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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38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1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38화

38화. 그러는 넌 몇 살인데?

 

앞에 걸리적거리는 화선을 때려 부수며 길을 열었다.

“백호출동!”

슈아악.

꽝! 꽈과과과광!

우지끈!

애들이 두 동강이 나서 침몰하는 화선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입을 쩍 벌렸다.

‘아까도 봤으면서 뭘 처음 보는 것처럼.......쑥스럽게.’

소림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물었다.

“가가, 대체 언제 이런 무공을?”

이건 깃발의 효과다. 만일 꼽기 전에 이런 무공수위를 보였다면 질문의 방향이 달랐을 거다. 속였느니 어쩌느니 말이 많았을 거다.

하지만 밥이 된 후에는 따지기 보다는 인정각이다. 자기 남자가 강하면 좋으니까 궁금하기만 한 거다.

“응, 왜 전에 가전무공이 있다고 했잖아. 익히지 않았을 뿐. 급히 익혀서 아직 일 초식밖에는 못 써.”

“가전무공이요? 그랬나요?”

“응, 동굴에서.”

얘들한테 말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동굴은 소림과 남궁의 입을 다물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단어다. 나야 좋은 기억뿐이지만 얘들은 잊고 싶은 기억이 대부분이니까.

남궁이 화제를 바꾸려고 탄성을 터뜨리며 끼어들었다.

“아! 그래서 가가께서는 계속 백호출동의 초식만 사용하셨군요?”

전투 중에도 내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여자는 다 그렇다.

“응, 나머지는 아직 멀었어.”

“가전무공은 권법뿐인가요?”

소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도가계열의 심법과 신법이 있지. 창궁일검 어르신이 주신 현천삼검과 함께 수련하는 중이야.”

나도 거지가 아니니까 시답지 않은 무공주면서 생색내지 말란 뜻이다.

“아! 그렇군요.”

남궁의 음색에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이제 무고를 보여주는 일이 별게 아니게 되었으니까.

“축하드려요. 가가.”

반대로 소림은 한시름 덜은 표정이었다. 남궁에 비해 별로 준 게 없다는 상대적 빈곤감을 덜었던 거다.

애들한테 보란 듯이 가슴을 활짝 펴고 또 한 번 소리 질렀다.

“백호출동!”

펑! 꽝!

우지끈!

두 척의 화선을 더 부수고 마침내 우두머리가 탄 화선에 접근했다.

우두머리와 시선이 마주쳤다. 씨익 입 꼬리를 올리며 지체 없이 화선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백호출동!”

파바바바밧!

일곱 개의 커다란 권형이 화선의 중앙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자 팔짱을 끼고 지켜보던 우두머리가 양 손을 교차해 앞으로 쭉 밀었다.

우우우웅!

내가 날린 권보다 더 커다란 손바닥 하나가 허공에 둥실 떠올라 백호출동을 가로막았다.

“저건! 대수인大手印! 가가, 위험해요!”

우두머리 무공에 경악한 소림이 큰 소리로 경고했지만 이미 늦었다.

콰앙!

대수인과 백호출동이 폭음과 함께 정면으로 충돌했다.

퍼버버버벅!

펑! 출렁!

충돌의 여파로 주변공기가 확 밀려오며 커다란 물기둥이 솟구쳤다.

휘청!

뭔가 묵직한 충격파가 온몸을 강타해 발에 힘을 주고 버텼다.

“윽!”

상체가 뒤로 밀리며 답답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간신히 중심을 잡고 잽싸게 층층무적공을 돌리며 우두머리를 쳐다봤다. 놈 역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믿기지 않는 시선으로 날 쳐다봤다.

‘씨팔! 그래도 내가 이긴 거 맞지!’

다시 화선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백호출동!”

슈아악!

그리고 이번엔 결과를 기다리지 않았다. 숨 한 번 크게 쉬고 다시 전력을 다한 첩첩무적권을 시전 했다.

“백호출동!”

슈아악!

놈도 연달아 세 번의 장력을 발출했다. 놈과 시선이 마주쳤을 때, 내민 주먹을 빙글 돌려 가운데 손가락을 발딱 세웠다.

‘알려나? 모르면 어때? 내 기분 풀 자고 하는 건데.’

그리고 초식명을 크게 외치며 다시 일 권을 발출했다.

“백호출동!”

슈아악!

세 번째 백호출동을 펼쳤을 때, 처음의 일 권이 대수인과 부딪쳤다.

퍼버버버벅! 꽝!

펑!

다시 커다란 물기둥이 솟구치며 배가 출렁거렸다. 그리고 연이어 두 번째 권과 두 번째 대수인이 충돌했다.

