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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00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5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00화

100화. 기분 나쁜 고문

 

“호호호! 역시 한 공자님은 풍류를 아시는 분이시군요. 영광이옵니다. 천첩의 잔을 한 잔 더 받으시지요.”

“하하하! 술이라면 얼마든지!”

석 잔의 술을 받자 그제야 주옥이 찾는 사람에 대해 물었다.

“한데 공자님, 저희가 찾아야 하는 분의 별호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그 어르신은 풍운비마라고 한다네. 혹시 자네도 들어본 이름인가?”

풍운비마의 이름이 나오자 일순 이채를 띄었으나 워낙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 역시 미리 살펴보고 있지 않았으면 놓쳤을 것이다.

‘너도 풍운비마를 안다 이거지?’

주옥은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어찌 천한 것이 무림의 영웅을 알 수 있겠습니까. 다만 최선을 다해 찾아보겠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확실히 양양에 계시는 것은 확실한지요.”

“그가 직접 한 말이니 틀림없을 걸세.”

“알겠습니다, 한 공자님.”

주옥은 다시 빈 잔을 채우고 시녀들에게 귓속말로 무언가를 지시했다. 그러자 두 명의 시녀가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

기녀를 부르고 조사를 위해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나에 대한 처리방법을 지시받기 위해서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주옥과 술잔을 주고받았다.

잠시 후 밖이 소란스럽더니 술과 안주가 계속해서 들어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기녀들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으니 왠지 소식이 없었다.

‘이것들이 다 빠져가지고는. 쯧쯧!’

영업시간 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손님을 기다리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기녀 때문에 슬슬 빈정이 상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이런 곳에서 혼자 있는 것이 제일 뻘쭘 했다. 마찬가지로 비싼 돈 주고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일 역시 호구나 하는 짓이다.

“이러다 술 한 병 다 비우겠구려.”

“호호호!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특별히 단장하는 모양입니다. 풍운루가 자랑하는 기녀들을 불렀으니 잠시만 더 기다리시지요.”

마치 짱개 집에 독촉전화하면 ‘출발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까?’ 하는 소리와 같은 개소리였다.

“설마 객의 자리에 있는 기녀를 빼온다는 말이오?”

빼오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더블 뛰지 말라는 말이다.

“호호!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아! 마침 오는 군요.”

그러고 보니 발소리가 들려왔다. 얼마나 대단한 미인들이 들어오나 하고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르륵.

마침내 문이 열리고 하늘색 궁장을 입은 여인이 들어왔다.

“응? 겨우 하나에 또 할머니?”

화려한 미색을 지닌 것은 확실했지만 삼십대 초중반의 여인이었다. 한데 주옥이 와는 달리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아하! 이 여자가 루주거나 하오문과 관련 있는 자로군.’

역시 새로운 여인이 자리를 하자 주옥이 일어서며 인사했다.

“호호호! 루주님이 오셨으니 저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주옥의 소개에 당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루주라.......이거 꼼짝 없이 또 한 병을 비워야겠구려.”

“공자님, 천첩은 풍운루를 맡고 있는 하예지라고 하옵니다. 먼저 한 잔 올리겠습니다.”

“반갑소이다. 한상일이라고 하오.”

인피면구를 썼으니 뭔가 가명을 대야겠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이름이 없었다. 또 무혈음마의 이름이 한무광이었다. 친척으로 둘러댈 생각이라 한 씨를 떠올렸더니 한국의 그리운 똘마니 이름이 떠올랐던 것이다.

루주가 활짝 웃으며 말을 건넸다.

“아! 한 공자셨군요. 양양은 초행이라 들었습니다.”

“그렇소이다. 지나는 길에 친척을 만나고자 루주를 번거롭게 만든 것 같소이다.”

“호호! 별 말씀을. 저희가 성의껏 찾고 있으니 곧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호오! 루주는 그 분을 알고 계시는 것이오?”

“호호! 한 공자께서 하오문을 찾으신 이유가 그것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험! 험! 그렇게 티가 났소?”

티 나라고 한 일인데 몰랐다면 정보업은 물론 술장사도 문 닫아야 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보에 비해 대가가 과한 듯해 인사라도 드릴까 들렀습니다.”

“좋소. 이젠 인사도 나눴고 술잔도 받았으니 루주는 그만 나가보시오.”

“예?”

