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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80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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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80화

80화. 사기적인 초식 백호천하

 

일부러 시간을 보내며 이틀이나 걸려 악록산岳麓山이란 곳에 이르렀다. 부지런히 달렸다면 반나절이면 도착할 거리였다.

악록산은 어디서 산적이 튀어나와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산세가 험한 곳이다. 마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정도의 좁은 관도가 산을 넘는 유일한 길이었다.

‘이 정도면 매복하기 딱 좋은 위치지.’

산을 넘기 전에 일행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만전의 준비를 했다. 준비라고 해봐야 별 것 없었다. 처음부터 살수를 펼쳐 깨끗이 지워버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금의장에 파견된 황산파는 전부 오십 명이 넘는 전력이지만 장로급은 한 명밖에 없었다.

‘놈이 현재는 이 인자라고는 해도 뒷방 늙은이에 비할 바는 아니니까.’

나머지 황산이십팔숙과 이십팔수 정도라면 해볼 만했다. 그들은 잘해야 일류에서 절정 정도.

그에 비해 우리는 수는 적지만 최하가 절정의 전력이었다. 더욱이 광견이와 검후, 상 장로는 최절정이다. 무림에서의 고수 한 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수적 불리는 크지 않았다.

더구나 나는 엄밀히 말하면 최절정이지만 조금 특별했다. 강기를 사용할 수 있고, 내공의 회복력도 화경수준에 버금간다. 즉, 난 초절정 이상 사이비 화경이라고 보면 된다.

더욱이 놈들은 내가 강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 강기를 사용한 건 정문 앞에서 단 두 번. 그 사실은 우리일행 외에는 알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나하기에 달렸다는 말이지.’

물론 다수와의 대결은 속전속결이 필수조건이 된다. 백호안과 백호후를 적절히 사용하면 일거에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황산파와 조우할 경우 강경대응을 주문하자 일행들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었다. 일행도 아직 내 진실한 능력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전력상 열세가 확실하니까.

광견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상대는 황산파인데 정말 그래도 될까?”

황산파가 아니라 황제라도 마찬가지다. 설마 살려 주면 ‘미안해. 이젠 다시는 안 그럴게.’ 하고 끝나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우릴 죽이러 오는 놈들이야. 우리에겐 다른 방법은 없어. 무얼 망설이는 거야?”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고?”

뒷일은 전혀 생각할 것 같지 않은 광견이가 이런 말을 하니 우습다. 그만큼 황산파가 주는 무게가 크다는 뜻이었다.

“그런 건 살아남아서 걱정할 일이야. 여기서 죽으면 뒷감당 할 일도 없으니까 마음의 준비나 단단히 하라고. 가자!”

말을 마치고 말고삐를 꽉 죄며 박차를 가했다.

“이랴!”

두두두두.

구불구불 산길을 한참을 달렸다. 오르막길이 계속되어 언제 매복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순간 선두를 달리던 상 장로의 전음이 들려왔다.

-장주, 앞쪽에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제가 앞장 설 테니 모두에게 전해주시오.

다그닥다그닥.

상 장로와 교대해 선두로 나서는 순간 파공성과 함께 십여 발의 암기가 날아들었다.

핑!

쐐애액!

챙!

검을 뽑아 들어 검막을 펼치며 일행에게 소리쳤다.

“습격이다!”

채챙!

투두둑.

십여 자루의 단도가 검막에 막혀 떨어지자 삼십여 명의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백주 대낮에 황산일로와 황산이십팔숙이 복면도 쓰지 않은 채 나타난 것이다.

‘흐흐!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생각이겠지?’

한 명도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한데 예상과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황산일룡 남매와 이십팔수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얼른 주위를 살펴봐도 더 이상의 기척은 없었다.

‘새끼들! 귀찮게스리.’

딴에는 황산일로와 이십팔숙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덕분에 나도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깜짝 놀라며 당황한 표정으로 황산일로를 가리켰다.

“다, 당신은!”

알겠지만 연기다. 놈이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첩첩무적권의 최후초식인 백호천하를 펼쳤다. 드디어 실전에서 첫 선을 보이는 것이다.

