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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서생 117화

무료소설 마법서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0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법서생 117화

 

117화

 

 

 

 

 

 

 

콰과광!

 

뭐가 뭔지도 모른 채 달려들던 자들 중 세 명이 거꾸로 튕겨졌다.

 

그들을 향해 발을 내디딘 진용의 신형이 흐릿하니 사라져 갔다. 

 

한순간, 흐릿한 그의 신형이 튕겨져 나간 자들을 덮어버렸다.

 

동시에 푸르스름한 기운에 휩싸인 진용이 춤사위를 펼쳤다.

 

신수백타!

 

건곤천단심법을 십성 끌어올린 신수백타는 단순한 권각술이 아니었다. 

 

신무(神舞)! 천장(天將)이 펼치는 하늘의 춤이다.

 

땅! 부드럽게 휘어 친 손날에 검신과 목이 함께 부러지고, 퍽! 휘돌아 찬 일퇴에 가슴이 함몰되며 날아간다. 미처 허공을 부챗살처럼 메운 잔상이 사라지기도 전이었다.

 

연이어 빙글 허공에서 휘돌며 내려치는 팔꿈치! 세 번째 무사가 본능적으로 양팔을 들어 막는다. 

 

우두둑! 뼈 부러지는 소리.

 

뒤이어 터져 나오는 억눌린 비명.

 

“크어어!”

 

그 충격을 반동 삼아 떠오른 진용이 커다란 손바닥을 쫙 폈다.

 

미처 비명이 끝나기도 전, 푸르스름한 커다란 손바닥이 가슴에 달라붙었다.

 

쾅! 퍽!

 

가슴을 정통으로 가격당한 청의무사가 관운묘의 벽에 틀어박혔다.

 

그사이 진용의 입가에 어려 있던 웃음은 지워져 있었다. 남은 것은 무심한 눈빛뿐.

 

순식간에 세 명의 천은단 무사가 쓰러지자 안승도가 눈을 부릅떴다. 

 

유태청을 견제하기 위해 멈칫한 사이 셋이 당하다니.

 

구천마혼공을 잔뜩 끌어올리고 있던 그는 대갈을 터뜨리며 진용을 향해 쌍장을 휘둘렀다.

 

“이놈!”

 

그의 필생공력이 실린 구천마혼장이었다.

 

줄기줄기 뻗어 나온 강맹한 장력의 회오리가 진용을 짓이길 듯 휘감았다.

 

대기가 뒤틀리고 진용의 옷자락 끝이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그는 구천진살 안승도라는 자네.”

 

유태청이 나직한 목소리로 적의 정체를 말해주었다.

 

구천진살(九天震殺) 안승도. 구천마혼장으로 한때 강호를 풍미한 고수. 지금은 만붕성의 호법인 만붕오로 중 하나. 그것이 진용이 알고 있는 안승도의 모든 것이었다.

 

진용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 정도로는 나를 어쩔 수 없어!’

 

발을 내딛으며 빠르게 주먹을 뻗었다.

 

회오리치는 구천마혼장의 중심을 향해!

 

쾅! 콰광!

 

눈 깜짝할 새에 오장 오권이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두 사람은 달려들 때만큼 빠르게 뒤로 밀려나고, 그 충격파에 관운묘가 뒤늦게 우르릉 흔들렸다.

 

안승도의 눈빛이 경악으로 세차게 흔들렸다. 치욕이라 생각했는지 진한 살기가 굼실거린다.

 

그때 진용이 왼손을 들어 허공을 휘저었다. 

 

순간적으로 비틀린 대기가 휘저어진 왼손으로 말려들었다. 일대를 휘돌던 기운도 말려들고, 허공에 둥근 구슬이 맺혔다.

 

“이놈! 다시 받아봐라!”

 

동시에 안승도가 다시 구천마혼장을 앞세우고 달려들었다. 일장에 때려죽이겠다는 듯 달려드는 그의 두 손에서는 무쇠조차 우그러뜨릴 수 있는 강력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어른거렸다.

 

진용은 무심한 표정으로 안승도를 노려보았다.

 

일 장의 거리. 진용은 왼손을 앞으로 밀어내며, 휘도는 기운의 중심 속으로 오른손을 밀어 넣었다.

 

신왕의 초식 중 두 번째, 공심파(空心破)!

 

단 일격에 구천마혼장의 장세가 균열을 일으키더니 구멍이 뚫리고, 압축된 기운이 구멍 속으로 쏘아졌다.

 

말 그대로 번쩍! 하는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고오오!

 

갑자기 안승도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전력을 다한 구천마혼장의 장세에 휑하니 구멍이 뚫리는가 싶더니, 쏘아져 온 주먹만 한 구슬이 그의 장심에서 터져 나간 것이다.

 

콰웅!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거센 충격!

 

안승도는 충격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뒤로 주르륵 세 걸음을 물러섰다.

