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2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2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2화
2화. 무림의 흔한 일상
안휘성의 성도인 합비合肥를 지나 소호巢湖방면으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험준한 산이 있다. 사름들이 함산含山이라고 부르는데 최근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이곳을 지나는 젊은 여인들의 상당수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가뜩이나 거친 산세에 소문까지 겹쳤지만 합비에서 강소성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관도였다.
어쩔 수 없이 무리를 지어 길을 나서지만 젊은 처자들의 희생은 계속되고 있었다. 산세가 험해 관에서도 토벌은 꿈도 꾸지 못해 양민들의 피해가 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세 명의 젊은 남녀가 일행도 없이 함산에 발을 디뎠다.
이들은 무림후기지수인 칠룡오봉七龍五鳳 중의 세 사람인 검룡劍龍 남궁 혁과 그 여동생인 지봉智鳳 남궁 화 그리고 무봉武鳳 소림성녀 주 혜승이었다.
이 세 사람은 마침 근처를 지나다 함산에서 벌어지는 소문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나선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남궁 혁이 소림성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제안한 것이었지만.
험준한 산세를 수색하길 한나절 만에 마침내 남궁 혁이 일말의 단서를 찾아냈다.
남궁 혁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동생 남궁 화에게 말했다.
“화매, 누군가 경공을 펼친 흔적이야. 부러진 나뭇가지의 상태로 보아 얼마 되지 않았어.”
남궁 혁은 남궁세가의 소가주로 소림성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에 대해서는 숙맥인 남궁 혁은 소림성녀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빠의 연정을 알고 있는 남궁 화의 도움으로 소림성녀를 이번에 세가로 초청했고, 여정을 보내는 동안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하는 중이었다.
“오라버니, 조심해요.”
푸른 수실의 장검을 등에 메고 뒤를 따르는 여인이 바로 남궁 혁의 동생인 지봉 남궁 화였다.
남궁 화와 나란히 보조를 맞추며 따라가는 여인은 소림 최고 기재라는 소림성녀 주 혜승이다.
주 혜승은 별호인 무봉武鳳이라 불리며 칠룡오봉 중에 가장 경지가 높다고 알려졌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두 사람을 따르던 소림성녀 주 혜승의 귀에 멀리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응? 이 소리는?’
귀를 쫑긋 세워 청력을 집중한 소림성녀는 누군가 눈앞의 봉우리를 향해 경공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궁 소가주님, 화매, 누군가 빠른 속도로 정상으로 향하고 있어요.]
멈칫!
남궁 혁이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눈으로 소림성녀를 돌아보았다. 그는 아직 아무런 기척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소림성녀의 말에 청력을 집중하자 과연 그에게도 기척이 들렸다.
‘칠룡오봉 중에 제일이라는 세간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새삼스러운 눈으로 소림성녀를 쳐다보던 남궁 혁은 신형을 날리며 전음을 보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조심해 따라 오십시오, 신녀. 화매.
휙휙휙.
세 사람은 산봉우리를 향해 경공을 펼쳐 날아갔다.
기척을 쫓아 달리길 일 각 정도. 세 사람의 앞에 높고 커다란 봉우리를 이룬 거대한 절벽이 가로막았다.
남궁 혁이 두 사람에게 전음을 보냈다.
-이곳에서 흔적이 사라진 것으로 보아 절벽이 수상합니다. 내가 먼저 살펴볼 테니 두 사람은 여기서 기다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 오라버니, 조심하세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남궁 화와는 달리 소림성녀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대답했다.
-남궁 소가주님, 상대의 경공 실력으로 보아 만만치 않아 보이니 주의하시는 게 좋을 듯해요.
-하하! 신녀께서 하시는 말씀인데 명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남궁 혁이 절벽을 쳐다보며 몸을 솟구쳤다.
“창궁비연!”
튀어나온 돌을 걷어차며 십여 장씩 솟구쳐 오르는 남궁 혁을 보며 소림성녀가 탄성을 터뜨리며 말했다.
