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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36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3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36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2권 - 11화

 

 

“영주님!”

“왜 이렇게 늦으셨습니까?”

“영주님, 기다리다 눈알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눈알이 빠지긴! 너 임마, 꾸벅꾸벅 조는 거 내가 다 봤어!”

“이 자식은 왜 새벽부터 시비를 걸고 지랄이야!”

“너 임마! 자꾸 형님에게 반말할래?”

“형님은 개뿔! 내가 말했지! 나 출생 신고 늦게 했다고!”

새벽부터 투닥거리는 루카와 커닝의 모습에 같은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어떻게 알고 모여 있는 건가?”

위드도 그렇지만 마로크 역시도 새벽부터 모여 있는 시크, 루디, 폰트, 가스파, 커닝, 루카, 로돌프를 바라보며 놀라고 있었다.

“한 번 당했으면 그걸로 만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루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커닝이 말했다.

“영주님 성격에 또 혼자 몰래 가려고 한다는 것쯤은 눈치 빠른 제가 오래전부터 다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커닝의 말에 루카가 뭐라고 핀잔을 주려고 했지만 가스파의 음성에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영주님, 죄송합니다.”

“무슨 말입니까?”

“저희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결국은 영주님이 계실 때 기사단을 창설하지 못한 점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격이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죄송합니다.”

“대신! 영주님이 겨울방학이 되어 돌아오기 전까지는 확실하게 결정을 내려놓도록 하겠습니다. 또 혹시 압니까? 영주님이 겨울방학 때 돌아오셔서 프레타 성을 훌륭하게 지키고 있을 기사단을 보실 수 있을지.”

루카의 말에 시크가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봤다. 하지만, 루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도리어 씨익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로 좋겠습니다.”

위드는 웃으며 그렇게 말을 하고는 마로크를 바라봤다.

“혹시라도 제가 겨울방학이 되어 돌아오기 전에라도 기사단을 창설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그래도 영주님이 계셔야…….”

위드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하루라도 빨리 기사단이 창설되면 프레타 영지민들은 조금이라도 더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병사들의 사기도 오를 것이고요.”

마로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영주님의 뜻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다는 듯 마로크를 바라본 위드는 이어서 자신 앞에 모여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없는 동안 프레타 성을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 마십시오!”

“영주님이 주신 트랜트 아머까지 있으니 몬스터들은 이제 다 죽었습니다! 안 그러냐?”

“물론이지! 오우거도 한 칼이면 끝이지!”

“오우거? 너 간댕이가 부었냐? 네놈이 무슨 실력으로 오우거를 한 칼에 끝낸다는 거야?”

“이 자식이 왜 잘 나가다 지랄이야? 임마!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말도 그렇게 못하냐?”

“주둥이로만 나불대는 놈치고 제대로 된 놈 없다더라!”

“이 자식이 진짜!!”

또 다시 티격태격 싸우는 루카와 커닝이었다.

위드는 웃는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다 마로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 정렬!!”

티격태격 거리던 루카와 커닝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재빨리 자세를 바로 잡았다.

“영주님께 인사!!”

마로크의 말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외쳤다.

“다녀오십시오! 영주님!!”

깊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그들을 향해 위드 역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위드 카일러!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영지를 잘 부탁드립니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새벽의 공기는 시원하기만 했다.

 

***

 

끼아아아아악-!!

시원스럽게 바람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아가는 한 마리의 소형 드래번.

“언제까지 가?”

피에나의 음성에 위드는 살짝 고개를 돌려 자신의 허리를 꽉! 붙잡고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불편해?”

“……응.”

“조금만 더 가면 드래번 휴식처에 도착하게 될 거야. 오늘도 거기서 쉴 거니까 조금만 더 참아. 알았지?”

“……응.”

피에나는 의외로 드래번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유는 불안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발로 땅을 딛고 서지 않은 채, 드래번을 타고 높은 하늘을 날아간다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드벨 아카데미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드래번을 이용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제와 지금까지 비행이 순조롭다는 것이었다.

30분 정도를 비행하던 위드의 눈에 드래번 휴식처가 보이기 시작했다.

“피에나, 다 도착했어. 오늘은 저기서 쉴 거야.”

“빨리 가.”

피에나의 음성에 조금이나마 힘이 돌아왔다.

