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96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0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96화
96화. 미인계? 미친 개?(3)
동시에 광견이와 금련이도 여자의 입에서 나온 것 같지 않은 욕설을 해대며 검을 뽑았다.
“이런 개새끼들이!”
“퉤! 이 새끼들! 니들 이젠 다 뒈졌어!”
순식간에 검광이 번뜩이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하지만 실력의 차이는 명확했다.
번쩍!
서걱서걱.
“아악!”
“끄아악!”
“끄억!”
열 마디의 비명 소리가 들리며 열 개의 검을 쥔 손목이 검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툭. 툭. 툭.
철그렁.
“이, 이게 도대체!”
상상도 하지 못한 광경에 제갈청천은 혼이 나간 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있을 수는 없었다. 목을 찔러오는 서늘한 검기를 느끼곤 화급히 몸을 피했다.
그러나 좁은 객잔이라 피한 곳도 안전하진 않았다. 또 하나의 날카로운 검기가 허리를 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도저히 두 개의 공격을 피할 수 없는 그는 바닥을 굴렀다. 무인에겐 최대의 수치라고 알려진 뇌려타곤의 수법이었다.
슉! 슉!
“봐, 내 말이 맞지? 그리고 발정난 개새끼에게는 몽둥이찜질이 약이라고.”
“호호! 맞아. 금련아 다시는 다른 년들에게 흑심을 품지 못하도록 불알을 터뜨려 고자로 만들어 버리자!”
“호호호! 오른 쪽은 내가 터뜨리지.”
두 여자는 살벌한 기세로 제갈청천의 불알을 노리고 집요하게 검을 찔러갔다. 실로 언행일치는 보여주는 공격이었다.
슉. 퍽. 슉. 퍽.
데굴데굴.
제갈정천은 두 손으로 불알을 가린 채 정말 정신없이 객잔바닥을 뒹굴었다. 그 덕인지 아직은 무사히 지켜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반격할 틈도 없이 공격당한다면 결과는 빤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왔다. 구르던 몸이 탁자에 걸리며 멈췄던 것이다.
쐐액! 쐐액!
두 개의 시퍼런 검 날이 아랫도리를 향해 날아오자 제갈청천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전부 끝났구나.’
그때 그의 귓가로 처음 듣는 굵직한 사내의 음성이 들려왔다. 분명히 호위들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여협들의 손속이 너무 과하구려!”
쌔애액.
챙강! 챙강!
그리고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아랫도리를 위협하던 검기가 씻은 듯 사라졌다. 영문은 몰랐지만 살았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났다.
어느새 주루에는 검을 뽑아 든 일남일녀가 서있었다. 제갈청천은 그 중 여인의 얼굴이 낯이 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임옥군의 표독한 목소리에 생각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어떤 연놈들이 감히 본 방의 시비에 끼어드는 것이냐!”
일남일녀 중의 사내가 포권하며 말했다.
“죄송하외다, 난 사천당문의 당사독이라고 하오. 사정을 잘 알지는 못하나 손속이 과한 듯해 끼어들게 되었소이다.”
“검후라고 합니다. 어느 방면의 여협이신지는 몰라도 주제넘게 끼어들었다면 용서해 주십시오.”
제갈청천은 일남일녀의 인사를 듣고 이젠 살았다고 생각했다.
‘아! 맞아! 검후였지!’
당문과 보타암은 정파였고 제갈세가와도 친분이 있었다. 과거의 연을 봐서라도 모른 척 지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신분을 들은 임옥군은 콧방귀를 뀌며 더욱 서슬이 시퍼렇게 소리쳤다.
“흥! 네놈들은 저자의 행동을 알고도 본녀에게 손속이 과하다고 하는 것이냐? 아니면 설마 당문과 보타암이 아녀자를 희롱하는 파렴치한 놈과 한통속이더란 말이냐?”
당황한 남녀의 시선이 제갈청천을 향했고 당사독이 물었다.
“사실이오?”
“아니, 당신은? 혹시 신산수 제갈청천 대협이 아니십니까?”
이어지는 검후의 말에 제갈청천은 이 와중에도 알아봐주는 것에 감격했다. 하지만 곧 정색하고 임옥군의 말을 부인했다.
“바, 반갑소이다, 검후. 저 여자들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오. 그저 호의를 베풀려 한 내게 다짜고짜 공격해온 것이오.”
