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독존기 174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2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174화
설화(雪花) (1)
사사사삭!
밤의 정취를 구경하는 움직임이 아니었다. 무언가에 쫓기면서 다급하게 움직이는 신형이었다. 살얼음판을 미끄러지듯이 빠르게 달려가는 그림자 뒤로 무섭도록 빠르고 살기가 짙은 그림자가 따라붙고 있었다.
허억! 허억!
있는 힘을 다해 뿌리치려고 해도 뿌리칠 수 없었다. 놈들의 집요한 추적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단내를 풀풀 풍기는 야릇한 신음이 들렸다. 신음을 들으니 여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인은 한시가 급했다. 놈들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변장과 더불어서 진법을 사용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놈들의 추적을 따돌리지 못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몇 차례의 위기를 맞았다.
있는 힘을 다해 빙영보(氷影步)를 펼치지 않았다면 가슴 한쪽에 구멍이 났을 것이다. 놈들은 날카로운 검으로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일격필살에 가까웠다. 진법과 검법, 그리고 보법을 최고로 펼치지 않았다면 죽었을 것이다. 놈들은 자신을 사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죽이려고 하는 것을 경험했다.
‘조금만 더 가면 돼!’
저 앞에 보이는 골목길만 지나면 되었다. 그 길만 지나면 금천상가가 보일 것이다. 금천상가는 대륙제일상가였다. 그 안에 들어가면 더 이상의 추적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파팟!
여인이 지나간 자리에 비도가 박혔다. 조금만 늦었으면 등에 박혔을 것이다. 어느새 10장안까지 추적을 한 검은 그림자였다. 복장 자체가 거의 투명에 가까웠다. 낮에는 흰색 옷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이 되었다.
뒤에서 쫓아오는 백영대주는 냉상아의 능력에 여러 번 골치를 썩었다. 검만 익힌 여인이었다면 이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었다. 그런데 진법까지 펼치는 냉상아의 놀라운 임기응변에 쉽게 죽이지 못하고 북경까지 오게 되었다.
백영대주로서는 수치였다. 열 명의 수하들까지 동원하지 않았다면 흔적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명령을 완수하고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냉상아의 집념 대 백영대의 끈질김이었다.
누구하나 쉽게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냉상아와 그녀를 죽이려는 백영대의 대결이었다.
백영대주는 마음이 급해졌다.
북경까지 온 것도 문제인데 냉상아가 금천상가에 다다르고 있었다. 문제가 커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래서 먼저 수하들을 둘로 나누었다. 그리고 먼저 냉상아가 가는 방향을 살피고 앞에 수하들을 매복시켰다.
멈칫!
냉상아는 바로 앞을 가로막고 있는 진득한 살기에 빙영보를 멈추었다. 놈들이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한 번 멈추자 어느새 사방을 포위하는 형태가 되었다.
“하필이면!”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난관이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검을 들었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달려들었다. 뒤를 돌아볼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빙극의신공(寒氷極意神功)의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독문검법인 한월참혼검법(寒月斬魂劍法)의 월음천폭(月陰天爆), 한월빙정탄(寒月氷精彈)을 연속으로 출수했다.
슈슈슈슉! 차차차착!
한빙극의신공의 차가운 기운이 얼음조각을 만들어내고 얼음 조각이 앞을 향해 날아가서 폭발을 일으켰다.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사방으로 펼쳐졌다. 지금까지 신법을 전개하느라고 상당한 심력을 소모한 냉상아로서는 마지막 일격이었다.
사방으로 퍼진 빙탄(氷彈)이었지만 그 위력은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막히고 있었다. 어느새 백영대가 그녀의 빙탄을 막아내고 달려들었다.
냉상아의 뒤를 쫓던 백영대주의 살검(殺劍)이 그녀의 등 뒤를 가차 없이 찔러 들어갔다.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녀는 앞에서 다가오는 검을 쳐내느라고 미처 방어할 틈이 없었다.
쑤욱!
“커억!”
