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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87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7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87화

87화. 대리전代理戰은 처음이지?

 

천무학이 속내를 털어놓아 한결 머리 쓰기 편해졌다.

“소교주의 말씀을 신교가 먼저 섣불리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고 해석해도 되겠소.”

“중원 무림이 먼저 본교를 도발하지 않는다면 말이오.”

“좋소. 그럼 내 소교주께 선물을 하나 드리리다. 대신 운송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주겠다고 약속해 주시오.”

“내게 선물을?”

“미리 알려주면 재미가 떨어지는 법이오. 소교주가 본장에 며칠만 더 머물러 주시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오.”

“며칠쯤이야 상관없소. 그리고 운송문제는 적당한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면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소이다.”

선물을 별 것 아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놈들과 붙어보면 될 것이다. 운 좋으면 포로 중에 쓸 만한 정보를 건질 수도 있을 것이고.

‘나 역시 마교와 비천의 관계를 알 수 있을 테고.’

비천의 이번 공격은 순수하게 마교의 힘만으로 물리칠 생각이다. 둘이 한 패가 아니라면 열심히 싸울 테고, 한 패라면 날 공격할 테니까.

그때였다.

피융!

펑! 화르륵!

밤하늘을 한 발의 신호탄이 쏘아져 올라 수를 놓았다. 쏘아진 방향은 백검문이 있는 곳이었다.

‘새끼들!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군!’

남궁진의 부하가 창룡무가가 움직인다고 알려온 것이다. 이 신호는 철혈방에서도 보고 있을 것이다. 만일 그곳으로 간다면 하루영영이 오늘 밤 거대한 무덤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철혈방은 방주인 광견이가 아직 오지 않았다. 때문에 철혈방보다는 내 쪽으로 오기기 쉬웠다. 가서 확인해 봐야했다.

“소교주, 식사 중에 죄송한 일이오나 백검문에서 날 찾는 모양이오. 잠시 다녀올 테니 여러분은 마저 식사를 즐기시기 바라오.”

“아! 방금 전의 불꽃이 한 장주를 부르는 신호였소?”

천무학도 하늘로 솟아 오른 불꽃을 본 모양이었다.

“그렇소이다. 멀지 않은 곳이라 금방 다녀올 테니 여러분들은 천천히 즐기고 계셔주시오.”

“하하! 여긴 걱정마시고 천천히 다녀오시구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단 비천과 한 통속은 아닌 듯했다. 한 통속이라면 오늘 습격하는 것도 알고 있을 터였다. 이렇게 흔쾌히 날 보내주진 않았을 것이다.

“그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일행들에게도 눈인사로 대신하고 총총히 연회장을 빠져 나왔다.

문밖에는 상 장로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경공을 펼쳐 장원을 벗어나며 물었다.

“상 장로, 무사들에게는 잘 일러두었소?”

몇 안 되는 낭인무사들을 희생시킬 필요는 없어 꼭꼭 숨어있으라고 했다.

“예, 장주님. 그런데 과연 마교 놈들이 싸우려고 할까요?”

“그거야 지금부터 지켜보면 알 일이지만 한통속이 아니라면 반드시 싸울 거요. 놈들도 비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니까 말이오.”

“그래야 될 텐데 말입니다. 쩝! 그나저나 수리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어쩌겠소. 투자라고 생각합시다. 자, 우리는 먼저 주변을 정리합시다. 어딘가에 쥐새끼가 숨어있을 테니 말입니다.”

“예, 장주.”

내가 그랬듯이 놈들도 천하제일장을 감시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창룡무가 놈들이겠지?’

천하제일장의 정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몸을 숨기고 기척을 살폈다. 과연 멀지 않은 곳에 일단의 무리가 숨어 있었다.

상 장로도 발견했는지 전음을 보내왔다.

-장주, 찾았습니다. 전부 열 명인데 어떻게 할 까요?

-본장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면 바로 제압합시다.

당장 제압하면 오던 놈들이 되돌아 갈 수도 있다. 상 장로와 나는 놈들의 근처에 몸을 숨기고 지켜보았다.

‘흐흐! 과연!’

장원을 살피는 놈들 중에 아는 얼굴이 있었다. 창룡검대주가 부하들과 나와 있었던 것이다. 이것으로 창룡무가와 황산파는 비천과 한 통속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상 장로, 창룡검대주는 반드시 사로잡아야 하오.

