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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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9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27화
127화. 임자를 만나다
맹주가 정말 그런 야망을 가지고 있다면 정말 개념 없는 놈이었다. 물론 사람인 이상 야망이야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때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악한 욕망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놈이 지도자라면 더욱 문제였다. 사안의 경중輕重도 모르는 놈이 수장으로 있는 단체는 정말 불행하니까.
‘내가 그동안 너무 놈을 과대평가 한 것인가?’
원래 똑똑한 놈이 제 꾀에 빠지는 법이다. 맹주라는 놈이 사실은 평판 그 대로의 놈인데 나 혼자 꼬아서 생각해 뭔가 있는 놈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었다.
‘쩝! 사실이라면 다행인지, 불행인지를 모르겠네.’
맹주가 비천의 인물이 아니라면 절대 나쁜 일은 아니었다. 단지 그동안 괜한 심기를 써온 나만 허탈할 뿐이지.
아무튼 아직은 속단할 수 없는 일이라, 좀 더 장단을 맞춰줬다.
“물론입니다. 장로원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사정의 칼날을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하하! 그런가? 자네의 패기가 부럽구먼. 하지만 장로원은 여타의 부서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네. 단순히 열정과 패기만으로 상대할 곳이 아니야. 자네가 정녕 그럴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일세.”
“어떤 의미로 말씀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의사회를 구현하는데 있어 일신의 안녕을 꾀할 생각은 없습니다.”
민중의 지팡이 다음으로 싫어하는 말을 태연히 내뱉었다. 그 또한 젊음의 치기로 보이는지 백리 맹주는 매우 기꺼워하며 치하했다.
“과연! 한 단주를 특감단주로 선발하기를 잘 한 듯하네. 앞으로도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주게.”
슬쩍 날 자신이 선발한 것으로 하며 아래위의 선을 그으려 했지만 모른 척 했다.
“물론입니다, 맹주님.”
얘기가 다 끝났나 싶었는데 맹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항간의 소문을 듣자하니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네.”
“예? 무슨 소문이기에 그러십니까?”
내가 되묻자 맹주는 처음 말 꺼낼 때와는 달리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대답했다.
“하하! 본래 영웅은 호색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네를 질책할 일은 아니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자네의 청백에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일세.”
맹주가 갑자기 여자 문제를 꺼냈다. 다른 애들까지는 몰라도 남궁, 소림과의 관계는 이미 맹 내에 널리 알려졌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날 부러워하며 시기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맹주가 부러워서 묻는 것은 아니다. 소림, 남궁과 관계가 있는 내가 장로원에 공정할 수 있느냐를 돌려 묻는 것이다.
기분 나쁜 표정으로 물었다.
“설마 맹주께서는 제가 공과사도 구별하지 못하는 놈으로 보이십니까?”
“이런! 이런! 내 말뜻을 자네가 곡해를 한 모양이구먼.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자네를 특감단의 단장으로 임명했겠나? 내 말은 다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 빨리 여지를 없애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말일세. 내 말 뜻 이해하겠나?”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소림이나 남궁 아니면 장로원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는 말이었다.
“필요하다면 장로원뿐만 아니라 소림이나 남궁 그 어느 곳이라도 성역 없는 사정을 할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그리고 난 자네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네.”
그 어느 곳에는 당연히 맹주부도 포함된다는 말인데 맹주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정말 바보라서 모르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구렁이야? 아니면 그냥 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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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별 소득 없이 맹주부를 나왔다.
‘그나마 무력부대를 얻었으니 전혀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닌가?’
그렇다고는 해도 맹주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해 왠지 밑을 닦지 않은 것처럼 찝찝했다. 당장 맹주에 대한 뒷조사가 필요한데 시간과 인력이 문제였다.
‘또 괜한 심기를 쓰는 것이라면 정말 죽일 놈인데.’
가뜩이나 바쁜 사람 헛수고 하게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이런 일을 맡아 해 줄 애가 필요해.’
지저분한 일까지 내가 하려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랐다.
‘사람이 부족해. 그것도 믿고 쓸 수 있는 놈들이.’
