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38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2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38화
138화. 가짜는 억울해도 당하는 법
“제갈 군사님!”
“제갈 총군사님! 단주, 더 이상은 안 됩니다!”
과연 침실까지는 허락할 수는 없었는지 군사부의 무사들이 앞을 막아섰다. 그들을 무시하고 걸음을 옮기며 고함쳤다.
“누가 특감단주의 감찰을 막아서느냐! 썩 물러나지 못할까!”
움찔.
기세에 눌려 움찔 거렸으나 물러서진 않았다. 강제로 들어갈 수는 있었으나 아직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시간을 벌기 위해 괜히 한 번 더 고함쳤다.
“어서 물러나지 못할까! 감찰을 방해하는 자는 즉결처분할 것이다.”
“구, 군사님께서 깨어나실 동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무사들은 침상에 꼼짝 않고 누워있는 사람이 아직 제갈유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밖에서 이런 소란을 벌이고 있는데도 기척도 내지 않는데 말이다.
“더 이상 막아선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마침 기다리고 있던 발소리가 들려와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한 단주는 멈추시오!”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청수한 중년인이 서 있었다.
“당신은 누군가?”
“난 군사부의 수석군사를 맡고 있는 제갈균현이라고 하외다. 총군사님은 내가 깨울 테니 한 단주는 이만 물러서 주시오.”
군사부를 지탱하는 다섯 명의 부군사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내가 기다린 사람 중의 하나였고.
“좋소! 마침 부군사들께도 용무가 있으니 모두 이곳에 모이도록 해주시오!”
제갈균현에게 말하며 슬쩍 지풍을 날려 대역무사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혈도가 풀린 놈은 소란스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침실 밖은 날이 훤히 밝아있었고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웅성거리고 있었다.
원래라면 벌써 교대해 인피면구를 벗고 경비무사로 돌아갔어야 할 놈이었다. 당황한 놈은 제 얼굴을 만져보았다. 벗겨진 인피면구가 다시 쓰여 있고 내가 눈앞에 서슬 퍼런 얼굴로 서 있자 어찌할 줄을 모르는 듯했다.
놈에게 백호기를 섞어 전음을 보냈다.
-흐흐! 당장 죽고 싶지 않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할 것이다! 난 모른 척 하고 시선을 가리로 있을 테니 얼른 돌아서 면구를 제대로 고쳐 써라. 그리고 교대할 놈은 오지 않을 터이니 제갈유 행세를 계속해야 할 것이야!
내 말을 듣고 싶지 않아도 놈에게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면구를 벗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싫든 좋든 내 말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날 정중하게 안으로 청하고 다른 사람은 모두 물러가라고 지시해라. 참고로 난 특검단주시다.
“헉!”
내 정체를 밝히자 놈이 헛바람을 삼켰다. 목소리가 조금 새어나왔지만 방문을 막고 있어 들키지는 않았다.
부스럭.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의관을 정체한 놈이 밖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특감단주는 안으로 들어오시오.”
“총군사님! 괜찮으십니까?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제갈유의 안위가 걱정된 수석부군사가 침실 안을 살피며 말했다. 두 사람이 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좋지 않아 얼른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흠! 제갈 총군사, 군사부의 다섯 부군사도 이리로 불러 주시겠오? 마침 수석부군사가 밖에 와있소이다만?”
영리한 놈인지 살기 위해 필사적인지는 몰라도 내 말뜻을 바로 이해하고 제갈균현에게 지시를 내렸다.
“수석부군사는 특감단주의 지시에 따르도록 하게.”
“총군사님!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수석부군사는 제갈유의 지시에도 다시 한 번 안부를 물었다. 눈빛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놈은 지금의 제갈유가 가짜라는 것을 아는 듯했다.
‘그렇다 해도 제 입으로 가짜라고 밝히지는 못하겠지?’
자신이 생긴 난 침실안의 탁자에 앉으며 사람들과 수석부군사에게 들으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제갈 총군사, 군사부는 위계질서가 엉망이구려! 설마 너무 스스럼없는 사이라 상관의 지시를 무시하는 것이오? 아무래도 친족들에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것은 재고해 봐야 할 것 같소이다. 여봐라! 특감단원은 들어라!”
휘리릭.
