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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63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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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63화

천마 (4)

 

 

관도를 지나 다음 성도로 진입하기 위해서 호북성(湖北省) 영산(英山)의 입구를 지날 때였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기는 하지만 중년인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평범한 마의를 입고 천천히 산새를 구경하며 걸었다. 일정한 보폭으로 적당히 운치를 감상하면서 말이다.

 

군림하는 듯한 기운을 뿜어내지 않아도 자연스레 중년인의 몸에서는 사람을 위축시키는 위엄이 흘러나왔다.

 

“어느새 안휘성 가까이 왔구나.”

 

그는 바로 마교의 절대지존 천마 곽천진이었다. 한 달 전에 신강(新疆)에서 출발을 한 그는 약속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을 할 것 같아 천천히 중원을 구경하면서 움직였다. 중년인의 모습이지만 역체변용(易體變容)을 해 철저히 자신을 감췄다.

 

겨울이 다가오는 산은 상당히 일찍 어두워지고 바람까지 살을 엘 듯했다. 하지만 신강의 추위와 영산의 추위는 비교가 안 되었다. 추위로 따지자면 신강은 사시사철 다 추웠다. 사막의 경우 낮에는 찌는 듯한 더위를 자랑하지만 밤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다. 그에 비하면 이 정도는 봄의 산들바람 수준이었다.

 

곽천진이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며 걸어갈 때 갑작스럽게 걸음을 멈췄다. 그의 시선이 왼쪽 사각지역을 향했다. 어두워지면서 바로 앞의 물체도 확인하기 어려운 때였다. 흔들리는 것조차 진짜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곽천진은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

 

곽천진은 거리를 생각해 보았다. 6장 안이었다. 6장 안에 들어서야 비로소 눈치를 챌 수 있을 정도로 은밀한 자들이었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되었다. 이런 은신술을 가진 고수는 마교 내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역시 대단하군.”

 

나무가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더니 사람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드러난 모습은 청년들이었다. 고작해야 스물대여섯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곽천진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인적이 없는 어두운 산에 은밀하게 숨어서 자신을 기다린 자들이라면 좋은 의도를 가졌다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은 천마였다. 감히 고작 두 명이서 자신을 노린다고 생각하니 우습기까지 했다.

 

“내가 만만히 보인다는 건가?”

 

“어디 천하에 이름 높은 천마의 실력을 볼까?”

 

“너희들의 이름이 무엇이냐?”

 

“월영이다.”

 

“전영이다.”

 

청년들은 순순히 대답을 해주었다. 천마 곽천진은 이름도 없는 무명소절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름을 물은 것은 반드시 죽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월영과 전영 또한 이름을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알려준 것이다.

 

“그새 내가 너무 안이했던 것 같군. 어디 덤벼보거라!”

 

천마가 한 손을 들어 놈들을 도발했다.

 

월영이 그런 천마의 거만한 행동을 보고 히죽거렸다.

 

‘천하제일고수라고 하더니, 생각보다 경각심이 부족하구나.’

 

자만심으로 똘똘 뭉친 자가 고수인들 위협적이지 않았다. 언제나 날카롭게 벼려진 자가 더 위협적일 것이다.

 

월영이 눈짓을 보내자 전영이 뒤로 물러섰다. 저 정도는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럼 절세의 신공을 볼까나?”

 

월영의 검법은 달을 벤다는 뜻에서 붙여진 월혼검법(月魂劍法)이었다. 달조차 베는 섬광과 같은 빠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형의 틀의 깬 지 오래였다. 그의 검에서 펼쳐지는 것 자체가 월혼검강(月魂劍剛)이었다.

 

“히얍!”

 

월영이 섬전과 같이 천마에게 달려들었다.

 

곽천진은 느긋하게 상대의 공격을 받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의 독문심법인 천마신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왼손으로 상대방에게 허세를 부리는 듯했지만 뒷짐을 진 오른손에서는 천마의 독문수강인 천마지존수(天魔至尊手)가 발현되고 있었다.

 

‘이놈들은 강하다!’

 

본능적으로 천마는 월영과 전영의 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혼자라면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둘이라면 위험했다. 허허실실(虛虛實實)의 전법을 구사하기는 그로서도 생애 처음이었다.