빠바바바박! 쾅!

두 번째 백호출동은 커다란 손바닥에 구멍을 뚫고도 계속 전진해, 세 번째 손바닥과 부딪혔다.

퍼버버버벅! 꽝!

펑!

커다란 폭음과 함께 다시 충격파가 밀려왔지만 전보다는 크기 않았다. 두 번째 권이 대수인과 함께 소멸해 버린 것이다. 그리나 아직 세 번째의 권격은 남아있었다.

충격을 받은 우두머리가 서너 걸음 뒤로 밀린 사이 세 번째 권이 화선에 적중했다.

쾅!

우지끈.

화선 중앙이 반으로 갈라지며 물속으로 가라앉자 복면인들은 일제히 허공으로 솟구쳤다. 내 시선은 우두머리만 쫓고 있었다.

“어?”

얼마 전에 본 기억이 있는 광경이었다. 노괴물이 창룡무가 소가주 백무결의 따귀를 때릴 때 쓴, 신법이라는 것이었다.

놈이 신형이 허공으로 치솟는가 싶더니 쭈욱 늘어나며 어느새 내 눈앞에 나타났다. 내 목을 향해 갈고리 같이 변한 손가락을 뻗어 움켜쥐려 했다.

“이크! 백호출.......”

황급히 권을 뻗었는데 놈이 모습이 사라졌다. 놈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는데 옆구리가 화끈했다.

끄그극!

그리곤 쇠를 긁는 소리와 함께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으윽!”

비틀거리며 몸을 돌리자 경악한 표정의 우두머리가 피로 물든 제 손을 쳐다보고 있었다. 뭔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피? 저거 설마 내 피?’

나도 속으로 많이 놀랐다. 백호기가 자리 잡은 후, 내 몸에 피를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니까 말이다.

비록 짝퉁이지만 호신강기를 뚫은 이 새끼는 내가 만난 놈 중에 최강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창궁 노괴물보다 강할지도!’

그렇다면 생각할 시간도, 옆구리를 확인할 여유도 없었다. 빨리 반격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퍼부었다.

“죽어 새꺄! 어흥! 백호출동!”

어흥! 어흥!

태어나 처음으로 사 단계의 백호후와 백호안을 한꺼번에 시전 했다. 그것도 부족해 놈의 반응을 확인하기도 전에 첩첩무적권을 발출했다.

다행히 백호안이든 백호후든 뭔가가 놈에게 작용한 듯했다. 다시 신법을 사용해 신형을 날리던 놈이 일순 멈칫한 사이 백호출동이 쏘아져 들어갔다.

“백호출동! 백호출동! 백호출동! 백호출동!........”

놈이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어 막는 모습을 보며 제 이 권, 삼 권, 사 권을 무지막지하게 쏘아 보냈다. 이번에 끝내지 못하면 내가 죽는 다는 생각이 든 거다.

아마 세 번째 이후로는 전력으로 펼치지도 못했을 거다. 몇 번의 호흡을 기다릴 여유도 없었으니까. 그저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정신없이 주먹을 내밀었을 뿐이다.

‘이 놈의 신법! 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배우고 만다. 씨팔!’

그동안 소홀했던 신법수련이 앞으로 내 강호행보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아무리 강력한 무공이라도 맞춰야 장땡이니까.

꽈과광! 쾅!

펑! 퍼버버버벅!

“크악!”

풀썩.

비명소리에 무의식적으로 지르던 주먹을 멈췄다. 우두머리는 한 손이 날아가고,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 죽었다.

털썩.

나도 긴장이 풀리자 급격히 무력감이 몰려와 선상에 주저앉았다. 단전이 텅 비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실감되었다.

“훅! 훅! 훅!”

거친 호흡을 진정시키고 층층무적공을 운용하며 선상 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우리 배로 올라왔던 복면인들은 일행이 막아내고 있었다.

나와 우두머리 주변에 일정한 공간이 비어 있는 것으로 보아 감히 끼어들지 못한 듯했다.

우두머리가 죽자 복면인들이 황급히 호수로 몸을 날렸다.

놈들이 배를 떠나자 나에게 다가오는 애들에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말했다.

“난 괜찮으니까 몇 놈만 잡아!”

생각해 보니 난 신법에 익숙하지 않아 잡는 걸 할 수 없었다.

‘제길! 그 놈의 신법!’

하지만 애들은 할 수 있었다.

“예, 가가!”

“예, 형님!”

애들이 멋진 폼으로 화선을 박차며 물에 빠진 놈들을 제압해갔다.

