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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서생 95화

무료소설 마법서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법서생 95화

 

95화

 

 

 

 

 

 

 

두 나한승이 고개를 돌린 사이 요양과 요선이 안으로 뛰어들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두 사람의 진입이 어쩔 수 없다는 태도였다.

 

그러나 유태청과 진용이 달마동 앞으로 다가가자 즉시 앞을 가로막았다.

 

“두 분은 안 됩니다.”

 

그 이유를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머릿속에서 세르탄이 소리치자 진용은 앞으로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르, 봉인된 마령이 풀려났어. 위험해, 들어가지 마!’

 

“안에 계신 분들이 위험합니다!”

 

“그래도 안 되오.”

 

단호한 음성에는 목숨을 초월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상황이 대립각을 이루자 유태청이 나섰다.

 

“왜 그런가?”

 

“달마동 안에 혹시 봉인된 뭔가가 있지 않습니까?”

 

나한승들이 의혹에 찬 표정으로 진용을 노려보았다.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소. 공연한 말로 본 사를 능멸하지 마시오.”

 

하지만 유태청은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예전에 요공에게 들은 말이 하나 있네. 달마동을 가리킨 말은 아니었네만, 마왕의 혼이 잠들어 있는데 언제 깨어날지 몰라 불안하다는 그런 말이었지. 장난으로 한 말은 아니었지 싶은데…….”

 

진용은 달마동의 깊은 곳을 응시했다. 머릿속의 세르탄은 계속 떠들어대고 있었다.

 

‘들어가지 마! 아직 몸도 완전하지 않잖아!’

 

‘떠들지 말고 방법이나 생각해 봐!’

 

‘위험하다니까…….’

 

세르탄이 조용해지자 진용은 내력을 끌어올리며 나직이 말했다.

 

“그게 풀린 것 같습니다. 늦으면 모두 죽습니다.”

 

화르르르!

 

갑자기 주위의 대기를 떨어 울리는 강맹한 기운이 진용의 몸에서 뿜어지자 두 나한승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뜨였다.

 

“소림의 고승 세 분의 주검을 보고 싶습니까? 아니라면 비켜주시지요.”

 

경악으로 크게 뜨인 눈이 거세게 흔들렸다.

 

두 나한승은 이를 악물고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비켜서지 않았다. 그렇다고 죽이고 들어갈 수도 없는 일. 진용이 마지막 패를 꺼냈다.

 

“천자의 명이 내려져도 비키지 않겠단 말인가!”

 

“무슨……?”

 

“본인은 천자의 명을 이행하는 수천호령사, 본인의 말은 곧 천자의 의지요, 본인의 행동은 곧 천자의 행동이다! 소림이 감히 천자의 명에 반하겠다는 말인가!”

 

찢어질 듯 부릅떠진 나한승의 눈이 진용의 손으로 향했다. 눈높이로 쳐든 진용의 커다란 손에는 수천호령금패가 들려 있었다.

 

수천호령사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안다. 천자의 명을 거역함은 곧 반역이다! 그걸 모르지 않는 나한승으로선 방법이 없었다.

 

마침 유태청이 진용의 말을 거들었다.

 

“소림은 고 공자를 막아서서는 안 되네. 소림이 잘못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겠지?”

 

쿠구궁!

 

달마동 안에서 나는 굉음은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언뜻 신음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진용은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막으면 부수고라도 들어갈 기세였다. 더구나 진용의 기세에는 결코 두 나한승이 막아낼 수 없는 거대함이 담겨 있었다.

 

“아미… 타불……. 들어가시오.”

 

끝내 나한승이 한쪽으로 물러섰다.

 

순간 진용의 신형이 사라졌다. 뒤이어 유태청의 신형도 달마동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5장. 마령

 

 

 

 

 

1

 

 

 

 

 

달마동 안으로 이십여 장을 들어가자 야광주가 천장에 박혀 빛을 발하는 제법 넓은 광장이 나왔다. 그곳에서 세 노승이 시커먼 기류에 휩싸인 노승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야광주 빛이 밝지는 않아도 진용에게 그 정도면 대낮과도 같았다.

 

진용은 재빨리 상황을 살펴보았다.

 

요료는 이미 입가에 진한 피를 흘린 채 얼굴이 일그러져 있고, 요양과 요선도 비틀거리며 안간힘으로 노승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한수, 한수에 거대한 힘이 실린 공격은 이미 부상을 당한 세 사람이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진용은 마기가 넘실거리는 노승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빌어먹을! 저 승려가 천불성승인가 본데, 왜 마기에 당한 거지?’

 

그랬다. 소름끼치는 마기에 휩싸인 노승이 바로 천불성승 요공이었던 것이다.

 

 

 

요료는 후회가 막심했다. 하지만 때늦은 후회였다.

 

처음부터 조심했다면 결코 이리되지 않았을 상황이다.

