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70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9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70화
70화. 눈에는 눈
금련이는 대꾸 없이 한동안 골똘히 생각하다 결론을 내린 듯 말문을 열었다.
“........으음! 좋아요. 그럼 포로문제는 이렇게 하죠?”
“어떻게?”
광견이가 궁금해 하자 금련이 대답했다.
“일단 포로는 한 장주께서 먼저 심문해 주세요. 그러고 나면 가려지겠죠. 전 비천에 대해 모르는 자들을 실혼인과 함께 본련으로 압송하겠어요.”
배후가 비천이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아 상대도 안심할 좋은 생각인 듯했다.
“그럽시다. 단 실혼인은 어렵게 물리친 것으로 해야 합니다. 어쩌다 보니 내 무공과 상극인 것 같은데 놈들에게 알려져 좋을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실혼인 조종자에 대한 은밀한 원거리공격이 가능해 쉽게 물리쳤다. 놈들 역시 실혼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 같아 나와는 상극이었다.
금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하죠. 그리고 함정은 역시 철혈장으로 하고 염초와 황산이 도착할 때까지는 한 장주께서도 이곳에 머물러 주세요. 천하제일장의 수리를 핑계로 대시면 괜찮을 듯한데 괜찮겠지요?”
놈들은 오늘이 아니라도 반드시 다시 올 것이다. 한 창 기세를 올리던 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멈출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하후영영 소저를 보호하려면 아무래도 그 편이 났겠군요.”
금련이는 내가 정보를 털어놓은 대가로 하후영영에 대해 털어놓았다.
염초와 황산.
사라진 벽력문주의 딸 하후영영.
구태여 잔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비천과의 연관성은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서호의 일이나 오늘 철혈장에 대한 습격도 결국은 하후영영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다.
‘하후영영에 대한 안전을 고려한다면 나에게 털어놓고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었겠지.’
금련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내게 털어놓은 것뿐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 삐칠 난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놈들에게 크게 한 방 먹일 좋은 계책이 떠올랐으니까.
‘그녀도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협조하지 않을 수 없겠지?’
하후영영 때문이라도 반드시 비천은 다시 공격 해올 것이다. 그러니 사소한 일은 관대히 넘어가 주는 거다.
‘철혈장을 거대한 함정으로 만들어.......놈들의 거대한 무덤으로. 흐흐흐!’
신이 나서 두 여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세웠다. 물론 광견이는 거의 듣는 수준이었지만 열심히 고개는 끄덕였다.
“일단 난 천하제일장에 가서 준비하고 다시 올 게. 너흰 하후 소저를 잘 설득해. 내가 와서 포로를 심문할 준비도 해 놓고.”
“알았어. 빨리 돌아와.”
“다녀오세요. 한 장주님.”
광견이와 금련이의 배웅을 받으며 백호대원들과 천하제일장으로 돌아갔다.
장으로 돌아와 먼저 흑견과 영춘아범을 불러 장의 보수를 지시했다. 남궁이 무림맹으로 가기위해 세가로 돌아간 지금 나 혼자 장에 머물 이유는 없었다.
그렇다고 시꺼먼 사내들과 지낼 생각도 없어 백호대원들을 불러 물었다.
“자네들도 집 걱정이 될 텐데 일단 집에 들려보는 것이 어떤가?”
“예? 하지만 놈들이 다시 공격해 올지도 모르는데 어찌 저희만.”
남궁진은 집이 가까워 하는 말이었고 다른 애들은 집에 가고 싶은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금의옥검은 석가장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일단 돌아들 가봐. 무림맹에서도 이 판국에 공적을 잡으라고는 안할 테니까. 나도 장원을 수리하는 동안 철혈장에서 지낼 생각이니 여긴 걱정 말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포권 하며 작별 인사를 건네는 대원들이었다.
“형님! 정말 감사합니다.”
솔직히 이런 애들 잡고 있어봐야 도움도 안 되고 욕만 먹는다. 풀어줄 땐 확실히 놓아주고 잡을 땐 확 휘어잡아야 하는 법이다.
“아니다. 모두 무사하길 바라고 혹시라도 일이 생겼다면 연락해라. 나도 즉시 달려갈 테니.”
“충!”
대원들을 보내고 포로를 심문하러 상 장로가 지키고 있는 뇌옥으로 향했다.
상 장로는 탈혼광마의 단전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혹시 이상한 징후라도 보이면 바로 손을 쓸 모양인 듯했다.
