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61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5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61화
61화. 안 지 얼마나 됐다고
“일행은?”
“없다.”
집이 호북성 양양이면 이곳에 머문다는 뜻. 방을 뒤져보면 뭔가 단서가 있을 듯했다.
“거처는?”
“낙양루 청실”
역시 예상대로 낙양루에 머물고 있었다. 내 질문에 척척 대답하는 무혈음마를 그저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던 남궁에게 말했다.
“화매, 잠시 이놈 방에 다녀올 테니 감시 좀 해줘.”
“예, 가가. 조심하세요.”
놈의 방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방에 들어가 수색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제 집이 아니라 찾기는 간단했다. 구석진 자리에 놓인 목함이 전부였다.
“옷가지와 전표, 이건 뭐지?”
정체불명의 호리병 두 개와 비천 삼飛天 三이라 새겨진 금패가 하나 들어있었다.
금패를 본 순간 난 환호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흑막을 드디어 만났다는 기쁨이었다.
“비천? 내가 아는 무림세력 중에 비천이란 단체는 없는데? 더구나 금패의 삼번이라면 상당히 요직에 있다는 뜻일 테고.”
무혈음마를 잘만 심문하면 금패든 은패든 줄줄이 엮여 나올 테고 일망타진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되면.......흐흐흐!’
장밋빛 청사진이 주르륵 펼쳐지고 마지막에는 무림맹주가 되어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물론 주위에는 아름다운 미녀들이 ‘나 잡아 봐라’를 하고 있었고.
더구나 내 발 밑으로는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가주들이 부복하고 있었다. 한 쪽에는 아직 얼굴도 모르는 마교 교주와 사황련주가 부하들과 함께 부복해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무림맹주 한 대갑은 꼭두각시 맹주가 아니었던 것이다. 명실상부한 전 무림의 칭송을 받는 절대자가 되어 있었다.
“쩝! 어울리지도 않는 무림맹주는 뭐 하러. 난 흑막 쪽이 어울리지. 피곤하게 맹주는 무슨!”
잠시 망상에 빠져있던 나는 다시 목함 속을 뒤졌다.
“응? 이건 인피면구? 도대체 이놈은 몇 명으로 분장하고 다녔던 거야?”
맨 밑바닥에는 십여 장의 인피면구가 들어있었다. 일단 전부 챙겨 방으로 돌아왔다.
“화매, 방에 가봤더니 이것 밖에 없던데?”
남궁 역시 금패에 관심을 보였다.
“비천? 가가, 비천이 뭘까요?”
“화매도 모른다면 이놈에게 물어볼 수밖에.”
금패를 받아 들고 놈에게 들이대며 물었다.
“비천은 뭐하는 곳이지?”
“비천은.........비천은.........으으,”
갑자기 놈의 안색이 창백해지며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백호안에 걸리고도 저항감을 보인다는 것은 금제를 당했거나 무한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울컥. 주르륵.
그 뿐이 아니었다. 멈췄던 코와 입으로 검붉은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이런 제길!”
“가가!”
더 추궁해봐야 좋은 꼴은 보지 못할 것 같아 질문을 바꿨다.
“됐다.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아도 돼.”
놈을 앉혀 놓고 명문혈에 손을 대 진기를 주입해 강제 운기요상을 실시했다. 시간이 지나자 흐르던 피가 멈추고 제 호흡을 찾았다.
“지독한 놈들이네. 화매는 혹시 어떤 금제인지 알아보겠어?”
“저도 이런 식의 금제가 있다는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어요.”
“흐음! 아무래도 단순히 처리할 사안이 아닌 것 같은데........이놈을 어떻게 처리한다?”
비천이라는 이름 모를 단체가 등장한 이상 단순한 납치, 강간 미수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가가, 여기서 개봉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개방에 맡기는 것이 어떨까요?”
“개방?”
“얼마 전의 소호의 일도 있었잖아요. 어쩌면 서로 연관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루빨리 무림맹에 알리는 것이 좋을 듯해요.”
무림맹의 정보각도 주축은 개방이었다. 개방에 맡기자는 남궁의 의견은 극히 상식적이었다.
하지만 난 내키지 않았다.
‘개방은 왠지? 마침 이놈이 목적지도 개봉이잖아?’
더구나 얼마 전 개방의 후개라는 놈과의 만남도 썩 유쾌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천하제일장까지 데려 가는 것도 문제였다.
