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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79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5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79화

79화. 방울소리 나게 달려봐라

잠시 전황을 살펴보니 광견이와 검후, 상 장로는 서너 명의 복면인을 상대해도 아직은 여유로웠다.

단지 철혈사신에겐 서너 명을 상대하는 것은 버거워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가장 시급한 일은 수를 줄여야 하는 법. 무엇보다 지금은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놈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큰 소리로 외치며 현천삼검의 삼 초식을 펼쳤다.

“차핫! 신검합일!”

우우웅!

팟!

사 갑자에 이른 내공이 순식간에 검강을 만들어 내며 철검을 거검巨劍으로 만들었다.

두둥실.

거검에 몸을 싣고 가볍게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리곤 눈앞의 복면인들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쐐애액!

“거, 검강이다! 막지 말고 피해!”

하지만 그렇게 쉽게 피해질 초식이면 처음부터 사용하지도 않았다. 검강에 둘러싸인 거검은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복면인을 베어갔다.

검을 들어 막으면 검과 함께, 봉을 들어 막으면 봉과 함께, 복면인들은 수수깡처럼 속절없이 베어졌다.

서걱서걱

일 검에 대여섯 명의 복면인이 썰려 나가자 장내는 일순 정적에 휩싸였다. 너무 어마어마한 광경에 잠시 혼백이 날아간 것이다.

잠시 층층무적공을 돌려 내공을 보충하며 다시 신검합일을 펼쳤다. 물론 일행의 정신을 일깨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뭐해! 다 죽여!”

쐐애액!

서걱서걱.

다시 대여섯의 복면인을 베었을 때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들렸다.

차장! 창!

“큭!” “아악!”

일행들도 복면인을 상대로 무자비한 살수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젠 일대 삼, 사가 아닌 일대 일, 이 정도로 수의 균형이 이루어졌다.

더는 일행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현천삼검을 펼쳐 놈들을 주살하며 정문으로 달려갔다.

퍼벙! 펑!

오십구의 반혼인이 침입한 장원 안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고 있었다. 형산파와 황산파의 정예들이 일방적으로 반혼인을 베어 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흐음! 과연!’

그런데 형산과 황산의 정예들은 반혼인을 베어 넘기면서도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표정이 서로 달라!’

이럴 리가 없다는 당혹한 표정은 같은데 반혼인을 상대하는 투지가 달랐다.

형산파의 경우 일단 당혹함은 접어 두고 눈앞의 적을 베는데 전념했다.

반면, 황산파는 조금 달랐다. 반혼인을 베고는 있지만 뭔가 어색했다. 반혼인이 너무 쉽게 쓰러지는 현실을 아직도 부정하고 있는 듯했다.

때문에 오십구의 반혼인 중, 황산파의 손에 쓰러진 반혼인은 고작 열 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전력상 일대제자가 참가한 형산 보다 두 배 이상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수상해.’

일단 황산파를 기억해 두고 다시 일행들이 있는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이젠 수적 열세가 사라져 가능하면 수혈을 짚어 제압하며 전장을 정리했다.

핑! 슈욱.

털썩.

마지막 복면인을 제압하고 철혈사신에게 명령했다.

“철혈사신은 포로를 금의장에 넘겨주도록!”

“충!”

이젠 마치 내 수족처럼 움직이는 철혈사신이다.

휘리릭.

척!

그때 두 개의 인형이 내 곁으로 떨어져 내렸다. 둘 다 반백이 넘은 노인들이다. 입고 있는 옷으로 그들의 신분은 알 수 있었지만 쌩 까고 물었다.

“뉘신지요?”

도포 차림의 청수한 노인네가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며 물었다.

“허허! 자네가 요즘 위명이 자자한 천하제일장주구먼? 난 형산파를 맡고 있는 사람일세. 이 분은 황산파의 황산일노로 불리는 군 장로님이시네.”

이제 알았다는 듯이 황급히 포권하며 인사했다.

“천하제일장주 일권무적 한 대갑이 형산일검, 황산일노 두 분 선배를 뵙습니다.”

“그래, 오늘 자네 활약을 잘 보았네. 덕분에 쉽게 물리칠 수 있었어.”

“별 말씀을. 두 분의 눈을 어지럽히지나 않았을 까 두렵습니다.”

