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43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3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43화
43화. 동업은 형제와도 안 하는 거야(1)
“돌아가면 안휘표국의 사정을 좀 자세히 알아봐.”
“예, 형님.”
낭인을 고용해 집만 지키는 것으로 쓸 생각은 없었다. 무공 알려주고, 밥 먹여주지, 잠까지 재워주면 알아서 돈을 벌어 와야 하는 거다.
일류고수들로 꾸려진 표행이라면 통행세도 필요 없다. 오히려 산적이면 산적, 수적이면 수적 닥치는 대로 본채까지 털어먹을 생각이다. 도적도 없애고 돈까지 벌면 이 아니 좋은 일이더냐.
녹림? 장강수로채?
그런 것 다 필요 없다. 말이 좋아 녹림이고 수로채지 그냥 칼 든 강도들일 뿐이다. 나한테 당한다고 해도 고발도 못하고, 쳐들어 올 수도 없는 놈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직 경찰인 나와는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놈들이다.
그러자면 내가 표국을 해야 한다. 처음 만들어 자리 잡기는 어려운 법. 괜찮은 물건이 있으면 사는 편이 빠르다. 마침 눈에 띤 곳이 안휘표국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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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무탈했다. 내가 필사본을 만드느라 시간이 없어 사고를 피했기 때문이다.
장원에 돌아와 보니 못 보던 얼굴들이 보였다. 험상궂은 면상에 병장기도 소지했다.
실력은 잘 해야 일류정도. 할 일없이 장원을 어슬렁거리는 꼴이 눈에 거슬렸지만 짚이는 것이 있어 그대로 두었다.
‘그래, 즐길 수 있을 때 실컷 즐겨라.’
즉시 투견과 영춘 아범을 불러 물었다.
“장원에 못 보던 자들이 보이는데 낭인들인가?”
흑견이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예, 장주님. 현재까지 이류가 열에 일류가 다섯으로 총 열다섯 명입니다. 낭인시장에 소문을 흘렸으니 차차 더 늘어날 것입니다. 만나보시겠습니까?”
생각보단 적은 인원이지만 땅 덩어리가 넓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 듯했다.
“그래야겠지. 내일 만나볼 테니 준비시키도록.”
“예, 장주님.”
“흑구파는?”
“아직은 순조롭게 인수중입니다.”
“흠! 지금이야 괜찮겠지. 뭔가 조짐이 이상하면 바로 보고하도록 해.”
“예, 장주님.”
창룡무가도 지금은 남궁의 위력에 눌려있지만 곧 시비를 걸어 올 거다. 그땐 실력으로 눌러주면 된다. 그 후에 남궁이 총관을 맡게 되면 완전히 정리가 되는 거다.
“영춘 아범.”
“예, 장주님.”
“만화각을 신녀각으로, 백검각은 지봉각으로 현판을 바꿔달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깨끗이 치워놓도록 해.”
소림과 남궁이 들어오려면 미리 준비해 두어야 했다. 앞으로의 수많은 밤에 대비해 각 방이 아닌 아예 각각의 전각을 배정했다.
“예, 알겠습니다.”
“낭인들이 사용하는 곳은?”
“일단 철혈각에 거처를 정해줬습니다.”
“그럼 됐군. 또 내가 알아야 할 일이 있나?”
“철혈방주님의 방문배첩이 들어와 있습니다. 외유에서 돌아오시는 대로 연통을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철혈방주? 아! 광견이. 그년이 왜?”
영춘 아범에게 물을 말은 아니었다. 솔직히 별로 상종하고 싶지 않은 애지만 물어볼 말도 있어 만나기는 해야 했다.
“집에 왔으니까 볼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전해.”
“예, 장주님.”
“상 장로는 지금 어디 있나?”
“처음 며칠은 산책도 하셨으나 요즘은 창룡각에서 지내십니다. 아마 지금도 창룡각에 계실 겁니다.”
“알겠다. 그만 물러가라.”
두 사람이 물러간 후 바로 창룡각으로 갔다. 남궁세가로 떠나던 날 뇌옥의 상 장로를 창룡각으로 옮겼다. 장로직도 수락했는데 계속 뇌옥에 두면 쫀쫀해 보이니까 말이다.
