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09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5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09화
109화. 미운 놈 따귀 한 대 더 때리기
놈의 느물거리는 시선과 마주치자 다짜고짜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 질렀다.
“네 놈은 누구냐!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거지새끼를 함부로 들여보냈느냐! 여봐라! 밖에 아무도 없느냐!”
예상치 못한 막말에 놈의 잘 생긴 얼굴이 확 구겨지며 벌겋게 달아올랐다. 개방인 주제에 거지가 아닌 듯 행동하는 놈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금방이라도 출수할 듯 손을 치켜들며 말했다.
“썩 물러가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그러자 소림과 황보진진이 황급이 내 앞을 막아섰다.
“가가! 저분은 거지가 아니라 개방의 후개예요.”
“단주, 그도 단원이에요.”
여자들의 눈치는 비상했다. 갑자기 내가 발광하는 이유를 짐작하고 장단을 맞춰주었다. 반대로 팽 가주과 당 가주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두 여자가 말리자 손을 치켜든 채로 믿지 못하겠다는 어투로 말했다.
“거짓말 마시오. 개방의 후개라면 이렇듯 무례할 리가 없소. 어서 비키시오!”
“가가! 정말 후개 옥안개에요. 낙양에서 한 번 만난 적도 있잖아요. 자세히 보시면 기억나실 거예요.”
소림의 말에 자세히 살펴보고 슬며시 손을 내리며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옷도 기운 옷이고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긴 하구려. 그런데 저 거지가 정말 개방의 후개란 말이오?”
“예, 가가. 틀림없어요. 제가 보증할게요.”
우리가 노는 꼴을 보던 후개가 결국 참지 못하고 발끈해 소리쳤다. 놈 역시 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익! 이놈! 네놈이 감히 개방을 모욕하는 것이냐?”
놈이 개방을 들고 나왔다. 자신과 배경을 동일시하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위험도 따른다. 상대방이 나 같은 놈이면 말이다.
놈의 뒤엔 개방이 있지만 내겐 소림과 남궁이 있다. 알겠지만 이런 싸움은 절대 진짜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는다. 서로가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는 반드시 화해와 타협이라는 중재가 등장하게 된다는 말이다. 고로 내가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소림과 남궁에게 미안해 할 필요는 없었다.
‘개방 때문에 놈에게 기죽을 일도 없고.’
절대 나는 믿는 구석도 없이 막무가내로 설치는 놈이 아니다.
“감히? 이 놈? 네놈과 개방에는 위아래도 없다는 말이냐! 단원이라는 놈이 감히 단주에게 항명을 해! 너 이 새끼 따라 나와!”
할 말만 내 뱉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단주!”
“단주님!”
“가가, 가가께서 참으세요.”
지켜보던 소림과 황보진진, 두 가주마저 내 팔을 붙잡고 말리고 나섰다. 모두 나이가 한두 살이 아니라 내 의도를 파악한 것이다.
‘흐흐! 역시 어린애들하곤 다르군.’
후개라는 놈 역시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나설 수도 없고 참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놈의 입장에선 나와 드잡이 질을 해봐야 얻는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대 개방의 후개와 듣보잡 장원의 장주.
비록 특감단의 단주라고는 해도 놈의 눈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 이기면 당연한 것이고 지면 개 쪽이었다.
‘흐흐! 그런데 최근 내 소문을 들었다면 쫄 수밖에 없겠지.’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도 없을 테니 결론은 뻔했다. 놈이 꼬리를 말 수 있도록 계기만 제공해주면 됐다. 슬쩍 황보진진에게 눈짓했다.
“단주님, 중요한 일을 앞두고 내분이 일어서야 되겠습니까? 설마 천하제일방인 개방의 후계자인 후개께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그보다는 사천으로 출발하는 일이 급한 것이 아닙니까?”
황보진진은 개방과 후개를 띄어주면서도 후개의 실수를 지적했다.
“새로운 조직일수록 위계는 엄해야 하는 법. 그렇다고 해서 명백한 항명을 아무 일도 없이 넘길 수는 없소이다.”
“허나 단주, 아직 조직이 정식으로 발족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항명으로 처리하심은 과한 처사가 아닐까요? 차라리 이번 일은 무인대 무인으로 정당한 비무로 해결하면 어떨까요?”
피식.
하는 꼴이 우스웠는지 후개가 실소를 흘렸다. 놈이 아무 말도 않는 것을 보면 어디까지 하나 지켜보려는 듯했다.
그렇다고 쪽팔려 할 내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는 듯이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좋소! 당장 출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비무를 통해 앙금을 깨끗이 씻어내도록 하겠소.”
앙금이야 나한테 있지 후개는 무시당한 분노만이 있을 뿐이다. 놈은 기가 막힌 표정으로 말했다.