 

사형인 요공이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경한 그는 정신없이 다가갔다. 그 바람에 눈을 뜬 요공의 일장에 노출되어야만 했다. 단 한 수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것이다.

 

요양과 요선도 상대가 요공인 것을 알고 손속을 늦췄다가 기선을 놓치고 말았다.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상대에게 여유를 부린 덕분에 두 사람은 마기의 침습으로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은 모든 것이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요양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거대한 손바닥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금강미타공(金剛彌陀功)을 끌어올린 손이 파르르 떨렸다.

 

이미 두 번 부딪쳐 본 손이었다. 그 두 번에 자신의 내력이 반은 무너졌다. 이제 다시 부딪친다면 삶도 보장할 수 없었다.

 

그래도 하는 수 없었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 사형의 정신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사형! 정신을 차리시오!”

 

콰광!

 

요양과 요공의 묵빛 장력이 정면으로 부딪친 순간, 요양의 신형이 뒤로 튕겨지며 훌훌 날아갔다.

 

상상을 초월한 고통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훌훌 날아가는 중에도 가슴이 타 들어가는 고통에 입을 쩍 벌렸다.

 

그 순간, 요양은 자신의 옆으로 뭔가가 빠르게 스쳐 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뇌전이었다.

 

 

 

진용은 요양이 튕겨지자 기회라 생각했다. 한 번 공격을 펼친 이상 찰나의 틈이 생기리라 생각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요양을 공격한 요공이 뒤에서 달려드는 요선을 향해 몸을 틀었다. 그러다 진용과 유태청이 다가가자 고개를 돌렸다.

 

아주 잠깐의 멈칫거림! 기회였다!

 

진용의 두 손에 모아져 있던 뇌전이 요공을 향해 벼락처럼 튕겨진 것은 그때였다.

 

쩌저저적!

 

시퍼런 뇌전이 대기를 찢어발기며 요공을 향해 짓쳐들었다.

 

요공은 얼떨결에 손을 들어 한 손으로는 요선의 공격을 막고 다른 한 손으로는 진용의 뇌전을 후려쳤다.

 

쩌저적! 콰앙!

 

달마동을 뒤흔드는 굉음!

 

묵기에 휩싸인 요공의 신형이 뒤로 날아갔다.

 

진용도 요공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전력을 다한 풍혼은 삼 장의 거리를 눈 깜짝할 사이에 좁혔다.

 

진용의 커다란 두 손이 허공을 터뜨릴 듯이 움켜쥐었다. 요공이 마주 손을 뻗었다.

 

쾅!

 

주르륵, 진용과 요공이 동시에 일 장을 물러섰다.

 

그제야 요료가 놀라 소리쳤다.

 

“그대가 왜 이곳에……?”

 

지금 그따위 것을 따져야 할 땐가?

 

진용은 요료의 물음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모든 내력을 끌어올리며 요공을 바라보았다. 그때 유태청이 천유를 떨치는 것이 보였다.

 

“요공! 정신을 차리게!”

 

하얀 검강이 요공을 향해 일직선으로 뻗었다. 하지만 유태청의 공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잘 아는 진용은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조심하십시오!”

 

떠덩!

 

유태청의 검강과 요공의 묵빛 강기가 정면으로 부딪쳤다. 유태청의 신형이 뒤로 이 장여 밀려났다. 야광주에 비친 안색도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역시 생각대로다. 유태청은 예전의 십절검존이 아니었다.

 

“물러서십시오!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진용은 이미 자신이 끌어낼 수 있는 모든 힘을 끌어낸 상태였다.

 

완전치 않은 몸으로 끌어낼 수 있는 힘은 구성에 불과했다. 그 정도면 여러 차례의 격전으로 충격을 받은 상대와 비슷한 힘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법이 꼭 그거 하나만은 아니었다.

 

진용은 자신을 마치 평생의 적인 양 노려보는 요공을 향해 다가갔다.

 

“당신이 성승 요공입니까?”

 

달마동의 공기가 파르르 떨리며 진용과 요공 사이의 대기가 일그러졌다. 절대음의 능력!

 

요공을 둘러싸고 있던 묵기가 거세게 요동쳤다.

 

“소림의 제자 요공이 맞습니까?”

 

두 번째 펼쳐진 절대음에 요공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소…… 림……? 나는…….”

 

묵기가 광란을 일으키며 불꽃처럼 솟구쳤다.

 

“당신은! 소림의 제자! 요공이 맞지요!”

 

콰아아아!

 

광란을 일으키며 넘실대던 묵기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괴이한 소리를 내며 꿈틀댔다.

 

“나는…… 요공…….”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당신은 부처를 잊으셨습니까?”

 

진용은 불호에 절대음을 담아 요공을 향해 쏘아 보냈다.

 

순간, 요공이 벌벌 떨더니 머리를 움켜쥐었다.

