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01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7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01화
101화. 무림맹아 내가 왔다
루주가 다가오는 동안 백호기를 돌려 마혈을 풀었다. 이상 없이 운기 되는 것을 확인한 뒤 루주를 쏘아보며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이오! 하오문에선 고객을 이런 식으로 대접한단 말이오?!”
“호호! 단순한 손님일 경우엔 절대 이렇게 하지는 않지. 이제 헛소리는 그만 두고 네 정체나 밝히시지. 네놈이 어떻게 풍운비마님의 인피면구를 가지고 있는 것이냐?”
“뭣이! 풍운비마의 인피면구라고!”
일단 모른 척 잡아떼 봤지만 통할 상대는 아니었다.
“호호! 네 놈이 진정 뜨거운 맛을 봐야 입을 열겠구나.”
역시 순진하게 실수할 년은 아니었다. 그렇다며 더 이상의 치욕을 당할 필요는 없었다.
“뜨거운 맛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네년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다.”
“닥쳐라! 감히 루주님에게!”
루주가 앵앵이를 말리며 말했다.
“됐다! 저 놈이 과연 언제까지나 입을 나불거릴 수 있을지 두고 보자꾸나. 시작해라.”
“예, 루주님.”
앵앵이년이 표독한 표정으로 고문도구를 꺼내 들었다. 백호기가 있어 씨도 안 먹히겠지만 참을 이유도 없었다.
“크어어엉!”
백호후를 터뜨리며 내공을 돌려 구속하고 있는 끈을 끊었다.
투둑. 투두둑.
“어억!”
“꺅!”
“아악!
양손으로 귀를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는 연놈들 사이를 누비며 혼신의 따귀를 날려 주었다.
짜악! 짝! 짝! 짝!
“꺄악!”
“끄억!”
부웅! 털썩.
내공을 실어 때렸더니 피를 뿜으며 일장씩은 날아가 떨어지며 정신을 잃었다.
퍼벅. 퍼버버버벅.
잽싸게 마혈을 짚어 한 곳에 던져두고 루주는 내가 묶여있던 의자에 앉혔다. 애들한테 물어볼 것은 나를 공격한 이유가 아니었다.
얘들과 무혈음마와의 관계, 또는 무혈음마와 하오문과의 관계였다.
‘단순히 이년들과 관계가 있는 것이라면 모르지만 만일 하오문과도 관계가 있다면?’
무혈음마가 비천과 관계가 있는 만큼 상당히 심각한 문제였다. 개방도 수상한데 하오문 마저 넘어갔다면 그야말로 차포 떼고 장기 두는 것과 다름없었다.
‘심문을 잘 해야 하겠는 걸?’
찰싹! 찰싹! 찰싹!
일단 루주를 아까 내가 당했던 방법으로 깨웠다.
“일어나!”
“........으, 응?!”
“흐흐! 기분이 어때?”
루주는 실내를 한 번 둘러보더니 표독한 눈으로 날 쳐다보며 소리 질렀다.
“이 놈! 내가.......”
아차 싶은 생각이 들어 목 위의 마혈도 짚었다. 정보를 다루는 자가 잡혔을 때의 매뉴얼이 없을 리가 없었다.
“아! 됐고. 잠깐 기다려.”
입을 벌리고 살펴보니 과연 어금니가 이상했다. 손가락을 넣어 잡아당겼더니 쑥 빠졌다.
툭.
“흐흐! 자결은 곤란하지.”
다른 애들도 전부 어금니를 뽑고 다시 목 위의 마혈을 풀어주었다.
“흐흐!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 먼저 무혈음마와의 관계를 들어볼까?”
“네, 네 놈은 누구냐!”
예상은 했지만 쉽게 자백할 것 같지 않아 백호안을 시전 했다.
“어흥!”
눈이 풀린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한 번 물었다.
“무혈음마와의 관계는?”
“풍운루의 실질적인 루주시다.”
“무혈음마가 하오문 지부장도 겸하고 있나?”
“그렇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정보수집과 반혼.......끄윽! 컥!”
순순히 대답하던 루주가 돌연 가슴을 움켜쥐고 피를 토하며 손쓸 틈도 없이 죽었다. 비천의 인물들을 심문하며 많이 봤던 광경이었다.