비명성이 울렸다. 살검이 냉상아의 등 뒤를 뚫고 가슴으로 튀어나왔다. 핏물이 검을 따라 흘러내렸다.
“으윽!”
냉상아가 앞으로 쓰러졌다. 간신히 심장을 빗나가서 살기는 했지만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핏물과, 내력의 고갈, 살검의 영향으로 온몸의 기혈이 뒤집혔다. 내공이 흐르는 혈맥이 손상되어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다.
냉상아가 힘겹게 버둥거리며 검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몸이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는 피눈물을 흘렀다.
‘이렇게 죽기는 싫었는데!’
아버지를 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무것도 못 해보고 허무하게 죽는 것은 그녀가 원하는 죽음이 아니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녀의 목을 향해 백영대주의 검이 휘둘러졌다. 그녀의 안타까운 심정과는 별도로 백영대주의 검에는 자비가 없었다.
목을 잘라 숨통을 끊어놓으려는 잔인한 행위였다.
타앙!
검의 면을 후려치는 무언가 있었다.
백영대주는 흔들리는 검을 다시 잡으며 자신을 방해한 존재를 살폈다. 언제 던졌는지 몰라도 비도가 자신의 검을 쳐내버렸다. 백영대주가 누군가의 존재를 찾으려고 할 때, 백영대원들 중에 3명이 바닥을 뒹굴었다. 어느새 그들의 심장에 비도가 박혀 있었다. 귀신과 같은 움직임이었다. 시선을 자신에게 오게 만들고 수하들을 죽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백영대주는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놈들의 수법을 보니 살수들이었다. 보통의 살수들이 아니라 자신들과 맞먹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살수들은 살기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같은 살수들을 보면 직감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냐?”
백영대주가 상대에게 물었다. 하지만 대답을 해주는 것 자체가 멍청한 짓이었다. 살수들이 예의 따지면서 공격하는 것 봤는가! 먼저 죽여놓고 대가를 받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었다.
백영대주는 자신들이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적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이었다. 자신들은 적에게 노출이 되어 있고 적은 모습을 아직 드러내지 않았다.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슈슈슈슉!
파팟!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비도가 백영대원들을 향해 날아갔다. 대원들도 미리 대비를 하고 있어서인지 쉽게 맞아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위력이 엄청났다. 어두운 밤을 이용해서 공격하는 수법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었다.
백영대주는 냉상아를 죽여야 한다는 것도 잊어버렸다. 백영대주의 등에 식은땀이 흐를 때였다.
뚜벅! 뚜벅!
천천히 걸음 소리를 내며 걸어오는 인물이 있었다.
어둠에 가려있다고 하지만 얼굴을 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백영대주가 보기에 상당히 젊은 청년이었다. 청년의 무표정한 입가가 살짝 일그러져 있었다.
백영대주가 눈치를 보내자 대원들 가운데 두 명이 청년을 향해 달려들었다. 적인지 아닌지는 상관없었다. 우선은 죽이고 볼 일이었다.
사악!
뎅강!
달려들던 백영대원 중에 한 명이 반 토막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의 목이 청년의 손아귀에 잡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청년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같은 금제군.”
밤중에 나온 청년은 바로 천악이었다. 천악은 금천상가 외부에서 벌어지는 진득한 살기에 잠이 깼다. 그리고 삼영살 역시 살기에 반응하고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그것까지는 상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을 방해한 놈들과 같은 놈들이라는 것은 문제가 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번번이 만나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되니 놈들의 생각대로 되게 해줄 생각이 없었다. 상황을 보니 여인을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았다. 원하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해주는 것이 놈들의 행위에 대한 답례였다.
어차피 필요 없는 놈들이니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잠시 살펴본 놈들 중에 한 명의 목을 잡고 꺾어버렸다.
뿌드드득!
우선은 여인의 상태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았다. 심장을 비껴갔다고 하지만 출혈과 진기의 손상이 상당히 심했다. 이대로 조금만 지나면 죽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천악은 백영대를 신경 쓰지 않고 여인에게 걸어갔다.