 

진용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혔다.

 

머릿속에서는 세르탄이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리고 있었다.

 

‘세상에! 절대음을 그런 식으로 쓰다니!’

 

이제 끝을 내야 할 때다.

 

진용은 무명의 무공 중 네 번째 초식을 떠올렸다.

 

다름이 아니었다. 다섯 번째 초식, 그것은 상대의 기를 흐트러뜨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직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그 본질만 이용하면 된다.

 

진용의 오른손이 하늘로 향했다. 왼손은 땅을 향했다.

 

하늘과 땅을 가리킨 손이 한 바퀴 휘저어졌다. 건과 곤이 뒤바뀌었다. 대기가 뒤틀리며 야광주에서 뿌려지던 빛조차 뒤틀렸다.

 

건곤미기(乾坤彌氣)!

 

진용은 그 무공에 건곤미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늘과 땅의 기운을 뒤집어서 흐트러뜨려 나의 기로 만든다.

 

건곤흡정진혼결을 익힌 진용에겐 가장 어울리는 무공이었다.

 

“요! 공!”

 

기합 대신 절대음이 진용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동시에 두 손이 다시 거꾸로 건과 곤을 뒤집었다.

 

“크어어어…….”

 

요공의 두 눈이 뒤집어졌다. 요공이 흔들리자 그를 감싸고 있던 묵기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요공의 몸속으로 숨어들기 위해 발악을 했다.

 

순간 진용의 신형이 앞으로 쏘아졌다.

 

뒤틀린 대기를 한껏 움켜쥐고 있던 양손이 요공의 가슴을 향해 뻗어갔다. 

 

그때였다.

 

“안 돼!”

 

갑자기 요료가 몸을 날리며 진용에게 일장을 휘둘렀다.

 

‘이런!’

 

그대로 요공의 가슴을 치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금강불괴라 하여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건곤천단심법의 강맹한 기운이 서린 진용의 손을 무엇이 견딘단 말인가.

 

더구나 요공은 마기가 흐트러진 상태가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대신 자신의 옆구리를 요료의 대금강수에 내줘야 했다. 그럴 순 없었다.

 

진용은 오른손을 뻗어 요료의 장력을 막고 왼손만으로 요공의 가슴을 때렸다.

 

쾅! 콰광!

 

두 마디 굉음이 일고 세 사람이 동시에 튕겨졌다.

 

훌훌 날아가는 요공, 비칠거리며 연신 뒤로 물러서는 요료.

 

진용은 그 두 사람을 보며 세 걸음을 물러섰다.

 

울컥! 핏물이 목구멍을 타고 입 밖으로 쏟아졌다. 요료의 대금강수를 막기 위해 무리를 한 대가였다.

 

‘젠장! 차라리 똑같이 힘을 나눴어야 하는데.’

 

요공을 처리할 욕심으로 사 할의 힘만을 썼다. 그 바람에 혈맥이 터져 나간 것이다. 진용은 요료를 바라보며 냉랭히 말했다.

 

“성승의 몸은 이미 성승의 것이 아닙니다. 마기를 제압하지 못하면 모두가 죽는다는 것을 모른단 말입니까?”

 

요료도 뒤늦게 자신의 실책을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요공이 죽는 것을 볼 수 없어 엉겁결에 손을 썼지만, 그라고 해서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이미 사형은 사형이 아니다. 차라리 그냥 놔두었던 게 나았을지도…….’

 

하지만 일은 거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시르! 놈이 움직인다!’

 

“조심하게!”

 

세르탄과 유태청이 동시에 소리쳤다.

 

오른쪽 가슴이 부서진 요공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요공의 몸속에 숨은 마기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심장이 부서졌으면 끝날 일이었을지도 모르거늘!

 

“타앗!”

 

유태청이 무리를 하면서까지 검을 날렸다.

 

쩡!

 

검이 울음을 터뜨리며 튕겨졌다. 

 

내력이 제대로 실리지 못한 이기어검은 단순한 비검(飛劍)일 뿐이었다. 그 정도로는 요공을 잡아두지 못했다. 

 

그래도 주춤거리게는 할 수 있었다.

 

그사이 진용은 이를 악물고 뇌전의 능력을 끌어올렸다. 시퍼런 뇌전이 양손에 모였다. 

 

진용은 주춤거리는 요공을 향해 전력을 쏟아냈다.

 

쩌저적!

 

힘이 완벽히 실리지 않은 뇌전이었다. 하지만 요공 역시 심각한 부상을 당한 몸이었다. 

 

게다가 유태청의 일검에 주춤거린 상태. 잠깐 걸음을 멈추게 하기에는 족했다.

 

요공이 주춤거리자 진용은 재빨리 옆구리에서 제나의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제기랄! 이제는 어쩔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봐도 일단은 요공을 제압하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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