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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미스 6화

무료소설 카르미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8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카르미스 6화

 제3장 전혀 다른 세상 (1)

 

“룰루~ 랄라~”

이른 저녁.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회사 생활이 이렇게 즐겁다니. 후후~!”

오늘 하루는 진짜 내 인생 최고의 하루였다.

어젯밤 있었던 일 때문인지 늦잠을 잔 덕분에 무려 한 시간이나 지각했음에도 아무런 말 없었다. 거기다 나에게 꼬박꼬박 존대를 쓰며 최대한 신경 써주려는 수정의 태도가 내 행복지수를 높여주었다.

신기한 건 내가 상사에게 반말을 하고, 상사가 나한테 존대를 쓰는 우스운 상황이 연출되었음에도 그 누구도 의아하게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이상해서 옆자리 동료에게 물어보았더니, 꽤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말도 마요. 어제 사장님께서 찾아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전무님 종아리를 때리셨다니까요. 그것도 현중 형님 데려오지 않으면 전무 자리도 없을 거라고 어찌나 성화이셨는지…….’

오오! 이게 바로 든든한 빽을 둔 가진 자의 행복 아니겠는가?

사장님이 날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계실 줄은 몰랐기에 괜스레 미안해진 나는 다른 때보다 더 열심히 회사업무를 보았다.

그러자 퇴근시간이 될 때는 업무의 대부분이 끝이 났고, 다 하는 야근마저 빠진 채 먼저 퇴근하자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우하하~! 드디어 내 인생에도 봄날이 오는구나!”

주변 사람들이 미친놈 보듯 쳐다보는 것도 무시한 채 큰 소리로 웃으며 돌아온 나는 곧바로 한쪽에 놓인 캡슐로 향하였다.

“윽! 샤워부터 해야겠군.”

옷에 배인 담배냄새 때문에 이대로 들어간다면 캡슐 안에도 냄새가 진동할 것이다. 잠도 캡슐 안에서 자야 하는데, 냄새까지 나면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접이식 침대를 하나 사든지 해야지. 캡슐 청소한다고 물을 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마이를 벗으며 캡슐을 노려보던 나는 순간 그동안 보지 못했던 버튼을 발견하였다.

“이게 뭐지?”

버튼은 캡슐 옆에 달려 있었는데, 그게 하필 벽 쪽이라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영어잖아? 난 영어에 약한데, 어디 보자…….”

버튼은 단 세 개였다.

 

(Cleaning)

(Dry)

(Set)

 

청소, 건조, 설정.

초등학생도 단번에 알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내용이었다.

“크아악~!”

왜 진작 몰랐을까? 머리를 부여잡고 자책하던 난 그대로 청소버튼을 누른 뒤 욕실로 들어갔다.

툭!

또르르.

욕조에 물을 받아두고 옷을 탈의하던 난 무언가 주머니에서 떨어져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이건…….”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바로 어제 주웠던 붉은 수정이었다.

“그러고 보니, 보석상도 가봐야지? 깜빡했었네.”

이미 이 붉은 수정이 상당한 고가라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조심스레 집어든 난 캡슐 옆에 놓인 선반에 올려놓았다.

“내일 회사 끝나고 들러봐야지.”

회사 근처에도 쥬얼리샵이 있었기에 퇴근하면서 들르기로 결정한 나는 그대로 욕조에 몸을 뉘었다.

하지만 난 욕실 문을 닫아둔 상태라 거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청소모드로 해둔 캡슐이 스스로 세척하며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자, 옆에 붙어 있던 선반도 조금씩 흔들렸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선반 위에 올려두었던 붉은 수정이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툭!

쏘옥~!

떨어진 수정은 캡슐에 부딪치더니, 이내 캡슐의 환기를 위해 뚫려 있는 미세한 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마 분해하지 않는 이상 찾을 방도가 없으리라.

“휴~ 시원하다.”

방금 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던 나는 그대로 머리를 닦으며 거실로 나왔고, 캡슐 청소가 끝날 때까지 TV를 시청하다가 대략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깨끗해진 캡슐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홍채 인식 과정입니다. 3초간 눈을 감지 말아 주십시오.]

 

“흡!”

 

[삑-! 확인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음성 인식 과정입니다. 고객님의 성함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현중.”

 

[삑-! 이현중님 본인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카르미스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판타지 월드에 접속하시겠습니까?]

 

“응.”

 

[판타지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카르미스님.]

 

파아앗~!

접속과정을 마친 나는 곧바로 몸이 어디론가 이동되는 기분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 보자… 어제 전직하자마자 수정이 그 계집 때문에 바로 로그아웃 했으니까…….”

당연히 전사 길드 안에 그대로 있을 거라 생각한 내 예상은 이번에도 가차 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미치겠군.”

솔직한 내 심정이었다.

현재 내 몸은 초보마을로 보이는 곳 외곽에 떡하니 놓여 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보이는 광경은 어젯밤까지 내가 즐기던 판월 세상이 아니었다.

처음 접속했을 때 왔던 곳. 실제보다 더 현실감 넘치는 세계. 바로 그곳이었다. 또한 지금 내가 서 있는 곳도 그때 접속종료 한 장소 그대로였다.

“운영자 호출! 퀘스트 창 오픈! 시스템 창 오픈! 커뮤니티 창 오픈! 제련 창 오픈! 맵 오픈! 히스토리 창…….”

혹시나 했지만, 역시 상태 창, 스킬 창, 인벤토리를 제외한 그 어느 것도 열리지 않았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이 기현상에 정신이 오락가락했지만, (주)프리즈에 전화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었기에 그냥 편할 대로 생각하였다.