“호호! 희롱도 모자라 본녀를 거짓말쟁이로 몰다니. 네놈은 철혈방이 그리 우습게 보인단 말이냐! 내 명예를 걸고 네 놈과 제갈세가에 죄를 묻겠다!”
“철혈방!”
제갈청천과 검후, 당사독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렇다면 혹시 철혈방의 임옥군 방주가 그대라는 말이오?”
“그렇다! 본녀가 철혈방주 임옥군이다.”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자 당사독과 검후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제갈청천의 표정은 흙빛으로 변해갔고.
다급해진 제갈청천이 황급히 검후와 당사독에게 말했다.
“두 분께선 정파인 저의 말을 믿지 못하고 사파의 말을 믿으신다는 말이오?”
“호호호! 네 놈이 터진 입이라고 잘도 지껄이는 구나. 과연 네 놈이 실력도 주둥이만큼 대단하기를 기대하지. 무인의 시비는 검으로 가리는 법. 네놈도 무인이면 어서 앞으로 나서라!”
챙!
독이 오른 임옥군이 검집을 던지며 자신을 겨누자 제갈청천은 눈앞이 하얘졌다. 검집을 던진다는 것은 생사결을 의미했다. 무공으로 철혈방주를 상대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제기랄! 이 미친년이 대체 내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생사결까지.’
힐끗 당사독과 검후를 쳐다보며 도움을 청했지만 난처한 표정이었다. 무인간의 생사결에 끼어든다는 것은 은원을 함께 한다는 뜻이니까.
그가 생각하기에도 검후와 당사독과는 그 정도의 친분은 없었다. 그리고 만에 하나 도와준다고 해도 승리할 자신도 없었다.
더구나 상대는 흔한 사파의 무인이 아닌 철혈방주 광견이었다. 소문을 들어 익히 그녀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다. 아무리 궁리해도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제갈청천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하자 두 여자도 난처해졌다. 어쨌든 무사히 살려서 보내야 했는데 흥분한 광견이 느닷없이 생사결을 선언한 것이다.
반금련이 광견에게 전음을 보냈다.
-야! 너무 나간 것 아냐? 쟤도 빠져나갈 구멍을 줘야지.
-쩝! 하다 보니 몰입해서.......이제 어떻게 하지?
-이년아,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니가 알아서 해.
-한 장주, 어쩌면 좋아?
결국 광견은 지붕위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대갑에게 도움을 청했다.
대갑 역시 ‘어! 어!’ 하는 사이에 일이 이 모양이 되자 기가 막혀 하고 있던 중이었다.
@
‘쩝! 내가 광견이에게 너무 많은 걸 바랬나보군!’
이미 벌어진 일을 가지고 책망하는 것은 가장 바보 같은 일이다.
그리고 광견이같은 애를 데리고 작전을 짤 땐 항상 변수를 상정해 두어야했다. 난 광견이가 작전의 메인일 때 이미 준비해뒀다.
-곧 나와 상 장로가 들어갈 테니 살살 데리고 놀고 있어. 들어가면 아는 척하지는 말고.
-호호! 알았어. 빨리 와. 그래도 팔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알아서 해라.
함께 지붕 위에서 찬 이슬을 맞던 상 장로에게 전음을 보냈다.
-상 장로, 두 번째 계획으로 갑니다. 준비해 주시오.
-예, 장주.
몸을 날려 상 장로와 함께 주루 이층으로 올라갔다.
우리가 올라가는 발소리를 신호로 대치상태에 있던 광견이가 한바탕 활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죽어! 새꺄!
쐐애액.
갑작스런 출수에 검후와 당사독이 놀라 광견이를 불렀다.
“임 방주님!”
“임 방주!”
목을 노리고 날아오는 검기에 제갈청천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검을 들어 막아갔다. 하지만 광견의 검은 눈이라도 달린 듯 미끄러져 내리며 어께를 길게 베었다.
서걱!
“크악!”
“멈추시오!”
“임 방주님!”
채챙! 챙!
당사독과 검후가 검을 뽑고 제갈청천의 앞을 가로막았으나 한 발 늦고 말았다.
“뭐라? 네놈들이 기어코 철혈방의 행사를 가로막겠다는 뜻이냐!”
