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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26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26화

126화. 권력은 망둥이도 뛰게 만든다.

 

 

 

 

 

무광스님에게 할 말 중에 단정을 죽게 할 금지어가 들어있어 전음으로 말했다.

-뭐, 이제라도 사실이 밝혀져 다행입니다. 무광스님께선 번거롭더라도 내일 제자들을 모두 모이게 해 ‘비천’ 이라는 말을 몇 번 넣고 훈육해 주십시오. 그러면 최소한 장원내의 간자는 걸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지 무광스님이 놀라 물었다.

“그게 다 인가? 어떻게 해서 일죽이 사문을 배신했는지는 묻지도 않는 겐가?”

“참나! 그거야 빤하지 않습니까? 혈기왕성한 일죽이 아미파의 창녀들에게 당했겠지요. 소림은 그쪽으로 아주 취약하기니까 이번 기회에 본산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일죽의 처벌 문제야 소림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삼자인 제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것 말고 또 다른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 아니네. 아미타불.”

소림이 불문이라고 자비가 넘치는 곳은 절대 아니다. 무승에 대한 처벌은 엄격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직접 목숨을 끊지는 않더라도 단전을 파괴하고 무공을 전폐해 평생 참회동에 가두어 놓을 것이니 죽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었다. 나 역시 그 이상의 처벌은 알지 못하니 가만있을 수밖에.

더구나 일죽 덕분에 소림은 자파에도 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통감했을 것이다. 그동안 내가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실행하지 않던 간자 색출작업이었다. 이번 일로 스스로 행할 것이니 나로서는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

‘무림맹은 산속에 갇혀 있던 스님들이 속세와 접하는 곳이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

유혹에 약한 남자. 그 중에서도 유혹하는 편에서 보면 금욕을 당연시해야 하는 스님들은 손쉬운 먹잇감이었다. 소림사 중이라고 다 부처고 고승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건 그렇고 단정은 어떤 상탭니까?”

“일단 자살할 수 없도록 모든 혈을 제압한 상태라네.”

“그 정도로는 어림없지요.”

바로 단정에게 다가가 단전을 파괴했다.

퍽!

주르륵.

선혈이 입술을 타고 흘러내렸다. 혜운스님이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지혈을 하며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혜운스님은 그 꼴을 당하시고도 아직 사문의 장로로 보이십니까? 이 여자로 인해 본인은 물론 아미 파는 씻을 수 없는 수치를 당했습니다. 또 소림 역시 마찬가지고요. 빨리 정신 차리시는 편이 아미 파의 재건을 위해서도 좋을 것입니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혜운스님은 할 말이 없는 듯 연신 불호만 외웠다. 보다 못한 무광스님이 화제를 돌렸다.

“이제 어쩔 생각인가?”

“혜운스님은 이제 복귀하셔서 아미 파를 수습하셔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심문은 무리일 테니 단정과 그 무리들은 증인으로 써야겠습니다. 일단 수혈을 짚어 재워두십시오.”

“자네는?”

“전 이제 맹주부에 들어가야지요. 아참! 무광스님은 혜운스님을 도와주십시오. 아직 몸이 완전치 않습니다. 주매도 함께 도와드리고.”

“예, 가가.”

 

@

 

맹주부에는 특감단의 감찰호법으로 임명한 상 장로와 동행했다.

“허허! 제가 무림맹의 호법이라니요. 이거 참! 나중에 선 주군을 만나면 뭐라 하실지.”

“무림맹의 호법이 아니라 특감단입니다. 그리고 고생만 시키다 먼저 간 사람이 무슨 할 말이 있겠소이까?”

“아무튼 장주 덕에 별 감투를 다 써봅니다. 허허허!”

“그래도 웃는 것을 보니 싫지는 않은가 봅니다.”

“허허허!”

쑥스러운 표정으로 웃는 상 장로에게 생각난 김에 당부하기로 했다.

