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미스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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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9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카르미스 17화
제6장 광렙을 향하여 (2)
‘제, 제발! 그냥 오크나 먹어라!’
오우거가 오크 부락을 공격한 것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주변에 먹잇감이 잔뜩 늘어져 있는 이상 내 존재를 알았다 하더라도 공격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오우거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바로 말과 사람이었으니, 그 사실을 모르는 나로서는 되도 않는 것에 기대를 건 꼴이었다.
이윽고 사람 냄새를 맡은 오우거들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곧장 내가 숨어 있는 수풀로 달려들었다.
“우워어어~!”
“우어어!”
두두두두!
“헉?”
먹다 말고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오우거들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때문에 내 바로 앞에 도착할 때까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 나는 이윽고 오우거의 거대한 손바닥이 내 얼굴로 다가오자 반사적으로 소리 질렀다.
“여, 연속 베기!”
촤라라라락~!
무의식적으로 외친 스킬 명이었지만, 그 결과는 놀라웠다.
20까지 마스터함으로써 연속으로 베는 횟수가 열 번으로 늘어났고, 그에 따라 내 눈에도 잔상만 보일 정도로 빨리 눈앞의 오우거를 향해 검을 휘두른 것이다.
오크가 도끼로 내리쳐도 상처 하나 없었는데, 겨우 이깟 공격으로 타격을 받을 리 만무하다고 판단한 나는 서둘러 퇴로를 확보하였다. 아니, 확보하려 하였다.
투두둑!
“끄워어어~!”
무슨 소리일까?
오른발을 한 발자국 뒤로 빼며 그대로 도망치려던 나는 오우거의 거대한 팔이 땅에 떨어지자 멍하니 내 손에 들린 검을 바라보았다.
“이, 이게…….”
상처조차 주지 못한 것이 아니라 거대한 오우거의 팔을 잘라버린 것이다.
레벨이 오르면서 올린 힘과 속도, 그리고 스킬이 마스터됨에 따라 높아진 공격력이 어우러져 이런 결과를 낸 것이다.
실제로 능력치와 스킬 포인트를 배분한 뒤 전투해 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강해졌을지 실감이 안 났는데, 지금 상황으로 충분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좋아! 어차피 도망갈 수 없다면 이판사판이다!’
불과 몇 초 전만 하더라도 몸이 얼어붙어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내 공격이 먹힌다는 것을 안 이상 죽을 때 죽더라도 공격이나마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핫! 연속 베기!”
촤라라락!
“크워워워~!”
“우워어~!”
한 팔이 잘려 고통스러워하는 오우거를 향해 다시 한 번 연속 베기를 사용한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괴성에 또 한 마리의 오우거가 있었음을 상기하였다.
“에라이~! 비전술! 베기!”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한 스킬이지만, 그래도 전 방위 공격이라는 것이 기억났기에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이 연출되었다.
파앗~!
비전술 사용과 동시에 자리를 박찬 내 몸이 오우거의 머리에 해당하는 높이만큼 솟아오른 것이다.
그리고 검을 들고 있는 오른손이 움직였다.
쉬리리릭~!
투둑!
“……!”
순식간이었다. 보이지도 않는 검속이 사방을 뒤덮었고, 그와 동시에 앞뒤에 있었던 오우거들의 머리가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죽은 것이다.
쿵!
쿠궁~!
“대, 대박…….”
스킬 시전이 끝나자 자연스럽게 땅에 착지한 나는 얼떨떨한 얼굴로 오우거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나의 머릿속을 맑게 해주는 소리가 들려왔으니…….
[레벨 업 하였습니다. 상태 창과 스킬 창에서 보너스 포인트를 확인하세요.]
[레벨 업 하였습니다. 상태 창과 스킬 창에서 보너스 포인트를 확인하세요.]
[레벨 업 하였습니다. 상태 창과 스킬 창에서 보너스 포인트를 확인하세요.]
[레벨 업 하였습니다. 상태 창과 스킬 창에서 보너스 포인트를 확인하세요.]