드래번도 오랜 비행으로 체력이 모두 떨어졌는지 휴식처가 눈에 들어오자 마지막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드래번 휴식처에 도착하자 피에나는 재빠르게 안장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위드에게 어서 내려오라고 손짓을 했다.

“위드! 빨리 내려! 빨리!”

모르는 사람이보면 드래번이 위드를 잡아먹기라도 하는 줄 알 것이다.

“저 여자 사람이야?”

“귀가 머리에 있어! 꼭 고양이 귀 같은데? 꼬리도 있어! 세상에!!”

“얼굴은 정말로 예쁘군!”

“저건 예쁘다고 하기보단 귀엽다고 하는 거야.”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많은 여자들과 심지어 아름답기로 유명한 엘프까지도 봐왔지만 저 여자만큼 귀여운 여자는 본 적이 없군!”

드래번 휴식처의 사람들은 피에나가 나타나자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그녀만을 바라봤다. 특히, 몇몇 남자들은 피에나의 몸짓 하나, 하나에 넋이 나가 입을 헤벌쭉 벌리고 있었다.

“이제는 좀 괜찮아?”

위드가 묻자 피에나가 그의 팔을 양손으로 잡곤 방실방실 웃었다.

“헤에…….”

“허어!”

피에나의 웃는 얼굴을 본 남자들은 숨을 깊게 뱉어내며 더욱더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 위드와 다르게 피에나는 여전히 그의 팔에 볼을 비비거나, 애교 넘치는 행동들을 해 주변을 소란스럽게 만들었다.

“위드 카일러입니다.”

드래번 휴식처의 관리인은 위드의 음성에 피에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차리며 물었다.

“머무실 겁니까?”

“그렇습니다.”

위드의 대답에 관리인은 알겠다는 듯 잠시만 기다리란 말을 하곤 어디론가 걸어갔다.

“위드, 나 배고파.”

피에나의 말에 위드가 빙긋 웃었다.

“우선 밥부터 먹도록 하자.”

“응!”

드래번을 타는 시간만 제외하면 피에나는 위드와 단 둘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다. 프레타 영지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있기는 했지만 위드가 워낙에 영지의 일들로 바쁘게 지내며, 항상 다른 사람들과 만나다보니 실질적으로 둘만 있게 되는 시간은 잠을 잘 때를 제외하곤 그다지 많지 않았었다.

“여기 방 열쇠입니다. 점심과 저녁, 내일 아침 식사까지 모두 포함해서 2실버입니다.”

세 끼의 식사와 하룻밤 잠을 자기 위한 비용치고는 비싸다면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드래번 휴식처가 아니면 드래번을 안전하게 쉬도록 할 수 있는 곳이 없었기에 대부분 드래번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비싸더라도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연금술청의 운영 방침에 많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었지만 비싸면 이용하지 말라는 연금술청의 배짱에 그러한 불만들은 그저 불만사항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여기 있습니다.”

위드가 2실버를 건넸다.

“2실버 확인하였습니다. 그럼 편안한 휴식 되십시오.”

관리인의 인사에 위드는 가볍게 고개만을 끄덕이고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 식당을 찾았다.

드래번 휴식처엔 기본적으로 드래번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과 드래번 이용객들을 위한 일종의 여관 형식으로 밥, 술,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이 존재했다.

식당에 들어선 위드는 언제부턴가 자신들의 뒤를 졸졸 따라오는 몇몇 사람들로 인해서 작게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이미 전날의 드래번 휴식처에서도 경험했던 일이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마, 사람들의 시선에서 무덤덤해지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무엇을 주문……!”

주문을 받기 위해 다가온 20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 종업원은 피에나를 보고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의 본분마저 잊은 종업원은 피에나를 유심히 바라보며 두 눈을 반짝였다.

“혹시, 인간이 아니신가요?”

종업원의 물음에 피에나는 다른 때와 다름없이 위드의 곁에 더욱더 바짝 달라붙으며 종업원을 경계했다. 그것은 혹시라도 모를 위험으로부터 위드를 지키고자 하는 행동이었지만 종업원이나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 반대로 생각하기 딱 좋았다.

“그렇습니다.”

위드가 대신 대답하자 종업원이 다시 물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느 종족이신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다른 뜻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봐온 분들 가운데 너무 귀여운 외모라서.”