“화매, 과연 창궁비연신법은 무림일절로 손색이 없구나. 정말 아름다워.”
“호호호! 설마 소림의 금강부동신법에 비할 까요?”
“아니야,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창궁비연이 아름답고 뛰어난 신법임에는 틀림없어.”
“그거야 혁 오라버니나 되니까 그렇지요. 전 아직 십성의 수준이라 오라버니만큼 빠르진 못해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절벽의 끝에 오른 남궁 혁은 수상한 돌문을 발견했다. 정상 바로 아래에 교묘하게 감추어져 있지만 도약을 위해 발을 딛는 순간 위화감을 느꼈던 것이다.
‘응! 안이 비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인위적으로 만든 석문이 틀림없었다. 즉시 절벽 아래의 두 사람에게 전음으로 알렸다.
-신녀, 화매. 이곳에 수상한 석문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안에 무언가 있는 듯한데 확인해 보겠습니다.
-기다려요. 저희도 올라갈 테니 같이 확인해요.
-혁 오라버니, 절대 혼자 들어가시면 안돼요!
-알겠습니다, 조심해 올라오십시오.
서둘러 두 여자도 땅을 박차고 절벽으로 뛰어 올랐다.
챙챙챙!
절벽을 반쯤 올라가는 동안 위에서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하앗!”
“차앗!”
마음이 급해진 남궁 화는 장검을 빼어 들고 더욱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소림성녀도 속도를 높여 그 뒤를 따랐다.
휙휙!
턱. 턱.
남궁 혁이 말한 지점에는 과연 석문이 있었고 지금은 활짝 열려 동굴 안이 보였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남궁 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남궁 소가주!”
“혁 오라버니!”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조짐에 남궁 세가의 위명을 팔아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아보려는 의도였다.
그래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내력을 끌어 올린 두 사람이 남궁 혁을 부르며 동굴로 들어섰다.
“남궁 소가주!”
“혁 오라버니!”
하지만 동굴 안에선 아무런 응답도 기척도 없었다. 동굴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캄캄해졌고, 음습한 특성에 뒷골이 쭈뼛해졌다.
‘누군지 단순한 음적陰賊 따위로 볼 자가 아니야!’
소림성녀마저 기척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은 상대는 그녀 이상의 고수라는 뜻이었다. 치졸한 음적이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고 자책했지만 이미 늦었다.
‘나와 비슷한 수위의 남궁 소가주가 제대로 반항하지도 못하고 당했다면 아무래도 오늘은 길보다는 흉이 많겠어.’
소림성녀는 조심스럽게 동굴내부의 기척을 살피며 남궁 화에게 경고했다.
-화매, 소가주는 이미 당한 듯하니 조심 해. 나도 기척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예상보다 고수야. 절대 단순한 음적은 아닐 거야.
-........예, 주 언니도 조심하세요.
무림에서 지봉이라 불리는 남궁 화였지만 친 오빠의 안위 걱정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조심하라는 소림성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동굴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저벅저벅.
우려와는 달리 잠시 동안은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햇빛이 닿지 않는 부분으로 들어섰을 때였다.
그그긍.
돌연 동굴 입구의 석문이 육중한 소리와 함께 닫히기 시작했다. 소림성녀 주 혜승은 닫히는 석문을 향해 신형을 날리며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화매! 물러 서!”
뒤를 돌아 본 남궁 화는 닫히는 석문 사이로 희끗한 그림자를 보고 놀라 소림성녀를 불렀다.
“주 언니! 조심해요!”
소림성녀도 문을 가로막는 인형을 발견하고 내력을 모은 쌍 장을 전력을 다해 발출했다.
“관천개세關天開世!”
위기를 느낀 소림성녀는 달마삼검의 마지막 초식을 장법으로 바꿔 시전했다.
슈와악!
소림성녀의 손에서 웅혼한 장력이 석문을 가로 막은 인형을 향해 뻗어 나갔다.
하지만 상대는 느긋한 표정으로 석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하며 가볍게 한 손을 내저을 뿐이다. 하지만 그 위력마저 가볍지 않았다.