‘남궁세가는 더 멀고. 쩝!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아! 소림.’
낙양에서 개봉보다는 소림사가 더 가까웠다. 개방보다는 조금이라도 신뢰가 가는 곳이었고.
“화매, 소림으로 가자. 이놈은 소림에 맡기는 편이 좋겠어.”
“소림이요? 하긴 소림이 더 가까우니 별 상관없겠죠.”
남궁은 간단하게 생각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법이다.
‘아직은 바람막이가 필요할 뿐.’
천하제일장으로 데려가 조사할 수도 있고, 무림맹이나 개방에 넘길 수도 있다. 그러면 무림공적 하나 잡았으니 어느 정도 공적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흡정음마 때와는 사정이 달랐다. 뭔가 배경이 있는 무혈음마는 반드시 후환이 생긴다. 그 상대가 무림맹일 수도 있고, 개방일 수도 있다. 아니면 신비세력이든지.
문제는 상대가 어디는 지금의 내가 감당할 만한 곳이 절대 아니었다.
‘최소한 소림정도는 돼야 감당할 수 있겠지.’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내 안전이 우선이었다. 내가 살아 있어야 부귀영화도 누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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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 방장을 만나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산문에서 ‘대환단 가져 간 놈입니다.’라는 배첩을 밀어 넣었더니 바로 만나줬다.
그렇다고 방장이 고승은 아니었다. 첫 마디부터 뒤끝이 작열했으니까.
“더 이상 가져갈 것도 없을 텐데 이번엔 또 무슨 일인가? 아미타불!”
“하하하! 이번엔 제가 드리러 왔습니다, 방장 스님”
“주겠다고? 불자에겐 필요한 건 부처님 말씀뿐이라네. 아미타불!”
“아, 예. 아무렴요. 그런데 부처님께서 방장스님께 전해 주라는 것이 있어서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미타불!”
여전히 시답지 않은 표정으로 쳐다보는 방장에게 본론을 꺼냈다. 더 이상 깐족거리면 경을 칠 것 같아서였다.
“방장스님, 사실은 이번에 제가 우연히 무림공적인 무혈음마라는 놈을 생포 했습니다.”
“아미타불!”
정말이냐는 아미타불이다. 놈에게 얻은 금패를 꺼내 놓고 은밀하게 말했다.
“예, 그런데 놈의 짐을 수색하던 중 수상한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소림을 찾아오게 된 사정을 설명했다. 얘기를 다 듣고 난 방장스님은 금패를 만지작거리며 연신 불호만 외웠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마도 어쩔까나? 의 아미타불이지 싶었다. 한동안 불호만 외우던 방장스님이 물었다.
“그런데 시주는 어째서 그 자를 본사로 데려 온 겐가?”
“아무래도 제가 믿고 의지할 만한 곳은 소림밖에 없지 않습니까?”
“아미타불!”
‘참 잘했어요!’가 틀림없다. 생각 외로 교언영색이 잘 먹히는 귀여운 스님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아미타불.”
어서 말해보라는 아미타불이다.
“소심한 놈의 기우라고 생각하셔도 좋지만........”
의심의 합당한 근거인 무혈음마의 이동경로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개방과 무림맹에는 비밀로 소림사에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 주달라고 부탁했다.
“아미타불!”
‘어허, 이것 참!’의 아미타불이다. 표정을 보니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듯했다. 무림맹과 개방을 못 믿겠다고 하니 말이다.
“방장스님, 만일 제가 오해를 했다면 그야말로 다행한 일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제 의심이 맞는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끔직한 일이 아닙니까? 저 역시 오해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방장스님께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한 동안 날 빤히 쳐다보던 방장스님의 입이 열렸다.
“아미타불! 알겠네. 소림에서 조사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방장스님. 그리고 이것도 좀.......”
무혈음마에게 짐에서 나온 두 개의 호리병을 꺼내놓으며 말을 이었다.
“무혈음마의 것인데 약의전주께서 살펴보셨으면 해서 가져왔습니다.”
“아미타불!”
알았다는 말을 듣고 물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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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두두.
소림에서 하루를 허비해 길을 재촉하는 중이다.
“가가, 정말 무림맹이나 개방에 뭔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말고. 하지만 사실이라면 엄청난 일이잖아? 손해 볼 일은 아니라는 거지.”