죽은 우두머리에게 다가가며 사황련이 어떻게 하나 쳐다봤다.

“아! 또야!”

쉬익!

철혈방의 광년이 아니 광견이가 또 쭈욱 날아오고 있었다. 별호대로 육감적인 몸매에 얼굴은 아주 예뻤다.

휘리릭!

멋들어진 동작으로 내 앞에 착지하며 입을 열었다.

“아! 씨발! 죽었잖아. 죽이면 어떻게 해! 새꺄!”

솔직히 남궁진에게 말은 들어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각오하는 것과 직접 듣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눈이 확 뒤집혀 벌떡 일어서 손으로 내 얼굴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미친년이! 너 지금 나한테 한 말이야?”

우두머리 시체를 보던 광견이가 내게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 질렀다.

“뭐! 미친년! 이 새끼가 누굴 보고 미친년이래? 너 뒈질래?”

어이가 없어 손가락으로 이마를 밀어내며 말했다.

“하아! 나 참! 별 거지 같은 년이. 몰라! 미친년아. 그러는 넌 내가 누군지 알아?”

“너 같이 싸가지 없는 새끼를 내가 어떻게 알아! 그래서 네가 누군데?”

바락바락 대드는 광견이의 눈에 잠시 이채가 스쳤다. 이년이 진짜 싸우자고 이러는 건 아니었다. 입이 더러운 거지 생각이 없는 년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봐 줄 생각은 없었다.

“미친년! 안 가르쳐 줘, 이 년아.”

“이 새끼가 정말! 남자같이 생겨 봐 줬더니 끝을 모르는 새끼네. 어린 새끼가 밤새 걸레를 물고 쳐 잤나, 입은 또 왜 이렇게 더러워. 도대체 너 몇 살이야? 새꺄!”

광견이가 또 팩트로 뼈를 때렸다. 내가 여자에게 제일 많이 들어 본 말이 이거다.

남자같이 생겼다. 장군감이다. 운동하면 잘 하겠다.

한 마디로 얼굴은 아니니까 몸으로 먹고 살라는 뜻이다. 그 말이 저주가 되어 실제로 그렇게 살았다. 뭐 나이 들어선 나름 괜찮았지만.

말했듯이 난 입으로도 여자한텐 안 진다. 봐 주지도 않고.

“아오! 잘하면 오늘 미친개 한 마리 때려잡겠네. 그러는 넌 몇 살인데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짜고짜 욕질인데?”

“서른 셋! 넌 몇 살인데?”

‘어라? 진짜 미친년이네. 여기까지 와서 패를 홀라당 까버리면 나보고 어쩌라고!’

광견이 나이 먹은 게 자랑이란 듯 가슴을 활짝 펴고 패를 깠다. 여자가 가슴을 펴면 젖가슴이 툭 튀어 나온다. 그래서 진짜 자신 없으면 취하지 않는 자세다.

하지만 난 가슴보다 광견의 말에 당황했다. 나보다 두 살이나 많았다. 그렇다고 조금 전까지 이년 저년 했는데 바로 누님 할 수는 없잖은가?

“나.......서른 넷!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년이 싸가지 없이. 난 여자라고 봐주지 않으니까 앞으로 알아서 조심해라. 알았냐?”

“니가?”

광견이 의심스런 눈초리로 째려보며 물어볼 때 구원군이 등장했다.

휘리릭. 휘리릭.

애들이 물에 빠진 복면인을 제압해 내 옆으로 내려섰다. 내 앞의 광견을 발견하고 애들이 포권하며 말했다.

“후배가 철장선녀를 뵙습니다. 소림성녀 주혜승입니다.”

“남궁 화가 철장선녀 선배를 뵙습니다.”

“남궁 미미가 철장선녀 선배를 뵙습니다.”

“어머? 오봉중의 두 명이나 보다니 오늘 내가 운이 좋군요. 반가워요, 동생들.”

광견이가 활짝 웃으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인사를 받았다. 아무리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정말 기가 막힌 년이었다.

좀 전과는 백팔십도 달라진 태도에 어이가 없어 끼어 들 틈도 없었다. 과연 어디까지 하나 보고 싶기도 했고.

다음은 광견이보다 나이가 많은 남궁진이다. 얘들이 레이디퍼스트를 알리도 없는데 광견이는 가만있고 남궁진이 먼저 인사를 했다.

“오랜만입니다. 백검문주 남궁 진이오.”

‘이년은 남자한테만 싸가지가 없는 건가?’

그런데 그렇지도 않았다. 나 때와는 달리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인사를 받던 광견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문주? 소문주가 아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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