“충!”
검후와 남궁진이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며 반 무릎을 꿇고 명령을 기다렸다.
“당장 수석부군사를 체포하고 나머지 부군사들을 이곳으로 압송하라!”
“충!”
검후가 복명하고 몸을 날리자 남궁진이 검을 뽑아들고 수석부군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챙!
“군사부 수석부군사 제갈균현은 무릎을 꿇어라!”
가짜 제갈유와 수석부군사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트, 특감단주!”
“이게 무슨 짓이오!”
수석부군사를 향해 씩 웃으며 남궁진에게 지시했다.
“좋은 말로 했는데 꼭 벌주를 마시겠다면 그렇게 해 줄 수밖에. 남궁진, 놈이 반항하면 베어도 좋다!”
“충!”
남궁진이 다가갈수록 수석부군사의 눈빛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리곤 결정을 내렸는지 기어코 악독한 빛이 번뜩였다. 놈이 도주나 반항을 결심한 것이다.
즉시 남궁진에게 전음을 보냈다.
-조심해! 놈이 도주하려 한다.
순간 수석부군사 손이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남궁진에게 뿌리고 신형을 날렸다.
파바밧!
쐐애액!
솜털 같은 암기가 남궁진에게 쇄도했다.
“어딜!”
터더더덩!
남궁진이 검막을 펼쳐 우모침牛毛針을 막아내는 동안 수석부군사의 신형은 벌써 담을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놈은 담을 넘을 수 없었다.
펑!
“크악!”
한 줄기 강맹한 장력이 날아와 놈의 몸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털썩.
비명소리와 함께 다시 담 안으로 곤두박질친 놈의 신형 옆으로 소림이 나타나 재빨리 혈도를 짚어 제압했다.
퍼퍼벅.
일련의 사태가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 군사부의 무사들은 영문을 모른 채 멍하니 있었다. 하지만 수석부군사가 피를 토하며 제압당하자 부지간에 검을 뽑아 들었다.
챙!
채채챙!
그들의 검 끝은 직접 무력을 사용한 소림을 향하고 있었다. 누군가 공격을 시작하면 즉시 싸움이 벌어질 일촉즉발의 상황.
물론 어린애 손목 비틀기에 불과하겠지만 불필요한 살상을 저지를 이유가 없었다.
“모두 후회할 일을 벌이지 마라! 검을 내리고 무릎을 꿇어라!”
백호후를 터뜨리며 가짜 제갈유에게 다가갔다. 자신들의 수장이 위험한 상황이라 무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내가 다가오자 가짜 제갈유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는 체념하듯 눈을 감았다.
찌이익!
인피면구를 벗겨내 손에 들어 보이며 소리쳤다.
“보라! 너희들이 총군사라고 믿는 자가 이 놈이더냐!”
저벅저벅.
쓰러진 수석부군사에게 다가가 얼굴을 쓰다듬었다. 놈 역시 인피면구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찌이익.
“이놈이 수석부군사 제갈균현인가? 이놈들은 모두 비천이라는 암중세력의 간자였다. 아직도 이놈들을 위해 검을 들겠는가!”
챙그랑.
한 자루의 검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신호로 모든 무사들이 검을 던지고 허탈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
챙그랑. 챙그랑.
털썩. 털썩.
“너희들의 죄는 나중에 묻겠다. 그동안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 있도록!”
“충!”
얼마 지나지 않아 검후가 두 명의 부군사를 체포해 돌아왔다.
“단주, 나머지 두 명은 놓쳤습니다. 추적에 나섰지만 이미 몸을 뺀 듯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고했소.”
간단히 치하하고 압송된 두 명에게 다가갔다. 놈들은 이미 아혈과 마혈을 제압당해 꼼짝하지 못했다. 얼굴을 살폈지만 인피면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네놈들은 비천의 일원으로 감히 영세옥의 죄인들을 탈출시키고,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폭파시키기 까지 했다. 이 일에 깊숙이 관여한 제갈세가를 이 시간부로 무림공적으로 선포 한다!”
웅성웅성.
와글와글.