‘반혼? 반혼이라면 반혼인을 말하는 것 같은데.......그렇다면 하오문과 이년도 비천이랑 관계가 있다는 뜻인데?’
루주가 피를 토하며 급사를 하자 나머지 셋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아마 자신들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큭!”, “컥!”, “끄윽!”
아니나 다를까 아무 짓도 안했는데, 그들 역시 입에서 피를 토하며 죽었다. 아마도 머릿속으로 비천이나 반혼인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상상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손쓸 방법이 없었다. 상상마저 제어할 수 있는 놈들의 수법이 놀라울 뿐이다.
“이런 식이라면 독단을 해제해도 자결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네. 이제 어쩐다?”
제대로 심문도 해보기 전에 키워드를 건드려 다 죽어버렸다. 단서는 반혼인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뿐. 그 또한 증거가 되기에는 부족했다.
“돈도 찾을 겸 일단 루주의 거처부터 수색해보자.”
뇌옥을 나서는데 내가 갇힌 곳 하나뿐이 아니었다. 잡혀 들어오면서 언뜻 보기에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곳이라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경황이 없어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는데 지금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전체를 석벽으로 만들어 견고하기도 했지만 규모도 절대 만만치 않았다.
“석실이 열 개가 넘어? 설마 이곳이 하오문의 비밀지부라도 되는 거야?”
그러기에는 인기척이 너무 없었다. 겨우 밖을 지키는 두 명의 보초 정도가 전부였다. 밖으로 나가는 것은 잠시 보류하고 일일이 석실을 수색했다.
‘아무래도 이 시설은 반혼인과 관련이 있는 듯하군.’
이곳 역시 깨끗이 비워져 있지만 남아 있는 물건들이 있었다. 수백 개의 관을 비롯해 약탕기, 쓰다 남은 약초, 여러 가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구들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눈으로 보지 못해 단언할 순 없지만 비천과 무혈음마, 반혼인을 조합해 보면 대충 짐작할 수는 있었다.
‘일단 하오문도 용의선상에 올려놓아야겠어.’
점점 상상이 현실이 되어 가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비천이라는 존재가 우습게 볼 상대는 아닌 듯했다.
‘최소한 대가리는 무엇이 필요한 지 확실히 아는 놈이니까.’
놈들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개방과 하오문이란 정보조직을 손에 넣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과 다름없었다.
‘무림맹과 사황련까지 마수를 뻗쳤으니 승리를 확신했을 테지. 가장 부족한 무력은 반혼인으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을 테고. 만일 놈들에게 그 이상의 것이 있다면.......흐음!’
이쯤 되니 놈들의 우두머리 생각이 궁금해졌다. 나 같으면 흑막으로 남아 세상을 조종하며 재밌게 살 테니까 말이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계속 훼방을 놓다 보면 결국은 만나게 되겠지.’
루주의 처소에 들러 내 돈 오만 냥에 이자를 더해 풍운루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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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달려 무림맹이 있는 감숙성의 난주까지 오는데 장장 한 달이 걸렸다. 그동안에 소문에 귀를 기울이며 왔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벌써 나라는 변수 때문에 삐거덕 거리는 건가?’
아니면 큰 거 한방을 위해 잠시 숨죽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나저나 소림에서 머물기는 싫은데.......’
스님들의 청정한 심경에 파문을 그려 넣고 싶진 않았다. 새벽잠이 없는 스님들의 습성도 방해가 되었고. 그렇다고 남궁에서 머물며 소림을 불러 잘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번 기회에 아예 따로 방을 얻자!’
그래도 일단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 먼저 남궁 장원에 들렸다.
“네놈이 여긴 웬일이냐?”
설마 남궁 노괴가 아직도 이곳에 있을 줄은 몰랐다. 시절이 하수상한 이시기에 왜 본가로 돌아가지 않나 정말 모르겠다.
“어? 본가에서 총집합령이 내린 것으로 아는데 아직도 여기 계셨습니까?”
“그러는 네 놈은 왜 여기 있고?”
노괴물은 반로환동 중이라고 우겨도 믿을 만큼 생기 있어 보였다. 역시 사람은 늙을수록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다 남궁세가의 뒷방을 박차고 나와 남궁 장원의 앞방을 차지한 덕분이니까 말이다.
“저야 무림공적추살대가 아닙니까? 볼 일이 있어 들렀다가 세가분들에게 인사나 할 겸 들렀습니다. 그동안 바빠 조금 소원했으니까 말입니다.”