그렇다 난 아직 정파의 대협이고, 이 둘은 명숙이었다.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대답을 하며 황산일노를 눈여겨 살폈다.

호의적인 형산 장문인과는 달리 황산일노는 말없이 날 살피고 있었다. 눈싸움의 대가인 난 그의 눈빛 깊숙한 곳에 있는 적의를 읽어낼 수 있었다.

‘호기심이 아닌 적의라?.......창룡무가 사건이 있으니 그럴 수도 있다지만. 흐음!’

그때 광견이와 검후가 곁으로 다가와 두 노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철혈방주 임옥군이 형산 장문인과 황산일노 노선배를 뵙습니다.”

“검후 조비연이 두 분 노선배님을 뵈어요.”

“오! 철혈방주와 검후가 아니시오. 지원을 왔다는 말은 들었는데 벌써 큰 활약을 하셨구려.”

“과찬이십니다. 겨우 한 손 거들었을 뿐입니다.”

검후가 겸양을 떨고 있는데 황산일노가 불쑥 물었다.

“그런데 두 분은 습격이 오늘 있을 줄 알았나보오? 마치 매복이라도 한 듯 후미에서 나타났으니 말이오.”

내가 나서려 했는데 광견이 먼저 대답했다.

“호호! 달빛이 좋아 한 장주와 함께 주변을 구경하던 중이었습니다. 제가 무슨 실수라도?”

광견이 눈빛이 사나와지며 슬슬 말이 짧아지고 있었다. 황산파의 위세에는 눌려도 장로 따위에게 꿇리지는 않겠다는 의지였다.

황산일노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

“이 많은 인원이 말이오?”

“흉흉한 세상에 철혈방주인 제가 이 정도 호위도 없이 움직이라는 말인가요? 황산은 그럴지 몰라도 철혈방은 그렇게 경솔하지 않답니다.”

광견이를 빤히 알 텐데 말싸움을 거는 황산일노가 측은해 보였다.

‘쯧쯧! 미련한 늙은이.’

광견이는 보통여자가 아닌 걸레물고 잔 여자다. 조금이라도 사회적 지위가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말싸움에서 이겨봐야 이미 만신창이가 된 후일 테니까.

분위기가 험악해지려 하자 형산 장문인이 나섰다.

“자, 자.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안으로 들어갑시다. 심 장주께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오.”

전장 정리를 지휘하고 있던 금의옥검이 눈치를 살피며 앞으로 나서 말했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금의장주는 벌써 대청에 거하게 한 상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한차례 서로 공치사를 주고받는 시간이 지나자 각자 음식과 술을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바로 나였다. 좌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그런 일로 어색해 할 내가 아니다.

시기와 질투, 존경과 부러움 등등의 시선을 즐겼다. 물론 그중 대부분은 시기와 질투였다. 속내야 어떻든 내 양 옆에는 철혈방의 여방주와 검후가 앉았으니까.

‘얘들이 얼굴은 되지.’

그런데 유독 한 쪽에선 시기를 넘어 진한 살기와 적의까지 느껴졌다. 바로 황산파가 앉아있는 좌석이었다. 황산일노를 비롯해 남매와 황산이십팔숙마저 날 죽일 듯이 쏘아보고 있었다.

‘너무 격한 환영인데? 어디 한 번 찔러나 볼까?’

괜히 고민할 필요 없이 수상하면 확인해보면 된다. 마침 심 장주가 술병을 들고 다가와 잔을 채우며 말했다.

“한 장주, 오늘 정말 감사하오.”

건너편의 황산파에게 들으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별 말씀을. 그런데 죄송한 말씀이오나 저희는 내일 사천으로 떠나야 할 듯싶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함을 용서해 주십시오.”

“아니 그렇게 빨리 떠나신다는 말씀이시오? 놈들이 다시 쳐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조금 더 머무는 것은 어떠시오.”

심 장주로서는 당연한 걱정이지만 당분간 공격받을 염려는 없을 것이다. 반혼인이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이 아니라면 말이다.

“하하! 형산과 황산의 영웅들이 이곳에 계시는데 장주께서는 너무 엄살이 심하십니다.”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제가 대접할 시간은 주셔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조금 더 머물다 떠나시지요.”