 

월영의 검에서 벼락처럼 천마의 상단을 결단낼 듯이 검법이 펼쳐졌다. 월영의 월혼광살참(月魂狂殺斬)이었다. 월영의 검법이 천마의 신형을 사선으로 그어버렸다.

 

“어? 이런!”

 

월영의 입에서 헛기침이 나왔다.

 

천마의 신형은 거짓이었다. 그 옆으로 어느새 이동한 천마의 수강이 월영의 왼쪽 가슴을 찔러 들어왔다.

 

푸욱!

 

천마의 수강이 월영의 몸을 가볍게 뚫고 지나갔다. 곽천진의 신형이 그 뒤에 이어 천마지존군림각(天魔至尊君臨脚)을 시전했다. 가슴을 뚫어버린 후에 퇴법(腿法)으로 월영의 머리를 찍어 내렸다. 그리고 그 반동을 발판 삼아 천마가 전영을 향해 날아갔다.

 

파팟!

 

전영이 금세 검을 들어 천마의 공격을 대비했다.

 

전영의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졌다. 설마 천마가 비겁하게 저런 수법을 쓸 줄 몰랐다. 천하의 천마가 기습을 하고 승기를 잡은 후 공격하다니,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할 일이었다.

 

“천마라고 하더니 쥐새끼 같은 놈이었구나.”

 

묵묵부답. 천마는 대답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놈들에게 시간을 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속전속결로 끝을 내서 결말을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천마의 신위를 직접 본 자는 얼마 없었다. 같은 공격을 해도 천마는 일격필살의 의지를 담았다. 그의 한 수 한 수가 최강의 공격이었다.

 

전영의 유령검법(幽靈劍法)이 다가오는 천마의 신형을 수십 가닥으로 갈랐다.

 

사사사삭! 촤아아아악!

 

천마의 신형이 수십 가닥으로 사라졌지만 천마의 공세는 끝이 나지 않았다. 천마의 독문보법인 천마삼십육분형술(天魔三十六分形術)이었다.

 

천마의 검이 뽑혔다. 돌진과 동시에 발검술이 전영의 가슴을 그어 내렸다.

 

차아악!

 

“으으윽!”

 

전영은 월영이 쉽게 당하는 바람에 너무 서둘러서 검을 출수했다.

 

그게 실수였다. 서두를수록 검은 흔들리고, 검 끝이 가리키는 곳을 정확하게 맞출 수 없었다. 천마의 움직임은 전영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빠르고 강했다. 왜 월영과 자신을 함께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천마의 검이 다시 한 번 전영의 목을 노리고 들어왔다.

 

“끝이다!”

 

천마의 잔인한 말과 함께 검이 출수되었다.

 

파아아아앙!

 

“아니……?”

 

천마는 자신의 등 뒤를 공격한 월영의 기습에 오른쪽 어깨가 뼈가 보일 정도로 베이고 말았다.

 

천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심장이 뚫렸는데 아직 살아서 움직이는 월영의 움직임에 놀라서 전영의 공격을 정면에서 받아야 했다.

 

사아악! 주르르륵!

 

앞섶을 붉게 물들이는 전영의 공격에 천마는 가슴을 부여잡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천마는 지금 이 순간 놈들을 죽일 수 없음을 직감했다. 이대로 덤빈다면 자신에게 너무 불리했다. 기습을 두 번이나 허용해서 피가 너무 많이 흘렀다.

 

‘어디서 이런 놈들이 나타났단 말인가?’

 

곽천진은 그 즉시 신법을 전개해 도주했다. 놈들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기에 쫓아오지 못할 것이다.

 

천마의 독문신법은 어기비행술(馭氣飛行術)로 천마잠형비행술(天魔潛形飛行術)이라고 불리는 천고의 신법이었다. 한 줌의 진기로 10리를 날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뿌드득!

 

월영의 가슴이 아물어서 어느새 핏물이 멎어 있었다. 월영은 처음에 방심한 것을 후회했다. 천마가 설마 기습을 하고 도주할 줄은 예상 못 한 일이었다. 화가 난 월영이 이를 갈았다.

 

“제기랄! 천마, 이 개자식!”

 

“그러게 처음부터 합공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잖아.”

 

“시끄럿! 어차피 천마는 내 피가 묻었어. 어디로 도망가든 소용없다는 것 알잖아.”