“그래? 인사는 날 만났으니 됐고 무림맹에는 무슨 일로 들린 게냐?”
“뭐 통 연락이 없어 도대체 무엇들을 하고 있나 궁금해서 들렀습니다.”
남궁 노괴는 자신도 답답하다는 듯이 혀를 차며 말했다.
“에잉! 글쎄 말이다. 이놈들은 도대체 변한 것이 없으니!”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까?”
구파를 중심으로 한 장로원이 정사무림맹에 대해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라고 했다. 그에 비해 오대세가는 좀 더 적극적인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피해를 당한 오대세가와는 달리 구파는 아직 피해를 보지 않았다. 더욱이 그들로서는 마교의 소행으로 보기에는 무언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노괴물은 설명 끝에 최근의 움직임에 대해 말해줬다.
“최근 살겁이 멈춰 마교 침공이 목전으로 다가왔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 곧 결론이야 나겠지. 하지만 뭔가 찝찝해서 말이다.”
‘아하! 최근 잠잠했던 이유가 바로 그거였군!’
만일 하오문과 개방을 장악했다면 소문과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 구파를 직접 압박할 수 없어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다.
‘이 상황에 사황련마저 손을 들어주면 바로 정사동맹이 결정 되겠군.’
남궁 노괴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작별 인사를 하자 펄쩍 뛰며 말렸다.
“이놈아! 저녁 시간 다 됐는데 가긴 어딜 간다고!”
“그래도 무림맹에서 받은 직함이 있는데 보고는 해야 할 것 아닙니까?”
하지만 노괴물은 내 생각을 빤히 안다는 듯 비웃으며 말했다.
“흐흐! 네놈이 소림에 가 봐야 땡중 들에게 술 한 잔 얻어먹을 수 있을 것 같으냐? 무광이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 잡아 죽인다고 벼르고 있다고 하더라. 오늘밤은 나랑 술이나 한잔 하자. 내일은 보내줄 테니.”
“오랜만에 뵌 어르신의 만류를 뿌리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헐헐헐! 네놈이야 당연히 그럴 테지.”
남궁 노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앞장섰다. 뒤를 졸래졸래 따라가며 지나가는 말처럼 물어봤다.
“어르신, 그런데 소문이라니요?”
“흐흐흐! 성질이 더러워 광견이이며? 이놈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좁은 동네에서 소문이 안 날 줄 알았더냐?”
좁은 동네라니! 안휘성만해도 한국만 했다. 결코 동네라고 불러서는 안 되는 거다.
그렇다고 따질 수도 없는 일이라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어르신은 괜찮으신 겁니까?”
남궁 노괴가 괜찮으면 세가도 문제없다는 뜻이었다.
“둘이나 셋이나. 하지만 세가에서도 네놈의 식성에는 모두가 놀란 모양이더구나. 세상에 철혈방의 광견이라니!”
남궁 세가주도 정부인만 다섯이다. 속이야 쓰리겠지만 남의 말을 할 처지는 못 되었다.
“그런데 집에서 마시지 않고 어딜 가시는 겁니까?”
“소개해 줄 놈이 있어 그런다. 오늘은 그 놈에게 한 잔 얻어먹을 생각이다.”
“누군데요? 돈 없으면 제가 살 테니 그냥 가시죠. 모르는 사람에게 얻어먹긴 좀 그런데요?”
“이놈아! 이것도 다 너를 위해서니 잠자코 따라오기나 해.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맥이야, 인맥. 무림에선 너처럼 편협하게 살면 오래 못살아.”
맞는 말이다. 인맥은 정말 중요하고 무서운 거다.
‘특히 있는 놈들에게는.’
하다못해 일반인에게도 중요한 인맥인데 특권층에겐 어떻게 작용하겠나. 놈들의 계층을 유지하고 지속시키는 근본이 바로 인맥이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겹사돈은 맺는 것이고. 인맥 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혈연이니까.
“소개해 줄 사람이 누굽니까?”
최소한 구파나 오대세가의 인물일 것이다. 아니면 삼대상단이거나. 얘들이 노는 물이 그러니까.
“흐흐흐! 만나보면 안다.”
그럼 그렇지. 내가 궁금해 한다고 선뜻 말해줄 노인네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