위드는 그럴 수도 있다는 듯 이해한다는 어투로 대답해주었다.

“피에나는 타이먼 족입니다.”

“타이먼 족이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네요. 피에나 씨, 혹시 드시고 싶은 것 있으신가요?”

종업원은 피에나가 마음에 드는지 방긋 웃으며 물었다. 하지만, 피에나가 그녀에게 뭔가를 주문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이곳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위드의 물음에 종업원이 대답했다.

“저희의 자랑은 송아지 바비큐인데 레몬즙을 곁들여서 그 맛을 본 손님들은 모두 만족하십니다. 레몬의 신맛과 향이 입맛 없는 분들과 특히, 여성분들에게는 최고로 인기가 있습니다.”

종업원의 설명에 위드는 그것을 달라고 주문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종업원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몸을 돌려 주방으로 향했다. 종업원이 사라지자 그제야 피에나의 눈에서도 경계의 눈초리가 사라졌다.

“피에나, 매번 그렇게 사람들을 경계할 필요 없어.”

위드의 말에 피에나는 그를 빤히 바라봤다.

“낯선 사람이라고 해서 우리에게 나쁜 짓을 하지는 않아. 방금 종업원도 피에나가 이쁘고 귀여우니까 동생 같아서 그랬을 거야.”

“인간은 나쁘다고 했어.”

피에나의 말에 위드가 웃었다.

“나도 나쁜 사람이야? 마로크 아저씨는? 루카랑 커닝은 피에나에게 잘 해줬잖아?”

“위드랑 프레타 성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지만 다른 인간들은 나빠.”

“그럼 라샤랑 엘리아는 나쁜 사람이야?”

집요한 위드의 질문에 피에나는 볼을 부풀렸다. 그 모습을 보고 위드는 장난이라는 듯 웃으며 그녀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

“실례합니다.”

30대의 건장한 사내가 위드와 피에나의 테이블로 다가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위드는 재빨리 자신의 곁으로 달라붙으며 사내를 경계하는 피에나의 모습에 쓰게 웃고는 사내를 바라봤다.

“타이먼 족이 맞습니까?”

사내의 물음에 위드는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렇군요. 저는 빌라노비치 상회의 바레즈라고 합니다. 잠시 저쪽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습니까?”

위드는 그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50대 후반의 대머리 중년인이 온몸에 값비싼 보석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중년인은 위드와 눈이 마주치자 빙긋 웃었다.

“저희 빌라노비치 상회의 빌라노비치 님이십니다.”

“할 이야기가 무엇입니까?”

위드는 왠지 내키지 않았다. 더욱이 빌라노비치라는 중년인이 자꾸만 피에나를 바라보는 모습은 결코 좋은 뜻이 있어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더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빌라노비치 님께서는 예전부터 타이먼 족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바레즈의 말은 호감이 있어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이 아니었다. 마치, 내가 원하는 물건을 네가 가지고 있으니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는 듯했다.

위드는 더 이상 할 말 없다는 듯 딱! 잘라서 말했다.

“그런 이야기라면 할 필요가 없겠군요.”

위드의 거절에도 바레즈는 쉽게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식으로 나오면 좋은 일 없을 거란 듯 협박에 가까운 말을 했다.

“조건은 얼마든지 좋은 쪽으로 해드릴 수 있으니 우선 대화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괜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마지막 말에 위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 협박하는 겁니까?”

바레즈는 알아서 생각하라는 듯 웃기만 했다.

“협박이라고 해도 난 당신들과 할 이야기 없으니 이만 비켜주시오.”

위드의 말에 바레즈는 의외로 알겠다는 듯 순순히 물러났다.

“정 그렇다면 대화는 그만두도록 하죠.”

바레즈는 피에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고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는 왔던 길을 되짚어 걸어갔다.

“기분 나빠…….”

피에나가 얼굴을 찡그리며 낮은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위드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만졌다.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서 위드는 빌라노비치와 바레즈를 유심히 바라봤다. 두 사람은 서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간간히 피에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위드의 신경을 자꾸만 자극시키고 있었다.

‘조심해야겠어.’

피에나가 흔하지 않은 타이먼 족이라는 것과 그녀의 외모로 인해서 분명 달갑지 않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히덴이 주의를 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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