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12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1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12화
112화. 소림의 기개
남궁 노인네가 앞장서 밤길을 달렸다. 알다시피 난 포위를 당하거나 선제공격을 당하는 일은 절대 사절이었다.
그리고 적은 수로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방법은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이 최고였다. 게릴라전은 당연히 선방이 기본이고 말이다.
‘더구나 놈들은 설마 우리가 선제공격을 하리라곤 꿈도 꾸지 못할 테니까.’
놈들은 우리가 노숙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아직은 방심하고 있을 터. 기습으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었다.
뻐꾹뻐꾹!
앞장 서 달리던 남궁 노인네가 멈춰서며 뻐꾸기를 날리자 소림의 얼굴이 붉어졌다. 뻐꾸기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우리 셋이 전부니까.
뻐뻐꾹! 뻐꾹.
화답과 함께 무광스님과 황보 노인네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학후배 청운이........”
두 노인네를 알아본 청운도인이 인사를 하려하자 황보 노인이 주의를 주며 말을 끊었다.
“쉿! 인사는 됐다.”
무광스님은 걸쳐 맨 후개와 개방장로들을 발견하고 조용히 불호를 외웠다.
“아미타불.”
불호엔 착잡한 심정이 가득 묻어 있었다. 같은 구파일방의 일원으로서 변질된 개방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오래 감상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었다.
“어르신들, 일단 자리를 옮기시죠. 다른 지원군들이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주, 지원군이라니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시오?”
팽 가주 질문에 몸을 날리며 대답했다.
“그 또한 만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오. 대충의 일들은 약속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세 어르신께서 말씀해 주실 것이오.”
세 노인네가 가는 동안 설명하자 약간의 웅성거림은 있었어도 별 탈은 없었다. 만일 내가 사정을 설명했다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세 노인네에게 설명을 미뤘던 것이고.
청해호의 가장 큰 객잔인 청해 객잔이 약속장소였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눈에 띠게 되므로 객잔에는 나만 들어갔다. 다른 일행들은 놈들이 집결한 곳 근처에 먼저 잠복하기로 했다.
객잔은 늦은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일행들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상 장로의 전음이 들렸다.
-여기요, 장주.
전음이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상 장로와 천무학이 앉아 있었다. 고개를 끄덕하고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 만이요, 천 대협. 상 장로도 수고가 많았소.”
“어서 오십시오, 장주.”
“하하! 오랜만이오. 한 대협. 그새 더욱 헌앙해 지셨구려.”
“하하! 별 말씀을. 그보다 바쁘신 분을 오가라 해서 미안하게 되었소.”
“무슨 그런 서운한 말씀을. 어디 우리가 남이오이까? 하하하!”
하며 한 눈을 찡긋하는 천무학이다. 아무래도 신녀와의 일을 알고 있는 듯했다. 숨길 일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어서 씩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 생각해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고 말이오. 하하하!”
천무학이 목소리를 줄여 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릴 부른 것을 보면 뭔가 사안이 급작스럽게 진전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정말 그렇소이까?”
“천 대협의 예상대로요. 새로운 정보도 알릴 겸 대작전을 함께 하기 전에 손발을 맞춰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청하게 되었소이다.”
“호오! 그거 기대되는 구려.”
“실례지만 이번에 몇 분이나 함께 하셨는지?”
“십대봉공 중의 여섯 분이 저와 함께 왔소이다만 그 정도로 부족합니까?”
은연중에 가슴을 피는 것을 보면 절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묻는 것은 아니다. 사실 십대봉공 여섯이면 마교 전력의 절반은 된다. 부족할 리가 없었다.
“그럼 그 외에 호위라든가?”
“한 대협이 은밀히 와달라고 해서 우리만 왔소이다. 혹시 신녀를 묻는 것이라면 교의 일이 있어 함께 오지 못했소.”
“그럼 반혼인에 대한 대책은 있소이까?”
반혼인은 음공에 쥐약이었다. 물론 놈들보다 뛰어나야 했지만 말이다.
“아! 그 문제라면 걱정 마시오. 이번에 특별히 십대봉공 중의 음마후音魔后께서 함께 하셨으니. 음마후의 음공은 무림제일이라고 자신할 수 있소이다.”
