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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94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7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94화

94화. 미인계? 미친 개?(1)

 

일단은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하고 세 사람에게 물었다.

“그럼 일단 셋 중에서 혹시 제갈청천과 안면이 있는 사람 있어?”

도리도리.

광견과 금련이는 고개를 저었고 검후가 끄덕이며 말했다.

“전 삼 년 전에 제갈세가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도 제갈청전이 가주대행을 맡고 있어 만난 적이 있어요.”

“그럼 검후는 제외하기로 하고.”

광견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 검후는 빼는 거야?”

“미인계를 쓰려는데 얼굴을 알면 안 되잖아.”

“어머! 미인계? 그럼 나하고 금련이가 미끼가 되는 거야?”

광견이 눈을 반짝이며 말하자 금련이는 한 술 더 떴다.

“진짜! 호호호! 그거 재미있겠다.”

광견이가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맞장구 쳤다.

“근데 제갈청천이 우리 둘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호호호! 머리만 쓰는 서생 놈이 너랑 나를? 딱 복상사 각이니까 초상 치를 준비나 해야 할 걸?”

“어머! 언니들.”

두 여자의 걸쭉한 농담에 함께 있던 검후만 난처해 졌다.

‘저것들이 남자 맛을 알고 나더니.......’

나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아래 입이 터진 삼십대는 부끄러움도 모르나 보다.

“정신들 차려. 미인계라고 해서 너희보고 놈을 유혹하라는 말이 아냐. 니들은 가만히 있기만 하면 돼. 놈이 알아서 껄떡 댈 테니까. 그러면 그때.......”

이런 일에는 머리가 좋은 광견이다. 내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호호호! 그러니까 놈이 껄떡대면 한바탕 지랄을 하란 말이지? 그거야 내가 전문이지. 맡겨만 줘.”

“하지만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 건 뭐야? 공개적으로 제갈세가와 사단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 아냐?”

금련의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우리 목적은 두 개야. 하나는 장원의 파진법을 얻는 것과 세가를 칠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하는 일. 그러니까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말이지.”

“알았으니까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봐.”

여전히 가볍게 생각하는 광견이에 비해 금련이는 달랐다.

“제갈 세가와 전면전을 벌이려고? 그러면 우리가 꾸미고 있는 만천과해 계책에 지장을 주지 않겠어?”

“아니, 난 변수를 만들어 보려고 그러는 거야.”

“변수라고?”

“철혈방과 제갈 세가 사이에서 전면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되겠어? 전력상으로 팽팽하거나 철혈방이 조금 위가 아냐?”

일행 중에 유일하게 온전한 세력을 지닌 곳은 철혈방밖에 없었다. 문파간의 분쟁으로 몰아가려면 광견이가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가만히 내 말을 듣고 있던 광견이 못 참겠다는 듯이 끼어들었다.

“이거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조금 서운하네. 한 장주는 설마 철혈방이 제갈 놈들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물론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 삼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그랬다. 그래도 옆에 있어 생각해서 조금 위라고 했던 것이니까.

“그럼 네 말은 철혈방에 내가 모르는 전력이라도 있다는 거야?”

“물론이지. 니가 아는 건 철혈방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꽤나 자존심이 상했는지 예전의 광견이가 나왔다.

‘그러고 보니 사실일지도.’

생각해보니 내가 아는 철혈방이라면 절대 사황련의 팔천주로 불릴 수 없었다. 겨우 백검문과 동수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긴 난 장로원과 뒷방 늙은이를 한 번도 본 적 없고. 괜한 오기로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전력을 한 번도 보거나 들은 적도 없었다.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알다시피 난 자존심 때문에 억지를 부리는 성격이 아니다.

“미안하다. 그렇다면 더 잘 된 일이지.”

“뭐, 뭘 또 우리 사이에 그렇게 정색까지 하고.......”

오히려 광견이 더 미안해했다. 이게 다 밤 일 열심히 해준 효과였다.

“아무튼 제갈 세가가 위험에 처하면 무림맹에 있는 놈들이 기어 나오지 않고는 못 베길 것 아냐?”

금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겠지. 과거의 위세를 잃었다는 거지 멸문한 건 아니니까.”

“그렇지. 그런데 제갈 세가는 철혈방에 비해 절정고수가 부족할 것 아냐? 그러면 당연히 우호세력을 끌어들이겠지. 문파전이니까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고.”