이왕 첫 선을 보이려면 화려한 게 좋다고 생각해 사 갑자의 전 공력을 쏟아 부었다. 때문에 나 역시 어떤 위력을 보일지는 알지 못했다.

“백호천하!”

고오오!

일순 전방의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한 착시현상이 일어나며 집채만한 주먹이 허공에 떠올랐다.

꽈르릉!

흡사 뇌성벽력과 같은 굉음을 울리며 거대 권형이 회전을 일으키며 일직선으로 뻗어나갔다. 거대 권형이 일으키는 회전에 주위의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어? 놈들이 꼼짝을 않네?’

분명히 심상치 않은 공격이라는 것을 느꼈을 텐데 피하는 놈이 없었다. 하지만 얼굴이 시뻘게지며 괴로워하는 것으로 보아 자의는 아닌 듯했다.

‘아! 잡아 놓고 패는 거구나!’

어떤 원리인지는 몰라도 백호천하의 초식은 막강한 권압拳壓을 일으켜 상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듯했다. 나보다 내공이 강하다면 벗어나겠지만 지금 이 자리엔 그런 자는 없었다.

한 마디로 내공만 강하다면 완전 날로 먹는 초식이었다.

황산이십팔숙은 간신히 손을 들어 방어하려 했지만 어마무시한 권강을 막아내기는 처음부터 무리였다.

퍽. 퍽. 퍽.

푸스스.

주먹이 쓸고 지나간 자리는 뻥 뚫려 버렸고 놈들은 시체도 남기지 못했다. 권강은 일거에 일직선상에 놓인 대여섯 명을 가루로 만들고도 줄지 않은 위력으로 황산일로를 향했다.

“이, 이게 무슨!‘

황산일로 역시 간신히 손을 들어 장을 발출했지만 애처로운 몸짓에 불과했다.

퍽!

푸스스.

황산일로는 모습을 드러낸 뒤, 입 한번 열지 못하고 허무하게 스러졌다. 황산파의 서열 이위 치고는 너무도 초라한 죽음이었다.

너무 놀라운 광경이었을까? 황산이십팔숙이나 우리 일행이나 정신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뭐해! 지켜보고만 있을 거야!”

일행에게 소리치며 나머지 놈들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백호풍운!”

마지막 초식은 너무 과했다. 그리고 많은 수의 적을 상대하기에는 두 번째 초식이 어울렸다.

촤르륵!

허공에 천 개의 권영이 떠올라 황산이십팔숙을 덮쳐갔다.

“차핫!”

“죽엇!”

“뒈져!”

그와 동시에 광견이와 검후, 철혈사신이 살초를 펼치며 놈들을 공격했다.

‘상 장로는?’

슬쩍 뒤를 돌아보니 상 장로는 홀리기라도 한 듯 망부석처럼 서 있었다. 두 눈에 뜨거운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이다.

‘어휴! 저 노인네가 정말!’

십 년 만에 전 주군의 절초를 배견했으니 감정이 복받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검광이 난무하는 전장의 한 복판에서 청승 떨 필요는 없는 거다.

-상 장로! 정신 좀 차립시다!

-훌쩍! 죄송합니다, 장주. 너무 감격해서 그만.......

-알았으니 빨리 정리합시다. 이것 말고도 할 일이 많습니다.

-알겠습니다.

상 장로마저 전투에 참가하자 전장은 바로 정리되었다.

“크윽!”

검후가 마지막 놈의 손을 자르는 것으로 전투는 끝이 났다. 검후가 놈의 목에 칼을 대고 날 쳐다봤다.

차가운 시선으로 망설임 없이 지시했다.

“검후! 놈을 베시오.”

“하지만 포로로 잡는 것이.”

“포로가 왜 필요하오? 필요한 것은 놈의 목뿐이오. 놈들은 더 이상 명문정파가 아니라 검후의 사문을 박살낸 원수요.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복수하기도 전에 검후가 먼저 죽고 말 것이오.”

사파인 광견이와 철혈사신은 망설이지 않고 살수를 펼쳤다. 반면 검후는 결정적인 순간 몇 번이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정파라는 관념이 머릿속에 남아있어서일 거다.