한동안 백영대주는 멍했다.
백영대원 한 명이 가지는 실력은 절정 급이었다. 살수가 절정 급이면 초정절고수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정면으로 나타난 인물의 단 두 수에 죽어나갔다. 직접 보고도 믿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네놈은 누구냐?”
“날 모르나?”
걸어오면서 오히려 반문하는 천악이었다. 자신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던 놈들이 아직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것 같아 보였다.
점점 다가오는 천악의 모습이 눈에 익은 백영대주였다. 교내의 척살 대상 1순위에 올라와 있었던 인물과 비슷했다. 아니 똑같았다. 하지만 최고장로가 천악을 죽였다고 했었다. 그래서 갑자기 다시 나타났다고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폭룡대가 전부 투입된 작전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자신들이 덤빈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 되었다. 백영대주는 냉상아를 포기하고 도주하기로 마음먹었다. 여기 있어봤자 상대가 될 리 없었다. 자신들이 비록 살수로서 강하다고 하지만 폭룡대보다 강하지는 않았다.
‘도망쳐서 알려야 한다!’
천악이 살아 있다는 것을 교에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백영대주가 잘못 생각하는 게 있었다. 천악은 자신을 숨기려고 전혀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들이 풍운장원을 제대로 조사했다면 먼저 아는 것도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독고패 장로가 폭룡대와 사라진 것을 전적으로 믿은 것이 탈이었다.
천악은 놈들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금제로 인해 알아낼 것도 없거니와, 보아하니 똘마니에 불과했다. 저런 놈들을 일일이 상대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었다.
천악이 눈짓을 보내자 삼영살이 움직였다.
“확실하게 처리해라. 참고로 나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놈들은 필요 없다.”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맡기는 일이었다. 기대해 부응하지 못하면 없느니만 못한 존재들에 불과했다. 천악은 그런 자들까지 납득하고 이해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척!
말귀를 알아들은 삼영살이 화살처럼 튕겨져 나갔다. 최대한 빠르고 조용하게 처리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천악은 쓰러져 있는 냉상아의 가슴과 등 뒤의 상처를 힐링(치료)마법으로 피부를 재생시켰다. 야수안을 발동시켜 몸 안을 살펴보니, 혈맥들이 상당히 많이 손상이 되어 있었다. 혈맥을 우선 회복시키고 진기를 미약하게 주입시켰다. 손상된 원기를 보충하면서 몸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이었다.
금세 원래의 몸으로 회복이 되었다. 하지만 냉상아는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살검의 영향으로 충격을 받아 한동안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시간이 필요하겠어.”
하루 정도 두고 보면 깨어날 것이다.
천악은 여인이 깨어나면 물어볼 것이 몇 가지 있었다. 냉상아가 쫓기는 이유가 가장 궁금한 것이기도 했다. 이유가 있다면 놈들의 목적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목적을 파악하고, 분쇄시켜 버리는 것이 천악의 목적이었다.
감히 자신을 방해한다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가는 길에 계속적으로 방해를 받다 보니 짜증이 치밀었고 귀찮았다. 확실하게 끝을 내버리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천악의 방식이었다.
천악이 냉상아를 치료하고, 지켜보는 가운데 백영대와 삼영살의 치열한 대결이 시작되었다. 살수들의 대결은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대결이 아니었다. 가장 빠르고 직선적인 공격과 치명상을 입히는 대결이었다. 검에 독을 묻히는 것을 비겁하다고 여기는 일반 무인들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독을 사용해서 쉽게 죽일 수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독을 선택하는 것이 살수들이었다.
5대 3의 대결이 지속되었다.
과거의 삼영살이었다면 이길 수 있는 대결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의 삼영살은 과거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살왕의 진전을 모두 익혔으며 진을 이용한 살수가 가능해졌다.
카가가강!
검과 검이 부딪치며 서로 교차하는 백영대와 삼영살이었다.