현대와는 달리 이 동네는 혈연, 지연, 학연이 너무 강하다. 특히 명문대파의 제자들일수록 더 심했다.
‘그들만의 특권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당연한 일인가?’
당장 지금의 단원들도 지금은 내 명령을 듣고 있지만 사문이나 가문과 충돌한다면 언제라도 등을 돌릴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인력을 양성하는 일은 너무 시간이 걸리고.’
천하제일장에서 양성하는 낭인들이 밥값을 하려면 최소한 삼사 년 후는 봐야했다. 고수는 공장에서 찍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삼사 년도 내가 생사현관을 타통 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간이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 놔봐야 금제가 가짜라는 것이 알려지면 전부 뿔뿔이 흩어질 애들이고. 아! 예전에는 이런 일로 고민하진 않았는데. 확! 그냥 하나 인수해버려?’
할 수만 있다면 정말 그러고 싶었다. 결국 사문을 배신할 만한 이익과 명예를 쥐어주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지금의 나에게는.
“휴우! 일단 하나하나 처리하자.”
깊은 한숨을 내쉬자 혼자 말을 하자 황보 부단주가 물었다.
“예? 단주.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러고 보니 지금은 회의 중이었다. 단원들의 시선이 내 입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아, 아니오. 일단 황보 부단주는 무림공적척결단의 인의단을 화산신룡 부단주는 천무단을 흡수해 편제를 재편하시오.”
지휘체계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구파는 구파로 세가는 세가로 몰았다. 괜히 탕평책을 핀답시고 분란을 자초할 필요는 없으니까.
“충!”
지살단은 사황련의 몫이라 제외하고 중복되는 인원을 제외하면 이십 명 정도의 인원이 늘어나게 된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지.’
나머지는 내 동업자로 이루어진 사조직을 집어넣을 생각이었다. 걔들이라면 명문대파에 치어 지내와 내 사람으로 만들기가 한결 쉬웠다.
“총 삼개대로 재편할 것이니 부단주들께서 각각의 단을 맡아 주시고 나머지 일개 단은 검후에게 맡길 것이오.”
웅성웅성.
뜻밖의 인선이었는지 소란스러운 단원들을 조용히 시키고 말을 이었다.
“조용! 나머지 일개 단의 구성원은 중소문파 출신과 개인자격의 무인들로 이루어질 것이오. 때문에 검후를 인선한 것이오.”
설명이 이어지자 모두 입을 다물고 수긍했다. 아무리 단주 자리가 탐이 나도 명문대파의 자존심상 맡기는 싫었던 것이다. 그 점을 알기에 주저 없이 검후를 지명했던 것이고.
단원들에게 지시를 마치고 즉시 남궁 진과 동업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들이야 말로 사실 상 내 손발이 되어줄 사람들이며 차세대의 주역으로 키워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일련의 행사가 무림맹에 끼친 영향은 내 생각 밖으로 대단했던 모양이었다. 다음 날부터 특감단이 사용하는 장원은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맹주와 장로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입은 나와 특감단이 맹 내 권력의 중추로 떠오른 것이다. 그 때문에 어떻게든 나와 인연을 만들고 싶어 하는 중소문파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날 찾아온 사람의 대부분이 지긋한 나이의 문주 급이 아니라 젊은 후계자가 대부분이었다. 아마도 나와 특감단의 연령대가 전부 청장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무슨 소문이 돌고 있는지 반드시 동생이든, 사돈의 팔촌이든 젊고 아리따운 여인 한 명은 반드시 대동했다. 때문에 소림이 속을 썩고 있었고 말이다. 아마 맹주의 말처럼 내가 호색한이라고 동네방네 소문이 난 듯했다.
물론 난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만났다. 가뜩이나 완벽한 내가 그 정도 약점은 있어야 인간적이지 않겠나? 너무 완벽해도 주변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 법이다.
또 누군가 악의적인(?) 소문을 내주었다면 이용당해줘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덕분에 난 임도 보고 뽕도 따는 일이 생길수도 있으니까.