인기척을 내고 다가가며 물었다.
“험험! 상 장로, 알아낸 것이라도 있습니까?”
“의술에는 문외한이라........”
“제가 심문해 볼 테니 잠시 호법 좀 서 주십시오.”
“예, 장주.”
달랑 한 명밖에 없는 포로지만 충분했다. 심문의 순서도 감 잡았고. 우선 알고 싶은 것을 물어보고 비천이라는 말은 마지막에 꺼낼 생각이었다.
백호안을 시전 해 놈의 상태를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심문을 시작했다.
“본장을 습격한 이유는?”
“장주 추살.”
“지시한 자는?”
“천패天牌 사자.”
역시 비천이었고 또 하나의 정보를 추가할 수 있었다. 금련이의 말대로 금패의 위에 천패가 있는 듯했다.
확인 차 물었다.
“천패사자는 금패사자보자 상관인가?”
“그렇다.”
“네 신분은?”
“천패 이십 칠호.”
“실혼인은 얼마나 있나?”
“실혼인?”
질문을 이해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하고 있었다. 질문을 바꿔 물었다.
“네가 조종하는 놈을 뭐라 부르나?”
“반혼인返魂人.”
‘이런! 새끼가 장난하나!’
실혼이나 반혼이나 그게 그거다. 이름이야 어떻든 정신 나간 놈이라는 뜻이니까.
아무튼 반혼인의 명칭보다는 지금부터가 중요했다. 어떻게든 비천의 비자도 꺼내지 않고 놈의 정체를 알아내야 했다.
“네 별호는?”
“별호는.......별호는.......일문십지一門十知.”
즉시 대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알려지지 않았거나 나처럼 스스로 만든 별호였다.
“이름은?”
“제.......꾸룩.”
달랑 제자 하나 말하고 입으로 시커먼 피를 토하면 눈을 뒤집었다.
“어! 뭐야, 너 왜이래?”
얼른 맥문을 잡고 진기를 불어넣어 봤지만 이미 숨이 끊어진 후였다.
남은 어이없고 황당해 열불이 나는데 뒤에서 지켜보던 상 장로는 그저 신기한 모양이다.
“허허! 장주의 사술은 정말 놀랍기만 하구려. 어찌 제 죽을 줄을 알면서도 진실을 토해 놓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라 대꾸할 가치고 없어 뒤로 돌아보지 않고 중얼거렸다.
“왜지? 비천의 비자도 꺼내지 않았는데?”
“흠흠! 장주, 금제를 한 수법으로 보아 비천과 흡사합니다. 그런데 이름에서 반응한 것으로 보아 세가의 인물일 수도 있겠습니다.”
“세가?”
“세가라면 전부 같은 성을 쓰지 않습니까?”
성만 알려져도 전체가 밝혀지는 곳이라면 세가가 분명했다. 세 명 중에 한 명 정도는 스승이 있다는 말이 가끔은 맞기도 하나 보다.
“아! 그렇지. 그렇다면 제 씨 성을 쓰는 세가라는 뜻인데, 무림에 제 씨 성을 쓰는 세가가 얼마나 있습니까?”
나야 중국 사람이 아니니까 유명한 성 말고는 모른다.
상 장로는 생각도 않고 바로 대답했다.
“제가 아는 곳은 하남제가河南諸家와 귀주제가貴州諸家, 산서제가山西齊家 등이 있습니다만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기랄!”
세상물정 잘 모르는 상 장로가 세 곳이나 알았다.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제가가 있다는 뜻이다.
‘이일은 금련이 신세를 져야겠군. 그나저나 저 놈은 어쩐다?’
탈혼광마는 죽은 듯 늘어져 있지만 아직 살아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니, 죽었나?’
시체라면 반혼인이 아니라 강시僵尸라고 했을 거다. 하지만 미약하나마 탈혼광마는 심장의 박동도 느껴지고 호흡도 있었다. 그렇다면 뇌사상태라고 보는 것이 좋을 듯했다.
‘인위적으로 뇌사 상태에 빠뜨려 육체를 조종한다?’
만일 정신까지 조종하면 피리 부는 놈은 필요 없을 거다. 반혼인의 최대 약점이 피리 부는 놈들이니까.
‘그것도 아닌가? 아! 모르겠다. 직접 알아보는 편이 빠르겠다.’
탈혼광마는 살던 죽든 전혀 상관없는 놈이다. 아니 이미 죽었다고 알려진 놈이었다. 실험체로 썼다고 누가 뭐랄 놈은 없을 거다.