아무튼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바로 상 장로를 치료할 생각이었다. 내가 없는 며칠 동안 도망가지 않은 것을 보면 신의가 아주 없는 노인네는 아니었다. 단순히 마저 치료를 받기 위해 남았을지도 모르지만.
치료에 앞서 헛된 기대를 품지 않게 완치 확률에 대해 다시 한 번 알려주었다.
“운 좋게 제왕단을 얻었지만 완전히 치료할 가능성은 반반이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요.”
“허허! 아직 살아있는 것만 해도 장주께 감사하고 있소. 혹여 잘 못 된다고 해도 장주를 탓하지는 않을 것이오.”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속내는 아닐 것이다. 노인이 늙으면 죽어야지 하면서도 오래 살기 바라는 마음과 같은 거다.
척.
목갑에 담긴 제왕단을 건네며 말했다.
“가부좌를 틀고 제왕단을 복용하시오. 명문혈을 통해 치료할 생각이니 절대 저항하면 안 되오. 나야 상관없지만 상 장로의 단전은 완전히 파괴되고 말 것이니 반드시 유념하시오.”
무공총요에서는 성질이 다른 내력은 상충할 수 있다고 했다. 상 장로의 의지가 아닌 내력이 반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상 장로가 스스로 다스려야 한다.
“알겠소이다, 장주.”
대답은 했지만 상 장로는 제왕단이 든 목함을 물끄러미 쳐다보고만 있었다. 감동이 쓰나미가 되어 몰려오나본데 알다시피 난 감동파괴자다. 빨리 먹으라고 재촉했다.
“나 할 일 많은 사람이오. 어서 꼭꼭 씹어 드시오.”
“으음.”
턱.
우걱우걱.
꿀꺽!
약이 목젖을 넘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등 뒤로 돌아가 명문에 손바닥을 붙이고 백호기를 보냈다.
‘아주 신났군, 신났어!’
먹이를 찾은 하이에나처럼 날뛰는 백호기였다. 넘어오는 족족 약효를 흡수하곤 꼼짝도 안 해 살살 달래야 했다.
‘나중에 더 좋은 것 줄게 지금은 뱉어! 이 새끼야!’
움찔한 백호기가 눈치를 보며 슬슬 내 의도대로 움직인다. 바로 기해혈로 보내 약효를 토해내게 했다.
츠츠츠츠츠.
효과음이다. 생각대로 제왕단의 약효가 금이 간 유리단전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금이 간 곳을 메우고 유리를 탄력 있는 고무처럼 바꾸면 완치였다.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치료를 시작한지 일각 여. 금간 곳은 때웠지만 유리를 고무로 바꾸기는 했는데 딱딱한 고무가 되었다. 약효가 부족한 탓이었다.
마지막으로 백호기를 찔끔 남겨 두고 명문혈에서 손을 떼었다. 아쉬운 표정의 상 장로를 쳐다보며 말했다.
“미안하오, 역시 제왕단만으론 약효가 부족했소.”
“그렇군요.”
“어느 정도나 회복한 것 같소?”
나도 알지만 제 몸은 제가 더 아는 법이다.
“칠성 정도의 내공이라면 무공을 사용하는데 지장은 없을 듯합니다.”
칠성이면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육성. 이번에 단전에 충격을 받게 되면 완전히 깨질 것이오. 만일을 위해서라도 육성 이상은 절대 사용하지 마시오.”
“그렇게 하리다.”
상 장로에게 일성의 차이란 상당할 것이 분명했다. 아쉽기는 해도 제왕단 한 알을 날리는 것보다는 나았다.
“이미 녹아버린 얼굴은 나로서도 어찌할 방법이 없소.”
“내일이면 관에 들어갈 나인데 얼굴이 무슨 상관이 있겠소. 장주께는 충분히 감사하고 있으니 괘념치 마시오.”
“하하! 하지만 말로만 감사해서는 안 될 것이오. 난 현실적인 사람이니까.”
나한테는 절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는 없을 거다. 차라리 욕을 먹고 천 냥을 받아낼 테니까 말이다.
“나 역시 신의를 아는 놈이니 장주가 염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오.”
“그래야지요. 그래야 오래 보는 겁니다.”
“허허허! 이거 참!”
쓴 웃음을 짓던 상 장로가 무언가 생각난 듯 일어나며 말했다.
“장주께서 외유하는 동안 심심풀이로 만든 것이오. 어차피 장주것이지만 치료에 대한 감사라고 생각하고 받아 주시오.”
