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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173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8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173화

하북팽가 (2)

 

 

팽소환은 어리지만 상당히 영악했다. 먼저 이름을 말하고 상대의 이름을 말하게 한 이유는 아이들의 신분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름을 듣자 별 볼일 없는 이름들이었다. 그러자 상대하기 편하게 되었다.

 

신일은 팽소환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기분이 나빠졌다. 분명히 좋은 의도로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먼저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천악을 만난 이후로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

 

“너희들 무공을 아냐? 모른다면 우리가 한 수 지도해 줄게.”

 

무공을 가르쳐 준다는 말을 그대로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신일은 그 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무공을 가르쳐 준다고 하면서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했다. 신일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그것을 충호와 전칠도 보았다.

 

‘먼저 건드렸겠다!’

 

상대방이 건드리지 않는다면 상관하지 않겠지만 일단 적의가 느껴지면 가차 없었다. 작은 천악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무사히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형석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알고 즉시 멈추려고 말을 했다.

 

“팽 공자, 이 아이들은 금천상가의 손님입니다. 그러니 이쯤에서 그만두십시오!”

 

찌릿!

 

형석의 말에 팽소환이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우리가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러는 것이냐? 너는 빠져 있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다.”

 

팽소환의 말에 형석이 찔끔하며 뒤로 물러났다. 상황이 이쯤 되자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방법은 주 총관에게 가서 말을 하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형석이 움직이려고 하자 팽가의 아이들이 막아서는 것이 아닌가!

 

‘제기랄!’

 

아이들이지만 눈치가 귀신이었다.

 

신일, 전칠, 충호는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아무리 무가의 자손이지만 어른에게 반말을 하는 것 자체가 못마땅했다.

 

“자, 어디 주먹을 내게 뻗어봐! 틀린 점을 내가 지적해 줄 테니 말이야!”

 

팽소환이 자신만만하게 신일을 지목하며 지도해 준다는 말을 했다. 신일은 가소로운 팽소환의 말에 기꺼이 응했다. 이유는 바로 천악의 가르침 때문이다.

 

 

 

-상대가 선수를 양보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한 방에 끝을 내 버려라. 방심한다 하여 절대 봐주지 마라.

 

 

 

신일은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서 팽소환을 마주 보았다.

 

“다쳐도 난 모른다.”

 

신일의 지나가는 말이지만 팽소환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천악과 비슷한 성향이었다. 짧은 말이지만 묘하게 신경을 긁는다.

 

“맘대로 덤벼!”

 

나이 또래에서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는 팽소환이었다. 팽가의 또래에게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신일이 다친다는 말을 하자 가소롭기까지 했다.

 

“그럼, 간다.”

 

슈욱!

 

퍼벅!

 

별이 번쩍했다.

 

무언가 나갔다가 다시 회수되었다. 고개가 심하게 뒤로 젖혀지고 시퍼런 멍이 순식간에 왼쪽 눈 주위를 차지했다. 팽소환은 섬광이 번쩍하는 것을 느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다.

 

“아아악!”

 

팽소환은 어리둥절했다. 왜 자신이 맞았는지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다. 자신의 앞에서 느긋하게 보고 있는 신일만이 그 이유를 알고 있을 뿐이었다.

 

“뭐야? 네가 감히!”

 

신일이 때렸다는 것을 알자 바로 달려드는 팽소환이었다. 벌써부터 감히 라는 말을 쓰다니 앞으로의 싹수가 훤히 보이는 팽소환이었다. 신일은 팽소환의 정신 상태가 썩었다는 것을 알고 손을 더 독하게 쓰기로 마음먹었다.

 

퍼퍼퍽! 퍼퍼퍽! 퍼퍼퍽!

 

그동안 배운 권법을 사용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신일의 주먹은 피하는 곳마다 팽소환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아이들이 보기에 무지막지하게 빨라 보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나머지 팽가의 아이들까지 덤비려고 했다. 그 즉시 충호와 전칠이 가로막으며 역시나 개 패듯이 패고 있었다.