-알겠습니다, 장주. 오른쪽 다섯은 제가 맡겠습니다.

-알겠소이다.

그렇게 기다리길 한 시진 정도. 과연 어둠을 뚫고 일단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호오! 이번엔 상당한 수를 동원했군.’

지난번엔 날 무시하고 달랑 두 구의 반혼인이 쳐들어왔다. 그러나 한 번 당하고 나자 이번엔 백여 명 정도가 떼거리로 몰려오고 있었다.

같은 생각을 했는지 상 장로가 전음을 보내왔다.

-장주, 수가 늘긴 했지만 반혼인의 수가 생각보다 적군요.

-아마, 이번엔 양보다는 질일 것이오. 화경의 탈혼광마를 제압했으니 최소한 그보다는 나은 놈들을 투입하지 않겠소?

-흐흐! 그렇게 되면 마교 놈들만 고생하겠군요.

상 장로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 보였다. 이래서 기르는 짐승은 다 주인 닮는다고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마교 팔대공봉의 실력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쾅! 우지끈!

-저런, 저런!

새로 보수한 대문이 부서지자 안타까워하는 상 장로였다.

정문을 부순 놈들은 곧바로 유일하게 불이 환히 밝혀진 풍운각을 향해 달려갔다.

-상 장로, 우리도 시작합시다.

-예, 장주. 대주놈은 제가 맡겠습니다.

대답하며 바로 창룡검대주에게 지풍을 날리는 상 장로였다. 나도 뒤질세라 왼쪽의 다섯 놈을 향해 지풍을 쏘며 몸을 날렸다.

털썩. 털썩.

잘해야 일류인 열 놈은 순식간에 혈도를 제압당해 땅바닥에 쓰러졌다. 놈들을 한 곳에 잘 감춰놓고 상 장로에게 지시하며 장원으로 달려갔다.

“난 먼저 풍운각으로 갈 테니 상 장로는 낭인들을 불러 이놈들을 뇌옥에 가둬두시오.”

“예, 곧 따라가겠습니다.”

경공을 펼쳐 장원으로 날아갔다.

차창! 챙!

풍운각 쪽에서 병장기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이미 싸움이 시작된 듯했다.

‘일단 난 피리 부는 놈부터 찾아볼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놈들을 가시거리에 두고 있어야 했다.

‘저기 있다!’

역시 반혼인의 보호를 받고 있는 복면인들이 보였다. 그들을 시야에 둔 채 풍운각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 예상대로의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풍운각 앞마당은 흑색 일색이라 마치 까마귀 떼가 몰려 있는 듯했다. 비천 놈들의 복장은 눈에 익었지만 처음 보는 흑색무복의 무인들이 더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같은 종류의 흑의에 소매에 수놓은 글자만이 달랐다. 절반 정도는 은색으로 나머지는 붉은 색의 천마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저들이 소교주와 신녀의 호위댄가?’

그들이 선두에서 반혼인을 막고 있었고, 네 명이 봉공은 소교주와 신녀, 방 부인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당황감은 있으나 불안감은 보이지 않았다.

‘하긴 최소한 화경 급이 네 명 이상인데 쫄 리가 없지.’

그들 말고도 이십 명의 반혼인을 상대하는 호위대들도 만만치 않았다. 이인 일조로 반혼인을 상대하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오히려 당황한 것은 비천이었다. 수장인 듯한 복면인이 놀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놈들은 마교! 어째서 이곳에 마교가!”

“호오! 본교를 알고 있다? 봉공들은 호위대를 도와 빨리 정리하시오. 저 놈은 사로잡고.”

“충!”

천무학의 지시에 네 명이 봉공이 기다렸다는 듯이 복명과 함께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그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수장을 향해 손을 뻗었다. 검을 든 검마에게선 검강이 도마에게선 도강이, 장마는 장강을 비마의 손에서는 십여 자루의 날카로운 비도가 전신사혈을 노리며 날아갔다.

천무학의 사로잡으란 명령이 무색할 정도였다. 무엇이든 적중당하며 뼈도 추리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꽈르릉!

쌔액!

