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7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1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7화
17화. 이젠 우리도 옷을 입자.
“가가! 그만 들어와 의복을 갖추세요!”
때에 맞춰 남궁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지를 쫙 피고 덜렁대며 당당하게 애들이 기다리는 동공으로 들어갔다.
“헉헉! 가, 가가. 어서 이 옷을........”
절정에 이른 남궁이 땀을 뻘뻘 흘리며 허름한 옷을 내밀었다. 호흡마저 거친 것을 보니 내리 달렸나 보다.
“왜 그렇게 서둘렀어?”
“그, 그냥. 한시라도 빨리 가가께 옷을 전해 주려고.”
먼저 의복을 갖춘 소림이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남궁을 쳐다보며 말했다.
“화매, 그래서 근처의 화전민의 의복을 가져 온 거야? 마을까지 가지 않고.”
‘아! 그랬군! 흐흐흐!’
남궁은 알몸의 소림과 내가 둘 만 있다는 사실이 걱정되어 방울소리 나게 달려온 거다. 동굴을 나선지 한 시진 만에.
질투하는 두 여자 사이에 난 만세삼창을 불렀다. 속으로.
아무튼 무림출도 전에 우리 세 사람은 드디어 옷을 입었다.
원시인을 벗어나 드디어 문명인 된 우리는 오히려 어색해 했다. 왠지 말도 편하게 하지 못할 것 같고. 뭐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그보다 먼저 해결할 일이 있어 두 사람을 불러 놓고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이 나를 도와줘야겠어.”
“말씀만 하세요.”
“어떻게 도와 드리면 되나요?”
두 사람 모두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활활 불태우고 있었다.
“별로 어려운 건 아냐. 검에 검기를 일으켜 내 몸에 칼질 한 번 하면 돼.”
말이 끝나자마자 남궁이 펄쩍 뛰며 말했다.
“가가! 제가 어찌 가가의 옥체에 검을 댈 수 있겠어요. 절대 그럴 수는 없어요.”
쯧쯧!
남자에 눈이 멀면 보이는 게 없다더니 똑똑한 남궁마저 이럴 줄이야.
저주받은 내 매력은 무림에도 통하는 모양이다. 그러니 내가 누구 탓을 할까.
“아! 누가 진짜 담그라고 했어. 그냥 실험할 게 있으니까 살짝 검기만 일으켜 피부만 상처내보라고.”
“그래도 제가 어찌 가가의 몸에.......”
완강한 남궁의 거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소림에게 물었다.
“남궁세가가 검을 주 무기로 사용해 시켰는데 정 못하겠다면 할 수 없지. 그럼 주매가 해볼래?”
“피부만 베면 되는 건가요?”
소림이 흥미진진한 눈으로 물으며 남궁에게 검을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남궁은 검을 건네는 대신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저, 정 그러시다면 제가 할게요.”
남궁은 소림보다 뒤처져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무공 말고 연애 말이다. 연애.
소림과는 설왕설래도 마쳤고 떡 반죽도 했는데 남궁과는 뽀뽀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몸이 달은 거다.
“어휴! 할 거면 처음에 빼질 말던지. 다음부턴 시키면 바로 하는 거야. 알았지, 화매?”
“예, 가가.”
“준비되면 바로 해. 잘못해서 손목 자르지 말고 조심해.”
“걱정마세요, 가가.”
검을 쥐고 자세를 잡는 남궁에게 팔을 내밀며 말했다.
“음. 준비되면 말할게 망설이지 말고 베어.”
“예, 가가.”
남궁도 준비가 된 듯해, 백호기를 내민 팔로 움직였다. 백호기는 즉시 팔로 향했고 곧 은은한 흰색으로 물들었다.
“지금이야, 화매!”
“하압!”
남궁이 기합과 함께 푸른 검기로 감싸인 검을 내리 그었다.
휙!
그그극.
철이 긁히는 소리가 났지만 내 팔뚝은 상처하나 없이 무사했다.
“헛!”
“헉! 호신 강기!”