나가라는 말에 루주가 황당한 눈으로 쳐다봤다. 요란스럽게 하오문을 찾은 놈치고는 볼일이 너무 간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하오문과의 일은 다 봤으니 이제부턴 기녀들과 즐기는 일만 남지 않았소? 풍운비마의 연락처를 알게 되면 루주가 알려줄 테니 걱정할 일도 없고 말이오. 자, 밤도 짧은데 시간낭비 하지 않게 해 주시오.”

화류계 여자에게 친절해서는 절대 대접을 받지 못한다. 이런 부류에게 친절한 놈은 그냥 호구일 뿐이다. 강하고 독한 놈에게는 알아서 꼬리를 말고 말이다.

루주가 여태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겠지만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내 돈 내고 기녀들과 술 마시겠다는데 주인이 뭐라 말하겠나.

더구나 내 딴에는 의심을 덜기 위해 한량 흉내를 냈던 것인데 루주는 모욕이라도 느꼈는지 안색이 변했다. 그렇다고 경거망동을 하진 않았지만 잠시나마 기색을 비쳤다는 것은 화류계로선 실격이다.

‘정보업체로서는 더더욱 꽝이고! 네 년이 그 정도니까 이런 시골에 있는 거야.’

“호호호! 그럼 천첩을 물러갈 테니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색을 고친 루주가 물러나자 곧 십여 명의 기녀들이 들어왔다. 그 중 무공을 익힌 기녀는 두 명. 모두 맞은편에 앉았다.

‘저것들을 골탕 좀 먹여?’

기녀로 들어왔으니 희롱당해도 참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후일 하오문과의 관계를 위해 참았다.

“자, 모두 오늘은 제 정신으로 일어날 생각은 말아라!”

“호호호! 바라던 바이옵니다. 공자.”

그때부터 광란의 술자리가 계속되었다. 시대에 맞춘 폭탄주는 물론 유두주, 계곡주 등등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음! 지금쯤 쓰러줘 줘야 하나?’

얼마 전 술과 안주상이 새로 한 번 바뀌며 술맛이 변했다. 루주가 묻지 마 살인을 저지르진 않을 테니 수면이나 정신을 잃게 만드는 약일 것이다.

‘이것들이 왜 나를? 설마 아까 내가 한 말 때문에?’

그건 아닐 것이다. 의문은 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 기회를 보고 있었다. 대충 반 시진쯤 지난 지금쯤에는 쓰러져야 할 것 같았다.

“하하하! 영영이 너는 왜 홀딱 벗지 않는 게........”

말을 하는 중에 혀를 꼬며 술상에 코를 박았다.

털썩.

와장창.

내가 쓰러지자마자 무공을 익힌 년들이 다가와 내 몸을 흔들며 물었다.

“어머나! 공자님!”

“공자님, 취하셨어요?”

그래도 반응이 없자 그 중의 한 년이 길게 한 숨을 쉬며 말했다.

“징그러운 새끼! 반각이면 코끼리도 기절시킬 양인데 반 시진을 버티다니........”

“젊은 새끼가 어디서 못 된 것만 배워가지곤. 한시도 손을 가만있지를 못하네. 손을.”

“너희들은 그만 나가보고 루주님을 오시라 해라.”

“예, 언니.”

나머지 기녀들이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곧 조용해졌다. 그러자 손버릇 얘기를 하던 년이 입을 열었다.

“송 언니, 도대체 어떻게 생긴 새끼인지 얼굴이나 한 번 봐 봐요.”

‘어라? 내가 인피면구를 쓴 걸 알고 있었어?’

두 년 모두 무공이 그리 높지 않아보였는데 발견한 것을 보면 화류계에 굴러먹어 눈치는 좋은 모양이었다.

퍽. 퍽.

한 년이 마혈을 짚으며 말했다.

“잠깐만. 혹시 모르니까 일단 묶어놓고.”

안심이 안 되는지 손을 뒤로 해서 가죽 끈 같은 것으로 묶고 발마저 묶었다. 잠시 망설였지만 일단은 끝까지 가보기로 결정하고 순순히 묶여주었다.

다 묶었는지 한 년이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댔고, 곧 시원해졌다.

찌이익.

“그럼 그렇지! 내가 손버릇 나쁜 새끼치고 잘 생긴 놈은 보질 못했다니까!”

“호호호! 완전 도둑놈 상인데? 그래도 덩치는 쓸 만하잖아?”

“이런 새끼는 줘도 안 먹어요.”

듣다보니 열 받는다.