상 장로가 건넨 책자에는 묵 빛도 선명하게 현천삼검주해라고 적혀있었다.
“이건? 현천삼검? 벌써 완성했다는 말이오?”
상 장로가 빙그레 웃으며 되물었다.
“그러라고 내게 준 것이 아니었소?”
물론 그랬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완성할 줄은 몰랐다.
‘이 인간들은 대체?’
무공괴물들의 뇌 속이 궁금해 미치겠다. 도대체 어떤 사고회로를 가졌기에 뜬 구름을 상승무공으로 척척 만들어 내는지 말이다.
손을 꼭 잡아 줬다.
“고맙소, 상 장로!”
“허허, 별 말씀을........”
멋쩍은 표정으로 손을 빼는 상 장로였다. 하지만 난 더욱 힘주어 잡으며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상 장로가 꼭 해 주어야 할 일이 있소.”
“무슨 일인지요?”
“상 장로께서 낭인들을 좀 맡아 주시오.”
“낭인들은 모아 무얼 하시려는지?”
“무공을 가르쳐 일 좀 시키려고 합니다.”
상 장로는 어림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낭인들에게 무공을 가르치다니요? 그들은 신뢰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너 역시 내겐 마찬가지야!’ 라고 말할 뻔 했다.
“물론입니다. 당연히 금제를 가하고 무공을 가르칠 생각입니다.”
금제를 한다고 하니 더 이상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썩 내켜하는 표정도 아니었다.
‘쯧쯧! 누가 제 무공 내놓으라고 할 까봐서는.’
상 장로를 데리고 풍운각으로 왔다. 그동안 필사한 무공비급을 보여주며 말했다.
“낭인들에게 이 무공들을 가르칠 생각이니, 상 장로께서 각자의 재질과 특성에 맞게 선별해 가르쳐주셨으면 하오.”
전부 삼십 권이 넘는 분량이다. 뜨악한 표정으로 물었다.
“허어! 이것들을 다 어디서 구하셨소?”
“하하하! 다 저만의 방법이 있소이다. 아! 부탁이 있는데 이왕이면 빡 세게 굴려주셨으면 하오. 놈들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하니까 말이오.”
“끙! 알겠습니다. 해 보도록 하지요. 대신 힘들다고 전부 도망가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하하! 그게 내가 바라는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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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인은 전부 상 장로에게 맡겼다. 원래 내가 진득하게 누굴 가르칠 성격이 못된다. 뜻대로 못하면 손부터 올라가니까 말이다.
덕분에 시간이 남아 무공수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특히 신법과 검법을 중점적으로 익혔다.
‘아무래도 주먹보다는 검을 써야 고수 같지.’
실제로는 첩첩무적권의 이 초식은 아직 내공이 부족해 사용할 수 없어서였다. 아무튼 하루에도 시간만 나면 층층무적공을 돌렸고 신법과 검법을 수련했다.
상 장로가 풀이한 현천삼검은 섬閃, 환幻, 중重의 묘리로 풀어냈다. 창궁일검의 현천삼검과는 전혀 달라, 세 초식이 아닌 여섯 초식의 현천삼검을 얻게 된 꼴이다.
그렇게 평화롭게 며칠이 흘렀다. 오늘도 아침 연무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비밀연무장을 나섰다.
마침 영춘 아비가 풍운각으로 들어오다 날 발견하고 달려와 보고했다.
“장주님! 철혈방주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
집에 있다고 전하고 나서 꼬박 일주일이 지났다. 아마 광견이는 내가 찾아오길 기다렸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할 수 없이 나섰을 거다.
“풍운각으로 모셔라.”
“예, 장주님.”
잠시 후, 광견이가 수신호위인 철혈사신을 대동하고 들어왔다.
“어서 오시오, 임 방주. 마침 점심을 들려 하는데 식사는 하셨소? 안 하셨다면 같이 합시다.”
예쁜 광견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욕이 튀어나올 뻔 했지만 간신히 체통을 지킬 수 있었다.
“호호! 잘 됐군요. 그럼 염치불구하고 실례하겠어요.”
째진 입이라고 말은 잘 한다. 제 년이 염치가 어디 있다고 저런 말을 하는지. 어쨌든 손님이라 함께 식탁에 마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