남궁은 깜짝 놀랐고 소림은 헛바람과 함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휴우!”
내심 조마조마했던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말이다.
제 정신을 차린 남궁이 아직도 은은한 흰빛을 띠고 있는 멀쩡한 팔을 가리키며 물었다.
“가가! 어찌 호신강기를 벌써?”
“쩝! 그랬으면 나도 좋겠지만 이건 호신강기가 아냐. 어쨌든 검기는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정말 다행이야.”
호신강기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백호기는 피부를 보호한 다는 점이었다.
피부 밖의 일정한 공간을 보호하는 호신강기는 파괴되기 전에는 충격을 받지 않는다.
난 백호기가 완충시키지만 피부로 다 받아내야 한다. 결론은 내 호신강기는 불완전 하다는 거다.
무공 욕심이 많은 소림도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가가, 호신강기가 아니라면 도대체 그 기운은 뭐죠?”
“글쎄, 이게 좋기는 정말 좋은 건데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네. 아! 정확한 설명은 아니지만 이건 내 선천진기先天眞氣와 비슷한 거야.”
생각나는 거 아무거나 둘러댔다. 그랬더니 남궁이 다시 큰일이라도 난 듯이 펄쩍 뛰며 말했다.
“선천진기라 하면? 안돼요, 가가! 선천진기를 함부로 사용하면 생명이 위험해요. 다신 사용하지 마세요.”
“비슷한 거지 똑 같은 건 아니라니까. 그리고 이건 오히려 생명을 지켜주지 절대 위험하게 하지는 않아.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어.”
“하지만........”
남궁에게 검을 받아 소림에게 건네며 말했다.
“무공도 아니니까 걱정 말고. 이번엔 반응속도를 봐야 하니까 소림이 해봐. 얼굴만 빼고 아무 곳이나 피부를 벨 정도만 베고 찔러봐.”
이게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 정면에서 날아오는 칼은 무섭지 않으나 뒤에서 찔러오는 칼이 무서운 법이니까.
눈 먼 총알도 막아낸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이 또한 문제가 없겠지만 확인에 확인만이 만수무강을 보장한다.
“정말 괜찮을까요?”
“걱정은 무슨. 어차피 잘못 되도 살갗만 다치잖아. 설마 내 목이라도 벨 생각은 아니겠지?”
“모, 목을 베다니요? 제가 어찌 가가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요.”
소림이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뭐? 설마 그런 거야?
위기경보가 울리진 않았지만 왠지 목이 시큰 거리는 것 같아 진심을 담아 농담처럼 말했다.
“하하! 그래도 목은 하지 마.”
“호호! 물론이에요. 지금 시작할까요?”
소림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질문과 함께 칼을 휘둘렀다.
휙! 휙! 휙!
“어?!”
순식간에 세 번의 칼질이 목 바로 아래인 어깨와 가슴, 허벅지를 훑고 지나갔다.
그극!
그그극!
그극!
예고 없이 펼쳐진 소림의 공격. 남궁의 칼질보다 충격은 더 했지만 백호기는 무난하게 소림의 칼을 받아냈다.
칼 맞은 부위를 확인하려는 순간 다시 소림의 공격이 날아왔다. 이번엔 찌르기였다. 나쁜 년.
깡! 깡! 깡!
견정혈과 곡지혈의 마혈과 마지막으로 단전인 기해혈까지.
“주 언니!”
“으음!”
다행히 점혈 당하지도 단전이 부서지지도 않았지만 공격당한 부분이 시큰 거렸다.
“와아! 가가! 정말 대단한 호신강기에요. 비록 3성의 내공으로 공격했지만 이렇게 멀쩡할 수가!”
‘이게 정말!’ 하며 힐끗 소림을 쳐다봤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순수하게 놀라고 기뻐하는 소림. 그 얼굴에 욕을 해대기는 너무 쪼잔하게 보일 것 같아 내심 화를 삭여야 했다.
아무래도 내가 얘들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게 아닌가 다시 한 번 반성을 해 본다. 무서운 년.