[레벨 업 하였습니다. 상태 창과 스킬 창에서…….
“마, 마, 마…….”
‘말도 안 돼!’라고 외치려던 나는 이내 레벨 업을 알리는 소리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자 서둘러 상태 창을 열어보았다.
“사, 상태 창 오픈!”
[카르미스] - 호칭 없음
[레벨] 49 [직업] 검사
[명성] 1 [성향] 무
[HP] 285/285 [MP] 51/51
[ 힘 ] 30 - 이 수치가 높을수록 물리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방어] 9 - 이 수치가 높을수록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체력]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최대 HP와 회복속도가 증가합니다.
[민첩]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원거리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재주]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제련할 수 있는 물품의 종류가 증가합니다.
[감각]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제련의 성공률이 증가합니다.
[지능]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마법공격력이 증가합니다.
[지혜]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최대 MP와 회복속도가 증가합니다.
[ 운 ] 1 - 이 수치가 높을수록 크리티컬 확률이 증가합니다.
[쾌검] 10 - 이 수치가 높을수록 검의 공격속도가 증가합니다.
[끈기] 4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지구력이 증가합니다.
[Bonus Status] 20 - 레벨 업 시 1포인트씩 주어집니다.
“…….”
이건 광렙이나 폭렙 수준이 아니었다.
겨우 오우거 두 마리에 20레벨 업이라니, 그것도 49렙 헬렙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 이상으로 올랐음이 분명했다.
“하하…….”
이러다가 버그 사용자로 고소당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까지 들었지만, 그래도 내 손은 열심히 보너스 스탯을 분배하고 있었다.
역시나 힘과 쾌검, 끈기에 분배하던 나는 이내 또다시 들려오는 메시지에 고개를 갸웃거려야 했다.
[힘은 최대 35까지만 올릴 수 있습니다. 2차 전직 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윽! 이런 제한도 있었나?”
기본적인 상식은 거의 모르고 있었기에 깜짝 놀란 나는 2차 전직을 할 때까지 포인트를 남겨둘까 생각하다가 그냥 쾌검과 끈기에 투자하였다.
“좋아. 그럼 스킬을 찍어볼까? 스킬 창 오픈!”
[액티브 스킬]
연속 베기 Lv.20M - 빠른 속도로 검을 열 번 휘두른다. MP5소모
연속 찌르기 Lv.10 - 빠른 속도로 검을 열 번 찌른다. MP5소모
비전술(베기) Lv.1 - 빠른 움직임으로 전 방위를 향해 검을 휘두른다. MP20소모
혼신의 일격 Lv.1 - 강력한 베기로 공격력의 150% 데미지를 준다. MP5소모
급소 찌르기 Lv.1 - 적의 급소를 가격해 20% 확률로 치명타를 가한다. MP5소모
기합 Lv.1 - 힘을 모아 10초간 공격력을 20% 상승시킨다. MP10소모/쿨 타임 1분
돌격 Lv.1 - 강력한 힘으로 적을 향해 돌진한다. MP10소모/쿨 타임 10분
[패시브 스킬]
명상 Lv.1 - 앉아 있는 동안 HP/MP의 회복치가 상승한다.
천 장비 Lv.1 - 천 옷 장비가 가능하며, 장비 시 HP/MP 회복속도가 상승한다.
사슬 장비 Lv.1 - 사슬 갑옷 장비가 가능하며, 장비 시 HP회복속도와 방어력이 상승한다.
[스킬 포인트] - 20
역시나 20이라는 포인트가 쌓인 스킬 창을 살펴본 나는 그대로 연속 찌르기를 마스터시켰다.
[새로운 스킬이 추가되었습니다. 스킬 창을 확인하세요.]
“좋았어!”
새로 생긴 비전술(찌르기) 스킬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남은 포인트를 각각 5포인트씩 분배하였다. 아까 오우거를 도륙할 때 확인한 것이지만, 내 맘에 쏙 드는 스킬이었던 것이다.