영세옥이 무너졌다는 말과 제갈세가를 무림공적으로 선포하자 군중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무림공적을 선포할 자격은 없었다. 하지만 열거한 사실은 선포하고도 남을만한 일대사건이었다. 또한 군사와 부군사들이 인피면구를 착용한 가짜라는 점이 반론을 막았다.
‘흐흐! 이제부턴 내가 하는 말은 전부 사실이 되어버린다는 것이지.’
가짜들이 하는 말은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
와와!
오백이 넘는 중무장한 무인들이 무림맹을 벗어나고 있었다. 무림맹의 무력부대 오개 단과 특감단 전원이 혈왕비급의 회수와 제갈세가의 멸문이라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정하는 것이다.
그 선두에는 당연히 내가 있었다. 난 양 옆으로 도열한 무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출정 길에 올랐다. 한동안 군중들의 환호와 시선을 즐기다 오연한 시선으로 앞을 보며 말에 박차를 가했다.
“출발! 이럇!”
“충!”
두두두두!
내 뒤를 따라 오백여기가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군중들은 다시 내 별호를 부르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천외신룡天外新龍 일권무적!”
“천외신룡! 만세!”
천외신룡은 새롭게 얻은 내 별호였다. 물론 내가 만들어 퍼뜨린 것이 아니다. 제갈세가의 흉계와 비천이라는 암중세력을 적발해낸 것에 대한 무림 동도의 선물이었다.
이번에는 맹주와 장로들도 제갈세가를 무림공적으로 선포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 반혼인과 혈마인의 정체를 드러내고 영세옥을 무너뜨린 누명을 씌웠으니까 말이다.
두두두두!
한참을 달려 군웅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곳에 이르러 속도를 늦췄다. 좌우로 특감단의 삼 대주와 소림, 남궁, 백리산산이 다가왔다.
그 중 넷이 여자라서 마치 꽃밭에 둘러싸인 것 같았다. 더구나 네 여자의 미모가 보통이라야 말이지. 무인들의 시선에 존경과 질투가 교차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심한 어조로 대주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일단 하북으로 갈 것이오. 이제부턴 그대들이 앞장서시오.”
“충!”
대주들이 앞서 나가자 백리산산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혈왕비급은 가짜라면서요? 제갈세가를 먼저 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요?”
“그렇지만 비록 그들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무고한 사람들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더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오.”
“예?”
백리산산은 무슨 그런 개소리가 있냐는 듯이 쳐다봤다. 그러나 소림과 남궁의 표정에는 존경과 감탄이 떠올랐다. 아니 남궁은 솔직히 미묘한 표정이었다.
‘쩝! 날 알만큼 아는 애니까.’
아무튼 뒤에서 따라오는 오 개 단의 단주들의 표정이 중요하지 이들은 상관없었다. 뒤를 힐끔거리며 단주들의 표정을 살피는 내 모습을 본 백리산산이 깔깔 거리며 말했다.
“호호호! 인의를 중시하는 총대장님이라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반드시 가짜 비급으로 일어난 소동을 잠재울 것이라고 믿어요.”
“그렇소. 비천이라는 암중세력의 음모가 분명한데 한시라도 미룰 수는 없는 일이오.”
“예, 예. 어련하시겠어요.”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비꼬는 백리산산에게 전음을 보냈다.
-오개 단 중에 소저가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을 선별해 주시오.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이제 그들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 아니요? 때문에 전부 데리고 나온 것이니 말이오.
백리산산이 뭔가를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정말이요? 그럼 그 말씀은?
-그럼 소저는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할 셈이요? 뭐 그렇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호호호! 아니에요. 제 패는 전부 보였는데 없던 일로 하면 제가 너무 손해가 아닌가요?
-그러니 하는 말이오.
-호호호! 좋아요. 한데 총대장님을 믿고 싶은데 하도 본 게 많아서 그러기가 쉽지 않네요.
말로는 못 믿겠다는 얘기였다. 그동안 보여준 언행이 그러니 당연한 일이었다.
느끼한 목소리로 전음을 보냈다.
-오늘 밤에 숙소로 찾아갈 테니 준비나 해 두시오.
-어머! 총대장님은 부인들이 버젓이 옆에 있는데도 조금도 거리낌이 없네요. 하긴, 그런 뻔뻔함이 총대장님의 매력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싫다는 거요?
-호호호! 아니에요. 소녀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