 

순간! 진용의 신형이 죽 늘어나는 듯 보였다. 그의 두 손은 이미 푸르스름한 건곤천단심법의 기운이 극성으로 넘실대고 있었다.

 

쾅! 진용의 손바닥이 안승도의 손바닥과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흔들린 구천마혼장은 신수백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크읍!”

 

삼 초을 겨루기도 전에 구천마혼장세가 무너져 버렸다.

 

악 다문 이 사이로 신음을 흘리며 주르륵 물러서는 안승도. 그를 바라보며 창백해진 안색을 더욱 차갑게 굳히는 진용.

 

승세를 잡았을 때 끝낸다!

 

진용은 머뭇거리지 않고 검지를 꼿꼿이 세웠다. 그러고는 눈을 부릅뜬 안승도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파공지의 능력이 집중된 그의 검지는 그 순간 창이 되어 있었다. 시퍼렇게 날선 창날!

 

피할 수 없음을 느낀 안승도는 쌍장을 들어 올렸다. 

 

떨리는 손바닥. 이미 조금 전의 구천마혼장이 아니었다.

 

진용은 구천마혼공이 무너진 안승도의 손바닥을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찔러 버렸다.

 

콰직!

 

시퍼런 창날이 안승도의 손바닥을 꿰뚫고, 손바닥을 뚫고 들어간 건곤의 기운에 손목뼈마저 으스러졌다.

 

“크억!”

 

목구멍을 뚫고 솟구친 처절한 비명!

 

쩍 벌어진 입. 파르르 떨리는 두 눈. 불신의 눈빛!

 

푸들거리는 안승도의 지척으로 진용의 신형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시퍼런 두 손을 앞세우고, 무심한 눈빛으로!

 

물러서지도 못하고, 떨쳐 내지도 못한 안승도는 급급히 몸을 눕혔다. 

 

하지만 시퍼런 손 그림자를 떨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입을 떡 벌리며 뒤로 몸을 눕히는 안승도의 가슴에 진용의 왼손이 닿았다 떨어지는 순간 시퍼런 뇌전이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푸헉!

 

분수처럼 뿜어지는 선혈!

 

퍽!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한 그의 몸이 바닥에 반쯤 파묻혔다.

 

심장이 부서지고, 찢겨지고, 타버린 그의 동공은 이미 거꾸로 뒤집어져 있었다.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내려선 진용은 피를 뿜어내고 있는 안승도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언뜻 그의 얼굴로 희미한 떨림이 스쳐 지나간다.

 

오늘만 해도 벌써 몇 사람을 죽인 거지?

 

이러다 진짜 악마가 되는 것을 아닐까? 젠장!

 

씁쓸한 기분이다. 그래도 하는 수 없다. 또 똑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자신은 망설임없이 손을 쓸 것이다. 아버지를 찾을 때까지는!

 

비록 찰나간이나마 무거운 침묵이 대기를 짓눌렀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천 근 바위가 가슴에 얹힌 것처럼 이를 악 다물었다.

 

구천진살 안승도. 그가 죽었다!

 

결코 허상이 아니다. 흥건한 바닥의 핏물, 코를 찌르는 비릿한 혈향. 모든 것이 조금 전의 일이 실제였음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죽음으로 인한 파장은 적지 않았다. 전세를 바꾸기에 충분할 정도로!

 

“퉤!”

 

진용은 목구멍을 치고 올라온 선혈을 한 입 뱉어내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일단은 자신의 기운을 먼저 다스리는 게 먼저다.

 

숨을 몇 번 들이쉬는 사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기운이 빠르게 채워진다. 건곤흡정진혼결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스스로 움직이며, 흡수되지 못하고 구석구석에 남아 있던 기운들을 강제로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진용은 건곤흡정진혼결이 날뛰지 못하도록 견제하며 상황을 살펴보았다. 

 

구언양의 상대는 언제부턴지 정광과 사도굉으로 바뀌어 있었다.

 

정광의 쇠신발과 사도굉의 곰방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구언양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손을 맞춰본 사람들처럼.

 

게다가 그토록 강맹하던 구언양의 무벽도세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최소한 지지는 않을 것 같군.’

 

한쪽에서는 구언양의 도세에서 벗어난 비류명과 사마조양이 석무심 일행과 함께 청의인들을 상대하고 있다.

 

상대는 일곱. 개중에 엽시명이 보였다.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허공을 향해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는 상관욱. 그를 보는 진용의 입가에 실소가 떠올랐다.

 

참으로 질긴 인연이다. 벌써 네 번째가 아닌가.

 

한편으로는 실피나의 노리갯감이 되어버린 상관욱이 왠지 불쌍하게 느껴졌다.

 

―오호호홋! 인간아, 이것도 받아봐! 윈드 스톰!

 

아무래도 실피나는 금방 끝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하여간 엉뚱한 정령이다.

 

고개를 내저은 진용이 한시름 놓고서 관운묘 안으로 눈을 돌리는데, 갑자기 세르탄이 소리쳤다.