“정녕 나와 비무를 하고 싶단 말이냐?”
“물론 무릎 꿇고 사죄한다면 이번만은 특별히 용서할 생각이다.”
“하! 좋다. 과연 누가 누구를 용서하는지 두고 보겠다.”
뚜벅뚜벅.
놈은 신경질적으로 몸을 홱 돌리며 앞장서 밖으로 나갔다. 나도 단원들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뒤를 따라 나섰다.
‘비슷하게 이겨야 해. 오로지 현천삼검으로만 사용해야 해. 아니지, 제대로 손맛을 보려면 내공 없이 싸우자고 해야겠다.’
연무장으로 향하며 황보진진에게 전음을 보냈다.
-황보 부단주, 내공 없이 박투로 승부하도록 해주시오.
-부단주라니요?
-경험이나 연륜으로 보아 세가 측의 부단주로 어울리지 않습니까. 아무튼 부탁합니다.
-개방의 취팔선보와 취팔선권, 강룡십팔장 등 대부분의 성명절기가 박투에 능한 무공이에요. 아무리 내공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대하기 까다로울 텐데 괜찮겠어요?
-흐흐! 박투라면 저도 좀 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박투의 본산이라고 불릴만한 소림의 일대제자도 이긴 나다. 기본으로 깔고 가는 백호강기에 빠른 동체시력은 기교를 누르고도 남았다.
관사 앞 빈 공터에 마주서자 황보진진이 사이로 끼어들며 입을 열었다.
“특검단이 발족도 하기 전에 부상자가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그러니 비무는 병장기와 내공을 사용하지 않는 박투로 하겠어요. 두 분, 이의가 있으시면 지금 말씀하세요.”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자 후개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날 도발했다.
“난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단주 나으리께선 불만이 있을 듯 하오만?”
‘새끼, 애 쓰는 군. 하지만 어설퍼.’
애써 도발해 오는 놈이 불쌍해 보여 흠씬 두들겨 주기로 마음먹었다.
“좋은 말씀이오. 나 역시 벌써부터 불상사가 생기는 걸 원하지 않으니 황보 부인의 말씀에 따르겠소.”
“흐흐흐! 좋은 패기요. 하지만 패기와 만용은 전혀 다른 법이오. 단주 나으리.”
“말로 비무를 할 생각이라면 내가졌다. 내 어찌 말로 빌어먹는 거지대장을 이길 수 있겠느냐.”
홀짝으로 후개가 되진 않았는지 인내심은 대단했다.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포권을 해왔다.
“흐흐! 말솜씨만큼 실력도 대단하기를 바라겠소.”
마주 포권 하고 손을 들어 까닥거렸다.
“드루와!”
안타까운 일은 관중이나 놈이 한국 영화를 모른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수준 높은 개그가 공염불이 됐다.
“그럼 단주 나리의 양보를 빌어 먼저 공격하겠소이다. 합!”
파박.
휘익!
먼저 안면을 노린 발차기가 날아왔다. 취권을 펼칠 줄 알았는데 깔끔한 앞차기였다.
스윽.
빨리 끝낼 생각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거리를 좁혔다. 발차기든 주먹이든 타격기는 거리가 없으면 충격은 크지 않았다. 몸에 닿는 순간 발목을 잡아 비틀어버릴 생각이었다.
휘리릭.
‘어쭈?’
놈은 물러서지 않고 발끝으로 허공을 찍으며 다른 쪽 무릎을 세워 안면을 노렸다. 이른바 플라잉 니킥이었다.
부웅.
스슥.
이번엔 한 걸음 옆으로 이동했다. 니킥처럼 직선공격은 공격로를 이탈하면 그만이니까. 이번에야 말로 내 앞을 통과할 테니 뒤통수를 갈겨줄 생각이었다.
휘리릭.
‘얼씨구! 근데 저게 가능해? 아! 무림이지.’
중력을 무시한 채 날아가던 몸이 허공에서 한 바퀴 맴을 돌며 옆차기로 얼굴을 노려왔다. 지금의 한 두수로 기술적인 면에선 나보다 월등히 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 니가 이겼다.’
슥.
오른 손을 올려 얼굴을 막고 왼손으론 놈의 멱살을 잡아갔다.
슉!
빡! 빠바바박!
놈은 또다시 묘기를 부렸다. 옆차기가 한 방으로 끝나지 않고 서너 번 연속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내 왼손은 허공을 움켜쥘 수밖에 없었고.
놈은 서너 번의 발차기를 끝내고 반탄력을 얻어 멀찌감치 떨어져 내렸다. 충격은 받지 않았지만 체면은 완전히 구겼다.