“그보다 세 노인네에게 독문무공이 들키지는 않겠소? 이번 일로 우릴 의심쩍은 눈초리로 지켜보는 듯하외다.”

“그럴 리가요. 전 아직 장주가 전해준 무공 외에는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아마 그들이 지레 짐작하는 것뿐입니다.”

“제가 전해주다니요? 언제.......아! 설마 남궁서고에서 필사한 무공을 말씀하시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가장 즐겨 쓰는 것은 전진의 검법이었습니다. 도가 계열의 무공이라 의심하지 못할 테니까 말입니다.”

“허어!”

기가 막혀 가던 길을 멈추고 상 장로를 빤히 쳐다봤다. 여태 남의 무공을 사용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서였다.

“어떻게 그럴 수가?”

“허허! 장주는 만류귀종이라는 말을 아시오?”

“그야.......”

설명을 하려는데 상 장로가 말을 끊었다.

“장주, 화경이 무공의 극을 의미하는 말은 아니오. 장주께선 아직 만류귀종과 무초식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듯하니 깊이 고민해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외다.”

“.......됐소이다.”

이 시대의 무공 귀신들이 하는 말은 뜬구름 그 자체라 이해가 불가했다. 그냥 포기하는 편이 편했다.

어쨌든 나만 조심하면 세 노인네에게 들킬 염려는 없다는 말이어서 안심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맹주부에 다다랐다. 위사에게 영패를 내 보이자 군말 없이 연락해줬다.

“어서 오시게. 한 단주. 아주 큰일을 해 주었네!”

예상과는 달리 반갑게 맞이해주는 맹주였다. 때문에 내 머릿속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일단 시간을 벌기 위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천천히 보고했다. 그래도 끝은 있는 법.

보고를 마치자 맹주는 손을 덥석 잡으며 치하했다.

“상대가 천외천인 구파일방임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한 단주의 용기에 정말 감복했네. 그리고 무림에 평화를 해치는 암중세력이 비천이라는 것도 자네가 밝혀냈다지?”

‘이 자식이 정말.’

표정만 봐서는 정말 칭찬하는 듯했다. 오히려 놈을 비천의 인물로 의심하고 있는 내가 당황해 얼버무렸다.

“예, 어쩌다 보니.”

“어허! 그런 일이 어쩌다 될 일인가? 정보각 삼백 명이 매달려도 밝혀내지 못한 사실이 아닌가? 명색이 무림맹의 정보각이 이토록 무능할 줄이야. 다 내 탓일세.”

자조적인 발언까지 꺼내는 폼이 무림의 안녕을 염려하는 진정한 인의대협의 풍모였다.

‘이 새끼가 지금 나한테 약 파는 것 맞지?’

도무지 속내를 짐작할 수 없는 특이 종을 만난 것 같았다.

‘혹시 이 자식, 정말 비천과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닐까?’

놈이 비천의 인물이 아니라면 정말 무능의 극치라는 뜻이었다.

‘설마 아무리 바지 사장이라고 해도 맹주씩이나 되는 놈인데 그럴 리야 있겠어?’

일단은 맞장구를 치며 의중을 파악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맹주께서 자책하실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놈들의 행사가 은밀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물론 자네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정보각이나 군사부의 무능이 불러온 참사라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네. 맹주로서 부끄러울 뿐이네.”

“지난 일들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잘 말해주었네. 그래서 말인데 특감단은 이번 기회에 지금과 같이 성역 없는 감찰을 해주길 바라네. 군사부나 장로원이나 예외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네.”

“물론입니다, 맹주.”

“그래, 내가 지원해 줄 일은 없는가? 특감단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지원해 주겠네.”

맹주가 내게 무얼 바라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다.

‘그래도 준다는 건 받고 봐야지. 나중 일은 모르는 거니까.’

그러면서도 공짜를 좋아하는 나였다.

