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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44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0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44화

납치 미수 (1)

 

 

중년인을 중심으로 다섯 명의 청년이 둘러앉아서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들의 옷은 모두 귀한 비단으로 재단이 되었고, 푸른 잉어를 수놓아서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었다.

 

중년인의 외모는 눈이 날카롭고 이마에 잡힌 하나의 주름으로 인해 얼핏 보면 화가 난 사람처럼 보였다. 중년의 나이지만 이마의 주름을 빼면 얼굴 주름 하나 없이 팽팽했다.

 

그 옆으로 청년들은 평범한 것 같지만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장로님, 놈을 유인할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그딴 놈에게 유인책까지 쓸 필요가 있을까?”

 

중년인은 누군가를 생각하며 살기를 뿜어내었다. 숨 막히는 살기가 뻗어나갔지만 청년들은 아무렇지 않아 했다. 중년인도 청년들의 실력을 알기에 별달리 놀라는 눈치는 아니었다.

 

“놈을 유인해서 단번에 처치해 버리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물론 장로님의 실력이면 충분합니다.”

 

청년은 장로라 불리는 중년인을 떠받들며 칭찬을 했다.

 

중년인은 마음이 겉으로 잘 드러났다. 맘에 들지 않으면 얼굴이 붉어지면서 주름이 크게 잡혔다. 청년도 그걸 알기에 중년인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 애썼다.

 

애초에 중년인은 풍운장원으로 쳐들어가서 천악의 목을 벨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책 없이 움직이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기에 청년들 중 수장으로 보이는 이가 중년인을 달래고 있었던 것이다.

 

“구도락 그 친구의 죽음을 생각하면 바로 놈의 사지를 자르고 심장을 뽑고 싶지만 교의 안위를 위해서 참겠다.”

 

그는 바로 1차 남궁혈사 때 죽음을 당했던 혈룡대주 구도락 장로의 친우인 선풍검 맹위상 장로였다.

 

교의 구성원 중 핵심인 장로가 이곳 합비에 도착했고 그를 보좌하기 위해 장로원의 최고 무력단체 중 하나인 창천오기가 따라온 것이다.

 

“요즘 놈은 풍운장원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습니다. 놈을 유인하게 위해서는 미끼가 필요합니다. 저희가 미끼를 데려올 테니 장로님께서는 기다리고 계시다고 놈을 죽이면 됩니다.”

 

창천오기는 다섯 명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고, 교의 후기지수들 중에서도 상위 서열의 무인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은 전에 사용하던 이름 대신 창천오기가 되면서 별호를 사용하였다.

 

창천일기 현룡(賢龍).

 

창천이기 천룡(天龍).

 

창천삼기 무룡(武龍).

 

창천사기 선룡(仙龍).

 

창천오기 파룡(破龍)

 

그들이 이런 별호는 사용하게 된 것은 하나의 무공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그 무공의 이름이 현천무선파(賢天武仙破)였다. 이는 한 명으로는 도저히 펼쳐내지 못하는 궁극의 연속기로, 일단 펼쳐지면 하늘이라도 부서뜨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지녔다.

 

일기 현룡은 다른 사룡들과 더불어 풍운장원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이상한 기류를 느낄 수 있었다.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자신의 감각이 불안하게 진동하는 것도 알았다.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기에 현룡은 신중하게 행동했다. 무인에게 직감이나 감각은 때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현룡은 직감을 믿고 신중하게 풍운장원을 관찰하고 천악을 밖으로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아무리 그놈이 혈룡대를 무너뜨렸다고 해도 우리를 이기진 못할 것이다!’

 

* * *

 

남궁혁성은 정문을 지나 빠르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남궁태희를 보았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 남궁태희였다.

 

오늘 그녀는 생애 최대의 굴욕을 겪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말해 놓고도 부끄러웠는데 그나마 상대의 반응은 더 최악이었다. 남궁태희는 화가 났지만 천악에 대한 이 미묘한 감정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태희야, 무슨 일인데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이냐? 얼음 같은 내 동생에게 감정이 생긴 것은 좋은데 표정이 너무 무섭구나. 하하!”

