하려는 것이다.
화산신룡이 지도를 펼쳐 보이며 말했다.
“총대장님, 하북까지 가려면 섬서와 산서, 두 개의 성을 통과하는 대 여정입니다. 화산에서 일단 멈춰 충분한 휴식과 정비를 갖고 나서 오태산으로 향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노숙만하며 이동하면 사기도 떨어지고 체력의 낭비도 심하다. 아무리 무림인이라 하여도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었다.
“혈왕유전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렇게 합시다.”
“총대장님, 부대 전체가 헛걸음을 하지 않으려면 선발대를 운용할 필요가 있어요.”
남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당연한 일이오.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당하겠소?”
“너무 많아도 의미가 없으니 이십 명 내외로 꾸려 하루 정도의 거리를 앞서면 될 것이에요.”
“흐음! 선발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니 화산신룡 부단주가 천무단을 이끌고 맡아주겠소이까?”
“충!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명예욕이 상당한 화산신룡은 거절하지 않았다. 선발대의 임무가 중요한 일이기는 해도 다른 목적이 하나 더 있었다.
사실 부대를 이끄는 입장에서 볼 때, 구파의 후예들로 구성된 천무단이 가장 골칫거리였던 것이다. 천무단은 선인의식을 지니고 있어, 중소문파 출신의 오개 단과 잘 융합하지 못했다.
세가 출신의 인의단 역시 비슷하지만 천무단 보다는 조금 덜했다. 대부분 비천에 의해 멸문당해 의기소침한 상태였고 남궁과 황보 세가는 내게 협조적이었으니까.
때문에 일단 화합에 방해되는 천무단은 떼어놓고 오개 단을 장악할 생각으로 말을 꺼낸 것이다. 백리산산의 도움과 내가 가진 능력이면 이번 여정 안에 충분할 것이다.
‘흐흐! 이번에 아주 공장을 차릴 생각이니까. 절정제조공장을 말이야.’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라면 비천의 습격이었다. 무림맹을 삼키려는 계획이 무산된 이상 없애려 할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최소한 나라면 그렇게 하지. 내가 가지지 못한다면 차라리 부셔버릴 테니까.’
그렇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였다. 눈에 가시 같은 나와 무림맹 전력의 오 할 이상이 밖으로 나왔다. 무림맹이든 우리든 처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 말이다.
하지만 한 번에 두 곳을 모두 치려면 준비나 병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당연히 먼저 손쉬운 하나를 치겠지.’
둘 중의 하나를 공격한다면 조금 더 손쉬워 보이는 우리가 확실했다. 아니 내가 꼴 보기 싫어서라도 우리를 먼저 공격할 것이다.
‘아무튼 제발 달려들어라.’
나같이 세력이 없는 놈이 거대세력을 상대하는 방법은 조금씩 적의 전력을 깎아먹는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동안 뒤통수를 치거나 각개격파를 택한 것이고. 또 나를 약하게 보여 축차투입을 유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지. 어중이떠중이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오백이 넘는 숫자니까 말이야.’
일단 백이 넘으면 단순한 숫자라고 해도 무시하기 어려운 법. 놈들 역시 최소한 일문을 괴멸시킬만한 전력을 투입할 것이 분명했다.
‘절대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금 공격받는다면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을 수도. 하지만 흐흐흐.......’
알다시피 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들 놈이 절대 아니다. 그 정도 인원을 준비하려면 놈들 역시 시간이 필요한 법. 그 정도 시간이면 나 역시 충분히 역습을 준비할 수 있었다.
‘흐흐! 앞으로 일주일. 그 안에 놈들이 쳐들어온다면 도망가면 될 것이고.’
일주일이 지나면 두 개의 반전이 놈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확실히 지옥으로 인도할 만한 반전이.
“백리소저, 만일 놈들이 공격해 온다면 어느 곳이겠소?”
“두 곳 중에 한 곳이겠지요. 가장 확률이 높은 곳은 제갈세가지요. 저라면 그곳에 함정을 파고 기다릴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호북이 아닌 하북으로 이동한 다는 것을 알게 되면 오태산이 아닐까요? 군웅들이 몰려 있는 소오태산에 도착하기 전에 공격해야 할 테니 말이에요.”
“맞아요. 총대장님께서 갑작스레 행선지를 바꾼 바람에 놈들도 당황했을 거예요. 아마 그전에 우릴 공격하기는 어려울 것이에요.”
남궁과 백리산산은 아직 제갈세가가 멸망한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였다. 그러나 놈들은 이미 알고 있을 터. 우리가 곧바로 하북으로 향하는 것을 짐작하고 준비할 것이다.