“이, 임 방주님. 그건 아니지만 손속이 너무 과한 것이 아닙니까?”
“뭐라! 그럼 네 놈은 본녀가 그런 수모를 받아 마땅하다는 뜻이더냐?”
당사독과 검후까지 끼어들어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흐흐! 합이 잘 맞는군.’
이제 나와 상 장로가 출연할 차례였다. 앞으로 나서며 장내를 향해 소리쳤다.
“사해가 동도인데 객잔에서 이 무슨 소란인가! 모두 검을 거둬라!”
장내의 이목이 전부 나에게 쏠렸다. 재빨리 광견에게 전음을 보냈다.
-일단 날 공격하고 내가하는 대로 장단을 맞춰줘.
전음을 들은 광견은 즉시 검의 방향을 바꿔 날 공격했다.
“뭐냐! 넌!”
쐐애액!
즉시 검을 뽑아 막았다.
채챙! 챙.
일격이 가볍게 가로막히자 광견은 검을 멈추고 날 훑어보며 말했다.
“호오! 제법이군.”
나도 한 발짝 물러서며 정중하게 말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이곳은 객잔이오. 사부님과 간단하게 식사를 할 생각이니 더 이상 소란피우지 않았으면 좋겠소.”
“무슨 일인지도 모르면서 끼어들었다? 그러면서 소란을 피우지 말라? 흥! 한 자락 숨겨둔 수라도 있는 모양이군!”
얘가 아무래도 또 오버하는 것 같아 다급히 전음을 보냈다.
-야! 쓸 데 없이 흥분하지 말고 정체를 물어! 우리 정체를 물으라고!
광견이도 아차 싶었는지 출수하려던 검을 세우더니 헛기침을 하며 어색한 표정으로 물었다.
“흠! 흠! 어느 방면의 고인이시오?”
누가 봐도 엑스트라 급의 발 연기였다.
‘아이고! 두야!’
본인도 느끼는지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재빨리 제갈청천의 표정을 살폈다.
‘휴! 다행이군!’
놈은 팔이 잘린 충격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나머지는 다 우리 편 연기자라 상관없었고.
‘열 사람이 한 사람 속이기는 쉽다더니.......’
얼른 안색을 수습하고 광견에게 정중히 포권하며 인사했다.
“전진全眞의 27대 장문이신 일양자님께서 본도의 스승님이시오. 난 수미자라고 하오이다.”
계획상 제갈청천이 알만한 문파에 무력도 나쁘지 않은 정파가 필요했다. 얄팍한 내 지식으로는 이미 사라진 전진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튼 내가 소개를 하자 상 장로가 공력을 실어 나직이 도호를 외웠다.
“무량수불!”
일행이 깜짝 놀라는 척 하며 한 소리도 외쳤다.
“전진!”
금련이 무슨 생각인지 애드립을 쳤다.
“전진은 이미 멸문했다고 들었는데 귀하가 정말 전진의 후예란 말이에요?”
더 이상 애드립은 필요 없다고 고리눈을 뜨며 말했다.
“그렇소이다. 하지만 완전히 멸문한 것은 아니라 은밀히 명맥만은 이어오고 있었소. 그 증거가 사부님과 빈도가 아니겠소?”
“호오! 그렇군요. 하지만 전진이라고 해도 강호의 법도를 모르지는 않을 텐데,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도사님들.”
“알고 있소. 우리도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테니 우리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만 소란을 피우지 말아 주시오. 어디까지나 이곳은 객잔이니까 말이오.”
“못 하겠다면요?”
금련이 말을 마치자마자 상 장로가 무시무시한 사자후를 터뜨렸다.
“갈! 전진은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크윽!”
“컥!”
광견이와 금련이는 물론 제갈청전을 비롯해 장내의 모든 인물들이 내공의 차에 따라 타격을 입었다.
“사부님의 뜻이 그렇다 하오! 어쩌시겠소. 우리가 떠난 뒤, 마저 볼 일을 보던가 아니면 우리와 한바탕 칼춤을 춰 보던가.”
말을 마치고 제갈청천에게 다가가 지혈을 하며 상태를 살폈다. 놈은 간교하게도 정신을 잃은 척 하고 있었다.
‘흐흐! 딴에는 동아줄을 잡은 기분이겠지? 그래, 그렇게 믿어줘야 내가 편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