 

농담을 던진 남궁혁성은 섶을 지고 불에 들어가려는 하루살이와 같았다. 남궁태희가 이성의 끈을 놓치기 일보직전에 완벽하게 끊어주는 일격을 가한 것이다.

 

주춤!

 

“태희야, 왜 그러느냐?”

 

“호호호!”

 

“그렇게 불길하게 웃지 말거라!”

 

“호호호!”

 

“나는 이만 가보겠다. 가주 직 승계로 일이 너무 바빠서…….”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남궁혁성을 남궁태희가 싸늘하게 굳은 표정을 한 채 뒤따르고 있었다. 남궁혁성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식은땀을 흘렸다.

 

‘이건 진짜 화났을 때의 모습인데, 도대체 누가……?’

 

어렸을 적 딱 한 번 본 적이 있었던 남궁태희의 표정이었다. 그때도 그녀는 소름 돋는 웃음소리를 내었다.

 

“호호호!”

 

“그러다 시집 못 가는 수가 있다. 크앗!”

 

갑자기 남궁태희의 섬광과 같은 주먹이 번쩍였다. 남궁혁성의 실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남궁태희가 더 높았다.

 

남궁혁성은 일격을 허용하고 난 후 오른쪽 눈을 비비고 있었다. 순식간에 눈이 밤탱이가 되었다.

 

“크윽, 그렇다고 이럴 필요는 없지 않느냐!”

 

남궁태희의 행동을 보건대 군천악과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하필이면 재수없게 그 분풀이 대상으로 남궁혁성이 걸린 것이다.

 

곧 가주 취임식이 있는데 차기 가주의 눈이 밤탱이가 되었으니 쪽팔림의 극치였다.

 

“천악 그놈을 내가 따끔하게 혼내줄 테니 화 좀 풀어라.”

 

“그랬다가는 취임식 바로 직전에 저세상 갈걸요.”

 

“그, 그건 그렇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는 게 아니었다. 만약 천악에게 그런 짓을 했다가는 남궁세가라고 무사하리라 보장할 수 없었다.

 

“그런데 소희는 어딨어요?”

 

“못 봤느냐, 풍운장원에 간다고 해서 보냈는데?”

 

“오는 길에 못 봤는데, 길이 엇갈렸나 보네요.”

 

“장씨 형제들이 수행했으니까 별탈은 없을 거다.”

 

남궁태희는 처음으로 동생 소희가 부러웠다. 천악이 유일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이 남궁소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동생에게 이런 감정을 가진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 * *

 

풍운장원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였다. 새로운 길로 가려는 남궁소희의 발걸음에 장씨 형제도 장단을 맞추었다. 그렇지만 남궁세가의 영역 밖으로 가는 것까지 허용하지는 않았다. 아직 남궁세가는 어수선하고 주변상황이 여의치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밖으로 나다니는 것도 자제해야 하지만 남궁소희가 간절히 원하기에 남궁혁성이 허락을 한 것이다. 대신에 장씨 형제의 말을 잘 들을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소희 아가씨, 그쪽은 가시면 안 됩니다.”

 

“알았어요. 그럼 어서 장원으로 가요.”

 

다른 길로 가려는 것을 일일이 지적하며 길을 안내하는 장씨 형제들이었다. 그렇게 하긴 했지만 그들도 위험한 일이 생길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풍운장원으로 가는 길의 사각지대였고 인적이 가장 드문 곳으로 풍운장원과 별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장씨 형제는 앞에서 다가오는 두 명의 청년을 보았다. 화려한 의복에 잘 다듬어진 머리카락과 영웅건이 돋보이는 청년들이었다. 수상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청년들은 그저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때 장씨 형제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소름이 돋았다.’