“하하! 입담만큼 실력이 대단한 것 같지는 않소이다. 단주 나리.”
‘쩝! 어쩔 수 없이 또 옷 한 벌 버려야겠네.’
우드득. 두드득.
어깨를 으쓱하고 목을 돌리며 뼈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괜히 손발도 소리를 내며 풀고. 마치 난 지금부터라는 듯이 말이다.
일합의 대결로 자신을 얻었는지 놈은 가만히 내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가볍게 스탭을 밟으며 놈에게 접근해 잽을 날렸다.
“자! 이번에는 내가 갈 테니 조심하시오. 얼굴!”
팟! 팟!
후개는 처음 보는 보법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팟! 팍! 부웅!
“얼굴! 얼굴! 얼굴!”
잽과 가벼운 원투 스트레이트로 안면을 집중 공격했다. 구태여 충격을 줄 생각도 없어 스피드만으로 놈의 시신경을 공략하는 중이었다.
‘손보다 빠른 것이 눈이라고 하지만. 흐흐흐!’
후개는 현란한 보법을 밟으며 때론 피하고 때로는 손을 들어 막으며 날 조롱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연신 눈알을 돌리는 모습이 반격의 시기를 가늠하는 것 같았다.
팟! 팟! 팟!
“얼굴! 얼굴! 얼굴! 싸대기!”
빠른 직선 공격을 퍼 붓다 큰 걸음으로 한 걸음 내딛으며 따귀를 날렸다.
부웅!
익숙한 직선공격에서 갑자기 바뀐 수평적인 공격에 일순 움찔한 놈은 뒤로 허리를 접었다. 회심의 일격인 따귀는 속절없이 허공을 스치고 지났다.
그러나 내가 노린 것은 따귀가 아니었다. 갑자기 늘어난 보폭은 익숙한 거리가 아니었고 허리를 제끼는 순간 놈의 시야에서 내 발은 사라졌다. 덕분에 놈의 발등에 안착할 수 있었고.
꾸욱!
허리를 뒤로 제 낀 상황에서 밟힌 발을 빼기 위해 힘을 쓸 수는 없는 법. 놈은 몸을 빙글 돌리며 발을 빼내려 했다.
덥석!
하지만 나라고 놀고 있지는 않았다. 돌아가는 상체로 손을 뻗어 놈의 뒷덜미를 낚아채는 데 성공했다.
뒷덜미에는 운기의 마지막 관문인 옥침혈이 있다. 사혈중의 하나로 마음만 먹으면 놈은 죽은 목숨이었다.
‘내공을 끌어 올렸다가는.......흐흐흐!’
내공을 써봐야 별 것 아니지만 일단 원천척으로 봉쇄된 상태였다. 이제는 힘과 힘의 싸움만이 남았다.
힘으로 날 이길 수는 없지! 흐흐흐!’
부웅!
그대로 뒷덜미를 끌어당겨 일으켜 세우며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다.
빠악!
“컥!”
골이 흔들리는지 밟고 있는 놈의 다리가 휘청했다.
부웅! 빡!
부웅! 빡!
아무리 무공의 고수도 뇌가 흔들리면 운기고 나발이고 물 건너 간 거다. 정신 못 차리며 그로기 상태로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는 수밖에 없다.
‘흐흐! 레퍼리 스톱도 없단 말이다. 이놈아!’
수건 던질 사람도 말릴 사람도 없었다.
‘이대로 끝내면 아쉽지.’
정신을 잃은 듯해 몸을 돌려 눕혀 마운트 자세를 취했다.
부웅!
철썩!
솥뚜껑만한 손바닥으로 놈의 얼굴 정면을 내리쳤다. 안면에 시뻘건 손자국을 남기며 코피가 터졌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려 아까 실패한 따귀를 번갈아 날렸다.
짜악! 철썩!
짜악! 철썩!
입술이 찢어지고 퉁퉁 부어 오른 놈의 얼굴을 쳐다보며 몸을 일으켰다. 황당한 얼굴로 날 쳐다보는 단원들을 향해 말했다.
“누가 약제당에 데려다 줘야 할 것 같소이다. 깨어나면 내일 아침 사천으로 출발할 것이니 이번에는 시간 맞춰 나오라고 전해 주시오. 계속 특감단에 있을 생각이면 말이오.”
단원들은 설마 내가 이런 개싸움을 벌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팽 가주가 아직도 얼이 빠져 있는 당 가주의 옆구리를 툭 치며 말했다. 아무래도 남자들이 나서야 할 자리니까 말이다.
“우리가 다녀오겠소이다, 단주.”
“그럼 두 분이 수고해 주시오. 그럼 내일 아침에 관사 앞에서 뵙겠소이다.”
“예, 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