하지만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계속 발목을 잡게 될 것이 분명했다.

‘얘가 돈이 얼마가 들어갔는데?’

물론 검후가 따르지 않는다면 여기서 과감하게 손절매 할 것이다. 투자한 것이 아까워 매달리다가 더 큰 손해를 보는 거니까 말이다.

검후가 떨리는 시선으로 광견이를 쳐다보았다. 광견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검후는 눈을 질끈 감고 검을 휘둘렀다.

쌔액!

툭. 데구루루.

“상 장로는 놈들의 수급을 챙기시오! 우린 즉시 금의장으로 돌아갈 것이오.”

상 장로가 수급을 챙기자 광견이 곁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금의장에는 왜? 우리 사천으로 가는 것이 아니었어?”

“내 예상이 틀려서 그래. 일단 사천에는 너희끼리 가야겠어.”

“우리끼리 가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예상대로라면 놈들이 전부 몰려와야 했는데 황산일룡 남매와 황산이십팔수는 오지 않았잖아. 그러니 내가 가는 수밖에.”

“설마 찾아가서 전부 죽이려고?”

“안 그러면? 이미 황산파와의 전쟁은 시작됐어. 하나라도 전력을 줄이는 게 나중에 편해. 이렇게 된 마당에는 황산파와는 끝을 볼 생각이니까.”

세력 대 세력으로 붙으면 필패지만 난 아직 세력이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밤에 잠시 정파의 탈을 벗고 다른 탈을 뒤집어쓰면 되니까.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한 장주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알겠지만 황산파는 일개 중소문파가 아니라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이 그들의 전부가 아니라고.”

“알아. 걱정해 주는 건 고마운 데, 너도 내가 무모한 싸움을 할 놈이 아니라는 정도는 알잖아? 나도 다 승산이 있어서 하는 말이니까 이번엔 내 말대로 해.”

그래도 광견이는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정 그렇다면 우리도 같이 가. 왜, 우리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야?”

“아냐, 너희 실력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함께 가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작전이야. 그러니까 너흰 너희대로 할 일을 하고 있어 줘.”

“하지만.......”

광견이 심정도 이해할 만은 했다. 서른 넘어 만난 사내가 죽을 곳을 찾아가려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일 거다.

할 수없이 최후의 방법을 썼다. 끈적끈적하고 뜨거운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군매. 날 믿고 기다려.”

“........조심해요.”

철혈사신이나 검후가 입을 쩍 벌렸지만 상관않고 상 장로에게 신호하며 몸을 날렸다.

“하하! 내 걱정 말고 검후와 조심해서 다녀 와!”

 

@

 

“한 장주, 대체 이게 무슨 일이오?”

심 장주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래도 한 밤중에 침실에 침입한 놈에게 한 말치고는 양반이었다.

“쉬잇! 상의 드릴 일이 있어 실례를 무릎 쓰고 찾아왔습니다. 부인께서는 듣지 않는 편이 좋을 듯해 잠시 수혈을 짚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심 장주는 옆자리에 곤히 잠든 부인을 일별하더니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흠흠! 상당히 중요한 일인가 보오?”

역시 기대한대로 침착한 모습이어서 바로 본론을 꺼냈다.

“장주님, 돌아와 보니 황산일로와 황산이십팔숙이 보이지 않더군요?”

“그들은 본산에 일이 생겼다며 먼저 돌아갔소. 혹시 그들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겼소?”

“역시 그랬군요. 문제는 놈들이 저희 뒤를 쫓았다는 것이겠죠. 황산으로 돌아간다는 놈들이 사천으로 가는 저희들을 말입니다.”

심 장주는 상인이다. 내 어투와 내용으로 충분히 감을 잡은 듯했다.

“아니 그럼?”

“그렇습니다. 놈들이 악록산에 매복하고 있다 우릴 습격하더군요.”

“어떻게 그런 일이? 혹시 본장의 일과 관련이 있은 것이 아니오?”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확실치는 않아도 황산파는 암중세력과 관계가 있는 듯합니다.”

“설마! 지금 한 장주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고 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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