 

애초에 상대가 될 리 없었다. 신일과 충호, 전칠의 실력이 이미 일류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팽가의 아이들이 곤죽이 되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인정사정이 없었다.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비명성을 질러봤자 여유를 남겨두지 않고 밟고 있는 신일, 충호, 전칠이었다.

 

형석은 얼이 빠져 있었다.

 

아이들이 설마 이처럼 강할 줄 몰랐던 것이다. 또한 팽가의 자식들을 팼으니 그 뒷감당이 되지 않았다.

 

“이 일을 어떡하지?”

 

형석이 당황하는 반면에 신일을 비롯한 아이들은 침착했다. 어떠한 상황이 있더라도 냉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천악의 가르침 때문이었다.

 

 

 

-상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냉정해야 한다. 쉽게 흥분하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금천상가 내부에서 일을 마치고 나온 외부총관 척신명은 아이들이 모두 곤죽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조금 전까지 쌩쌩하게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바닥에 엎어져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 앞으로 또 다른 아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저 아이들이 팽가의 자손들을 이겼을 리 없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상태를 보는 것이었다.

 

척신명이 즉시 아이들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음, 다행이군!’

 

외적으로 보이는 것은 심할지 몰라도 내상을 당하거나 골격이 상하지는 않았다. 며칠 동안 몸 관리를 잘하면 금세 완치될 정도였다.

 

신일, 충호, 전칠도 상대가 아이들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적당히 했다.

 

아이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나자 척신명이 신일, 충호, 전칠을 매섭게 보았다. 그리고 그 앞에서 뻘쭘하게 서 있는 형석까지 노려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하북팽가의 인물을 건드렸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문제였다. 이 일을 그냥 넘어가면 다른 이들이 하북팽가를 우습게볼 수 있었다.

 

바닥에서 몸을 떨던 팽소환이 소리를 질렀다.

 

“이…놈들이 날… 때렸어!”

 

척신명은 팽소환이 힘겹게 한 말에 어이가 없었다. 같은 또래의 일반 아이들에게 맞은 것이다. 그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될 리 없었다. 무공도 없는 아이들에게 무공을 익힌 아이가 맞았다는 게 이해가 되겠는가! 하지만 팽소환이 거짓을 말할 이유가 없기에 척신명이 신일을 비롯한 아이들을 추궁했다.

 

“정말이냐?”

 

“그렇습니다.”

 

“하북팽가의 아이들이다. 그것을 알고 그랬다는 말이냐? 아무리 너희들이 아이라고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척신명이 기운을 뿜어내며 말을 했다. 어른이 압도적인 말을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쫄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신일, 충호, 전칠은 전혀 아니었다. 그 정도에 기세가 죽을 리 없었다. 이미 일루전 마법을 통해 세상의 비정함을 겪고 극복한 아이들이었다. 이 정도 기세에 주눅이 든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허!’

 

척신명이 비록 외부 총관일을 하고 있지만 엄연히 무인이었다. 1갑자에 달하는 내공을 가지고 있는 일류고수였다. 일류고수가 뿜어내는 기세를 보통 아이들이 견딜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버틴다는 것을 알자 척신명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무공을 익힌 아이들이었다.

 

“무공을 익혔구나!”

 

“그렇습니다.”

 

“팽가를 건드렸으니 그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저희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먼저 대결을 한 것은 저 아이들이었으니까요.”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신일이었다. 잘잘못을 따지더라도 객관적으로 평가하라는 말이었다. 신일의 침착한 말에 척신명의 표정이 굳었다. 말로써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유가 어찌 되었던 팽가의 아이들이 다친 것은 사실이었다. 그 사실이 있기에 물러설 수 없었다.

 

아이들을 잡아가기 위해 척신명이 움직이려고 했다.

 

[그만!]

 

‘헛!’

 

엄청난 살기였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진득한 살기에 움직일 수 없게 된 척신명이었다. 이런 살기는 사람을 많이 죽여본 자에게서만 느껴지는 기운이었다.

 

‘살수다!’

 

언제 자신의 등 뒤를 잡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어느새 척신명의 뒤로 나타난 삼영살의 삼살이었다.

