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11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9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11화
111화. 정사마 화합의 장
말도 안 되는 억지를 계속 부리며 후개의 강력한 항의를 기대했다. 그러나 처음 거칠게 항의하던 것과는 달리 바로 태도를 바꿔 더 이상 반발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까지 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흐흐!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모양이군. 아니면 뭔가 얘기를 들었거나.’
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 개방장로들이 따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무언가 언질을 받았음이 틀림없었다.
아무튼 후개가 조용하자 별 이견 없이 관제묘를 찾아 하룻밤 쉬어가기로 했다. 대륙에 가장 흔한 건물인 만큼 어느 곳에나 있어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찾을 수 있었다.
일행이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하며 노숙준비를 하고 있는데 후개가 황보진진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땔감을 구해오려 하는데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보통 그런 일은 남자가 하는 일이다. 그런데 놈은 하필이면 일행 중에 둘 밖에 없는 여자중의 한 명에게 함께 하자는 것이다. 황보진진도 뜻밖인지 확인하듯 되물었다.
“저와요?”
“예, 바쁘면 저 혼자해도 됩니다만.”
“후개도우, 제가 함께 하겠습니다. 무량수불!”
늦게 합류한 청운도사가 나섰지만 황보진진이 뒤를 따르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청운도사께서는 쉬고 계세요. 제가 따라가겠어요.”
여자라고 편의를 봐달라고 할 황보진진이 아니었다. 청운도사를 말리며 후개의 뒤를 따라 나섰다.
‘진짜! 저 새끼가!’
관제묘를 나서는 후개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황보진진에게 전음을 보냈다.
-놈이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지만 제가 뒤에 있겠습니다.
딱 놈이 첫마디를 꺼냈을 때 감이 왔다. 내가 곁에 붙어 있어 소림은 단념하고 황보에게 찝쩍거리고 있다고.
‘뒤를 따르던 장로들과도 합의 된 내용이겠지?’
아마도 놈들의 습격이 곧 벌어질 것이다. 놈은 자리를 피하면서 음심도 풀 생각인 듯했고.
-호호! 설마 개방의 후개가 무슨 짓을 하겠어요. 아무튼 한 단주께서 뒤를 지켜주신다니 든든하기는 하네요. 잘 부탁해요.
내가 일행의 책임자이기도 했지만 그녀 역시 뭔지 모를 찝찝함을 느낀듯했다.
‘하긴, 그동안 내가 후개를 대하는 모습은 확실히 이상했으니까.’
황보진진에게 걱정 말고 함께 가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일행을 데리고 뒤를 쫓았다. 의아해 하는 두 가주와 청운도인에겐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우리가 관제묘 밖으로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남궁 노괴의 전음이 들려왔다.
-네놈의 말이 맞았다. 개방 장로 하나가 청해호 주변에서 일단의 무리와 접촉하고 있었다.
조심스레 후개의 뒤를 쫓으며 남궁 노괴에게 물었다.
-얼마나 됩니까?
-이삼백은 족히 될 듯하구나.
-흐흐! 저 하나를 치기 위해 많이도 모아 왔군요.
-그래, 움직임이 없는 놈들이 대략 오십은 되어 보이는데 혈마인인지 반혼인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 정도 수면 일개 문파를 상대할만한 전력이다. 그걸 몽땅 나를 위해 쏟아 붓는 것을 보면 내 행보가 꽤나 거슬렸다는 증거였다.
-혈마인이 그렇게 많겠습니까? 대부분은 반혼인 일겁니다. 그런데 혼자 오셨습니까?
-두 늙은이들은 감시중이다. 그런데 네가 말한 지원군은 어디 있는 게냐? 코빼기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수가 얼마 되지 않아 발견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혈마인은 상대하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느냐? 괜찮겠느냐?
혈마인이 강하다고 떠들어대서인지 남궁 노인네가 걱정스런 어조로 물었다.
-혈마인이 강하기는 해도 사람의 조종을 받는 놈들입니다. 물론 어르신이라면 바로 제압하기는 어려워도 둘 정도는 감당하실 수 있을 겁니다.
구태여 상대하기 어려운 혈마인을 먼저 제압할 필요는 없었다. 적당히 발을 묶어두고 조종자들을 처리하면 되니까.