“오오! 이거 대단한데?”
모든 스탯과 스킬을 분배하고 나자 전신에 흘러넘치는 힘을 느낀 나는 그대로 옆에 놓인 나무를 향해 주먹을 휘둘러보았다.
“흡!”
콰직!
나무는 아무런 저항 없이 그대로 꺾이고 말았다.
“와우~!”
주체할 수 없는 힘에 환호성을 내지른 나는 이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호! 저게 좋겠군!”
때마침 한곳에 놓인 커다란 바위가 눈에 들어오자 곧장 그리로 다가간 나는 잠깐 심호흡을 한 뒤 다시 한 번 주먹을 내질렀다.
“하앗!”
퍽!
하지만 바위에서 들려온 소리는 그것이 부서지는 소리가 아니라 뭉툭한 타격 음이었다.
“아이고~! 내 손~!”
너무 힘을 과시해서였을까? 퉁퉁 부은 손을 부여잡은 채 고통에 몸부림치던 나는 이내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치며 바위를 노려보았다.
“젠장! 2차 전직만 하면 가만 안 두겠어!”
바위에 대고 복수 운운하는 것이 누가 보면 딱 정신병자 같았지만, 다행히 주변에는 오우거와 오크들이 시체만 놓여 있을 뿐이었다.
“후우…….”
어느 정도 고통이 가시자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온 나는 아직도 얼얼한 손목을 털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비어버린 오크 부락이 눈에 들어왔고, 여기저기 오크들이 도망가며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들이 사방에 놓여 있었다.
“오오! 득템이닷~!”
언제 오크들이 돌아올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땅에 떨어진 아이템을 챙길 시간은 충분해 보였다.
“난 부자다~!”
신이 난 채 오크 부락 안으로 달려간 나는 이내 주변의 모든 무기들을 인벤토리에 쓸어 담았고, 날이 어두워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로그아웃하였다.
푸슝~!
“우하하하!”
캡슐을 나오자마자 광소를 내지른 나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붉은 수정을 꺼내들었고, 이내 선반 위에 올려두고 다시 접속하였다.
득템을 하였으니 판월에서 팔아야 했던 것이다.
[판타지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카르미스님.]
“응! 반가워~!”
평소에는 지루하다고 느낄 정도로 감정 없는 목소리였지만, 오늘만큼은 무엇보다 반가운 목소리였다.
그렇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판월에 접속한 나는 시장 주변의 골목길임을 확인하자마자 경매 게시판으로 향하였다.
“그러고 보니, 어저께 올린 경매도 확인 안 했었잖아?”
24시간 페널티 때문에 깜빡 잊고 있었는데, 이틀 전 이계에서 획득한 오래된 도끼의 경매 결과가 궁금해진 나는 더욱 걸음을 빨리하였다.
이윽고 경매 게시판 앞에 당도한 나는 많은 유저들을 헤치며 내가 등록한 경매물품의 결과를 살펴보았다.
“오오!”
등록했던 오래된 도끼는 두 자루 다 각각 30실버라는 높은 가격에 팔린 상태였다.
문제라면 경매에 참여한 유저가 겨우 27명이라는 점이었는데, 조금만 더 많은 유저들이 참여했다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었기에 상당히 아쉬웠다.
“뭐, 또 올리면 더 많이 참여하겠지.”
이미 오크 부락에서 주워온 무기들만 해도 수십 자루가 넘었다.
낡은 몽둥이처럼 쓸데없는 것은 줍지도 않았고, 대부분 전직무기보다 좋은 것들로만 분류했기에 수십 자루지, 그렇지 않았다면 족히 백 자루는 넘었을 것이다.
사실 인벤토리에 한계가 없었다면 전부 가져왔을 것이다. 유저들에게 팔리진 않겠지만, 그냥 일반 상점에 팔아도 최소 몇 론은 받을 것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할 수 없지.”
한숨을 내쉬며 인벤토리를 오픈한 나는 곧바로 하나하나 경매 게시판에 등록시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