 

“나는 하북팽가의 외부총관이다. 나를 건드리고 네가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딴 말은 필요 없고 애들 싸움에 어른이 끼는 것은 좀 그렇지 않아? 여기서 그냥 물러나면 없던 일로 해주마.”

 

삼살은 느긋했다. 하북팽가 따위는 우습지도 않았다. 삼영살의 뒤에 버티고 있는 존재를 안다면 하북팽가에서 이런 짓을 할 생각도 없을 것이다.

 

척신명은 뒤를 돌아봤다.

 

살수라는 것을 알지만 찌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말이 안 될 건 뭐야.”

 

“팽가를 건드린 자치고 무사한 자가 없었다. 두렵지 않다면 네 정체를 밝혀라!”

 

“미친놈, 그래, 좋다. 삼영살의 삼살이다. 어쩔래, 덤빌래?”

 

삼영살이라는 말에 척신명의 안색이 시퍼렇게 변했다. 삼영살은 강호삼대살객에 속하는 살수들이었다. 하남성의 십대고수 중에 한 명인 벽혈도 진성완을 죽인 특급살수였다. 자신이 상대해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하북팽가의 입장에서는 달랐다. 삼영살이 비록 뛰어난 살수지만 하북팽가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무슨 배짱으로 덤비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삼영살이라고 해도 팽가를 건드리면 무사할 수 없다. 그것을 알고 이러는 것이냐!”

 

“도대체 애들 싸움에 왜 이렇게 핏대를 올리는 거야? 이 아이들은 금천상가의 귀빈으로 온 사람이야. 먼저 덤비고서 당했다고 일을 크게 벌이면 과연 누가 더 이득일까!”

 

‘음!’

 

척신명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금천상가는 하북팽가의 자금줄이었다. 더군다나 중원제일상가에 근접한 대상가였다. 관부의 비호를 받고 있는 금천상가를 적으로 두면 하북팽가라고 해도 골치 꽤나 썩을 것이다.

 

그러나 이 아이들 중에 팽소환은 가주의 아들이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손을 쓸 수 없으니 팽가로 돌아가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을 내린 척신명이었다.

 

“오늘 일은 후회하게 될 것이다.”

 

삼영살은 척신명이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가는 것을 보자 신일, 충호, 전칠을 데리고 천악에게로 갔다.

 

삼영살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했다. 잘난 척하는 놈들은 한 번 밟아주는 게 좋아.”

 

살수들이 대접을 받을 리 없다. 명문세가라고 거들먹거리는 것들이 보기 좋을 리 없었다. 아이들이 싸우는 것을 보면서 삼살은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천악은 삼살에게 아이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들었다. 천악은 별달리 신경쓰지 않았다. 아이들 싸움에 어른이 끼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맞을 짓을 한 아이들이었다. 버릇없는 아이들에게 훈계를 한 모양인데, 그 정도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흔한 일이라고 판단한 천악이었다.

 

반면에 형석에게 상황을 들은 주 총관은 골이 띵했다. 하필이면 건드린 아이들이 팽가의 자식들이었다.

 

“이게 어떻게 평범한 일입니까?”

 

천악에게 말을 한 주 총관이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신통치 않았다.

 

“애들 싸움입니다.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별일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어이없는 주 총관이었다.

 

주 총관이 금은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뭐라고 말 좀 해달라는 표현을 했는데 역시나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주 총관은 너무 예민해요.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가요!”

 

“아가씨, 어떻게 그런 무책임한 말을!”

 

금천상가의 입장에서도 하북팽가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하북팽가를 건드리면 이 지방의 문파들과 척을 지게 된다. 그게 금천상가에 이득이 될 리 없었다. 그런데도 무사태평한 금은혜의 말에 한숨이 나오는 주 총관이었다.

 

주 총관은 즉시 하북팽가에서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고민하고 대처 방안을 찾아야 했다. 고작 반나절만에 대형사고를 치고도 태연한 천악이 미울 뿐이었다.

 

소식을 들은 여인들 중 남궁태희와 제갈지는 하북팽가가 걱정이 되었다. 같은 오대세가였다. 만약 그들이 오면 어느 정도는 자신들이 막아내 줄 생각이었다. 천악이 나서면 오대세가 중에 하나인 하북팽가가 사라질지 몰랐다. 오대세가 간에도 알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결과는 원하지 않았다.