-그럼 더욱 큰일이지 않느냐? 우리가 혈마인을 상대하는 동안에 아이들이 다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또 전부 혈마인이라면 우리도 위험하고.
-흐흐! 비록 지원군이 소수라도 무공수위가 번부 어르신 정도라면 어떻습니까? 그것도 최소한 다섯 명 이상은 될 겁니다.
-.......
구대문파의 전대 장로급이 다섯 이상이라는 말에 믿기지 않는지 대답이 없었다. 말 그대로 무림에 몇 남지 않은 화석 같은 인간들이니까 말이다.
-더구나 전부 혈마인일 수는 없을 겁니다. 그 정도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무림은 그냥 죽었다고 복창해야 하니까 말입니다.
-그럼 저 놈은 어찌할 생각이냐?
-그래도 명색이 개방의 후개 아닙니까? 포로의 가치는 충분하겠지요.
-개방에서 순순히 인정할까?
-일단 장로들도 같이 잡아두고 보죠. 인정하지 않더라도 그동안의 개방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는 충분할 겁니다.
-쯧! 어쩌다 저렇게 됐누.......
남궁 노괴의 한탄섞인 전음과 동시에 후개와 가던 황보진진의 말소리가 들렸다.
“너무 멀리 갈 필요는 없잖아요? 이 주변의 나뭇가지로 충분할 듯해요.”
후개를 따라 산속으로 향하던 황보진진이 너무 멀리 가자 멈춰 섰던 것이다.
“예? 그럼 그렇게 할까요.”
후개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고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말을 걸며 다가갔다. 그녀의 곁에 이른 순간 놈은 재빨리 출수했고 앗! 하는 사이에 황보진진의 마혈을 제압했다.
“무, 무슨 짓을.......”
후개는 바로 본색을 나타냈다.
“흐흐흐! 생명의 은인에게 무슨 짓이라니, 잠시 후면 알게 될 거야.”
“그 무슨 해괴한 소리냐! 당장 풀지 못해!”
“잠시 후면 알게 된다는데 꽤나 시끄럽군!”
후개는 아혈마저 제압하고 음흉한 시선으로 황보진진의 얼굴을 쳐다봤다.
‘응?’
하지만 놈은 곧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황보진진의 눈엔 두려움이나 치욕감 대신 조롱의 빛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누구냐? 나와라!”
놈이 사방을 살피며 소리치자 일행에게 가만히 지켜보라 전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흥! 쓸 데 없이 감은 좋은 놈이구나.”
갑작스런 등장에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이던 놈이었지만 곧 안색을 고쳤다.
“역시 네놈이었구나?”
마치 내가 쫓아올 것을 짐작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황보진진의 사혈에 손을 대고 말했다. 같잖은 놈의 연기를 비아냥댔다.
“호오! 이젠 얼굴도 붉히지 않는데? 가면이 벗겨졌는데도 창피하지도 않은 가봐? 왜 갈 데까지 가보자는 건가?”
“흐흐! 네놈이 어떻게 눈치 챘는지는 몰라도 그렇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다.”
“쯧쯧! 개방의 후개라는 놈이 어떻게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이런 후안무치한 짓을 벌이는지. 네 사부가 알면 참 좋아하겠다.”
“흐흐! 마음대로 떠들어 봐라. 어차피 뒈질 놈의 발악으로밖에 들리지 않으니까.”
“어라? 너 같은 놈이 수양이 깊을 리는 없으니까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지? 설마 인질을 믿고 그러는 건 아닐 테고 말이야.”
“잘 아는군. 하지만 시간이 없어 좀 더 어울려 줄 수 없어 안타깝군. 이제 그만 죽어줘야 하니까 말이야.”
“흐흐! 내가 무서워 삼백이나 동원한 놈이 겨우 네놈 혼자 날 상대하겠다고?”
그동안 침착했던 놈의 표정이 확 변했다. 설마 내가 그것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뭐, 뭣이! 네가 그걸 어떻게........”
“좋은 말로 할 때 인질부터 풀어주는 게 어때? 그럼 당장 죽이지는 않으마.”
그러면서 협박용으로 기세를 확 일으켰다. 놀란 놈은 황보진진의 사혈에 손을 댄 채, 맥문을 움켜쥐고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치며 소리쳤다.