“놈들도 반혼인을 전부 잃어 당분간 공격해 오기는 힘들 것입니다. 장주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말을 하며 황산파의 반응을 살폈다. 확실히 반혼인이라는 말이 나오자 움찔하는 것 같았다.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내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어라? 반혼인을 알아?’

반혼인은 아직 무림에 알려지지 않은 명칭이었다. 사황련의 정보각주가 일부러 떠들고 다니지 않았다면 말이다.

‘금련이가 그럴 애는 절대 아니지.’

그렇다면 황산파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제자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형산 장문인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 역시 내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좌중의 시선은 내게 집중되어 있었다는 증거였고.

“한 장주, 지금 반혼인이라고 했나?”

“예, 장문인. 금의장의 정문을 부순 놈들의 정체는 반혼인입니다. 강시도 아닌 것이 제 정신이 아닌 놈들이라 상대하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형산과 황산의 영웅들에게야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랬군. 어쩐지 제 몸을 돌보지 않고 달려들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소. 하지만 그리 어려운 상대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소만?”

“그야 형산의 검이 빠르고 강하다는 뜻이겠지요.”

“허허허! 한 장주가 노부의 얼굴에 금칠을 하시눈구먼.”

말은 그래도 절대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그러다 진짜를 만나면 큰 코를 다칠 텐데 말이다.

그런데 무언가 질문을 던져올 것으로 기대한 황산파는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오히려 내일 사천으로 떠난다는 말에 광견이가 귀에 대고 물었다.

“내일 떠난다고?”

“일단 그렇게 알고 있어.”

“정말 사천으로 갈 거야?”

“응, 시간 있을 때 가보려고.”

“또 뭔가 꾸미고 있지? 뭔데?”

얘가 끝을 모르고 질문을 할 것 같아 입을 막아버렸다.

“나중에 침상에서 알려줄게.”

빨개진 광견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

 

두두두두두.

아침에 금의장을 출발해 일행에게 내 생각을 말해줬다. 검후는 어제 신뢰도 검사에 합격해 정식으로 일행으로 맞아들였다.

모두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검후는 특히 더했다.

“한 장주님, 정말 황산파가 우릴 공격할까요?”

“나도 몰라. 하지만 이제 곧 알게 되겠지? 습격이 없으면 곧 바로 사천당문으로 가면 되니까.”

“한 장주, 나도 아직 믿기지가 않아.”

광견이 역시 믿지 못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믿어주는 사람은 상 장로뿐이었다.

“장주님 말씀이 맞을 겁니다. 연회장에서 장주님을 쳐다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한 장주님, 그럼 황산파가 정말 비천과 관계가 있다는 뜻인가요?”

하도 내 말을 안 믿어주니 떠들고 싶은 마음도 없어 건성으로 대답했다.

“아니면 말고.”

“연매, 한 장주 삐쳤으니까 그만해. 어차피 사부님 소식 때문에라도 사천에는 가보려고 했으니까 잘 된 거잖아.”

“예, 언니.”

확실히 그나마 나를 제대로 아는 애는 광견이 뿐이었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보는 내 성격에서 기인한 판단이었다. 때문에 나 역시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사천으로 간다고 한 것이다. 사천은 안휘성과는 정 반대방향이니까.

‘놈들이 튀어 나오면 그땐 확실한 거지.’

안 나오면 당문에 들려 떨어진 낙엽이라도 주울 생각이었다. 생각에 잠겨 달리다 보니 너무 속도를 내는 듯했다.

‘아! 우리가 너무 빠르면 안 되잖아? 이런 배려심도 없는 놈 같으니라고.’

습격은 매복이나 앞에서 기다렸다 하는 거지 뒤쫓아 오는 것은 추격이라고 한다. 우리보다 많은 수로 움직일 것이 분명하니 배려를 해 줘야 했다.

말고삐를 잡아당기며 일행에게 소리쳤다.

“워! 워! 천천히 가자고.”

“왜?”

“따라올 시간은 줘야지. 모르긴 몰라도 지금쯤은 방울소리 나게 달리고 있을 걸?”

“호호호! 정말 그러네.”

그때부터 우리는 유람이라도 나온 듯이 천천히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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