하지만 수장의 무공도 보통은 아니었다. 화경 급 고수 네 명의 합공을 받게 된 수장은 재빨리 뒤로 물러서며 소리 질렀다.

“헉! 팔대 봉공! 마, 막아라!”

그러자 수장의 등 뒤에서 아홉 명의 복면인이 둥실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웅장하면서도 왠지 귀에 거슬리는 염불 소리가 신경을 긁었다.

웅웅웅웅.

“옴메니반야하........”

허공에서 가부좌를 틀고 합장한 복면인은 한 목소리로 염불을 외우며 양 손을 쭉 뻗었다. 그들의 손에서 금빛 광채가 일렁였다.

번쩍! 화악!

열 줄기의 황금빛 광채는 허공에 커다란 황금의 벽을 만들어냈다.

꽈과광!

놀랍게도 황금벽은 사대 봉공의 공격을 전부 막아냈다.

“황금대수인! 그렇다면 네 놈들은 밀교의 구불존자九佛尊者!”

검마의 외침에 소호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그때도 복면인의 수장이 밀교의 무공을 사용했다.

‘밀교? 가만 저번에 소호에서도 밀교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비천은 여러 문파가 연합한 형태인 듯했다. 그렇지만 서역의 밀교까지 합세했다는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곳을 포섭했다는 말이야?’

아무튼 상황은 급박하게 변했다. 서로의 정체가 드러난 이상 둘 중 하나는 사라져야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구불존자의 입에서는 신경을 긁어대는 합장이 계속되고 있었다.

웅웅웅웅!

그러자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마교 호위대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공격의 흐름이 끊기며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틀림없이 구불존자의 합장소리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내가 도와야 하나?’

음공에는 음공이 약이다. 백호후를 사용할 시기를 가늠하고 있을 때 검마가 신녀를 향해 소리쳤다.

“신녀! 호위대가 사령불후邪靈佛吼에 영향을 받고 있소! 어서 천마후天魔吼를!”

그러자 신녀의 입이 열리며 날카로운 괴성이 터져 나왔다.

“끼아아아아아!”

‘윽! 뭐야, 이건!’

예쁘장한 신녀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고막을 후벼 파며 달팽이관에 직접 충격을 주는 듯한 괴성이었다.

하지만 호위들에게는 천상의 옥음으로 들리는지 바로 기운을 차리고 있었다.

웅우웅웅.

“끼아아아아아!”

장내는 사령불후와 천마후가 어우러져 난장판이 되려했다. 두 개의 음공의 영향에서 무사한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아직은 서로가 상쇄시켜 큰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한쪽이 거두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은 뻔했다.

‘신녀가 불안한데?’

음공도 내공 싸움. 구불존자에 비해 여러모로 신녀가 불리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아직 천무학과 방 부인이 남아 있었다.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자 두 사람은 손을 잡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천마합벽!”

우우웅!

부부가 양 손을 펼치자 허공이 부르르 떨리며 거대한 천마의 형상이 나타났다. 그리곤 곧바로 수장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한순간 모든 것이 정지한 듯한 착각에 빠졌다.

고오오!

복면인 수장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달려드는 천마상을 향해 양 손을 뻗었다.

번쩍!

수장의 앞에 거대한 천수여래상이 나타나 천개의 손을 휘둘렀다.

퍽! 퍼버버버버벅.

하지만 무시무시한 천마의 형상은 천개의 장력을 간단히 부수며 전진했다.

퍽!

마침내 천수여래상마저 천마상에 무너지며 승부가 갈렸다.

쾅쾅쾅쾅!

주르륵.

복면인 수장이 가슴을 움켜쥐고 대여섯 걸음 뒤로 밀려나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커흑!”

천무학 부부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빙글 몸을 돌리 두 사람의 양손이 다시 펼쳐졌다. 허공에 떠 있는 구불존자를 향해서.

우우웅!

고오오!

하지만 구불존자는 다시 황금대수인을 펼칠 수 없었다. 사대봉공 역시 놀고 있진 않았으니까. 천무혁 부부와 사대봉공의 손에 구불존자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무너졌다.

그리곤 바로 호위대가 맡고 있던 반혼인에게 달려들었다. 반혼인이 금강불괴가 아닌 이상 강기를 버텨내지 못한다. 호위대가 복면인들을 제압할 때쯤엔 반혼인 역시 바닥에 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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