 

심장이 뚫리고도 월영은 죽지 않는다. 머리가 잘리거나 터지지 않으면 몸속에 흐르는 용혈이 알아서 치유해 주기 때문이다. 만약 용혈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면 단숨에 천마의 손에 죽었을 것이 분명했다.

 

전영은 그래도 천마를 인정했다. 천하십대고수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천마가 강한 거겠지.”

 

“가자!”

 

“그래.”

 

슈슉!

 

월영과 전형의 신형이 천마를 따라 산 그림자 사이로 사라졌다.

 

* * *

 

합비에서 황산으로 가는 길목에 구화산(九華山)이라는 산이 있었다. 이곳은 오태산(五台山), 아미산(峨嵋山), 보타산(普陀山)과 더불어 불교의 4대 명산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곳곳에 절이 있고 절에 공양을 드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곳일수록 산적들이 기성을 부린다.

 

구화산을 지키는 산적들은 녹림칠십이채 중 한 곳인 호골채(虎骨砦)였다. 호골채의 채주인 거탑산왕(巨塔山王) 두문강이 구화산의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두문강은 구화산 아래에서 염탐을 한 수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고급마차에다가 인세에 보기 힘든 미녀가 타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두목님!”

 

거탑산왕 두문강은 여인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위인이었다. 상인들에게는 그냥 세만 받지만 미인이라면 사정이 달랐다.

 

“사내놈들은 있나?”

 

“마차 안에 있는 청년과 마부, 두 명이 다입니다.”

 

“계집을 세 명이나 끼고 있는 놈이라 이거지?”

 

“그래도 꽤 높은 사람의 자제인 것 같은데 건드리면 좀 그렇지 않을까요?”

 

“뭐야? 내가 그 정도에 쫄 거 같아?”

 

두문강은 마차를 털 생각을 했다.

 

“마차를 턴다. 계집은 내가 먼저 맛보고 네놈들에게도 조금 주마.”

 

“감사합니다, 두목님.”

 

정찰을 할 때 여인들의 미모를 직접 봤다면 두문강은 이런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들은 두문강도 처음 보는 그런 미녀들이었다.

 

음심(淫心)이 동한 두문강은 마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두문강이 기다리는 마차는 반 시진이 지나고 나자 산중턱을 넘어오고 있었다. 수하가 말한 대로 마차의 위용이 대단했다. 보통 부자가 아닌 모양이었다.

 

“대단하군!”

 

“그렇습니다, 두목님.”

 

두문강은 호골채에서 서른 명의 수하를 데리고 왔다. 호골채 내의 산적의 수는 2백 명이었지만 고작 사내 두 명을 해치우는데 모든 수하를 동원할 이유가 없었다.

 

“사내놈들은 죽이고 계집을 빼앗는다!”

 

“물론입니다… 커억!”

 

두문강의 말에 대답하려던 수하의 목에서 피분수가 뿜어졌다. 뿜어진 피가 두문강의 옷을 붉게 만들 때 두문강의 가슴에 한 자루의 비도가 박혔다.

 

푸억!

 

“커억! 이런 개 같은!”

 

두문강의 신형이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호골채의 산적들은 두목이 갑자기 쓰러지자 우왕좌왕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암기가 날아왔는지 산적들의 눈에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슈슈슈슈슉!

 

“크앗! 커억!”

 

수십 개의 비도가 날아들자 산적들 열 명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너무 빨라서 피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순식간에 산적들 모두 싸늘한 시체로 화했다. 서른 명의 산적들이 모두 죽어나갔다.

 

그들을 모두 죽이고 나자 검은 그림자 세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적들을 죽이는 데 망설임은 없었다. 원래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다. 그저 그들이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가 손을 쓸 생각이었다. 그런데 두목이라는 자가 천악을 죽인다는 말을 했기에 미리 손을 쓴 것이다. 천악의 전음이 전달되었다.

 

[사람을 죽이는 놈들이다. 죽여라.]

 

그냥 돈만 원했다면 줄 수도 있었다. 하루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서 산적이 되는 어쩔 수 없는 생계형 산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놈들은 여인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놈들이었다. 상종 못 할 놈들을 살려둘 정도로 천악의 성격은 좋지 못했다.