역시 마교도 반혼인에 대한 대책은 세워 온 모양이다.
“오! 사실이오. 그렇다면 한 걱정 덜 수 있겠소이다. 그럼 더 시간 끌 필요 없이 서두릅시다. 주변의 관제묘에서 일행이 기다리고 있으니 상견례는 그곳에서 하기로 합시다.”
정사마가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이다. 아무리 비공식이라고는 해도 모이는 면면을 보면 쉽게 융합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었다. 반드시 공격전에 상견례정도는 해두어야 했다.
“알겠소. 바로 따라가겠소이다.”
천무학이 봉공들을 데리러 가자 상 장로에게 물었다.
“이곳까지 오는데 별 일은 없었소이까?”
“보고드릴만한 큰일은 없었습니다.”
“그것 참 다행이구려. 수고하시었소. 일행에게 안내해 주시겠소?”
“예, 장주.”
상 장로의 뒤를 따라 객잔으로 올라가 상 장로의 방으로 안내되었다. 곧바로 광견이와 금련이가 날아갈 듯이 달려와 안겼다.
“상공!”
“상공!”
“하하! 오느라 수고했어. 무사해서 다행이야.”
양 팔로 꼭 안아주고 인기척이 들려 얼른 내려놓았다. 검후를 비롯한 당사독과 철혈사신이 차례로 들어와 인사를 나누었다.
“자! 회포는 나중에 풀기로 하고 어서 가자고.”
@
청해호 근처의 다른 관제묘.
경공으로 이동하며 눈앞에 약속장소인 관제묘가 보여 암구어를 보냈다.
뻐꾹뻐꾹!
뻐뻐꾹! 뻐꾹!
약속된 뻐꾸기 소리가 들려 나를 비롯해 광견이 일행이 안심하고 관제묘 앞으로 떨어져 내렸다.
휘릭. 휘릭.
“가가!”
반갑게 달려오던 소림이 돌연 안색이 변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쟤는 쓸 데 없는 촉만 좋아서는. 그런데 문제는 문제네.’
눈치 챈 것 하고 직접 맞닥뜨리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였다. 더구나 광견이와 금련이는 보통내기가 아니었고 둘은 동맹이나 다름없다.
배분이나 나이, 경험에서 딸리는 소림이 명백히 불리했다.
‘쩝! 그렇다고 누구 하나를 편 들어줄 수는 없는데.’
당사자이자 원인제공자인 내가 끼어 들었다간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런 일은 여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일단 난 쌩 까고 보는 거야. 뭐라 하면 비천부터 해결하고 보자고 하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소림에게 일행을 소개했다.
“주매, 인사들 나눠. 우리를 돕기 위해 달려오신 철혈방의 임 방주와 사황련의 반 정보각주, 검후와 당사독 대협은 알고 있겠지? 아, 우리 상 장로님도.”
장황한 소개가 끝나자 소림은 날 한번 째려본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면에 미소를 띠우고 말했다.
“호호! 오랜만에 뵈어요, 상 장로님. 그리고 임 방주님과 반 정보각주님. 검후 언니와 당 대협은 반가운 분이 기다리고 계세요. 어서 들어가 보세요.”
광견이와 금련이도 소림과 인사를 나누었다.
“소림성녀를 이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반가워요.”
우르르 인사를 나누고 관제묘로 들어갔다. 그런 와중에 소림이 광견이와 금련에게 속삭이는 말이 우연히 내 귀에 들렸다.
“두 분은 잠시 저와 할 얘기가 있을 듯 하네요. 잠깐 따라오시겠어요?”
“예? 예.”
뜻밖의 말에 광견과 금련이 당황해 대답하며 소림의 뒤를 따랐다. 그 모습이 꼭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와같이 보였다.
‘허! 그 지랄 맞은 광견이와 금련이가 기세싸움에서 지다니.......과연 쟨 무공하고 연애는 천재야, 천재! 근데 어떻게 둘을 꼭 집어 알 수 있었을까?’
함께 있던 검후에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거의 초능력에 버금가는 능력에는 감탄밖에 안 나왔다.
그러자 대화를 나눈 후의 모습이 상상이 갔다. 소림의 의연한 태도를 보아하니 앞으로도 여자 문제로 속 썩을 일은 없을 듯했다.