“상 장로, 탈혼광마의 상태가 어떤지 살펴봐야겠소.”
상 장로가 탈혼광마의 단전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조심하십시오. 전 호법 서겠습니다.”
“부탁하오.”
탈혼광마의 단전에 손을 대고 백호기를 흘려 넣다 깜작 놀랐다.
‘우와! 이게 화경의 단전!’
탈혼광마의 단전의 크기와 상태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 갑자가 넘는 내 단전이 왕란王卵만 하다면 놈의 단전은 타조 알이었다.
‘호오! 이건 진짜 신기한 일인데?’
더 놀라운 일은 단전에 내력이 가만히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느리기는 해도 끊임없이 회전하고 있었다.
‘이래서 내공이 끊이지 않는다는 건가?’
나중에 상 장로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혈맥을 살폈다.
‘흐음! 역시 뇌사상태에 빠진 것 같군.’
머리 아래의 모든 혈맥이 느리기는 해도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역시 머리 쪽에 문제가 있었다.
목 바로 아래인 대추혈大樞穴부터 머리 쪽에 있는 거의 모든 혈도에 각기 다른 깊이의 세침細針이 박혀 있었다.
‘이걸 어쩐다?’
궁리도 끝나기 전에 백호기가 움직였다. 막힌 변기를 뚫듯이 차례차례 세침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세침은 하나하나 몸 밖으로 밀려나오고 있었다. 내버려 두었더니 마침내 백회혈에 박힌 하나만이 남았다. 백회혈에는 확연히 다른 길이의 장침이 박혀 있었다.
‘백회혈은 사혈死穴인데? 어차피 살아나도 죽일 놈인데 상관없겠지.’
일단 살려 볼 생각으로 조심해서 그런지 이번에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쏙!
마침내 장침이 백회혈을 뚫고 밖으로 빠져 나왔다.
반짝.
탈혼광마가 예고도 없이 눈을 번쩍 떴다. 그런데 놈의 눈이 심상치 않았다. 눈알이 터지기라도 한 듯 새빨갛게 변해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씨발!’
웨에에에에엥!
안 좋은 예감은 백발백중이다. 뇌리를 파고드는 경고음에 놀랐지만 나도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놈이 깨어나면 즉시 백호안을 시전 할 생각이었으니까.
-어흥!
상대는 나보다 강한 놈. 인정사정 보지 않고 눈알에 힘을 줬다. 백호안 사단계가 발동된 것이다.
번쩍!
놈의 빨간 눈에서 시뻘건 흉광凶光이 터져 나왔다. 아마도 놈의 별호에 있는 탈혼과 관련 있을 것이다.
“헉! 장주!”
상 장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빠지직.
효과음이다. 백호안과 시뻘건 흉광이 부딪히며 그런 소리가 들린 듯했다.
‘미친 놈!’
놈은 너무 성급했다. 놈의 몸속에 아직 백호기가 있는 상황이고, 내 등 뒤에는 상 장로가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 상 장로가 놈의 얼굴에 장력을 날렸다.
‘하긴! 오랜 시간 잠자다 깨어났을 텐데 이것저것 따질 정신이 없었겠지.’
펑!
“크윽!”
그런데 맙소사!
가죽 북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오히려 공격한 상 장로가 답답한 신음성을 흘렸다. 동시에 놈의 단전에서 맹렬한 회전력이 느껴졌다.
‘아! 호신강기!’
화경에 오른 놈이라 호신강기가 발동된 것이다.
“제기랄! 죽엇!”
놈의 단전에 올려놓은 손바닥으로 내력을 쏟아 내었다.
쑤욱.
“으음.......”
쏘아 보낸 내력이 회오리에 빨려 들어가듯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고 보니 흘려 넣었던 백호기와의 연결도 끊어지려는 듯 미약해졌다.
‘도대체 어떻게 돼가는 거야?’
손을 떼려고 해도 단전에 붙은 손바닥에 접착제라도 발라놓은 듯 떨어지질 않았다. 안되겠다 싶어 급히 흘려 넣던 내력을 멈추려 했다.
‘헉!’
하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력이 놈의 단전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다급히 왼손으로 백호출동을 시전 했다.
“백호출동!”
부웅!
펑!
“으음!.......”
하지만 놈의 호신강기에 반탄 되어 오히려 내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어쩌지?’
이제 놈은 누워있고 난 옆에 앉아 놈의 단전에 손을 올린 채, 눈싸움을 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