“곧 패치 될 새로운 맵이겠지. 그래서 더욱 현실감도 넘치는 거고 말이야.”

본능은 절대 아니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더욱 혼동을 사기 싫었기에 철저하게 무시하며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아, 그러고 보니 전직 후 확인을 안 했잖아?”

능력치도 확인해 봐야 했고, 새로 생긴 스킬도 궁금했다.

“상태 창 오픈!”

 

[카르미스] - 호칭 없음

 

[레벨] 10 [직업] 검사

[명성] 1 [성향] 무

 

[HP] 52/52 [MP] 13/13

 

[ 힘 ] 20 - 이 수치가 높을수록 물리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방어] 9 - 이 수치가 높을수록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체력]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최대 HP와 회복속도가 증가합니다.

[민첩]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원거리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재주]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제련할 수 있는 물품의 종류가 증가합니다.

[감각]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제련의 성공률이 증가합니다.

[지능]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마법공격력이 증가합니다.

[지혜] 5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최대 MP와 회복속도가 증가합니다.

[ 운 ] 1 - 이 수치가 높을수록 크리티컬 확률이 증가합니다.

 

[쾌검] 0 - 이 수치가 높을수록 검의 공격속도가 증가합니다.

[끈기] 0 - 이 수치가 높을수록 지구력이 증가합니다.

 

[Bonus Status] 5 - 레벨 업 시 1포인트씩 주어집니다.

 

역시 전직하면서 새로 스탯이 오르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판월에서는 스탯을 올리기 위해서는 오직 레벨 업으로 얻는 보너스 스탯이 전부였다. 다만, 직업에 따라 1포인트 당 상승하는 능력도 제각각이었기에 무엇보다 신중하게 선택해서 올려야 했다.

“흐음~ 쾌검과 끈기라…….”

검사로 전직하면서 새로 추가된 스탯은 의외로 쓸 만해 보였다. 특히 내 마음에 든 것은 ‘쾌검’이었다.

“역시 어느 게임이든 공격속도가 중요하겠지?”

그렇게 판단한 나는 생각할 것 없이 추가된 포인트 5개를 전부 쾌검에 몰아주었다.

사실, 판월에서 공격속도는 그렇게 환영받는 능력치가 아니었다.

각 스킬마다 정해진 공격속도가 존재했고, 오직 스킬 레벨에 따라 그 속도 또한 빨라졌기에 굳이 관련 스탯을 올려봤자 달라질 것 없었던 것이다.

그럼 왜 공격속도라는 스탯이 존재할까? 스킬을 사용하지 않는 평타. 즉, 일반 공격에만 스탯에 따른 공격속도가 적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스킬 한 방이면 일반 공격 몇 번 하는 것보다 강력하고 빨랐기에, 공격속도 관련 스킬은 거의 시장되다시피 하는 것이 판월의 현실이었다.

그것도 모른 채 스탯 포인트를 분배한 나는 이후 스킬 창을 열어보았다.

 

[액티브 스킬]

연속 베기 Lv.5 - 빠른 속도로 검을 세 번 휘두른다. MP3소모

연속 찌르기 Lv.5 - 빠른 속도로 검을 세 번 찌른다. MP3소모

혼신의 일격 Lv.1 - 강력한 베기로 공격력의 150% 데미지를 준다. MP5소모

급소 찌르기 Lv.1 - 적의 급소를 가격해 20% 확률로 치명타를 가한다. MP5소모

기합 Lv.1 - 힘을 모아 10초간 공격력을 20% 상승시킨다. MP10소모/쿨 타임 1분

돌격 Lv.1 - 강력한 힘으로 적을 향해 돌진한다. MP10소모/쿨 타임 10분

 

[패시브 스킬]

명상 Lv.1 - 앉아 있는 동안 HP/MP의 회복치가 상승한다.

천 장비 Lv.1 - 천 옷 장비가 가능하며, 장비 시 HP/MP 회복속도가 상승한다.

사슬 장비 Lv.1 - 사슬 갑옷 장비가 가능하며, 장비 시 HP회복속도와 방어력이 상승한다.

 

[스킬 포인트] - 1

 

역시 전직하면서 생긴 스킬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지만, 내 마음에 드는 스킬은 존재하지 않았다.

“기합이 좋다고 그랬던가?”

언뜻 듣기로는 검사로 전직할 경우, 새로 생긴 스킬들 중 기합이라는 스킬이 가장 좋다고 들었던 기억이 났다.

스킬레벨을 찍을 때마다 겨우 2%씩 추가되지만, 20까지 마스터할 경우 총 60%의 공격력을 상승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10초간 거의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왜 58%가 아니고 60%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마스터 레벨 때는 평소의 두 배로 능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60%가 되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지속시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MP소모량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그 정도 단점은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다. 또한 1분이라는 쿨 타임도 다른 직업에 비해 꽤 짧은 편이었기에 많은 검사들이 선호하는 스킬이었다.

“그런데 무작위로 추가된 스킬은 뭐지?”

분명 검사로 전직하며 생기는 기본스킬과, 자신의 능력에 맞춰 일정스킬이 랜덤하게 생긴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지금 있는 스킬 중 하나라는 말이다.

“어디 보자~ 검사의 기본스킬이 혼신의 일격과 급소 찌르기, 그리고 기합이니까… 윽! 돌격이란 말이야?”

돌격이라는 스킬이 무작위로 추가된 스킬임을 알게 된 나는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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