 

‘시르! 또 있다!’

 

거의 동시에 진용도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발원지는 숲 속!

 

그런데 그 느낌이 너무나 약하다. 아니, 은밀하다. 그만큼 강한 자라는 말!

 

몇 명인지조차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조심……!”

 

미처 진용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 숲 속에서 희끄무레한 그림자가 폭사되어 나왔다. 정광을 향해!

 

“뭐, 뭐야?”

 

정광이 대경하며 몸을 틀었다.

 

파악! 시커먼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 곳에서 피가 튀었다.

 

“이런 개나발 같은 놈들을 봤나? 어디서 감히 도사 나으리의 몸에 개 잡는 칼을 들이대는 거야?”

 

어깨와 등에 상처를 입은 정광이 미친 황소처럼 날뛰었다.

 

그런데 앞으로 나서려던 진용의 표정에 의혹이 떠올랐다.

 

기이하다. 무벽도와 청의인들이 뒤로 물러선다.

 

놀란 얼굴. 적을 맞이하는 듯한 자세.

 

‘저들도 모르는 자들인가?’

 

그렇다면 또 다른 적?

 

하지만 진용의 생각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쿠르릉!

 

관운묘의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이놈!”

 

유태청의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순간,

 

쾅!

 

기세의 충돌로 관운묘가 흔들렸다.

 

진용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유태청의 검격에 전신을 흑의로 감싼 복면인이 빠르게 물러서는 것이 보였다.

 

유태청의 얼굴도 심각하게 굳어 있다.

 

충격의 여파에 해쓱하니 질린 운아영과 두충. 특히 두충은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듯이 비틀거린다.

 

그때였다. 큰 충격을 입지 않은 듯 복면인이 다시 유태청을 향해 쇄도했다.

 

“물러서요!”

 

일갈을 내지른 진용의 신형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극한의 빠름으로 인해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진용이 나타난 곳은 흑의복면인의 등 뒤였다.

 

진용이 양손을 떨쳤다. 시퍼런 기운이 양손에서 우르릉거리며 뻗어나갔다. 하지만 진용은 황급히 공격의 방향을 틀어야만 했다.

 

뻥 뚫린 천장에서 전해지는 살기!

 

쐐애애액!

 

대기가 비명을 지르며 갈라지고, 한 자루 칼날이 진용을 반쪽 낼 듯이 떨어져 내렸다.

 

피할 수도 없다. 피하면 공격의 대상이 바뀔 터. 그게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용의 두 손이 허공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며 빠르게 휘저어졌다.

 

시퍼런 손 그림자가 칼날의 벼락을 후려쳤다.

 

콰과과광!

 

날아 내리던 흑의복면인이 다시 날아올랐다. 진용도 그 충격에 바닥으로 내려서서 반보쯤 물러섰다.

 

바닥이 움푹 파이며 두 발이 두 치쯤 파고들었다.

 

“으음…….”

 

입술을 뚫고 흘러나오는 가벼운 신음.

 

진용은 입술을 깨물었다.

 

‘안승도에 못지않다. 도대체 누구지?’

 

삼존맹의 사람은 아니다. 구언양과 청의인들조차 이들을 모르고 있는 눈치다.

 

게다가 한두 명이 아니다.

 

적어도 서넛, 아니면 그 이상?

 

어쨌든 생각은 나중 일이다.

 

유태청이 복면인 하나와 격전을 벌이고 있고, 치솟았던 흑의복면인이 다시 공격해온다.

 

‘하자면 마다하지 않겠다! 그게 누구든!’

 

진용의 두 손이 건곤으로 엇갈렸다.

 

시퍼런 뇌전이 일었다. 신왕의 두 번째 초식, 공심파에 뇌전의 기운이 실렸다.

 

고오오오!

 

비틀린 공간 한가운데로 뇌전이 밀려가는데도 흑의복면인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칼을 내려쳤다.

 

콰우웅!

 

짓눌린 대기가 관운묘를 휩쓸었다.

 

흑의복면인이 삼 장 밖으로 튕겨지고, 진용은 세 걸음을 물러서서 입술을 깨물었다.

 

핏물이 목구멍을 치고 올라오자 억지로 삼켜 버렸다.

 

그때 나뒹군 흑의복면인이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상당한 충격을 받아서 일어나기 힘들 거라 짐작했거늘, 움직임을 보니 그것도 아닌 듯했다. 

 

게다가 광기가 서려 있는 붉은 눈이 섬뜩한 살기로 번들거린다. 

 

그제야 진용은 놈들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고 가슴이 서늘해졌다.

 

이지가 없는 자들. 그래서 더욱 무서운 자들이다.

 

‘골치 아픈 자들이군.’

 

밖에선 비명이 계속해서 들리고 있다.

 

남의 눈치를 보고 자시고 할 시간이 없다.

 

최대한 빨리 상황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것도 최소한의 힘으로.

 

진용은 지팡이를 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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