“아하! 제갈 놈들을 도우러 오는 놈들이 비천일 것이다?”

“아마 십중팔구는 그럴 거야.”

반혼인을 동원하지 못하는 이상 정파의 협력세력을 동원할 것이다. 다는 아니어도 그들 중에는 비천에 속한 놈들이 대부분일 테고.

“좋은 생각이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이 빠졌다는 건 알고 있겠지?”

금련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한 점이 있었나 하며.

“중요한 점? 그게 뭔데?”

“과연 제갈청천이 옥군이한테 꽂히겠냐는 문제지. 만일 옥군이가 아니라 나한테 꽂힌다면 문파전으로 몰고 가기에는 명분이 부족하잖아? 우리가 아무리 사파라고 해도 그건 좀 달라.”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문제까지 될 일은 아니었다. 광견이를 쓱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 문제는 걱정하지 마. 제갈청천이 임 방주를 안다면 모르지만 모른다면 문제없어. 단! 임 방주가 입을 열지 않는다면 말이야. 할 수 있겠지?”

“어? 어. 할 수는 있는데 칭찬이야, 욕이야?”

“호호호! 얘 그건 칭찬이 맞아. 너 예쁘다는 소리잖아.”

사실 여자의 매력은 제 각각이지만 성숙미와 어우러진 광견이의 미모는 단연 발군이다. 금련이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미모지만 화려하고 날카로운 인상이다.

반면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입을 다문 광견이는 청초하고 순수해 보여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얼굴이었다. 제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남자라면 열이면 열 다 빠지고 말 게 틀림없었다.

‘어쩌면 그런 미모를 지녀 여태 무사히 버티고 있는 것일지도.’

때문에 제갈청천이 광견에게 들이대는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금련이 광견을 쳐다보며 재밌겠다는 듯이 말했다.

“뭐, 한 장주가 그렇다면야. 근데 옥군이가 입이 간질거려 고생하겠네. 참을 수 있을지 몰라. 호호호!”

“호호! 옥군언니는 그게 매력인데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가 되네요.”

검후마저 놀리자 얼굴이 벌게진 광견이 빽 하고 소리 질렀다.

“이 미친년들이 정말! 야! 그럼 니들이 해 보던지.”

검후가 웃는 얼굴로 광견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머! 한 장주님. 이것 보세요. 옥군언니는 아무래도 안 되겠는데요?”

“괜찮아. 놈이 책잡힐 행동을 할 때까지만 참으면 돼. 그 다음에는 니 성질대로 해. 그래야 일이 크게 번질 테니까.”

“호호호! 그런 거라면 좋아! 내게 맡겨둬.”

“알았어. 하지만 당일 놈을 죽이면 절대 안 돼. 죽지 않을 정도만 손 봐줘.”

“그러지 뭐. 나도 공사정도는 구별하니까.”

거기서 왜 공사가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여줬다. 잘 하려는 애 싹을 밟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래 너만 믿는다!”

그로부터 매일 밤 광견이와 금련이는 신야新野에 있는 취아루라는 객잔에서 술을 마셨다. 물론 취아루에 방을 얻었고 말이다.

당장은 몰라도 미녀 둘이 매일밤 술을 마신다면 호색한인 제갈청천이 오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해서 소문이 날 동안 기다리면 되었다.

나 역시 두 여자의 열화와 같은 요청을 물리지 못하고 상황을 살핀다는 명목 하에 취하루에 머물렀다. 원래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서운 법이니까 말이다.

아무튼 시대의 축복인지 내가 잘 난 탓인지는 몰라도 어제는 내 인생사의 한 획을 그은 날이었다. 드디어 남자들의 로망이라는 삼위일체에 성공한 것이다.

‘모두 술 때문이긴 하지만. 흐흐흐!’

확실히 광견이와 금련이의 조합은 소림과 남궁과는 또 달랐다. 삼위일체의 가능성과 기회는 남궁과 소림이 더 많았지만 아직까지 이루지 못했다.

물론 처녀를 대하는 내 하해와 같은 배려심이 작용한 탓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광견이와 금련이는 막혀있던 성욕이 폭발한 현실적인 여자였다. 번갈아 안아 주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 두 사람은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단지 여자이기 때문에 먼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뿐이었다. 나야 입이 열 개라도 먼저 얘기를 꺼낼 처지가 아니었고.