펑! 퍼벙. 펑!
소림성녀가 발출한 장세와 부딪히자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오히려 그녀를 뒤로 튕겨냈다.
소림성녀는 입으로 피 화살을 내 뿜으며 삼사 장을 날아 남궁 화의 곁에 떨어졌다.
“주 언니!”
괴인을 함께 공격하려던 남궁 화가 깜짝 놀라 떨어지는 소림성녀를 받아들었다.
“크윽!”
주르륵.
소림성녀는 입으로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었다. 단 일장의 교환으로 칠룡오봉의 최고라는 소림성녀가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은 것이다.
“주 언니, 정신 차려요!”
남궁 화는 서둘러 소림성녀의 명문혈에 진기를 주입했다.
저벅저벅.
석문이 닫혀 암흑으로 변한 동굴 안에는 괴 인형이 다가오는 발소리가 남궁 화의 가슴을 무겁게 만들었다.
진기주입을 멈춘 남궁 화가 소림성녀의 앞을 가로막고 소리쳤다.
“누구냐? 누가 감히 대 소림과 남궁세가를 업신여기는 것이냐?”
남궁 화는 아무 부질없는 일이지만 제발 상대가 소림과 남궁세가의 이름에 겁먹고 물러나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괴인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잘 됐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호오! 오늘은 운이 무척이나 좋군. 최상품을 둘이나 얻었으니 말이야. 저 년이 무봉이라면 네 년이 바로 지봉이라는 남궁 화겠군.”
남궁 화는 연령을 알 수 없는 사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천하의 소림성녀를 가벼운 일장으로 물리친 사내였다. 더구나 그 자가 소림과 남궁세가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하아! 그렇다면 오라버니는........’
남궁 혁 역시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고 봐야했다.
그러나 당장은 저 사내를 물리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욱 문제였다. 오라버니의 원수를 갚는 것은 고사하고 소림성녀와 자신의 목숨마저 위험한 상황이니까.
“.......으음.”
힐끗.
슬쩍 뒤를 돌아보니 다행히 쓰러진 소림성녀가 정신을 차린 듯했다.
-주 언니, 괜찮아요?
-화, 화매.......놈은 우리가 합공을 해도 이길 수 없어. 내가 놈을 상대하는 동안 이곳을 빠져 나가 세가에 도움을 청해.
-하지만 언니, 석실이 닫혀 빠져나갈 곳이 없어요. 죽음을 각오하고 합공하는 수밖에 없을 듯해요.
깜깜한 허공에서 두 사람의 의중을 짐작한 듯한 괴인의 말소리가 들렸다.
“흐흐! 귀여운 년들. 네년들 생각대로 될 듯싶으냐?”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 줄기 음습한 기운이 두 사람을 덮쳤다.
피슉! 피슉!
챙!
“큭!”
남궁 화는 운 좋게 막아낼 수 있었으나, 내상을 입은 소림성녀는 마혈을 집혔다. 하지만 곧 이어 날아온 지풍에는 남궁 화 역시 속절없이 마혈을 허락하고 말았다.
“윽! 이 악적! 무슨 짓을 한 거냐!”
“무슨 짓을 하긴? 이제부터 하려는 짓은 보면 알테니 너무 궁금해 하지 마라.”
“네 놈이 우리에게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소림과 남궁세가가 대순가? 무림맹이 나섰어도 60년이나 날 잡지 못했는데 말이야. 자, 고만 떠들고 잠자리를 정리할 때까지 조용히 있거라.”
남궁 화는 괴인의 말에 퍼뜩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60년간 무림맹의 추격을 피하고 있는 희대의 색마인 흡정음마라는 이름이.
“그럼 네, 네 놈은 설마 흡정음마?!”
“어린년이 입이 꽤나 거칠구나. 잠시 후에도 그럴 수 있을지 어디 두고 보자꾸나. 일단은 입 좀 닥치고.”
피슉! 피슉!
괴인의 말과 함께 날아온 지풍은 두 여자의 아혈마저 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