 

장씨 형제 중 장담은 본능적인 감각이 뛰어난 편이었다. 무인으로서의 감각이 아니라 생존본능에 의한 감각이었다. 손등을 지나 손목에 이르기까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한 기분이 든 것이다.

 

‘위험하다!’

 

“피햇!”

 

장담이 동생인 장경에게 소리를 쳤다. 그 즉시 장경은 튕기듯이 남궁소희를 안고 뒤로 물러섰다.

 

“호오, 감각이 제법 예민한 놈이구나.”

 

청년의 소맷자락 사이에 숨겨두었던 비도를 다시 집어넣었다. 살기를 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알아차린 것에 감탄을 했다.

 

“네놈들은 누구냐?”

 

“알 것 없다. 어차피 죽을 놈들이 그건 알아서 뭐 해?”

 

“감히 우리가 누군 줄 알고 이러는 것이냐? 남궁세가를 건드리고 네놈들이 무사할 줄 아느냐!”

 

장담은 갑자기 나타난 청년들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남궁세가의 이름을 알린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 말을 듣고도 태연했다. 이미 알고 있다는 소리였다.

 

남궁소희가 장경의 뒤에서 떨고 있었다.

 

‘무서워!’

 

청년들은 창천오기의 일원인 선룡과 파룡이었다. 장씨 형제들 정도야 그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을 했다. 아니, 혼자서도 가능하겠지만 만일의 사태를 위해 두 명을 보낸 현룡이었다.

 

현룡은 오룡 중 가장 신중하고 가장 강했기에 창천오기의 수장이 되었다. 다른 창천오기들은 그의 명령을 따르고 존중했다.

 

“우선 거치적거리는 것을 치워볼까? 시간이 없으니 빨리 끝내주마.”

 

착!

 

장씨 형제들이 검을 곧추세웠다. 파룡이 움직이자 형제들은 남궁소희를 보호하는 형태로 진형을 유지했다. 만약의 사태에서도 남궁소희만은 보호할 생각이었다.

 

장씨 형제가 익힌 무공은 방계와 더불어 외부의 무인들이 익히는 천풍검법(天風劍法)이었다. 천풍검법만을 휘두르며 그들은 이류를 넘어 일류의 경지에 들어섰다.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었다.

 

남궁세가의 직계가 아니어서 그 이상의 검법을 익히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천풍검법이 상승 검법이 아닌 것은 아니었다. 천풍검법도 남궁세가의 검법이었고 상승의 묘리를 담고 있었다.

 

장담은 천풍검법의 천풍일섬(天風一閃)을 출수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늦추거나 막아낸 것이 아니었다. 어느새 옆으로 돌아선 파룡의 우수가 날카롭게 장담의 목을 노리며 들어왔다.

 

파룡의 손은 자체가 칼과 같았다. 오랜 기간 수만 번의 수도치기를 한 손은 손날의 예기만으로 사물을 잘라버릴 정도로 예리했다.

 

장담은 사각에서 휘둘러지는 극쾌의 수인을 피할 수 없었다. 전신을 찌르는 듯이 울리는 감각이 발동하기도 전이었다.

 

카아앙!

 

파룡은 자신의 수인을 막아낸 장경의 일격에 웃음을 날렸다. 장경이 기회를 봐서 장담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파룡의 수인에 장담의 목 위가 날아갔을 것이다.

 

장경은 검으로 막았음에도 느껴지는 충격에 몸을 떨었다.

 

‘강하다!’

 

한 명의 실력이 자신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생각을 한 장씨 형제가 즉시 합공을 했다. 나머지 한 놈이 접근하기 전에 끝을 내려고 했다. 호위무사는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호위대상자를 지키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했다.