“이놈! 당장 멈춰라!”
“왜? 멈추지 않으면 자살이라도 할 생각이냐?”
저벅저벅.
놈의 말을 무시하고 걸음을 옮기자 당황해 자신의 손에 인질이 있다는 사실도 잊은 듯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 갑자기 놈의 안색이 변하며 황보진진의 사혈을 쓰다듬으며 비릿한 조소를 띠고 말했다.
“흐흐! 지금부터 다섯을 세겠다. 그때까지 물러나지 않는다면.......흐흐흐!”
“병신인가 왜 말을 끝까지 못해? 물러나지 않으면 어쩔 건데?”
대답은 놈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휘리릭.
개방의 장로 둘이 놈의 곁으로 떨어져 내렸다.
“건방진 놈!”
“쯧쯧! 겨우 거지 두 놈이 더한다고 내 발걸음을 막을 수 있을 듯싶으냐?”
놈은 내가 호기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대꾸 없이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저벅저벅.
“둘!”
여전히 걸음을 옮기자 놈이 주춤 뒤로 물러서며 개방 장로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장로들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나머지 수를 세며 백호안을 시전 했다.
“병신! 셋, 넷, 다섯!”
-어흥!
“끄악!”
휘익!
질풍종횡보를 펼쳐 놈의 코앞으로 접근해 양손으로 눈을 가리며 괴로워하는 놈의 아랫도리를 올려 차며 소리쳤다.
빠악.
“컥!”
후개의 몸이 거짓말 안보태고 일 미터 정도는 공중으로 솟구쳤다 떨어졌다. 떨어진 놈의 두 손이 눈이 아닌 아랫도리로 향한 것을 보면 새알이 터진 모양이었다.
“놈들을 제압하라!”
내 명령에 몸을 감추고 있던 단원들과 남궁 노괴가 장도들을 향해 공세를 펼쳤다.
슈왕!
퍼엉!
“크윽!”
“끅!”
남궁 노괴와 일장을 부딪친 개방 장로는 피를 뿜으며 날아가 처박혔다. 어차피 남궁 뇌괴와는 격이 다른 놈들이었다.
나머지 한 명도 단원들의 합공에 손발이 어지러워지며 삼초를 버티지 못하고 제압당했다.
후개와 장로 둘을 제압한 팽 가주는 나직이 탄식을 터뜨렸다.
“허어! 내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지 않으려 했건만.......”
“어찌 천하의 개방에 이런 망나니들이.......”
침통한 표정의 단원들을 보며 말했다.
“그래서 미리 말해주지 않았던 것이오. 개방이라는 명성 때문에 판단을 그르칠 테니.”
아직 이들은 개방과 비천과의 관계는 모른다. 만일 알았다면 당장이라도 잡아 죽이려 했을 테니까.
“고생했소이다. 부단주.”
혈도를 풀어주자 황보진진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설마 했는데 후개와 개방 장로라는 자들이 이런 쓰레기 일 줄이야.”
“그 정도로 놀라면 앞으로 벌어질 일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오. 지금부터가 진짜니까 모두 마음을 단단히 먹도록 하시오.”
“단주, 이 보다 더한 일이 벌어진단 말이오? 혹시 아까 말씀하신 청해호와 관련이 있는 말이오?”
팽 가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물론이오. 하지만 그 또한 말해도 믿지 못할 것.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나을 것이오. 어서 가봅시다.”
“단주, 이놈들은 어떡할까요?”
“중요한 증인이니 단전을 파괴하고 혈도를 제압해 데려갑시다.”
말을 마치고 바로 쓰러져 있는 후개의 단전에 일 권을 질러 파괴했다.
퍽!
“끄아악!”
내가 모범을 보이자 두 가주도 묵묵히 장로들의 단전을 파괴하고 혈도를 제압했다. 일행들은 궁금한 것이 많을 텐데도 더 이상 아무런 말도 묻지 않았다. 그만큼 개방이라는 이름이 가져다 준 충격과 실망감이 컸던 것이다.
후개를 들러 메고 허공으로 몸을 날리며 말했다.
“오늘 밤은 무척 길 것이오. 어서 청해호로 갑시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했으니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