한 걱정 덜고 관제묘로 들어가자 한창 서로 간에 인사 중이었다. 그래봐야 거의 세 노인네 앞에 조아리는 정도였지만. 그 외에도 비슷한 또래라 서로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어 문제는 없었다.
웅성웅성.
“자! 인사를 다 나누었으면 잠시 제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다들 나누던 얘기를 멈추고 날 쳐다보자 다시 말을 이었다.
“특감단 단원들은 세 어르신께 대충의 내용을 들었을 것입니다. 지원으로 오신 분들은 이미 놈들과 상대한 경험이 있으니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상대할 적은 ‘비천’ 이라는 신비세력입니다.”
“비천!”
“단주! 그럼 본가를 공격한 흉수가 비천이란 말이오!”
팽 가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기다렸다. 혹시 비천이란 단어에 반응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다행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아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습니다. 나머지 계획은 나머지 지원군이 도착하는 대로 말씀드릴 테니 궁금하더라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때 마침 뻐꾸기 소리가 들렸다.
뻐꾹뻐꾹!
“이제 막 도착한 듯싶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뻐뻐꾹! 뻐꾹!
암구호를 대며 관제묘 밖으로 나가자 일곱 개의 인영이 내 앞으로 떨어져 내렸다.
휘리릭. 척.
“어서 오시오, 소교주, 그리고 봉공 어르신들.”
주변엔 우리뿐이라 이번에는 직함으로 불러줬다. 천무학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검마가 말을 걸어왔다.
“오랜만이네, 한 단주. 단주 취임을 축하하네.”
“저번에 귀환하신 뒤에 천마비대를 아주 들들 볶으셨나 봅니다. 며칠 되지도 않은 일까지 아시는 걸 보면 말입니다.”
“허허! 자넨 이제 본교에서도 여러 가지 의미로 특급 관리대상일세. 그러니 당연한 일 아닌가?”
의미심장한 발언에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들어가시죠. 오늘 같이 고생할 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하하! 한 단주, 이 전력으로 고생까지 해야 한 단 말이오?”
“여러분이 열심히 수고해주시면 한결 덜하겠지요. 그래도 낙관은 금물입니다. 놈들에게도 새로운 병기가 나타났으니 말입니다.”
소교주 일행과 관제묘로 들어가려는데 소림이 광견과 금련이를 대동하고 돌아왔다. 확실히 서열정리가 끝났는지 소림을 중심으로 좌 광견, 우 금련의 모습이었다. 마치 아씨가 시녀를 거느리듯이 말이다.
“가가, 이분들은?”
소림이 얼른 내 곁으로 다가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소교주 일행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경계하는 것이다.
그러자 금련이 소림의 귀에 속삭였다.
“저 자들은 마교의 소교주와 십대봉공 중위 여섯이에요. 적의가 없는 것으로 보아 장주님과 친분이 있는 듯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헉!”
소림은 소교주 일행의 정체에 놀랐고 난 금련이의 말에 놀랐다.
‘헉! 저 공경하는 듯한 말투는 또 뭐야?’
정사를 떠나 배분과 나이마저 거스른 태도와 말투였다. 도대체 그 짧은 시간에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정말 궁금했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궁금증은 잠시 묻어두고 관제묘로 들어가며 말했다.
“인사는 안에 들어가서 나누도록 합시다. 소교주.”
천마교 일행들과 안으로 들어가자 당연히 모든 시선이 소교주 일행에게 향했다. 그 중 세 노인네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헛! 네놈은! 지원군이 천마교 놈들이었더냐?”
“아시는 사입니까?”
내 질문에 검마가 나서며 말했다.
“노선배들은 아직도 살아계셨구려. 그러고 보면 사람의 목숨이 꽤 질기나 봅니다.”
말을 들어보니 세 노인네가 봉공들보다 윗배분인 듯했다.
“쯧쯧! 저 말하는 본새 좀 보소. 요즘 젊은 것들은 싸가지가 없다니까.”
십대 봉공의 나이도 이미 육십이 훨씬 넘었다. 어디 가서 싸가지 가지고 말들은 나이는 아니었다.
“저 놈들이 저러니까 마교 놈들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니는 거야.”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