 

삼영살은 알아서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사전에 미리 천악에게 불건전한 사고방식으로 다가서는 자들을 막아내는 것이 삼영살의 임무였다.

 

돈 한 푼 안 나오는 일에 그들은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삼영살은 산길을 막고 있는 산적들의 시체를 길 밖으로 던져버렸다.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해라.”

 

삼영살 중 일살이 두문강의 시체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도 삼영살은 천악의 근처에서 치근대는 놈들은 사전에 막아냈다. 놈들이 접근하는 낌새라도 보이면 잽싸게 뒤로 다가가 손으로 입을 막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서 정신교육을 시켜주었다. 천악과 남궁태희, 금은혜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제갈지만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사전 차단이다.’

 

접근자체를 불허하다니, 할말을 잃은 제갈지였다. 그래서 천악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그러나 남궁태희와 금은혜의 대답에 힘이 다 빠져버렸다.

 

 

 

“사전에 차단하는 게 피해가 더 적어!”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천악이 직접 나서면 한 사람 죽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잘못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 * *

 

피를 머금은 중년인은 빠르게 신법을 전개했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머리카락은 산발이 되었고, 산발이 된 머리카락은 땀에 절어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놈들의 추적은 집요할 정도로 정확했다. 등과 가슴 앞섶에선 아직도 조금씩 핏물이 흘러나왔다.

 

예상보다 검에 의한 상처가 심했다. 조금만 더 깊었다면 심장이 베일 뻔했다. 천마 곽천진, 그는 도주를 한 후에 쉴 시간이 없었다. 점혈로 피를 멈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알 수 없군.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쫓아올 수 있는 거지?”

 

이틀 전 마을 한 곳을 지나면서 옷을 갈아입고 피를 씻어냈다. 안심하는 가운데 놈들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다시 도주했다.

 

곽천진은 자존심이 상했다. 고작 애송이 두 명 때문에 도주해야 한다는 것 자체에 화가 치솟았다. 그렇지만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놈들과 대결한다는 것은 더 어려웠다. 한 명이라면 모르지만 이번에는 두 명이 한꺼번에 덤벼들 것이다. 자신은 몰리다 몰리다 죽을지도 몰랐다.

 

도주하면서도 곽천진은 왜 상황이 이렇게 됐는지 의아스러웠다.

 

‘도대체 누가 날 죽이려는 것이냐?’

 

놈들의 수법만으로는 어느 곳인지 짐작되지 않았다. 의심되는 곳 중 하나가 무림맹일지도 모르지만, 무림맹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짓을 할 리 없었다. 자신은 무림맹과 평화협정을 맺고 있었다. 화친을 깨기 위해 암수를 썼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다는 소리는 마교 내에 배신자가 있다는 소리. 자신이 교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자는 귀마 백지상뿐인데 귀마가 배신할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다음 교주를 탐하는 자 중에 지금 불리한 자는 이공자 악불강뿐이다. 그 또한 의심이 가기는 했지만 악불강이 범인이라고 치부하기도 무리가 있었다. 천마인 자신의 무공에 필적한 고수 두 명을 지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모르는 곳이란 말인가? 이 정도의 고수들이 있는 숨은 세력이 있단 말인가?’

 

“이… 지독한 놈들!”

 

어느새 놈들이 쫓아오고 있었다. 생각할 틈도 주지 않을 정도로 빠른 신법을 가진 놈들이었다. 곽천진도 힘을 짜내었다.

 

 

 

사삭!

 

곽천진이 사라지고 1각이 지나자 월영과 전영이 나타났다.

 

“천마라는 별호가 가장 잘 도망가는 마존이라는 뜻인가?”

 

“제기랄! 쥐새끼처럼 잘도 빠져나가는구나.”

 

간발의 차이로 계속 천마를 놓친 월영과 전영은 짜증이 치밀었다. 조금만 더 하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천마의 신법이 생각보다 더 빠른 것 같았다. 도망치는 수법이 하도 교묘해서 용혈향(龍血香)이 없었다면 따라붙지도 못했을 것이다.

 

용혈향은 용혈을 먹은 자신들의 피에서 나는 향이었다. 용혈의 피가 묻은 자는 한 달 이상 용혈향이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그 향은 용혈을 가진 자만이 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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