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81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5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81화
81화. 이 밤이 다 가기 전에
심 장주의 말대로 일대사건이었다. 믿지 못한다기 보다는 믿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심 장주에게 연회장에서의 일을 설명해야 했다.
“예, 장주님. 반혼인에 대한 놈들의 대응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해, 연회장에서 일부러 반혼인의 정체를 밝혔습니다. 그때 확실히 놈들은 사전에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사천으로 간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럼 한 장주가 무사하다는 뜻은?”
“예, 황산일로와 황산이십팔숙을 다시 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내 얘기를 듣고 난 심 장주는 심각한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지금부터 결정할 일은 금의장의 미래와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의 머릿속은 지금 수많은 경우의 수를 떠올리고 있을 거다. 때문에 잠시 그에게 결정할 시간을 줘야 했다.
이윽고 심 장주의 입이 열렸다.
“한 장주, 내게 뭘 바라시는 게요?”
“제가 돌아온 이유는 황산일룡 남매와 황산이십팔수를 처치하기 위해섭니다.”
“일부러 제게 알리는 이유는 선택을 하라는 뜻입니까?”
“장주님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이미 황산파와는 공존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단지 전 주인도 모르게 남의 집에서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허어! 한 장주, 잠시 시간을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이미 암중세력과 황산파와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 판명된 상태입니다. 세상에 알려질 날도 멀지 않았겠지요.”
심 장주도 더 이상 망설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황산파를 없애는데 저도 한 팔 거들겠습니다. 일단 황산일룡 남매와 황산이십팔수를 사로잡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저도 그러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나섰다가는 자칫 장주님과 저만 화를 입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두고 보시면 자연히 아시게 될 것입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습니까?”
먼저 주겠다는 데 사양할 내가 아니다. 그리고 이왕 받으려면 꼭 필요한 것을 받는 편이 좋다.
“정히 그러시다면 효과 좋은 영단이나 하나 주십시오.”
중원 삼대상단의 하나라면 쓸 만한 영약 한두 알은 가지고 있을 터였다. 영단이야 말로 다다익선이라 기회가 있을 땐 챙겨둬야 했다.
“영단이요? 혹시 일행 중에 부상이라도 입으신 분이?”
“하하! 아닙니다. 그깟 놈들 처리하는데 부상까지 입을 일이 뭐 있겠습니까? 그래도 명색이 황산파를 상대하려는데 비상약 하나 정도 있으면 든든하지 않겠습니까?”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금의장주가 금고를 찾는 듯해 뒤돌아 서 있었다. 명색이 금의장준데 이렇게 말했다고 허접한 것을 주진 않을 것이다.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심 장주가 입을 열었다.
“약소하지만 지니고 계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돌아서 보니 심 장주는 두 개의 목함을 들고 있었다.
검은색 목함 위에는 흰 글씨로 소청단小靑丹이라고 쓰여 있었다. 소청단은 무당의 영단으로 소림의 소환단과 비슷한 효과가 있었다.
“이건 소청단이 아닙니까? 이런 귀한 것을 두 개씩이나? 하하하! 감사합니다, 장주님.”
“별 말씀을. 그렇지 않아도 본 장의 위기를 구해주셨는데 급히 떠나시는 바람에 성의를 표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영약에는 주인이 있다고 했습니다. 소청단은 무공을 모르는 필부보다는 한 장주님과 같은 분에게 더 어울리겠지요.”
“감사합니다, 장주님. 유용하게 잘 쓰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동안 변명거리나 준비해 두고 계십시오.”
“조심하시오, 한 장주.”
심 장주 방에서 물러 나와 기다리고 있던 상 장로를 불렀다.
“상 장로, 먼저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갑시다.”
“황산일룡을 처치하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그 전에 상 장로에게 줄 게 있소이다. 따라 오시죠.”
“알겠습니다.”
상 장로를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 목함을 내밀었다. 아무 생각 없이 목함을 받아들던 상 장로는 쓰인 글씨를 보고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날 쳐다봤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무당의 소청단이오. 그걸 복용하고 단전을 치료해 봅시다.”