사실은 개방뿐 아니라 태산북두를 제외한 모든 문파를 의심한다. 소림과 무당은 이미 공인된 최정상이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두 문파는 헛된 욕심을 부려 명예를 더럽히지는 않을 것이다. 확신은 없지만.
그런 점에서는 오대세가도 마찬가지지만 구태여 입 밖으로 내지 않을 뿐이다.
그렇게 무혈음마를 소림에 떠넘기고 무사히 장원으로 돌아왔다.
먼저 흑견과 영춘아범을 불러 그간의 사정을 보고 받았다.
다행히 특별한 일은 없어, 먼저 보낸 애들에 대해 물었다.
“나를 찾아온 손님들이 있었을 덴데?”
영춘 아범이 대답했다.
“예, 장주님. 사흘 전에 도착하셔서 거처를 내어드렸습니다.”
“그래? 그럼 하북 반가의 가주님이 머무는 곳으로 안내해 주게.”
“예, 장주님.”
가능하면 백호대원들이 오기 전에 매듭지어야 했다. 일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가장 까다로운 반가의 여가주부터 공략하기로 했다.
영춘 아범을 앞세워 반 가주가 머물고 있는 전각으로 찾아갔다. 반갑게 맞아 주는 반 가주였지만 얼굴이 수척했다. 그 동안 많은 고민을 한 결과일 것이다.
바로 본론을 꺼냈다.
“반 가주님, 그동안 생각은 충분히 했을 것이라 믿고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면 바로 시작할까 합니다. 어떻습니까?”
“지금이요?”
“뭐 어떻습니까? 별로 시간 걸리는 일도 아닌데. 설마 생각이 바뀌신 겁니까?”
“아, 아니요! 그건 아니지만 오시자마자 바로 말씀을 꺼내시니까.......준비도 해야 하는데.”
품에서 미리 준비한 작은 목함을 꺼내 놓으며 말했다. 영단을 한두 개 먹은 내가 아니다. 그럴듯한 목함과 가짜 영단을 준비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주 가짜영단은 아니었다. 내용물은 공진단이었으니까.
“하하! 준비는 제가 하는 겁니다. 가주께서는 마음의 결정만 내리시면 됩니다.”
“이, 이게 영단인가요?”
조심스럽게 목함을 잡아가는 반 가주의 눈동자에 탐욕의 빛이 떠올랐다.
“맞습니다. 이걸 꼭꼭 씹어 드시고 제 인도대로 운기하시면 생사현관을 타통할 수 있습니다.”
“영단의 이름이 뭔가요?”
“죄송합니다. 그것까지 밝힐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약효는 제가 보장하죠. 자! 여기 계약서에 수결만 하시면 이 영단은 가주님 것입니다.”
준비해 둔 계약서를 건넸다. 꼼꼼히 읽고 있는 반 가주를 가만히 기다려줬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가던 반 가주는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표정이 변했다.
“장주님, 이건 무슨 뜻인가요? 오 년 안에 계약을 위반하면 하북 반가는 천하제일장에 복속한다니요?”
“말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오년 동안 충실히 이행해 주시면 아무 상관없는 일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그래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요?”
그동안 보여줬던 사람 좋은 표정을 싹 지우고 정색하며 말했다.
“반 가주님! 먼저 영단을 제공하고 자금과 인력까지 지원하는 일입니다. 반 가주님이 저라도 최소한 먹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정말 어이가 없군요! 먹튀라니요? 저희 반가를 어떻게 보시고!”
목소리가 크다고 이기는 건 아니다. 그래봐야 나중에 쪽팔리기만 한다. 지금쯤 칼자루를 쥔 사람이 누군지 알려줄 때였다.
“언제 사람이 거짓말 하는 것 봤습니까? 다 돈이 거짓말 하는 겁니다. 그렇게 화내실 일이 아니라 계약대로 이행하면 될 일입니다. 저를 안지 얼마나 됐다고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겁니까? 서로 믿을 수 없으니까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 아닙니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런 말을.......”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계약을 유지할 의사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전 있으니까 먼저 제공하고 당당히 요구하는 것뿐입니다.”
“그럼 다른 분들께도?”
“당연하죠. 받아들이지 못한 다면 없던 일이 될 것입니다. 누구라도 말이죠.”
“.......”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결국은 수결할 것이다. 아니라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고 벌써 자리를 박차고 떠났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