‘문제는 놈들의 본산이 어느 곳이냐에 달렸겠군. 하지만 지리적 조건이라면 우리 역시 나쁘지 않으니까.’
역시 승산은 내게 있었다.
“좋소. 그렇다고는 해도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오. 각 대주와 단주들은 부하들의 관리에 더욱 노력해 주시오.”
“충!”
@
객잔에 머물 것으로 생각하고 백리산산과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첫날부터 노숙을 하게 되었다. 나도 사람이라 관제묘를 나 혼자 쓰겠다고 우길 수는 없었다.
결국 관제부는 지휘부 모두가 사용하게 되었다. 때문에 밤이 깊었지만 백리산산을 찾아갈 수 없었다. 한 곳에 모두 모여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또 내 곁에는 소림에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남궁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
‘그렇다고 야외 플레이는 더욱 어렵고.’
밖에는 오백이 넘는 무인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었다. 아무리 뻔뻔한 나라도 천 개가 넘는 눈을 피해 밀회를 즐기기에는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담배 생각이 절로 났지만 이곳에 오고 나서는 강제 금연 중이었다. 만독불침에 가까운 몸이지만 여과 없이 들어오는 연기에는 도무지 적응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부스럭.
결국 바람이라도 쐬고 올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곁에 있던 남궁도 아직 잠을 이루지 못했는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가가? 왜 주무시지 않고 일어나세요?”
“응. 한 바퀴 둘러보고 올 테니 먼저 자.”
“저도 같이 갈게요.”
“아니야. 같이 나가면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걸? 금방 다녀올게 먼저 자.”
고른 숨소리를 내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잠들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예, 그럼 조심히 다녀오세요.”
“응, 눈이라도 감고 쉬고 있어.”
남궁을 만류하고 밖으로 나왔다.
“충! 근무 중 이상무!”
“쉿! 조용히! 수고하게.”
불침번을 서고 있는 무인을 격려하고 숙영지를 빠져 나왔다.
‘난주성 야경이나 구경할까?’
한밤중의 산중이라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그렇다고 부하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는 자상한 지휘자는 아니어서 야산의 정상을 향해 몸을 날렸다.
정상에서 난주성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주위가 모두 칠흑 같은 암흑 속에 유일하게 불빛이 반짝이는 곳이 있었으니까. 이곳이 대륙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듯 대단한 규모였고.
‘흐음! 장관이군!’
야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난주성의 야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물론 네온이나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이 어우러진 현란하고 화려한 현대의 야경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하지만 내게 이런 감성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 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딱 1초간의 감성에서 벗어나자 현실적인 문제들이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골칫거리는 역시 비천이었다.
‘계획이 많이 틀어졌는데. 내가 너무 설쳤나?’
이제 비천이 무림맹을 움직이기는 불가능해졌다. 덕분에 사황련과 마교와 공동작전으로 비천을 일망타진 하려던 계획은 거의 물 건너 간듯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먼저 놈들을 쳐야 하는데.......’
이제 수동적인 방어에서 능동적인 공격으로 전환할 시기였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도 있듯이 말이다.
‘문제는 아직도 놈들의 수괴首魁는 물론 본거지조차 모른다는 점인데. 대체 얼마나 은밀한 곳에 숨어 있기에 소문조차 없는 거지?’
수괴와 본거지.
불씨를 남기지 않기 위해선 둘 모두 없애야만 했다. 그렇지 못하면 평생 잠자리가 뒤숭숭할 것이다.
‘휴우!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원래 난 앞장서 돌팔매를 맞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 보다는 뒤에서 조종하는 흑막이 체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울리지도 않게 무림맹주까지 되려하고 있었다.
‘갑자기 명예욕이라도 생긴 건가? 사람은 나이 들고 죽을 때가 되면 변한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 건가?’
하지만 죽음 앞에 돈과 명예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는 누구보다 잘 아는 나였다.
‘정말 난 죽어봤으니까.’
때문에 순간순간 본능에 충실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만수무강만이 내 유일한 꿈이고 추구하는 삶의 목표였다. 때문에 만수무강을 해치는 요소들은 철저히 배제했다.
특히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는 사실에 주목해 가능하면 남의 일에 끼어들지 않았다. 아니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있어야지.’
세상에는 스트레스 유발원인이 너무 많았다. 모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면 세상을 등지고 사는 자연인이 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일 정도로.
‘그러다보니 거슬리는 것은 제거하게 되었지. 쩝! 결국 지금도 마찬가지 선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