어쨌든 백호기를 호신강기로 운용하는 실험은 대 성공이었다. 절정고수인 둘이 전력을 다한다면, 사정은 조금 다르겠지만 그래도 심각한 부상을 입는 일은 없을 듯했다.
‘허면 앞으로 초절정이나 절대고수만 조심하면 된다는 말.’
무림에서의 무사안일을 어느 정도는 확보했다고 할 수 있었다. 당연히 부귀영화, 독보강호에도 한 걸음 가까워 진 것이고.
‘당장 무공 수련을 위해 산 속에 틀어박히지 않아도 좋다는 말이지. 그렇다면 뒤로 미룰 필요 있나?’
음마의 비밀금고를 바로 접수해도 좋을 듯했다. 뭐든 아끼다 똥 되는 법이니까.
‘먼저 비밀금고를 접수하고 공격 무공을 익히며 세상의 정보를 모아보자.’
과거든 현재든 정보의 중요성은 누누이 강조해도 모자랄 것이다. 정보가 곧 돈인 세상에 살던 나다. 당연히 제일 먼저 할 일은 정보를 모으는 일이었다.
지기知己는 됐으니까 이제 지피知彼를 할 차례였다.
“자!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
이렇게 우리는 일주일 만에 옷을 입고 동굴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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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들었지? 이제 쪽 팔리니까 그만 내려 줘.”
사람들이 통행하는 관도를 만나 차마 업혀 다닐 수는 없어 남궁에게 내려달라고 했다.
소림과 남궁은 다 나았다고 사양하는데도 막무가내로 번갈아 업고 함산을 내려왔다.
겨우 일주일 만에 부러진 다리가 다 났으면 얼마나 났겠냐는 논리였다. 무리해 재발하면 고생한다고 지들이 업겠다고 했다. 나도 업혀 가면 편하고, 기분 좋고 해서 못이기는 척 업혔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서 사지 멀쩡한 놈이 여자에게 업혀 갈 수는 없는 일. 이제 내려야 했다.
“호호! 전 아직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
솔직히 오봉 중에 둘이 번갈아 업고 다니는데 나라고 내리고 싶겠는가?
나도 얘들의 등짝에 딱 달라붙어 향기로운 체취와 말캉한 손의 감촉을 즐기고 싶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끝이 있는 법.
모름지기 상 남자라면 절제의 미도 알아야 했다.
함산에서 남궁세가가 있는 황산과 내 목적지인 합비는 반대방향이다. 이곳에서 해어져야 했다.
동굴을 나서기 전 나는 합비로, 소림과 남궁은 먼저 세가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라비 남궁 혁의 시신을 수습하고 흡정음마에 대한 건도 알려야 했으니까.
원래는 내 다리 부상을 핑계로 소림이 함께 하겠다고 했으나 내가 말렸다. 잠시 헤어져 있어야 아련함이 더한 법이니까.
결국 내가 일단 합비에 가서 자리 잡고 있으면 소림도 세가 사람들과 함산 조사를 마치고 남궁과 함께 찾아오기로 했다.
소림과 남궁은 막상 헤어질 시간이 되자, 동굴 속에서 수치와 치욕은 벌써 잊었는지, 아쉬움에 선뜻 나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자정리會者定離라.
아쉬워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미적거리는 남궁의 등에서 내려 관도 옆에 앉으며 말했다.
“화매, 빨리 헤어져야 빨리 만날 수 있는 거 아냐? 합비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서둘러 일을 보고 오면 돼.”
“알겠어요, 한 가가. 하지만 그 몸으로 합비까지 가기는 어려울 테니 여기서 지나가는 마차를 얻어 타시는 게 어때요? 가가께서 무사히 가는 것을 보고 저희도 세가로 출발하겠어요.”
남궁이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 둘러댄 말이 히치하이킹이었다. 이건 뭐 서울에서 택시 잡는 일도 아닌데 쉽게 잡히겠냐고?
하지만 나쁜 제의는 아니었다. 길도 모르는데 걸어가기는 싫으니까. 그래서 남궁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