 

장씨 형제는 천풍검법을 자신들만의 합격술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다. 이들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면 아무리 어려워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파룡은 일격을 막아낸 장씨 형제들의 움직임이 보통이 아님을 알게 됐다. 귀찮지만 본신의 실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창천오기가 익히고 있는 심공은 현무기공(玄武氣功)이었다. 현무기공은 동쪽의 작은 나라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는 기공심법으로 부동의 근기로 오랜 기간 수련과 깨달음 끝에 도달하게 되는 상승의 무예였다.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기술을 교주께서 보시고서 새롭게 재탄생시켜 속성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현무기공을 끌어올리자 주변의 기운이 파룡과 동조를 했다. 상상을 할 수 없는 기운이 그의 몸에서 꿈틀거리듯이 뿜어져 나갔다.

 

파룡은 장씨 형제에게 현무기공을 바탕으로 하는 부동현천검법(不動玄天劍法)의 정수를 조금이지만 보여줄 생각이었다. 파룡이 검을 잡고 발검 자세를 취했다. 움직이지 않는 듯했지만 장씨 형제는 그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번쩍!

 

천풍검법이 좌우에서 파룡의 신체를 양단했다고 생각했을 때 빛이 번쩍였고, 장담의 사고력이 그 상태로 죽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장경의 오른팔이 잘려나갔다. 부동현천검법의 무무부동(無無不動)이었다. 허공(虛空)의 묘리와 함께 동(動)과 정(停)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파룡의 검법을 장씨 형제들이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닥! 파닥!

 

검을 잡고 있던 팔이 떨어지고 핏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장담은 이마 정중앙에 붉은 점이 생겼고, 핏물이 이마와 머리 뒤에서 동시에 흘러나왔다. 파룡의 검기가 머리통을 관통해 버린 것이다. 머리를 잃은 몸이 힘을 잃고 무너져내렸다.

 

장경은 어깨 바로 아래까지 예리하게 절단된 곳을 점혈했다. 피가 많이 나올수록 힘이 빠져나가기 때문이었다.

 

“형! 이놈들!”

 

장담이 죽고 나자 장경이 절규했다. 그동안 믿고 의지했던 삶의 한 축을 잃은 것이니 그 충격은 말할 것도 없었다.

 

서걱!

 

파룡의 검법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장경의 앞섶을 붉게 만들었다. 검이 지나간 흔적도 볼 수 없었던 장경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부들부들!

 

남겨진 남궁소희는 이전처럼 기절하지는 않았지만 눈물을 흘리며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오…지 맛!”

 

남궁소희는 장씨 형제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두려움으로 인해 발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서웠다.

 

“천악 오빠, 살려줘!”

 

“우리는 널 지금 죽일 생각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파룡이 천천히 남궁소희에게 다가갔다.

 

파룡은 분명히 ‘지금’이라는 말을 하였다. 나중에는 죽이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원래 계획은 남궁소희의 납치였다. 장애물이 사라졌으니 이제 남궁소희를 데려가고 군천악을 유인하면 되는 것이다.

 

“순순히 따르는 게 좋을 거다.”

 

아이의 투정을 받아주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파룡이 남궁소희의 수혈(睡血)을 짚으려고 하였다. 아이가 도망을 가봤자 자신들의 손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벌어졌다. 아이가 수혈을 짚으려는 자신의 손을 밀어내었던 것이다.

 

“이런! 뭐야?”

 

남궁소희를 잡으려던 손이 밀려난 것은 호신기공과 같은 기운 때문이었다. 남궁소희의 몸을 봤을 때 아무런 무공도 익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기운을 밀어내는 기운이 발생한 것을 보고 파룡은 매우 놀랐다.

 

그때 남궁소희의 몸에서 상상할 수 없는 빛이 뿜어져 나왔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섬광으로 인해 파룡은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다. 파룡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남궁소희가 있었던 자리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 되었다.

 

“이게 무슨……?”

 

옆에 있던 선룡까지 그 믿지 못할 광경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빛이 번쩍이고 기의 유동이 잠시 느껴졌지만 그 순간에 남궁소희가 사라져버렸다

 

“우리가 기척도 느끼지 못하고 당할 정도로 빠르다는 소리인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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