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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127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6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127화

천마 VS 천악 (2)

 

 

슈슈슉! 슈슈슉! 카카캉! 카카캉! 파아앙!

 

너무 빨라서 눈으로 쫓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천악은 천마의 기운을 파악하며, 다가서는 모든 공격을 주먹으로 튕겨버렸다. 무형검강을 주먹으로 튕겨내자 천마는 기겁했다.

 

무형검강이 주먹과 부딪치고 나자 충격을 받은 것은 오히려 천마였다.

 

‘이럴 수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천마의 놀람은 당연했다. 검의 절대경지에 이른 무형검강이 막히는 것은 둘째치고, 오히려 밀리다니 직접 당해보지 않았다면 거짓으로 치부했을 법한 상황이었다.

 

‘나의 공간 속에서도 자유롭단 말인가!’

 

마를 제압하였기에 더 이상의 주화입마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은 받았다. 천악의 놀라운 능력은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른다.

 

이런 놈이 여태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천악은 잠시 동안 방어만을 했다. 하지만 다시 천악이 움직였다. 천마가 장악했다던 공간 속에서 천악이 자유롭게 앞으로 내딛었다.

 

말아쥐고 있던 주먹이 야수의 발톱으로 변했다. 그리고 공간을 갈랐다.

 

슈웅!

 

푸아앙!

 

“크윽! 나의 공간을 가른단 말인가!”

 

장악한 줄 알았던 공간이었다. 그런데 사실은 아니었다. 천악은 여전히 자유로웠고, 그 힘도 여전했다.

 

그러나 천마는 물러서지 않았다. 마도지존으로서의 자존심이었다. 이대로 물러난다는 것은 치욕이었다.

 

천마의 검에서 절대검법이 펼쳐졌다.

 

마도삼대절학 중에 하나인 천마검법의 초식이었다. 천마의 검에서 형성된 강기가 수백 개로 분사되었다. 하나하나가 유성의 빠름과 같았다. 공간 자체를 피할 수 없도록 한 것이지만 상대가 나빴다.

 

천악에게 분산된 힘은 통용되지 않았다.

 

천마유성환(天魔流星幻)의 능력은 현혹이었지만 지금 펼쳐진 천마의 검에서는 현혹이 없었다. 모든 것이 다 진의(眞意)를 담고 있었다. 검의 뜻이 자신의 뜻이 되고, 자신의 뜻이 검이 되는 물아일체의 극의(極意)가 펼쳐진 것이다. 바로 심검(心劍)이었다. 뜻하는 대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검의 절대상승경지가 뿜어져 나갔다. 더군다나 천마의 마음이 담긴 검이었다.

 

천마유성환에 이어 천마파천황(天魔破天荒)이 펼쳐졌다. 연속적으로 이어진 초식이었다. 하늘마저 부서뜨리고 말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었다.

 

꽈과과광!

 

충격의 여파는 굉장했다.

 

천악이 자리한 곳을 초토화시키고, 기괴한 변형을 일으켰다. 사람과 사람의 대결이 아닌 것 같았다.

 

마치 천신(天神)과 마신(魔神)이 뒤엉켜서 누가 더 강한지를 가려내는 듯했다.

 

흐읍!

 

천마가 호흡을 쉰 후 검을 바로잡았다. 이대로 끝이 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천마의 생각대로 먼지가 가라앉은 후, 천악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악의 모습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괴물이군.”

 

천마의 입에서 감탄 섞인 말이 흘러나왔다.

 

마도삼대절학의 마지막 오의가 담긴 절초에 정면으로 부딪치고서도 꿈쩍도 하지 않는 자를 어찌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가! 천마조차 이런 말도 안 되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월영, 전영과의 대결은 어찌되었던 상대해 볼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천악은 그때보다 자신이 더 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하기 버겁다고 느껴졌다.

 

“자네 스승이 누군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도대체 누구길래 이런 자를 키웠는지가 궁금했다. 자신이 키운 제자들조차 이런 놈은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이런 괴물을 탄생시킬 수 있는지 따져보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혁자, 리자, 광자를 쓰십니다. 강호에서는 무상검제라고 불리셨습니다.”

 

“무상검제, 정말인가?”

 

“사실입니다.”

 

무상검제라면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상검제는 검을 쓰는 인물이었다. 더군다나 가르친 자보다 더 강한 제자라니, 그것도 오천존의 위인보다 더 강한 인물이라는 것에 어이가 없어졌다.