무엇보다 내로라하는 미인을 만나는 일은 전혀 기분 나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되는 일이지.
그러나 이미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날 만족시킬 만한 미모의 여인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전혀 예상치 못한 방문을 받았다.
“이번엔 누구라고?”
내가 잘못 들었을 지도 몰라 확인하려 묻자 다른 때와는 달리 소림이 빽 하고 소릴 질렀다.
“맹주의 딸이라고요! 무림제일화 백리산산이요!”
여자 문제를 지적하던 맹주가 딸내미를 보냈다는 말이다. 너무 빤한 수작에 맹주에 대한 기대가 한 풀 더 얇아졌지만 무림제일화라는 말에 급격히 흥미가 일었다. 하지만 소림의 앞이라 무심한 듯이 물었다.
“응? 무림제일화는 황보 부단주가 아니었어?”
“황보 사저는 전대고요.”
현재는 백리산산이 무림제일화로 불린다는 말이다. 아무튼 그동안 별 신경을 쓰지 않던 소림이 이번에는 뾰족한 반응을 보였다. 아무래도 맹주의 딸이라서 만은 아닌 듯했다.
‘흐흐! 예쁘다는 말이겠지?’
가화만사성이라고 이런 때는 소림을 달래줄 필요가 있었다. 얼마 있지 않아 남궁이 합류하면 더 피곤해질 테니 말이다.
“하하하! 그래? 아무래도 아버지의 후광을 업은 모양이군. 주매보다 더 예쁜 여자가 이 세상에 있을 리가 없잖아?”
“호호! 그건 당연한 말이지만. 말과는 달리 너무 좋아하는 것 아니에요? 침이나 좀 닦고 말하지 그래요?”
“험험! 주매, 백리소저가 날 찾아온 이유는 빤하잖아? 뭘 그렇게 신경 쓰고 그래?”
“그야 너무 빤하니까 더 신경이 쓰이지요. 아무튼 알아서 해요.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하하! 설마 그럴 일이 있겠어? 질투는 나중에 하고 그만 들여보내지. 명색이 맹주의 딸인데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 같으니까.”
“흥! 어디 두고 봐요.”
그런데 설마 그런 일이 벌어졌다. 백리산산은 현대의 미적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미인이었던 것이다. 백옥 빛 뽀얀 살결에 쭉쭉 빵빵한 한 마디로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더구나 나이도 어린데 어찌나 염기艶氣가 흐르는지 정신없이 쳐다보다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할 정도였다.
“험험! 백리소저, 지금 뭐라고 했소이까?”
“방년 스물이라고 했어요. 단주님.”
부끄러운 듯 살며시 외면하며 대답하는 백리산산이었다. 그 가벼운 한 동작에도 남심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배우고 익혔다면 대단한 애고 타고 났어도 대단한 애였다.
‘이런 애를 우물尤物이라고 하는 건가? 무슨 스물밖에 안된 애가.......아니지 이 시대의 스물이면 애 한둘은 있으니까 아줌마 수준이지. 암!’
그 생각이 들자 아직 시집을 가지 않은 것이 궁금해졌다. 이 미모에 맹주라는 배경까지 있다면 얼마든지 골라서 갈 수도 있을 테니까. 특히 명문대파의 자제들이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줄을 섰을 듯했다.
‘더구나 권력욕이 있는 맹주 놈이라면 벌써 명문대파에 정략혼을 시켰을 텐데 말이야.’
하지만 당사자에게 물을 수는 없는 일. 우선은 가벼운 대화로 시작했다.
“어제 맹주를 뵈었을 때만해도 이렇게 장성한 따님이 있다고는 말씀하지 않으셔서 몰랐소이다.”
“호호호! 한 단주님께서 제게 관심이 없으셔서 그런 것이 아닌가요? 양손에 무림오봉 중의 이봉을 쥐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설마 특감단주께서 맹주의 인척관계를 모르고 계셨다는 말은 아닐 테니 말입니다.”
말도 잘한다. 내가 알기로는 미모 외엔 별 존재감이 없었는데 말이다.
‘이래서 똘마니가 필요하다니까!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