“사실 딱히 부족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며 유사시에 대비할 무력의 부족을 통감했습니다. 해서 특감단에 무력부대를 지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무력부대? 그렇겠군. 이번에 황산 파에서 험한 일을 겪었다지? 원하는 부대가 있다면 말해 보게. 내 호위대라도 필요하다면 보내주지.”

“감사합니다, 맹주님. 하지만 기존의 부대 역시 감찰 대상입니다. 마침 무림공적척살단이 최근에 신설되었지만 비천 때문에 개점휴업 상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척살단을 지원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척살단을? 아! 그러고 보니 자네도 척살단의 일원으로 선발되었었지?”

“예, 그 중에는 이미 특감단원으로 활동하는 인원도 몇이나 됩니다. 그들이 전부 합류한다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흐음! 일리가 있는 말이네. 좋네. 그렇게 하지.”

난 맹주가 자신의 직속부대를 넣고 싶어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또 예상과는 달리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허락했다.

‘도대체 네가 원하는 게 뭔데?’

하도 답답해 직접 물어보고 싶었다.

“감사합니다, 맹주님.”

“오늘부로 당장 맹주령으로 특감단에 배속시키겠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축객령을 내린 듯해 일어서려는 데 맹주가 막 생각났다는 듯이 물었다.

“아! 그럼 정보각에 대한 감찰은 모두 마친 건가?”

“예?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일어나 잠시 미뤄둔 상탭니다. 의약당의 결과가 나오는 데로 마저 다룰 생각입니다만?”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니 심각하게 듣지는 말게.”

‘아하! 바로 이거였군!’

드디어 맹주가 속내를 드러낼 모양이었다. 심각하게 듣지 말라는 말은 꼭 들어달라는 말이었으니까.

“예, 말씀해 보시죠?”

“정보각의 정보가 내게 오는 것과 군사부로 가는 것이 다른 것 같아서 말일세. 사실 비천이라는 암중세력에 관한 정보도 극히 단편적인 것뿐이었네. 개방과 황산 파에 대한 보고도 전혀 없었고 말일세. 문득 과연 무림맹의 정보각이 그 정도로 무능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심각한 문젭니다. 무림맹 내에서 조직적인 항명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니까 말입니다. 철저히 조사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이네만 이런 일련의 사태가 비단 군사부와 정보각 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네. 실질적으로 무림맹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장로원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뜻이니까 말일세.”

군사부에 이어 장로원까지 걸고 들어가는 맹주였다. 그렇게 따지면 가장 큰 문제는 맹주부인데 말이다.

‘뭐지? 이 놈 정말 비천과는 관계가 없는 건가?’

맹주의 말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 은연 중 내게 정보각과 군사부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혹시 어부지리를 노리겠다는 건가? 설마 이름뿐인 맹주가 아니라 진정한 맹주가 되고 싶어서? 그래서 개방이나 황산을 친 일에 대해서도 입도 뻥끗하지 않았고.’

말했듯이 실질적으로 무림맹을 움직이는 곳은 장로원이다. 그들의 후광을 입고 등장한 인물이 나였고. 처음엔 날 경원시 했지만 개방과 황산 파를 치는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을 수도 있었다.

‘이 자식이 날 어떻게 보고!’

아마 날 대쪽 같은 성격으로 공사가 철저한 공명심에 쩐 강호초출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왜 정의와 무림의 안녕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는 하룻강아지들 말이다.

‘날 이용해 군사부도 치고 장로원도 쳐서 무림맹의 권력구조를 바꿔 보겠다는 건가?’

만일 그렇다면 난 완전히 헛 다리를 긁은 격이었다. 맹주는 단순히 권력욕에 찌든 놈이라는 뜻이니까.

‘이 자식 진짜 정신 나간 놈이네. 아무래도 이 자식도 조사해 봐야겠는데?’

뭔가 딴 주머니를 찬 게 있으니까 그런 생각도 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놈은 기회가 와도 제 것으로 만들 수 없는 법이다.

‘하아! 갈 길도 바쁜데 별 거지같은 놈이 다 말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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