그런 상황에서 사랑의 묘약이라는 술이 기폭제가 되어 주었다. 술김에 또는 술 때문에 라는 핑계거리가 생겼으니까.

삼일간은 임무를 끝내고 내 방에서 모여, 다시 한 잔 하고 한 사람은 제 방으로 갔었다. 그리데 어제는 광견이가 갈 차례였다.

그런데 파장 무렵 광견이는 술에 취해 그대로 고꾸라지는 것이 아닌가? 두주불사의 광견이가 말이다. 술에다 약을 탄 것도 아닌 이상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같이 있는 사람이 나와 금련이였다. 내 잔머리야 널리 정평이 나 있고, 금련이도 명색이 사황련의 정보각주다. 어설픈 광견이의 계략이 통할 상대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광견이가 이런 행동을 취한다는 것은 딱 한가지였다. 오늘밤 혼자 못 자겠으니까 금련에게 양보하라는 무언의 시위였다.

‘광견이가 삼위일체를 바라는 것은 아닐 테니까.’

물론 남존여비의 시대라 성 행위는 현대보다 더한 경우도 많았다. 삼위일체뿐만이 아니라 십위일체, 만위일체도 가능하니까.

하지만 그것도 여염집 아낙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이 시대의 여염집 아낙은 오히려 불행한 편이었다. 행위 중 달아올라 조금만 반응을 보여도 음탕한 여자가 되어버린다. 석녀石女가 대접받는 사회라고나 할 수 있었다.

분류상 광견이와 금련이도 여염집 아낙에 속한다. 일방의 문주이고 사황련의 요인이니까. 비록 내겐 창부처럼 굴어도 그것 역시 내가 개발한 것이다.

그러니 광견이가 삼위일체를 염두에 두고 자빠진 건 아닐 것이다.

아무튼 이 어이없는 광견의 행태에 금련과 난 기가 막혀하며 마주쳐다보았다. 금련이 잠시 눈에 이채가 떠오르더니 갑자기 손바닥으로 광견의 등짝을 때렸다.

“이 년이 정말!”

찰싹!

“으으응! 음냐, 음냐.”

광견이는 이미 버린 몸 똥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사실 일어나면 개 쪽이라 그 방법밖에는 없었을 거다.

“흥! 네 년이 그렇게 나오겠다는 거지. 딸꾹!”

금련이 느닷없이 딸꾹질을 시작했다. 얘도 양보할 생각이 1도 없이 해보자는 거다.

‘흐흐! 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난 입을 꾹 닫고 침묵을 고수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참견을 하는 것은 내 무덤을 파는 것이니까. 말 그대로 침묵이 금이었다.

금련이 침상으로 향하며 광견이 들으라는 듯 혀를 꼬며 말했다.

“아우! 왜 이러케 딸꾹 졸리지, 딸꾹.”

여전히 딸꾹질은 멈추지 않았다. 비틀비틀 거리며 침상으로 다가간 금련이 침상위로 몸을 던졌다.

풀썩.

“새액. 새액.”

그리곤 신기하게도 바로 고른 숨소리를 내었다. 마치 바로 잠 들었다는 듯이. 물론 어느새 딸꾹질도 멈춰있었다.

이렇게 두 여자가 자력으로는 각자의 방으로 돌아갈 수 없는 완벽한 핑계가 성립되었다.

덕분에 한 방에 두 여자와 한 남자가 자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것도 깊은 내연의 관계에 있는 세 남녀가 한 방에서 자게 되었다.

내가 딴 방으로?

그러면 하늘이 재수 없다고 천벌을 내릴 거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순진한 놈도 아닌데 목구멍에 밀어 넣어주는 밥도 못 삼킬까.

‘역시 사람은 선하게 살아야 해. 하늘이 스스로 돕는 다잖아? 하늘이.’

나도 광견이 들으라고 한 마디 하며 침상으로 파고들었다.

“신경을 너무 써서 그런가? 오늘따라 유난히 피곤하네. 일찍 자야겠다.”

옆에 누워 잠든 척하고 있는 금련을 끌어당겨 안았다.

와락.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안겨들며 입술을 빨아댄다.

추릅. 추르릅.

그렇게 침상 위는 후끈 달아올랐고 공식 수순을 밟아 나갔다. 그러는 동안 나와 금련이는 광견이의 귀를 즐겁게 해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광견이가 침상으로 파고들기 까지는 채 일각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새 역사를 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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