 

“청출어람(靑出於藍)도 정도가 있다는 생각 안 드나?”

 

“사부가 뛰어나셨지요.”

 

천마는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말로 전했지만, 천악의 대꾸는 그런 천마의 말을 여지없이 무너뜨려 버렸다. 사부가 뛰어나서 이렇게 됐다는데, 어떤 말을 하겠는가! 괜히 물어본 자신만 바보가 된 격이었다.

 

“그건 그거고, 마무리는 지어야겠지요.”

 

“그렇지! 그리고 자네 같은 제자를 둔 검제가 부럽군.”

 

“감사합니다.”

 

천악은 인사를 하고 바로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천마도 움직여 어우러졌다. 서로의 움직임이 너무 빨랐다.

 

한 곳에서 폭음이 들리고, 숨을 한 번 쉴 때 10장이나 떨어진 곳에서 다시 폭음이 들렸다. 그렇게 천지 사방을 모두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슈슈슉! 카캉! 파파파팡!

 

야수의 인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그 힘은 천마조차 버티기 힘들 정도로 강렬했다. 더군다나 아직 체력적으로 천마는 정상이 아니었다.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체력이 강할 리는 없었다. 근력은 계속 수련하지 않으면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천마는 점점 더 밀렸다.

 

더군다나 천악의 강인함은 지칠 줄 모르고 강해지고 있었다. 그 힘의 끝이 어디인지 측정조차 할 수 없었다.

 

허억! 허억!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천마는 오히려 기뻤다. 모든 힘을 다 쏟아 부을 수 있는 상대는 그의 생애에 처음이었다. 새로운 경지에 들어서 힘을 확인해 보고 싶었던 천마로서는 가슴이 두근거리기에 충분했다.

 

두근거림.

 

미지의 영역을 향해 끊임없이 뻗어나려고 하는 천마의 심정에 따라 두근거림은 더욱더 빨랐다.

 

천마의 기대감이 극에 이를 때까지도 천악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천악의 손이 사선과 사선으로 교차했다. 정확하게 엑스자를 형성시킨 야수의 인이 가공할 위력을 뿜어내며, 앞으로 뻗어나갔다.

 

천마는 식은땀을 흘리며 가까스로 야수의 인을 피할 수 있었다. 피하고 나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의 순간에 다시 한 번 날아오는 야수의 인이었다. 연속적으로 수도 없이 날리고 있었다.

 

슈슈슝! 슈슈슝! 슈슈슝!

 

그 위력은 너무 강했다. 아니 너무 날카롭다는 것이 정답이었다. 야수의 인이 뻗어나간 자리에는 어떤 것도 멀쩡할 수 없었다.

 

일백여 장에 달하는 곳이 완전히 잘려나갔다. 나무건, 돌이건, 흙이건 모두 상관없었다. 그 위력은 줄지도 않고 다 잘라내었다.

 

명검은 그 자체만으로 예기를 뻗어내어, 예기만으로 물체를 자른다고 하지 않는가! 천악이 출수한 야수의 인은 그와 같았다.

 

천마는 천악이 출수한 수강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간파하고,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았다. 그와 더불어서 두근거림이 공포로 변하는 것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보게!”

 

말을 하기도 전에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날아오는 야수의 인이었다. 피할 곳을 모두 차단했기에 부딪치는 수밖에 없었다. 천마는 어쩔 수 없이, 천마검에 모든 힘을 집중했다.

 

카앙! 치치치치칙!

 

땅에 발이 끌린 채, 뒤로 밀려나간 천마는 검을 잡고 있는 손이 얼얼했다. 탈마신의 극강육체를 가진 몸이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다.

 

부들! 부들!

 

손을 다시 올려서 검을 출수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태였다. 천마는 이런 얼토당토않은 상황을 맞이할 줄은 정말 몰랐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천마가 천악을 보았다.

 

무표정한 듯 하지만 기분 좋은 듯 마구잡이로 수강을 날리고 있었다. 무자비할 정도로 가공할 수법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숨 하나 헐떡이지 않고 있었다. 애초부터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불…사공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전설로 알려진 공령지체라고 해도 끊임없이 공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공령지체로서 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발현하여 뿜어낼 수 있는 육체 또한 그에 비견되게 강력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룩할 수 없는 경지였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극강의 육체와 공령지체에 맞먹는 능력을 가진 괴물이 있었다.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멈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 천마였다. 하지만 그의 바람을 무시하듯 천악은 여전히 야수의 인을 뿜어내었다. 훨씬 더 강력하고, 빨랐다. 그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경험한 천마가 급히 몸을 움직여 피해야 했다.