황산파를 멸문시킬 생각을 한 이상 절대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현 무림에서 내가 아는 가장 고수는 상 장로였고. 과거 전 무림을 들썩였던 인물이니 최소한 화경의 경지는 확실했다.
상 장로와 내가 힘을 합하면 황산파 아니라 소림도 두렵지 않았다. 물론 정면대결이 아닌 내 방식으로 싸울 때의 얘기다.
때문에 상 장로의 단전을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급한 일이었다. 마침 뜻밖의 선물을 받은 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했다. 투자에는 시기가 중요하고 지금이 적기였다.
상 장로는 아직도 내 말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 이런 귀한 것을 어찌 제게?”
“심 장주가 영약에는 주인이 따로 있는 법이라고 그럽디다. 아무래도 소청단은 상 장로가 주인인 듯하오.”
“정말 제게 주시려는 것입니까?”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상 장로에게 한 마디 했다.
“억지로 줄 생각은 없소. 싫으면 관두시오. 내가 먹을 테니.”
“아, 아닙니다. 장주.”
“하지만 완전히 나을 지는 나도 보장할 수 없소. 괜한 기대는 갖지 않은 편이 좋을 것이오.”
“물론입니다, 장주.”
“그리고 또 한 가지.”
“예? 무슨?”
또 뭐가 나오나 하는 상 장로의 기대를 상쾌한 미소와 함께 깨끗이 깔아뭉갰다.
“금제는 풀어 줄 수 없소. 사람은 똥 싸기 전과 싼 후가 다른 법이니 말이오.”
상 장로가 안심한 표정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대답했다.
“휴우! 전 또. 장주와의 약속을 깰 생각도 없지만 금제를 풀어 줄 것으로는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금제가 제 행동을 제약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이상 상관없습니다.”
그동안 날 지켜본 결과 어느 정도 내 성격에 대한 파악이 끝난 듯했다. 내가 절대 공짜로 호의를 베풀지 않는 다는 것을 말이다.
“마음 변하기 전에 어서 드시오. 벌써 두 알 째니 상 장로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소.”
“예, 그럼.”
상 장로는 가부좌를 틀고 목함에서 소청단을 꺼내 은박채로 입에 넣고 꼭꼭 씹었다. 알싸한 향이 주위로 퍼져 나와 마른 침을 삼켰다.
꿀꺽.
마주 앉아 단전에 장을 붙이고 백호기를 불어넣어 약효를 흡수했다. 흡수한 소청단의 약효를 상 장로의 유리단전에 불어넣었다.
치익. 치익.
유리 같은 단전이 약효를 흡수하자 굳은 단전이 녹아들며 서서히 탄력을 찾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약효를 쏟아 부울 즈음엔 평범한 단전으로 변했다.
“상 장로, 내가 도울 테니 운기를 해 보시오.”
사실 도울 필요는 없었지만 화경의 운기 할 때 단전의 모습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상 장로가 운기를 시작하자 단전의 내력이 회전을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십이주천을 끝내며 내력이 단전으로 모여들었다.
그 결과 처음엔 절반 정도밖에 차지 않았던 단전이 어느새 가득 차 있었다.
‘역시 회전에 비밀이 있어!’
조심스럽게 손을 떼고 운기를 마치기를 기다렸다. 곧 꼭 감겨있던 상 장로의 눈이 떠졌다.
번쩍!
‘어우! 깜짝이야!’
흡사 눈에 불이 붙은 것처럼 무시무시한 안광이 번쩍였다. 다시 눈을 감았다 뜨니 온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축하하오, 상 장로.”
덥석.
상 장로가 내 손을 덥석 잡고 말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오, 장주.”
“됐소. 그런 낯 뜨거운 소리는 집어치우고 딴 생각이나 하지 마시오.”
“하하하! 알겠소이다.”
“자, 그럼 슬슬 작업하러 가십시다. 내가 황산일룡을 맡을 테니 상 장로는 황산옥봉을 맡으시오. 그리고 황산이십팔수는 반으로 나눕시다.”