백영대주의 귀밑머리 아래로 땀이 흘러내렸다. 보통이 넘었다. 강호에 존재하는 살수들 중에서 세 명으로 구성된 살수가 삼영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문과는 너무 다른 실력이었다. 이 정도 실력이라면 벽력도 진성완을 혼자서 죽여도 이상하지 않았다.
삼영살은 백영대를 상대하면서 무형살검진(無形殺劍陣)을 형성했다. 살왕의 검법이었던 무형살검을 세 명이 새롭게 만들어서 개척을 해냈다. 또한 추상락과 남궁태희의 도움을 받아 미완적이던 부분을 완벽에 가깝게 시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무형살검진과 더불어서 천악이 준 마법 아이템이 발휘된다면 금세 끝을 내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쉽사리 비장의 무기를 꺼내지는 않는다. 살수는 비밀이 많을수록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커억!
백영대의 대원 중에 한 명이 가슴에 검이 박힌 채 절명해 버렸다. 잠시 방어를 못한 순간에 삼영살 중에 삼살이 암영이연격(暗影二連擊)을 날렸다. 두 개의 검을 날리는 수법으로 한 개를 날리고 난 후 그 뒤를 따라 날리는 고도의 비검술(秘劍術)이었다. 삼영살의 비검은 모두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어둠속에서 날리는 암영비연격을 제대로 막을 수 있는 자는 거의 없었다.
백영대주의 눈이 떨려왔다.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럴 리가 없어! 우리는 살왕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네놈들에게 질 이유가 없단 말이야!”
백영대주는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듣고 있던 삼영살은 어이가 없었다. 감히 비교할 사람이 없어서 살왕과 비교를 한단 말인가! 살왕은 자신들의 스승이자 아버지였다. 삼영살에게서 짙은 살기가 형성이 되었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해도 항상 냉정을 유지했던 살왕이었다. 백영대주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불쾌한 삼영살이었다.
삼영살의 진득한 살기가 검진에 영향을 주었다. 남아 있는 네 명을 향해 거침없이 살수를 휘둘렀다. 무형살검진을 타고 삼영살의 절기가 뻗어나가자 그 위력이 배가가 되었다.
푸우욱!
빈틈이 보이자마자 삼영살의 검이 백영대원 중에 한 명의 머리통을 꿰뚫었다. 눈동자를 찌르고 들어간 검이 뒤통수를 뚫고 나왔다. 수가 줄어들자 가속력이 붙기 시작했다. 상대가 되지 못했다.
기세를 잃어버린 순간 백영대에게 승산은 사라졌었다.
백영대주는 나머지 수하들을 잃더라도 도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백영대원 두 명이 앞으로 나아가자 백영대주가 그 둘을 밀어내며 반동으로 자리를 벗어났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대원들을 희생하며 이 사실을 알릴 수 있다면 거리낄 것이 없었다.
타앗!
앞으로 돌진하게 된 백영대원들은 검을 휘두르며 삼영살을 저지하려고 했다. 그러나 다급하게 돌진한 백영대원의 검을 맞아줄 삼영살이 아니었다. 어느새 검을 피하고 나서 상대의 목과 옆구리를 관통시켜 버렸다.
푸욱! 커억!
삼살과 이살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한 사이에 일살이 어느새 백영대주를 쫓고 있었다. 일살은 백영대주의 뻔한 행동을 미리 예측했다. 처음부터 도주를 목적으로 하던 녀석이었다. 수하들을 희생시키는 것쯤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녀석이었다.
일살이 빠르게 쫓아 백영대주의 앞을 가로막았다.
백영대주는 혼자 막는 일살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혼자라면 상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영살검(白影殺劍)의 마지막 오의인 백영환살(白影幻殺)이었다. 수십 개의 흰 그림자가 형성이 되는 환살검의 극치였다. 바로 앞에서 멍청하게 막고 있는 녀석의 목을 베어버릴 수 있는 위치였다.
“죽어랏!”
사사사삭! 사아아악!
일살의 검에서도 한 가지의 빛이 뻗어나갔다. 공간이 서로 교차하고 반대쪽으로 나타난 일살과 백영대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