 

“저…럴 수가!”

 

야수의 인이 뻗어나간 자리에 존재하던 봉우리가 사선으로 잘려서 무너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잘려진 부분이 너무 매끄러운 나머지 그대로 산사태가 일어났다. 말도 안 되는 광경의 연속이었다. 산봉우리를 잘라내다니, 그게 무나 두부같은 것인가! 아니었다.

 

마도지존이자 만마의 주인으로서 위엄을 내비추었던 천마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그의 생애 이토록 경망스럽게 입을 벌린 적이 없을 정도였다.

 

“도대체 네놈의 정체가 뭐냐?”

 

“군천악입니다.”

 

들려오는 대답은 음성의 고저가 없었다.

 

“그럼, 끝까지 해봐야겠지요.”

 

“잠…깐.”

 

허억!

 

깜짝 놀라는 사이에 천악이 접근했다. 너무 빨라서 그 동작을 잡을 수조차 없었다. 전에 보여준 움직임보다 더 빨랐다.

 

천악은 한 번 했으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었다.

 

천마의 몸에서 가죽공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퍼퍼퍼퍼퍼퍼퍼퍼퍽!

 

크으으윽!

 

천마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졌…다!”

 

비명을 지르며 마지막 의식이 사라지기 전에 졌다고 말을 하는 천마였다.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천마가 쓰러졌다.

 

천악은 쓰러진 천마를 허공섭물로 들어 올렸다. 들어 올리고 난 후 원래 있었던 별채로 공간이동을 시켜버렸다.

 

“당분간은 조용하겠지.”

 

천악은 한 가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산에 남았다.

 

 

 

천악이 무작정 공격을 한 것 같지만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았다. 분지형태로 되어 둘러싸인 곳이 산산이 부서져 버리고, 잘게 썰려 나가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결을 펼친 결과 사방으로 무려 삼백 장에 달하는 곳이 망가졌다. 손을 쓰면서 일정수준 이상 강력한 일격을 날린 이유는 바로 이 땅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천악이 다음으로 구상한 것을 이룩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풍운장원 안에 건설해 놓은 것들이 마무리가 되면, 다음에 할 것이 없어진다. 더군다나 풍운장원이 아무리 넓어도 건물을 계속 건설하다 보니 포화상태가 되어가고 있었다.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가 있었다.

 

“역시 중국의 땅덩어리는 크단 말이야.”

 

천악이 대한민국에 살면서 느낀 가장 짜증나는 것은 너무 작다는 것에 있었다. 도시들이 들어서면서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무계획적으로 발전하면서, 불편함과 지저분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건물을 짓거나 기타시설을 늘리는데, 택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도시주변의 복잡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특별시나 광역시 주변에 위성도시를 만들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함을 메우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물론, 이 시대는 원래 복잡함과는 거리가 멀다. 아무리 발달해도 시간대가 다르기에 그 수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한번 해볼 만한 일이 생겼다.

 

그것이 바로 계획도시였다. 천악이 원하는 자신만의 도시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이다. 하루 사이에 쉽게 만들어지는 도시는 아니겠지만 하나의 도시를 온전히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도시다.

 

우선은 그 시작을 위해 100만 평에 달하는 이곳 산을 샀다. 도시의 크기치고는 작은 편에 속하지만 시작은 작게 하고, 그 다음으로 크기를 불려나갈 생각이다.

 

천악이 쓸모 없는 산을 산 이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으려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싸기 때문이다. 버려진 산은 나라에서 관리를 하더라도 그 땅값이 거의 나가지 않는다. 100만 평이나 되기는 하지만 지불해야 하는 돈이 적다는 소리다. 초기 설비투자가 확 줄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금은혜를 통해 관에 허락을 받아 놓은 상태였다. 진행을 해도 무리수는 없었다.

 

풍운장원과 멀지는 않지만 거리가 있고, 외진 곳이지만 나중에 가서는 점점 커져서 그 중심에 풍운장원이 서게 될 것이다. 시에 시청이 있듯이 그와 같은 역할을 풍운장원이 하게 된다.

 

안휘성의 성도이자 합비에서도 가장 번화하고, 화려한 도시를 계획한 천악이었다.

 

그 시작을 위해 개장(開場)대결을 천마와 했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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