상 장로가 뜨악한 얼굴로 물었다.
“제가 황산옥봉을 맡으라는 말씀이십니까?”
“왜 못하겠소?”
“어찌 어린 아녀자를........”
“그럼 내가 하리까? 나도 불편해서 상 장로를 시키는 것 아니오?”
사실 그랬다. 혼자라면 망설이지 않고 싹 쓸어버렸겠지만 부하가 있는데 그럴 필요 있나. 불편한 일 시키려고 부하를 두는 거니까 말이다.
내가 빤히 쳐다보며 뻔뻔하게 말하자 상 장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휴우. 알겠소이다, 장주.”
“밤이 길지 않으니 서두릅시다.”
말을 마치며 먼저 어둠속으로 신형을 날렸다.
휙.
@
찰싹찰싹.
곤히 잠든 황산일룡의 뺨을 가볍게 툭툭 쳤다. 황산일룡은 곤히 잠든 채로 마혈을 잡혀 꼼짝 못하는 신세였다.
“으으음.......”
몸을 뒤척이려 하지만 움직이지 않자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다.
씨익.
시커먼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자 깜짝 놀라 소릴 질렀다.
“누, 누구냐!”
하지만 이미 음파를 차단해 아무리 소릴 질러도 소용없었다.
“나 몰라?”
내 얼굴을 확인한 황산일룡은 눈이 왕방울만 해져 물었다.
“너, 너는! 네가 어떻게?”
짝!
“큭!”
반말을 듣자 본능적으로 싸대귀가 날아갔다.
“싸가지 없는 새끼. 넌 위아래도 없냐?”
하지만 놈은 귀신이라도 본 듯 정신이 나간 것처럼 소리만 질렀다.
“네가 어떻게!”
하긴 죽은 줄 알았을 테니 귀신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왜? 내가 귀신처럼 보여? 미안하지만 난 멀쩡히 살아있거든?”
“그럴 리가 없어! 장로원주가 이십팔숙을 데리고 갔는데 네가 어떻게?”
놈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 했다. 인정하기엔 너무도 끔찍한 현실이니까.
“잘 생각해 봐. 내가 여기 멀쩡히 있으면 그들이 어떻게 되었겠는지? 또 넌 어떻게 될 건지? 아직도 감이 안 오냐?”
“나, 날 어떻게 할 생각이냐? 네놈이 황산파를 건드리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쩝! 어떻게 하긴? 똑같이 해 줘야지. 염라대왕이 물어보면 누구한테 뒈졌는지는 알아야 할 것 같아 깨웠더니 말만 많은 새끼네. 그냥 죽어라.”
손을 번쩍 쳐들자 놈이 황급히 말했다.
“자, 잠깐!”
“싫어.”
퍽.
나중에 심 장주가 시체 처리하기 편하라고 조용히 사혈을 짚었다. 어차피 비천을 들먹여봐야 죽을 테고 별로 궁금한 것도 없었다.
‘어차피 황산파와는 끝을 봐야할 테니까. 쓸 데 없이 시간만 허비했네. 서두르자.’
이 밤이 가기 전에 열네 명의 이십팔수를 더 처리해야 했다. 밤 새 이 방 저 방 들락거리며 이십팔수를 처리하고 심 장주를 만났다.
그는 의복을 갖춘 채 기다리고 있었다. 들어서는 날 보고 물었다.
“벌써 처리하신 겁니까?”
“예, 변명꺼리는 생각해 두셨습니까?”
“황산일로와 같이 간 것으로 하고 중간에서 실종된 것으로 할 생각입니다.”
“뭐 합비까지는 거리가 있으니 상관없겠죠. 알려질 때쯤이면 그 일에 신경 쓸 틈도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호남에서 안휘까지 연락이 오가는 데만 석 달은 걸린다.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럼 당장 시작하실 생각이십니까?”
“방심하고 있을 때가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증거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니까 말입니다.”
“부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