‘이년아 나도 안 준다!’

그때 매끄러운 손이 가슴으로 쑥 들어왔다. 탄탄한 가슴을 만지더니 슬금슬금 아래로 내려갔다.

‘이런 변태 같은 년이!’

부스럭.

쑥.

“이 새끼 봐라! 이거 오만 냥짜리 전표 아냐?”

“정말요? 어디 봐요?”

“가만 더 있을지도 모르니 마저 찾아보고.”

다시 온 몸을 더듬었다. 알고 봤더니 몸수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허리춤에서 전표가 나오자 얼마나 꼼꼼히 수색을 하는지 아랫도리는 물론 항문까지 손을 대었다.

낮선 손길은 아니어서 놀라지는 않았지만 정사를 벌일 때 외에는 처음 당하는 일이었다. 수치심에 온 몸이 부르르 떨리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물론 그 어디에서도 더 이상 나오는 것은 없었다.

‘이년아 배로 돌려받을 테니 잘 간직하고 있어라!’

스르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두 년도 내 몸에서 손을 떼고 일어났다.

“루주님.”

“저게 놈의 본래 얼굴이냐?”

“예, 루주님.”

“쯧! 생긴 꼴 하곤. 그래 뭣 좀 나왔느냐?”

루주는 내게 받은 홀대에 아직 앙금이 남아 있는 듯했다.

“루주님, 소지품은 천하전장의 오만 냥짜리 전표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신분을 나타낼 만한 것은?”

“차고 있는 검은 흔히 구할 수 있는 청강검이라서.......”

“그래? 일단 뇌옥으로 데려가서 깨워놓아라. 내가 직접 심문하겠다.”

“예, 루주님.”

이것들을 지금 잡아 족칠까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미 험한 꼴은 당해 뇌옥에서 손봐주기로 결정했다. 나 역시 은밀하고 조용한 곳이 좋으니까.

한 년이 날 번쩍 안아들고 뇌옥으로 향했다. 기루에 왜 이런 곳이 필요한지 모르지만 아주 훌륭한 곳이었다. 사방은 석벽으로 막혀있어 연공실로 써도 좋을 듯했다.

두 년은 날 의자에 앉히고 손과 발, 허리까지 무지막지하게 묶었다.

철컥.

그리곤 발에 쇠구슬이 달린 발찌까지 채웠다. 그라고 나서 목 위로 마혈을 풀며 코에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들이댔다.

‘쩝! 바로 정신을 차려야 하나? 아니지 바로 정신을 차리면 나만 손해지.’

아직 루주가 오지 않았다. 지금 눈떠봐야 좋은 소리 못 듣고 매만 벌 것이다. 루주가 들어온 다음에 눈을 떠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이 좋았다.

그런데 내가 년들을 너무 쉽게 본 모양이다. 느닷없이 별이 반짝였다.

짜악!

“이 새끼가 깨어날 때도 속 썩이네!”

그래도 눈을 뜨지 않았더니 연신 따귀가 날아왔다.

짜악! 짝!

더 버텨봐야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얼른 깨어났다.

컥! 콜록콜록!

이제 막 정신이 들어 얼떨떨한 것처럼 사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오!”

술자리에서 앵앵이라고 소개했던 년이 안색을 굳히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넌 누구지?”

“누구라니? 난 한상일이오. 하오문은 손님을....... 큭!”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싸다구가 날아왔다. 아프기보다는 쪽 팔려서 죽을 것 같았다.

짜악!

“그럼 다시 묻지. 네 놈이 쓴 인피면구는 어디서 구했지?”

“헉! 그, 그걸 어떻게........”

“그럼 그 얼굴이 누군지도 모르고 사용했다는 말이냐?”

이 년은 인피면구의 얼굴을 안다는 얘기였다.

“정말 우연히 얻은 인피면구였소. 믿어주시오.”

“흥! 네놈이 정말 죽고 싶은 게로구나! 감히 풍운.......”

덜컹.

“그만!”

조금만 더 있으면 중요한 말이 튀어나올 것 같은데 루주가 들어오자 입을 닫았다. 루주는 총관과 함께 들어왔다.

‘무공을 익힌 자들은 이게 전분가? 아니면 하오문 양양지부의 간부들?’

아무튼 더 이상 들어올 사람은 없어보였다. 이젠 이 연놈들에게 역지사지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려줘야 할 때가 된 거다.

‘내 돈 오만 냥에 이자도 붙여 받아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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