 

 

 

하북팽가로 돌아간 척신명이 가주에게 이 사실을 설명했다.

 

이대로 그냥 물러날 수 없다는 식으로 말을 했지만 가주인 벽력신도 팽후성은 별말 하지 않았다. 그저 웃음을 지었다.

 

“호오! 대단한데.”

 

오히려 자신의 아들을 이긴 아이들이 누군지 궁금해했다. 팽후성은 그저 아이들끼리의 다툼으로 치부했다. 아이들이 겉으로 외상을 입기는 했지만 손속에 사정을 봐주었다. 그 정도로 해주었는데 깊게 걸고 넘어가면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금천상가의 손님으로 온 아이들이었다.

 

한동안 자신의 아들이지만 건방지게 행동하고 다니는 것이 못마땅하기도 했다. 이쯤에서 혼이 났으니 자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버지, 그냥 넘어가다니요! 안 됩니다.”

 

팽소환의 형이자 정도십룡 중에 한 명인 천중도룡 팽소명이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막내 동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팽소명이었다. 동생이 다치자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이기도 했다.

 

“어허, 애들 싸움이었다. 그리고 많이 다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러느냐. 대범함을 보여라! 평소에는 침착한 녀석이 왜 막내 일에는 그토록 신경질적이냐!”

 

“그래도 소환이가 다쳤습니다. 제가 찾아가 보겠습니다!”

 

“그냥 모른 척하여라. 그럼 금천상가에서 우리에게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금천상가 내부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그들도 생각이 있는데 그러한 소식을 외부로 알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일을 가만히 내버려두면 금천상가에 빚을 지어주는 일이기도 했다. 금천상가와는 자주 거래를 하는 곳이었고 세가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었다.

 

“그리고 세가에 있는 오대세가의 후기지수들을 어떻게 할 거냐? 그들이 봐서 좋을 것이 없지 않느냐! 자중하여라.”

 

“알…겠습니다, 아버님.”

 

하북팽가에 오대세가의 후기지수들이 모여 있는 상태였다. 그들에게 하북팽가의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주어봤자 좋은 것은 없었다.

 

팽후성의 말에 팽소명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세가의 공식적인 표명을 하지 못하더라도 혼자서라도 찾아가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팽후성의 현명한 판단에 하북팽가가 살았다는 것은 그들도 몰랐을 것이다. 괜히 천악을 건드리면 나중에 곤혹을 치르는 것은 하북팽가일 것이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팽소명이 가주의 방에서 나오자 그 뒤로 둘째인 팽소기와 팽소천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둘도 팽소환이 당한 것을 알고 바로 달려온 것이다.

 

“형, 아버님이 바로 금천상가로 쳐들어가시겠대?”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라고 하셨다.”

 

“뭐라고? 우리가 상가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잖아!”

 

팽소기는 금천상가의 눈치를 보느라고 넘어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팽소명은 동생이 오해하는 것을 풀어주기 위해서 아버지의 뜻을 알려주었다. 괜히 분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었다.

 

팽소명은 한동안 못 본 팽소천을 보자 반겼다. 남궁세가에 같다 오고 나서 두문불출한 팽소천이었다.

 

“실력이 늘었구나!”

 

“아직 부족한데.”

 

“녀석! 그만하면 됐다.”

 

 

 

주 총관이 안절부절못하는 상태였는데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팽후성이 한 번은 참고 기다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로써 하북팽가에 한 번 정도의 빚을 지게 되었다. 상인의 입장에서 빚은 바로 처분해 버려야 하는 귀찮은 것 중에 하나였다.

 

“역시 팽 가주군.”

 

참고 대범하게 넘길 줄 안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한 세가의 가주면 상황을 판단하고 세가에 이익 되는 일은 가장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주 총관은 팽가에 빚진 일을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상가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생각했다.

 

주 총관이 이번 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천악 일행은 금천상가에서 무위도식하고 있었다. 하북팽가와의 위험한 일은 애초에 신경도 쓰고 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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